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사건정보
광주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4고단4688
판결선고
2025. 9. 18.
범죄사실
피해자 사망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
피고인은 광주광역시 광산구 B에서 'C'라는 상호로 음식점을 운영하는 개인사업주로서, 소속 근로자의 안전 · 보건에 관한 사항을 총괄하는 사람이고, 피해자 D(남, 67세)은 피고인 소속 근로자로서 주차관리 및 식자재 입고, 식품혼합기 사용 및 관리 등의 업무를 맡았던 사람이다.
피고인은 2023. 12. 26. 09:30경 위 식당 내 고기 작업실에서, 피해자로 하여금 양념과 고기 등을 식품혼합기에 넣고 반죽을 하는 작업을 하게 하였다.
이러한 경우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로 하여금 기계에 의한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하게 하였으므로 작업방법, 방호조치 등 필요한 사항을 미리 확인하여 식품혼합기의 덮개를 닫은 상태에서 작업을 하도록 하는 등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안전조치의무 및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식품혼합기 사용에 관한 작업방법, 방호조치 등 필요한 사항을 미리 확인하지 아니하고, 동시에 피해자로 하여금 식품혼합기의 연동장치(덮개가 닫힌 상태에서만 기계가 작동하고, 덮개가 개방되면 전원이 차단되는 방식)를 임의로 해제하여 덮개를 개방한 채 작업을 하도록 한 업무상 과실로,<1> 피해자가 양념 그릇을 식품혼합기 내부에 떨어뜨려 이를 줍는 과정에서 회전하고 있던 식품혼합기의 회전날개에 피해자의 오른손을 비롯한 피해자의 몸이 끌려 들어가게 되었고, 이로 인해 피해자를 같은 날 11:07경 우측 경동맥동반사에 의한 급성 심장사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자율안전확인대상기계 등의 미신고 사용
안전인증대상기계등이 아닌 유해 · 위험기계등으로서 혼합기 등 기계 또는 설비 등(이하 "자율안전확인대상기계등"이라 한다)을 제조하거나 수입하는 자는 자율안전확인대상기계등의 안전에 관한 성능이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안전기준에 맞는지 확인하여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하고,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를 하지 아니한 경우 자율안전확인대상기계등을 제조 · 수입 · 양도 · 대여 · 사용하거나 양도 · 대여의 목적으로 진열할 수 없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23. 12. 26. 09:30경 위 식당 내 고기 작업실에서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자율안전확인대상기계에 해당하는 위 식품혼합기를 사용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기재
E에 대한 특별사법경찰관 진술조서, E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중대재해 발생 보고(제조업등), 사고 현장 사진
내사자료 입수보고, -근로계약서
-자율안전확인 신고증명서, -사용설명서
출장복명서(중대재해 발생 현장 조사), -현장사진
재해조사 의견서, 감독 등 결과보고서
사업자등록증, 영업신고증
112신고사건처리표
현장 및 검시사진
입건전조사보고서(CCTV 영상 분석 및 영상 CD 1개 첨부 관련)
입건전조사보고서(기계 제조업체확인 및 사용설명, 안전수치), 기계 사용 설명서
변사자조사결과보고서, 검시조서
구급활동일지
부검감정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1항(안전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의 점),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치사의 점), 산업안전보건법 제170조 제4호, 제92조 제1항(자율 안전확인 미신고 기계 사용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업무상과실치사죄와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 상호간, 형이 더 무거운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형의 선택
각 징역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공소사실 제1항 관련하여 그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하나, 피해자가 피고인의 간섭을 배제하여 식당 업무가 분담된 상태에서 독자적으로 작업을 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식품혼합기 연동장치(덮개가 닫힌 상태에서만 기계가 작동하고, 덮개가 개방되면 전원이 차단되는 방식) 위에 칼갈이를 올려놓는 방법으로 연동장치를 해제한 상태로 덮개를 열고 작업을 하는 사실을 전혀 몰랐고, 이를 미필적으로도 인식할 수 없었으므로, 피고인에게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 및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판단
이 법원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사업주로서 피해자가 식품혼합기를 사용함에 있어 안전한 방법으로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함에도 안전교육이나 현장 확인, 안전조치 등을 하지 않아 피해자로 하여금 식품혼합기 연동장치 위에 칼갈이를 올려놓는 방법으로 연동장치를 해제한 상태로 덮개를 열고 작업을 하도록 방치하여 결국 이 사건 사고 및 피해자의 사망이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해자는 이 사건 고기작업실에서 고기 등 식자재를 분쇄기에 넣어 분쇄하고 분쇄된 음식물을 식품혼합기에 넣고 반죽을 하는 등의 작업을 담당하였다. 식품혼합기는 용기 내에 회전하는 블레이드 날을 이용하여 육류 등을 섞는 장치로 매우 위험한 기계이므로, 덮개가 닫힌 상태에서만 기계가 작동되고, 덮개가 개방되면 전원이 차단되는 방식의 연동장치가 설치되어 있으나, 피해자는 작업상 편의 때문에 칼갈이를 올려놓는 방법으로 연동장치를 해제하여 덮개를 연 상태로 작업을 진행하였다. 식품혼합기의 블레이드 날을 회전하고 있는 상태에서 덮개를 덮지 않고 작업을 하게 되면 중한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바, 위 작업 진행 방식은 매우 위험한 방식이었다.
