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4. 1. 30. 원고에게 한 진폐요양급여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B사에서 근로자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22. 9. 27. C병원에서 실시한 흉부단순방사선 검사 결과 진폐증(병형 :1/1)을 진단받아 2023. 3. 6.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피고는 진폐심사회의의 판정 결과에 따라 2024. 1. 30. 원고에게 진폐요양급여부지급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이에 심사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4. 5. 14. 원고의 심사청구를 기각하였고, 원고는 다시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는 2024. 10.31. 원고의 재심사청구를 기각하는 재결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5, 6, 7호증(가지번호 각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피고는 최초 진단의료기관 및 진폐정밀진단 의료기관의 공통된 흉부 단순방사선 검사결과(진폐증, 병형 : 1/1)와는 다른 이 사건 처분을 하였고, 특히 근로복지공단 순천병원의 흉부 단순방사선 검사 결과(진폐의증, 병형 : 0/1)와도 차이가 있음이 확인된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진폐건강진단 소견(2023. 11. 27., D병원)
흉부영상검사(촬영일 2023. 11. 22.) : 소음영 모양/크기 p/s, 밀도 1/1, Symbols pt
폐환기능검사 : FVC 71%, FEV1 77%, FEV1/FVC 78%
종합소견 : ① 심장 박동기 사용 중, ② 진폐증 의심
진단서(2024. 12. 20., C병원)
병명 : 상세불명의 진폐증
치료내용 및 향후 치료에 대한 소견 : 원고 호흡 곤란 증상 및 영상 소견상 진폐증 소견이 있습니다.
진단서(2024. 6. 4., 근로복지공단 순천병원)
임상적 추정 : (주상병) 상세불명의 진폐증, (부상병) 섬유증을 동반한 기타 간질성 폐질환
치료내용 및 향후 치료에 대한 소견 : 본원에서 6월 4일 시행한 X-ray 및 CT 상 상병 의심되는 환자입니다.
피고 자문의 소견
자문의사 갑 : 원고의 자료를 검토한바, 단순 흉부 사진(2023. 11. 22., 2024. 2. 5.), 흉부 CT(2024. 2. 5.)의 '병형은 0/0, 합병증은 없음'으로 판단됨
자문의사 을 : 원고의 자료를 참고할 때, 단순 흉부 사진(2023. 11. 22.), 흉부 CT(2024. 2. 5.)의 '병형은 0/0, 합병증은 없음'으로 판단됨
진폐심사회의 심의 결과(2024. 1. 29. 개최) : 진폐 병형 정상(0/0), 심폐기능F1/2(경미장해)
이 법원의 E협회 의료감정원장장에 대한 진료기록촉탁 결과
D병원의 2023. 11. 22.자 판독지를 판독한 결과 원고의 진폐병형의 의학적 소견 : 진폐 결절을 관찰하기 어려움. 진폐병형 정상(0/0)
C병원의 2024. 2. 5.자 추가판독지를 판독한 결과 원고의 진폐병형의 의학적 소견 : 흉부 X-선 사진에서는 진폐 결절을 관찰하기 어려움. 진폐병형 정상(1/0). 흉부CT에서 양측 상부 폐야 흉막하에 소결절이 관찰되며, 이는 림프선 주위에 분포하는 결절로 생각됨. 상기와 같이 림프선 주위에 결절을 형성할 수 있는 질환은 다양하며, 대표적인 것이 진폐증, 폐 사르코이드증 등이 있음. 또한 양측 흉부 하엽에 미만성 망상음영이 있으며, 이는 이 부위에 발생한 간질성 폐질환에 의한 소견으로 판단됨. 이와 함께 3mm 내외의 소결절이 있으며, 이는 추적 관찰에 의해 악성종양으로부터의 전이성 결절 또는 염증성 유아종 등을 감별해야 할 것으로 생각됨
2024. 6. 4.자 근로복지공단 순천병원 진단서 및 판독지를 판독한 결과 원고의 진폐병형의 의학적 소견 : 흉부 X-선 사진에서는 진폐 결절을 관찰하기 어려움. 흉부CT에서 양측 상부 폐야 흉막하에 결절성 흉막반 소견과 함께 미만성 미세 결절이 관찰됨. 이는 2024. 2. 5. 촬영한 CT와 비교하였을 때, 미만성 미세 결절이 훨씬 뚜렷하며 분포가 증가하여 관찰되고, 또한 흉막하 결절도 뚜렷이 관찰됨. 이는 초기 진폐증에서 관찰될 수 있는 소견으로 판단됨. 양측 흉부 하엽에서 관찰되었던 망상음영과 다발성 소결절은 변함없이 관찰됨
각 흉부방사선 영상만을 근거로 진폐병형을 판독하였을 때의 의학적 소견 : 진폐 결절을 관찰하기 어려움. 진폐병형 정상 (0/0)
