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2024. 7. 17. 한 대기발령처분 무효확인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피고가 원고에게 한 2024. 8. 8.자 인사발령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소송비용 중 1/4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2항 및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2024. 7. 17. 한 대기발령처분(이하 ‘이 사건 대기발령’이라 한다)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1958. 6. 23. 설립되어 조합원의 축산업 생산성을 높이고 조합원이 생산할 축산물의 판로확대 및 유통원활화를 도모하며,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기술, 자금, 자재 및 정보 등을 제공함으로써 조합원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지위를 향상시킴을 목적으로 하는 C조합법인이다. D은 2023년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에서 피고 조합장으로 당선되어 2023. 3. 21. 취임하였다.
원고는 1991. 2. 1. 피고에 입사하였고, 2017. 11. 1.부터 ‘임기제 전무’의 보직을 받았다.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대기발령
피고는 2024. 7. 17. 원고에 대하여 2024. 7. 19.자 이 사건 대기발령을 하였고, 그 주요 내용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원고에 대한 전무직 해임 및 인사발령
피고의 조합장은 2024. 7. 22. 임시이사회(이하 ‘이 사건 임시이사회’라 한다)를 소집하였고, 피고 이사회는 같은 날 정관 제49조 제1항 제6호, 이사회운영규정 제8조 제1항 제7호, 인사규정 제76조 제2항에 따라 ‘업무분장 명령 또는 지시위반’, ‘다수 허위 보고’를 해임사유로 하여 간부직원인 원고의 전무직을 해임하는 의결(이하 ‘이 사건 전무직 해임결의’라 한다)을 하였다.
피고는 2024. 8. 6. 원고를 2024. 8. 8.자로 일반부서의 팀장으로 전보하는 인사발령(이하 ‘이 사건 인사발령’이라 한다)을 하였고, 그 주요 내용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관련 규정
이 사건 대기발령 및 이 사건 인사발령 등과 관련된 피고 정관 등 근거 규정 중 주요 내용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내지 9호증, 을 제2 내지 6,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
이 사건 대기발령의 무효
절차상 하자
피고가 인사규정 제62조 제1항 제1, 2, 5호를 근거로 이 사건 대기발령을 하였다면 같은 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얻어야 하고, 인사규정 제62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이 사건 대기발령을 하였다면 제92조에 따라 인사위원회에 부의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 대기발령은 인사위원회의 의결 또는 부의 없이 이루어져 절차상 위법이 있다.
실체적 하자
피고는 원고에게 피고 인사규정 제90조에서 정한 직권정지 사유가 없음에도, 원고에 대하여 직권정지를 한 다음 이 사건 대기발령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대기발령은 무효이다.
확인의 이익
원고는 무효인 이 사건 대기발령으로 인하여 임기제 전무 재임용 평가에 제약이 발생하였으므로, 위와 같은 법률상 불이익을 제거하기 위하여 이 사건 대기발령의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
이 사건 인사발령의 무효
절차상 하자
이 사건 전무직 해임결의는 이사회 개최 3일전까지 서면으로 회의사항을 알려야 한다는 이 사건 임시이사회 소집절차를 위반하여 무효이고, 이 사건 인사발령은 무효인 이 사건 전무직 해임결의를 전제로 하므로 무효이다.
실체적 하자
이 사건 인사발령은 업무상 필요성이 없는 반면 원고의 생활상의 불이익이 크고, 피고가 원고와의 협의 등 생축장 팀장으로 인사발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은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피고
이 사건 대기발령 무효 주장에 관하여
확인의 이익에 관하여
원고는 이 사건 대기발령 이후 기존 직급(M급)과 호봉(34호봉)을 유지하면서 이 사건 인사발령을 받았다. 이 사건 대기발령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승진․급여에 관한 법률상 불이익이 없고, 피고는 이 사건 인사발령 이후 임기제 전무직을 폐지하고 상임이사 제도를 도입하였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대기발령의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다.
절차적 하자 주장에 관하여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별도의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추가 징계절차를 진행할 수 있었으나, 인사위원회와 유사한 성격의 임시이사회를 통해 이 사건 전무직 해임결의를 한 것이다.
