주문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E 주식회사, I 주식회사는 소재지가 동일하고 피고인 B이 위 회사들의 사내이사, 대표이사의 지위에 있는 점에 비추어 위 회사들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공사현장(이하 위 공사를 ‘이 사건 공사’, 위 현장을 ‘이 사건 현장’이라고 한다)에서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근로자들(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고 한다)을 공동으로 사용하였고, 위 회사들과 K 주식회사는 이 사건 현장에서 O 주식회사(이하 위 각 회사의 상호에서 ‘주식회사’를 생략한다)에 인력관리를 위탁하여 O을 통해 근로자들을 공동으로 사용하였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수 있음에도, 원심은 이와 다른 전제 사실 아래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판단
관련 법리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또한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3. 12. 선고 2018도2018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E, I, K의 각 소재지가 근접한 점과 피고인 B이 E의 사내이사, I의 대표이사를 겸직하는 점, 이 사건 근로자들이 각 회사와 계약을 체결한 기간 같은 장소에서 근로하였고 각 계약 기간별 제공한 근로의 내용 사이에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경우도 있었던 점, 위 근로자들 중 일부는 이 사건 현장의 작업 지시 및 관리ㆍ감독이 O에 의해 공동으로 이루어졌다고 진술한 점 등을 인정하면서도, 같은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 즉, ⑴ 위 세 회사가 각각 다른 시기에 설립된 이래 현재까지 공사 관련 사업을 영위하면서 별개의 독립된 법인으로서 존속하는 점, ⑵ 이 사건 공사는 E이 수주한 후 철근콘크리트 공사를 K에, 토목공사를 I에 각각 하도급하여, K과 I이 각 하도급 공사 부분을, E이 나머지 공사 부분을 각 시공한 점, ⑶ 이 사건 공사의 전체 공정이 모두 이 사건 현장에서 이루어졌고, 각 공사의 진행 단계마다 일부 중첩되는 공정이 있을 수 있으며, 그러한 경우에는 각 단계별로 제공되는 근로의 내용이 실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는 점, ⑷ E과 K의 직원, O의 대표자가 수사기관 또는 원심법정에서 ‘O이 E과 K로부터 위탁을 받아 이 사건 현장에서 인력관리 업무만을 수행하였을 뿐, 작업 지시나 전반적인 관리ㆍ감독 등의 업무는 수행하지는 않았고, I의 인력관리는 위 회사에서 직접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이들, 특히 O 대표자인 P의 경우 그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은 사정과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세 회사가 실질적으로 하나의 법인이라거나 위 세 회사의 대표자인 피고인들이 O을 통하여 공동으로 이 사건 근로자들을 포함한 64명의 근로자들을 공동으로 사용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다시 한번 살펴보아도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어떠한 잘못이 있다고 보이지 않고, 당심에서 새롭게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드러난 것도 없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E, I, K이 이 사건 현장에서 이 사건 근로자들을 포함한 근로자 64명을 공동으로 사용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와 같은 전제 아래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원심판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영아(재판장) 김준석 서지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