각 흉부방사선 영상과 CT 영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의 원고의 진폐 병형에 대한 의학적 소견 : 흉부 X-선 영상으로 판단할 때는 진폐증 병형은 정상으로 판단되지만, 흉부 CT 영상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조기 진폐증으로 판단되어 진폐증 제1형(1/0)으로 진단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생각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2, 4, 8, 9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E협회 의료감정원장에 대한 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91조의8 제1항은 "진폐판정에 필요한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83조의2 제1항 [별표 11의2]에서는 진폐병형 판정기준에 대하여 "진폐에 걸렸는지와 진폐의 진행 정도는 흉부 단순방사선영상을 판독하여 결정한다. 흉부 단순방사선영상에 따른 진폐의 병형 분류는 국제노동기구(ILO)의 진폐 방사선영상 국제분류법(2000년)에서 규정하는 완전분류(complete classification)에 따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법령의 규정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의 진폐병형을 판정함에 있어서 진폐에 걸렸는지 여부와 진폐의 진행 정도는 원칙적으로 흉부 단순방사선영상을 판독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그런데 산재보험법은 진폐증이 다른 종류의 업무상 질병과 차별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음을 감안하여, 진폐에 따른 보험급여의 특례규정을 두어 제91조의2에서 "근로자가 진폐에 걸릴 우려가 있는 작업으로서 암석, 금속이나 유리섬유 등을 취급하는 작업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분진작업에 종사하여 진폐에 걸리면 제37조 제1항 제2호 가목에 따른 업무상 질병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산재보험법 제91조의8에 의하면 진폐로 인한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업무상 사유에 의할 것'이라는 요건 이외에도 진폐판정을 받아야 하는데, 위 조항은 진폐판정에 필요한 기준을 대통령령이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고, 그와 같은 위임에 따라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83조의2 제1항 [별표 11의2]는 진폐판정을 위한 진폐병형, 합병증의 유무 및 종류, 심폐기능의 정도 등과 이에 따른 진폐장해등급의 기준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83조의2 제1항 [별표 11의2]는 진폐가 '업무상 사유에 의한' 질병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서 마련된 것이 아니라 보험급여를 지급하기 위한 최소한의 진폐병형과 심폐기능의 정도 등을 판정하기 위한 기준을 규정한 것으로서,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를 공정하게 보상하기 위하여 피고로 하여금 해당 근로자에 대한 정확한 의학적 진단을 거쳐 진폐판정에 필요한 자료를 얻도록 하고, 진폐에 관한 전문적 식견과 자격을 갖춘 사람들로 진폐심사회의를 구성하여 해당 근로자의 진폐 여부 및 그 진폐병형을 심사하도록 함으로써 진폐의 진단, 심사 및 판정 과정의 공정성과 객관성 그리고 합리성을 기하도록 하는 데에 있다. 따라서 위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83조의2 제1항 [별표 11의2]는 대법원이 업무상 질병을 예시적으로 규정한 것이라고 판시한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의 규정과는 규정 취지, 규율 대상과 성격을 달리하고, 진폐판정에 필요한 기준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한 산재보험법 제91조의8 제1항의 위임에 근거한 것으로서 이를 단순히 예시적인 규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83조의2 제1항 [별표 11의2]에서는 국제노동기구의 진폐 방사선영상 국제분류법(2000년)에서 규정하는 완전분류에 따라 진폐병형을 판정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위 '완전분류'는 양쪽 폐에 산재한 원형 또는 음영의 밀도나 크기를 기준으로 진폐병형을 판정하는 기준이고, 이를 위해 국제노동기구에서는 밀도를 분류하기 위하여 표준영상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으며, 판독자는 환자의 흉부 단순방사선 영상과 표준영상을 육안으로 비교하여 진폐병형을 결정한다.