실체적 하자 주장에 관하여
원고는 반복적으로 피고의 지시를 불이행하여 피고 인사규정과 복무규정, 징계변상규정 등을 위반하였고, 그 밖에 직무수행능력․지휘 및 감독능력도 현저히 부족한데, 피고 업무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원고에 대하여 직권정지를 명한 다음 이 사건 대기발령을 명한 것이다. 이러한 이 사건 대기발령은 피고의 고유한 인사권 행사에 해당하고,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인사발령 무효 주장에 관하여
절차상 하자 주장에 관하여
피고의 조합장이 긴급한 의안이라고 판단하여 이사들에게 유선으로 회의 사항을 알렸으므로(피고 정관 제48조 제5항 단서, 피고 이사회운용규정 제6조 단서), 이 사건 임시이사회는 적법하게 소집되었고, 설령 이 사건 임시이사회 소집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전무직 해임결의가 무효라고 볼 정도로 중대한 위법이 아니다.
이 사건 인사발령은 이 사건 전무직 해임결의와 별개의 법률행위이므로, 이 사건 임시이사회 소집절차상 하자를 이 사건 인사발령의 무효사유로 볼 수는 없다.
실체적 하자 주장에 관하여
이 사건 인사발령은 인사권자인 피고에게 광범위한 재량권이 인정되는 영역에 속하고, 피고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하였고, 원고에 대하여 신의칙을 위반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에는 실체적 하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대기발령은 근로자가 현재의 직위 또는 직무를 장래에 계속 담당하게 되면 업무상 장애 등이 예상되는 경우에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해당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않음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를 의미한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다86246 판결 등 참조). 대기발령이 장래를 향하여 실효되더라도 대기발령에 기하여 발생한 효과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급하여 소멸하지 않으므로, 취업규칙 등에서 대기발령에 따른 효과로 승진·승급에 제한을 가하는 등의 법률상 불이익을 규정하고 있는 경우 대기발령을 받은 근로자는 이러한 법률상 불이익을 제거하기 위하여 그 실효된 대기발령에 대한 구제를 신청할 이익이 있다(대법원 2010. 7. 29. 선고 2007두18406 판결, 대법원 2024. 9. 13. 선고 2024두40493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2024. 7. 17. 이 사건 대기발령을 한 다음, 2024. 8. 6.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일반관리직의 직급은 ‘7급, 6급, 5급, 4급, 3급, M급’으로 구성되고, 직명은 ‘참사, 계장보, 계장, 과장대리, 과장보, ○○역, 부○○장, ○○장, 과장, 차장, 팀장, 상무, 전무’로 구성되는 사실(피고 직제규정 제19조, 별표 2), ② 일반관리직의 경우 4급 직원부터 전무를 보좌하여 조합의 업무를 분장하는 간부직원인 ‘상무’ 보직을, 3급 직원부터 ‘전무’ 보직을 맡을 수 있다고 정한 사실, ③ 원고는 피고 내에서 가장 높은 직급인 ‘M급 직원’에 따른 대우 및 보직을 부여받은 사실이 각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이 사건 대기발령은 이 사건 인사발령으로써 해제되었다고 할 것이고, 피고 인사규정 등에서 대기발령을 받은 일반적인 직원에게 승진·승급상의 제한을 가하는 것(피고 인사규정 제71조)과 달리 가장 높은 직급으로 승진한 M급 간부직원에게 대기발령으로 인한 승진·승급상의 제한을 가하는 등의 법률상 불이익을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결국 원고에게 이미 해제된 이 사건 대기발령의 무효를 확인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원고가 ‘임기제 전무’로서 일정 기간 임기를 보장받되, 임기동안의 계량부분 평가(사업부문에 대한 종합업적평가, 재무관리, 농업인 실익사업 등)와 비계량부분 평가(다면평가)를 받아 그 결과에 따라 재임용 평가를 받게 되는데, 이 사건 대기발령으로 인하여 재임용 평가에 있어서 불이익을 받는 것이 당연하므로, 이러한 법률상 불이익을 제거하기 위하여 실효된 이 사건 대기발령에 대하여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무에 대한 재임용 평가를 할 때 대기발령자에 대하여 감점 또는 하향 평가를 한다는 등의 인사규정이 존재하지 아니하고(피고 인사규정 제80조, 별지 제18호 서식), 매 결산기별 평가결과 연도별 평가득점을 합산하여 평균을 산정한 평가결과를 전무 임면에 ‘참고’하도록 하고 있을 뿐이며, 평가결과에 ‘기속’되도록 정하고 있지는 않다(피고 인사규정 제83조 제1항, 제81조 제2항). 따라서 원고가 주장하는 재임용 평가 관련 불이익은 사실상의 불이익에 불과하고,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에게 이 사건 대기발령에 대하여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소 중 2024. 7. 17. 한 이 사건 대기발령의 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여야 한다.