이 사건 고기작업실에서 피해자 업무를 보조하는 업무를 하였던 E은 수사기관조사에서 '원래는 식품혼합기 뚜껑을 덮고 해야 하는데, 피해자가 고기가 잘 섞이는지 확인하려고 뚜껑을 연 채로 작업하였다. 피해자가 평소에도 뚜껑을 열고 도구로 버튼을 눌러 작동이 되게 하여 사용하는 것을 보았다. 고기 섞는 것에는 다들 관심이 없고 몰라서 피고인은 피해자가 어떻게 작업을 했는지를 모를 것이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은 수사기관 조사 및 이 법정에서 '식품혼합기가 위험한 기계인지 몰랐고, 직접 사용해보지 않았다. 정확한 사용법과 안전수칙은 알지 못했다. 식품혼합기 사용에 관하여 안전교육을 한 바 없고, 피해자가 어떠한 방식으로 식품혼합기를 사용하는지본 적도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은 식품혼합기의 작동방법, 방호조치, 안전수칙 등 필요한 사항을 숙지하고 이에 관한 안전교육과 안전조치를 제대로 취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등 직원에게 식품혼합기의 사용에 관한 안전교육을 시행한 바 없는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가 안전수칙 등을 준수하면서 식품혼합기를 안전한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감독하거나 안전조치를 취한 바 없는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는 2018. 5. 5.경 이 사건 고기작업실에서 식자재 등을 잘게 분쇄하기 위해 분쇄기를 사용하던 중 왼손 손가락 4개가 절단되었던 사고를 당한 적이 있는바, 위와 같은 종전 사고, 종전 사고로 인한 피해자의 신체장애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작업시 안전관리에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피고인은 '피해자가 피고인의 간섭을 배제한 채 독자적으로 작업을 하였고 피고인을 이 사건 고기작업실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였기 때문에 피해자가 식품혼합기 연동장치 위에 칼갈이를 올려놓는 방법으로 연동장치를 해제한 채로 덮개를 열고 작업을 하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였다. 피해자가 식품혼합기에 대해 피고인보다 더잘 알고 있었고 해당 업무를 전적으로 맡아서 한 것이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인이 이 사건 고기작업실에 출입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CCTV가 설치되어 있어 작업환경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는 이 사건 이전에도 위와 같이 위험한 방식으로 식품혼합기를 사용하고 있었던 점, 피해자나 E에게 식품혼합기작업 상태를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사고 발생 이전에 피해자가 식품혼합기를 부적절한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는 점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고,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여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피고인의 주장은 그 자체로 아무런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고 그러한 상태를 방치하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위와 같이 사전에 안전교육, 안전조치 등의 근로자의 위험방지를 위한 조치를 하였더라면 적어도 사망이라는 중한 결과는 피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에서 피고인에게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안전조치의무위반 및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의 과실을 인정할 수 있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사업주로서 업무상 주의의무에 위반하여 산업재해 예방에 필요한 안전상의 조치를 적절히 취하지 못한 결과 근로자인 피해자가 사망하여 회복할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큰 부상을 당할 위험이 있는 작업을 시키면서도 안전교육, 작업 상태 확인 등의 필요한 안전조치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던 점, 피해근로자의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한 점 등의 구체적인 경위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주의의무 위반이 가볍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하였다.
다만 이 사건 사고 발생에는 피해자의 과실이 큰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는 이 사건 음식점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면서 해당 업무를 담당해온 점 등 이 사건 사고 발생 경위에 있어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피해자는 식품혼합기의 연동장치를 임의로 해제하여 덮개를 개방한 상태에서 기계를 사용하는 등 부적절한 방법으로 작업을 하였고, 작업 중 양념 그릇을 식품혼합기 내부에 떨어뜨려 이를 줍는 과정에서 회전하고 있던 식품혼합기의 회전날개에 피해자의 몸이 끌려 들어가게 되었는바, 피해자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식품혼합기를 사용한 과실이 크다). 이 사건 음식점의 직원수 등 규모에 비추어 체계적 조치가 용이하지 아니한 면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이 사건 이후 안전조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 사건 이후에 산업재해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개선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과 피해자 유족들 사이에 민사소송이 진행 중이고, 피고인은 민사소송에서 위자료 명목으로 1,000만 원을 공탁하였으며, 이와 별도로 형사합의금으로 1,000만 원을 공탁하는 등 피해 회복을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다만 피해자가 공탁금 수령거절 의사를 표시하였으므로, 이를 제한적으로 참작한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전희숙
각주1)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고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이 없는 범위 내에서 범죄사실을 직권으로 일부 수정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