진폐증은 흉부 단순방사선 영상에 음영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대음영은 직경 또는 너비가 1cm보다 큰 결절, 소음영은 1cm보다 작은 결절로 나타나고, 진폐병형 제1형은 '원형 또는 불규칙한 소음영이 조금 있는 경우'를 말하며, 진폐의증은 '원형 또는 불규칙한 소음영의 밀도가 제1형의 하한보다 낮은 경우로서 진폐가 의심되는 경우'를 말하는바, 결국 진폐병형 제1형과 진폐의증의 차이는 소음영이 존재하는 폐 영역 내에서 소음영의 밀도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이처럼 '완전분류'에 따른 진폐병형의 판정은 흉부 단순방사선 영상에 나타나는 폐영역 내 원형 또는 음영의 밀도와 크기를 기준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국제노동기구가 비교적 저렴한 의학적 진단도구인 단순방사선영상의 활용을 전제로 진폐증의 영상 의학적 분류를 쉽게 객관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개발한 후, 지난 수십 년 간 여러 보건 의료전문가들의 참여하에 수차례 개정한 방식으로서 국제적으로 널리 활용되는 진폐병형 판정 기준이므로 원칙적으로 합리성이 인정된다. 그러나 위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83조의2 제1항 [별표 11의2] 규정은 산재보험법의 보호 대상(분진작업으로 진폐에 걸린 근로자)의 범위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축소시킴으로써 산재보험법의 입법목적과 취지를 본질적으로 훼손하는 결과를 야기하는 것은 국가의 법체계의 통일성 등에 비추어볼 때 허용될 수 없고, 상위 법규의 취지 및 내용에 부합하도록 의학적인 견지에서 해당 근로자의 진폐 발병 여부와 그 진폐 병형을 적절하게 판정할 수 있는 합리적인 내용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2023. 11. 27. D병원의 소견에 따르면 원고의 흉부영상검사결과 진폐증이 의심된다는 것이고, 2024. 12. 20.자 C병원의 진단서에 따르면 영상 소견상 진폐증 소견이 있다는 것이며, 2024. 6. 4.자 근로복지공단 순천병원의 진단서에 따르면, 원고의 흉부영상검사 결과와 CT 검사상 상세불명의 진폐증이 의심된다는 것이고, 한편 피고 자문의의 소견과 진폐심사회의 심의결과 진폐 병형 정상(0/0)이라는 것인바, 이와 같이 판독 소견이 상이하고, 이는 소음영 등의 진폐 결절 여부가 불명확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 진폐 판정의 기준에 비추어 CT 영상을 보완적으로 사용하여 흉부방사선 영상에 나타난 소음영 등이 진폐병형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판정할 수 있다 할 것이다.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C병원의 2024. 2. 5.자 및 근로복지공단 순천병원의2024. 6. 4.자 흉부 단순방사선 영상 및 흉부 CT 영상을 모두 종합하여 원고의 진폐병형을 판정한 이 법원의 E협회 의료감정원 감정의의 감정결과가 그 신뢰도 및 정확성이 높다고 판단되므로, 원고의 진폐병형은 위 감정의의 소견과 같이 제1형(1/0)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피고가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이 법원의 진료기록감정촉탁에 따라 각 진료기록을 감정한 감정의는 '흉부X-선 영상으로 판단할 때는 진폐증 병형은 정상으로 판단되지만, 흉부 CT 영상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조기 진폐증으로 판단되어 진폐증 제1형(1/0)으로 진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의학적 소견을 명확히 밝혔다.
법원의 촉탁에 의한 감정인이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정 과정을 거쳐 제출한 감정결과는 그 과정에서 상당히 중한 오류가 있다거나 상대방이 그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이를 쉽게 배척할 수 없고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할 것인바(대법원 2009. 7. 9. 선고 2006다676062, 67619 판결 등 참조), 법원감정의의 의학적 소견에 현저한 잘못이 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피고는, 원고의 2023. 11. 22.부터 2023. 11. 24.까지 D병원에서 시행한 정밀진단 검사결과(2023. 11. 22.자 단순 흉부방사선 영상)를 바탕으로 판단되어야 하고, 이후에 제출된 2024. 2. 5.자 및 2024. 6. 4.자 흉부 CT 영상은 이 사건 처분 당시 제출된 자료가 아니므로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항고소송에서 행정처분의 적법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행정처분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해야 하는바, 여기서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시점에 관하여 판결 시가 아니라 처분 시라고 하는 의미는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를 판단할 때 처분 후 법령의 개폐나 사실상태의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지 처분 당시 존재하였던 자료나 행정청에 제출되었던 자료만으로 위법 여부를 판단한다는 의미는 아니므로, 처분 당시의 사실상태 등에 관한 증명은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까지 할 수 있고, 법원은 행정처분 당시 행정청이 알고 있었던 자료뿐만 아니라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까지 제출된 모든 자료를 종합하여 처분 당시 존재하였던 객관적 사실을 확정하고 그 사실에 기초하여 처분의 위법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14. 10. 30. 선고 2012두25125 판결 참조).
살피건대, 2024. 2. 5.자 및 2024. 6. 4.자 흉부 CT 영상은 이 사건 처분 이후에 촬영된 것이나, 이는 심사청구 및 재심사청구 과정에서 이 사건 처분 이후 약 1개월, 5개월 후에 촬영된 것으로서 이 시점에 새롭게 진폐증이 새롭게 발병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의 자문의도 위 각 자료를 모두 포함하여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위 각 영상은 이 사건 처분 당시 원고의 폐 상태를 나타내는 자료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법원은 이를 기초로 사실관계를 확정하고 그 사실에 기초하여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성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