본안에 관한 판단(이 사건 인사발령의 효력)
절차상 하자 유무에 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요지
간부직원의 임면은 이사회 의결사항이고, 피고의 조합장은 긴급을 요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 이사회 구성원과 감사에게 회의개최일 3일전까지 서면으로 회의사항을 알려야 함에도, 피고는 이사회 개최 3일전까지 위 회의사항을 알리지 않았다. 이 사건 전무직 해임결의는 이 사건 임시이사회 소집절차를 위반하여 무효이고, 이 사건 인사발령은 무효인 이 사건 전무직 해임결의를 전제로 하므로 무효이다.
구체적인 판단
① 피고 인사규정 제49조 제1항 제6호와 피고 이사운영규정 제8조 제1항 제7호에서 ‘간부직원의 임면’을 이사회 의결사항으로 정한 사실, ② 피고 인사규정 제48조 제5항에서 ‘조합장은 회의개최일 3일전까지 회의사항을 서면으로 구성원과 감사에게 알린다. 다만, 긴급을 요할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피고 이사회운영규정 제6조에서 ‘이사회를 소집하고자 할 때에는 소집권자는 회의목적, 부의안건, 개회일시․장소를 기재한 통지서를 개최일 3일전가지 구성원 및 감사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다만, 긴급한 의안에 대하여는 통상적으로 회의참석이 가능한 시간 전까지 전화, 인편, 기타 전달이 가능한 방법으로 통지할 수 있다.’고 각 정한 사실, ③ 피고의 조합장이 2024. 7. 22. 이 사건 임시이사회를 소집하였고, 피고 이사회가 같은 날 이 사건 전무직 해임결의를 한 사실, ④ 피고의 조합장이 이 사건 임시이사회 개최일 3일전까지 구성원 및 감사에게 서면통지를 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여기에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보직해임’은 통상적으로 직무를 수행하던 도중에 비위혐의 적발 등을 근거로 이루어지는데, 이 사건에서는 아래 나.항 기재와 같이 이에 준하는 사유를 발견하기 어렵고, 인사운용상 전무의 보직변경이 불가피한 사정 또한 발견하기 어려운 점, ② 이 사건 대기발령으로 인하여 전무 보직에 공백이 발생하더라도, 전무를 보좌하여 조합의 업무를 분장하는 간부직원인 상무에게 직무대행 역할을 맡김으로써 결재권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점 등까지 더하면, 이 사건 임시이사회의 개최가 긴급을 요하는 경우로 보기는 어려우므로, 피고의 조합장이 이 사건 임시이사회를 개최하기 위하여 개최일 3일전까지 구성원 및 감사에게 서면통지를 해야 함에도, 위 서면통지를 하지 않은 절차상 위법이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인사발령의 전제가 된 이 사건 전무직 해임결의에 위와 같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 이사들의 전원 찬성<1>으로 이 사건 전무직 해임결의를 한 것으로 보이는바, 그 하자가 치유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실체적 하자 유무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지만,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전직처분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전직명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명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5. 5. 9. 선고 93다51263 판결, 대법원 1997. 12. 12. 선고 97다36316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 내지 3, 10 내지 13호증, 을 제1, 8, 10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인사발령에 대한 업무상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는데 반해 이 사건 인사발령으로 인하여 원고가 겪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중대할 뿐만 아니라 피고는 이 사건 인사발령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도 거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은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피고가 이 사건 인사발령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가 이 사건 인사발령의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도 인정된다.
이 사건 인사발령은 원고의 정해진 전무 보직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이사회의 심의를 거쳐 원고에게 전무 보직을 다시 부여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니고, F 중앙회의 지시로 상임이사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부득이하게 임기제 전무 제도를 폐지하게 되어 이루어진 조치도 아니며, 원고가 전무 보직의 임기를 수행하던 도중에 그 보직을 박탈하는 이 사건 전무직 해임결의 이후에 이루어진 조치이다.
통상적으로 직무를 수행하던 도중에 비위혐의 적발 등을 근거로 이루어지는 보직해임은 침익적 성격이 강하므로, 일반적으로 이루어지는 전보·전직, 기존 전무 보직의 임기가 만료되어 해당 보직을 다시 부여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과 비교하여 인사권자인 사용자에게 광범위한 결정재량이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 인사규정 제79조 제2항은 ①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하여 피고에 거액의 손실을 끼친 경우, ② 사고 등 사회적 중대한 물의를 야기하여 피고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중앙회 등 및 회원조합 전체의 공신력을 실추시킨 경우, ③ 인사운용상 전무의 보직변경이 불가피하다고 조합장이 인정되는 경우, ④ 임기 중 본인이 인사교류를 원하는 경우에 피고 조합장이 전무를 임기 중 이사회 의결을 거쳐 다른 조합과의 인사교류 또는 피고에서 다른 직위로 변경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위와 같이 보는 것이 위 인사규정의 취지에도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원고가 반복적으로 조합장의 지시를 불이행하였다는 공통된 이유(업무분장 지시 불이행, 과장 정원의 증원·신규직원 수습 관련 허위보고, 가축시장 출장 관련 지시 불이행)로 원고에 대하여 직권정지, 이 사건 대기발령, 이 사건 전무직 해임결의, 이 사건 인사발령을 연이어 하였으나, 아래와 같이 원고가 반복적으로 조합장의 지시를 불이행하였다거나 조합장이 원고에게 직무상 정당한 지시를 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업무분장 지시 불이행’과 관련하여, 원고가 2024. 7. 8. 조합장의 지시대로 새로운 업무분장 공문을 기안하고(갑 제2호증), 2024. 7. 9. 업무가 마감된 이후에 직원들에게 새로운 업무분장을 나눠 주면서 2024. 7. 15.부로 이동할 것을 지시하였으나, 본점 사무실 직원들이 2024. 7. 15. 아침까지도 인수인계를 이유로 새로운 자리로 이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피고의 조합장은, 본점 사무실 직원들이 2024. 7. 15. 일제히 새로운 자리로 이동하지 않은 상황을 두고, 원고와 일부 직원들이 단체로 조합장에게 항명한 것이고, 특히 원고가 내부분열을 조장하면서 조합원들에게 조합장의 권위를 실추시켰으며, 그로 인하여 피고에게 보이지 않는 손실을 가져온 것으로 간주하였다(갑 제6호증).
그러나 업무분장 전후(갑 제1, 2호증)를 비교하면 본점 사무실 소속 대다수 직원들의 업무분장이 변경되어 인수인계에 시간이 소요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조합장이 원하는 일시에 일제히 자리이동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을 두고, 원고가 조합장의 업무분장을 의도적으로 불이행하고 내부분열을 조장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다소 무리한 측면이 있다. 또한 위와 같은 상황으로 인하여 곧바로 조합장의 권위가 실추되었고, 피고에게 보이지 않는 손실이 발생하였다는 것은 그 자체로 매우 추상적이고, 조합장 개인의 주관적 내심의 의사에 의하여 좌우되는 것이므로, 기존에 이어져 온 피고 인사기준을 형해화 시킬 수도 있다.
‘과장 정원 증원과 관련된 허위보고’와 관련하여, 피고는 ‘실제로는 규정상 조합장의 결재를 받아 과장 정원을 1명 증원할 수 있음에도, 원고가 조합장에게 규정상 증원할 수 없다고 허위보고한 것’을 이 사건 전무직 해임결의 사유로 삼았고(갑 제6호증), 이 법정에 이르러서도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가 “2023. 10.경 G 이사로부터 ‘5급 직원 H를 4급으로 승진시킬 수 있도록 4급 TO를 조정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원고는 ‘TO 조정을 위해서는 이사회 의결이 있어야 하는데, 해당 직원을 위하여 이사회 의결로 4급 TO를 조정하면 특혜시비에 휘말릴 수 있으니 2024년 이후에 검토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답변하였고, 이사가 조합장에게 위 내용을 보고하였으며, 조합장이 별도로 이사회를 개최하지는 않았다.”라고 반박하자, 피고는 “조합장이 원고에게 이사회에 상정할 것을 지시하였으나, 이사회를 개최하지 못하여 승진지연 등 인사상 어려움이 발생하였다.”라며 종전에는 없었던 이사회 개최 지시 불이행 주장을 새로 하였다.
살피건대, ① 2024년 I조합 정원책정․운용기준(을 제1호증의2)상 4급 이상 책임자는 5급 이하 통할 직원 현원 3.5명 이상당 1명을 운용하고, 필요시 I조합별로 이사회의결을 통해 5급 이하 통할직원 3명 이상당 1명으로 운용할 수 있지만, 2023. 하반기 당시 피고에게 4급 직원의 정원을 조정했어야 할 합리적인 이유를 발견하기 어려운 점, ② 조합장이 2024. 7.경 작성한 업무분장안(갑 제1호증)의 ‘과장보 H’란 옆에 수기로 ‘2년경과 총무 과장승진’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여기서 과장보는 5급 직원에게, 과장은 4급 직원에게 부여되는 직책인바(피고 직제규정 제19조, 별표 2), 조합장 측이 과장 정원을 조정하여 위 직원을 4급으로 승진시키려고 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에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점, ③ 피고가 제출한 피고 내부문서(을 제12 내지 15호증)에는 상무를 포함한 모든 담당자의 결재가 이루어졌는데, 피고의 조합장은 2024. 7. 17. 상무의 결재를 생략하고 과장보 H와 자신의 결재만으로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대기발령(을 제4호증)을 한 점, ④ 이사회 소집권한은 조합장에게 있고(피고 이사회운영규정 제5조 제1항), 이 사건 전무직 해임결의가 조합장이 이 사건 임시이사회를 소집한 그 날 곧바로 이루어진 사정까지 더하면, 조합장이 2023년 하반기경 충분히 과장 정원 증원을 위하여 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원고로 인하여 피고에게 인사상 어려움이 발생하였다면, 조합장 또는 이사회가 2024. 3.경 정기이사회에서 원고에게 다시 전무 보직을 부여하였을 리 없는데, 원고가 위 정기이사회에서 다시 전무 보직을 부여받은 점 등을 감안하면, 원고가 과장 정원 증원과 관련하여 조합장에게 허위보고를 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신규직원 수습과 관련된 허위보고’와 관련하여, ① 피고는 ‘실제로는 신규직원에게 수습을 시행한 적이 없음에도, 원고가 조합장에게 신규직원은 3개월 수습해 왔다고 허위보고한 것’을 이 사건 전무직 해임결의 사유로 삼았으나(갑 제6호증), 이 법정에서는 “신규직원 둘 중 한 명이 기존 계약직 직원이어서 조합장의 결재로 수습을 면할 수 있었음에도 원고의 허위보고로 면할 수 없었다.”거나 “원고가 신규직원 둘 사이의 형평성 문제로 2명 모두에게 수습기간을 부여하자고 해서 수습을 면할 수 없는 상황인줄 알았다.”라는 일관되지 않는 주장을 하는 점, ② 설령 피고가 기존 계약직 직원에 대하여도 의무적으로 수습을 시행해야 하는 것으로 착오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피고 업무에 피해가 발생하였다는 점을 뒷받침할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신규직원 수습과 관련하여 조합장에게 허위보고를 하였다고 믿기 어렵다.
‘가축시장 출근 관련 지시 불이행’과 관련하여, 피고는 원고가 가축시장에 출근하지 말라는 조합장의 지시를 불이행하여 조합장의 권위를 손상시켰다는 점을 이 사건 전무직 해임결의 사유로 삼았으나(갑 제6호증), 피고 인사규정 어디에도 ‘조합장의 권위를 손상 시킨 경우’를 직권정지나 전무직 해임사유로 정하고 있지 않고, 이는 조합장 개인의 주관적 내심의 의사에 의하여 좌우되는 것이어서 원고의 전무 보직을 박탈할 합리적인 이유로 볼 수도 없다.
원고는 1991.경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기 시작한 이래 주로 은행 업무를 담당해온 것으로 보이고, 피고 소속 근로자들 중 유일한 M급 직급의 최고위직 직원으로서 상무 등의 업무를 계속 수행하게 되리라는 점에 대하여 상당한 기대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기대는, 만일 원고가 정해진 전무 보직 임기가 만료된 이후 전무 보직을 다시 부여받지 못하게 되더라도, 원고는 상무, 지사무소장 또는 일반책임자 보직을 부여받을 수 있었고, 불가피한 경우에 한하여 ○○역 등의 보직을 부여받게 하도록 한 피고 인사규정 제83조 제2항에 부합하는 것이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기존 직급(M급)과 호봉(34호봉)을 유지하면서 한우사육장인 ‘생축장’의 관리 팀장으로 전보하였다. 생축장에는 일반직 직원이 아닌 ‘업무직 직원’이 상주하면서 한우 사료급여, 물통 청소, 퇴비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피고 직원들은 동일직렬 내에서 이동하는 것이 원칙이므로(피고 인사규정 제68조), 원고와 같은 일반직 간부직원이 생축장에 전보된 전례는 찾기 어렵다.
피고는, 원고로 인한 본점 내 갈등을 최소화하고, 관리자 파견을 통한 생축장의 적자 상태를 개선할 업무상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나, 생축장 업무 경험도 없는 일반직 간부직원을 파견한다고 하여 생축장의 매출원가 절감 및 매출액 확대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지 않고, 무엇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본점 내부에서 발생한 갈등은 원고의 귀책사유로 발생한 것이 아니다.
결국 원고는 이 사건 인사발령으로 인하여 사무직으로서의 전문성을 쌓기 어려워졌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생축장에서 근무해야 할 만한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음에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생축장에서 근무하게 되면서 상당한 정신적인 고통을 겪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인사발령으로 인한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이 상당하다고 보인다.
피고 조합장은 원고와 전화 통화로 다툰 2024. 7. 17. 상무의 결재도 생략한 채 원고에 대하여 직권정지<2> 및 이 사건 대기발령을 하였고, 긴급을 요하는 상황이 아님에도 이 사건 임시이사회를 소집한 2024. 7. 22. 이 사건 전무직 해임결의를 하였는 바, 이러한 일련의 인사과정 속에서 원고는 어떠한 소명의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였다. 더 나아가 피고는 원고에게 생촉장으로 전보될 가능성에 관하여 안내하거나 원고와 사전에 협의를 하는 등 어떠한 절차도 거치지 않았고, 이 사건 인사발령의 사유도 알려주지 않아, 피고가 이 사건 인사발령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인사권자에게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인사에 대한 상당한 재량을 부여한 것에는 안정적인 직무수행의 도모 및 인적자원의 균형배치, 그로 인한 조직의 안정 및 발전을 도모하기 위함을 전제로 한다.
이 사건 인사발령은 근로자인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완전히 단절하는 조치가 아니긴 하다. 원고는 여전히 피고 내에서 가장 높은 직급인 'M급 직원'에 따른 대우 및 보직을 부여받고 피고와의 근로관계를 지속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인사발령의 본질은, 선출직 조합작의 신임을 잃은 피고의 직원은 언제라도 다른 직렬, 다른 근무 장소로 전보될 수 있다는 메세지가 내포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사건 인사발령으로 인하여 피고 직원들은 자신이 다음 인사 대상자에 포함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낄 것으로 보이고, 이로 인하여 근로의욕이 저하될 것이며, 그로 인한 불이익은 피고를 믿고 가입한 조합원들에게 전가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2024. 7. 17. 한 대기발령처분 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솔(재판장) 박건일 김현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