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의 3, 4, 6, 9, 12,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2018. 6. 1.부터 2023. 5. 4.까지 건설현장 일용직 업무에 종사하다가 퇴직하였으나, 피고로부터 퇴직금 19,845,308원을 지급받지 못한 사실, 그로 인하여 피고의 대표자가 이 법원(2023고정1180)에서 2024. 3. 21.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아 그 무렵 확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19,845,308원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일용직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그 임금을 기본 일급(54.23%), 주휴수당(10.85%), 토요근무(16.27%), 휴일근로(4.68%), 연차(3.12%), 퇴직금(10.85%)을 포함한 '포괄일당'으로 2021년도에는 1일 23만 원, 2022년도에는 1일24만 원, 2023년도에는 1일 25만 원으로 약정하였고, 그에 따라 퇴직금을 전부 지급하였으므로, 피고가 원고와의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지급한 돈 15,235,999원(= 2021년도 6,762,805원 + 2022년도 6,249,600원 + 2023년도 2,223,594원)의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 상계한다고 주장한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등 참조).
위 법리를 토대로 보건대, 원·피고 사이에 작성된 일용직근로계약서(을 제1호증의 13)에는 임금이 1일 '포괄일당'으로 2021년도: 23만 원, 2022년도: 24만 원, 2023년도: 25만 원이고, 그 임금구성의 '퇴직' 항목란에 '비율: 10.85%, 일당액: 24,955원, 26,040원,27,117원'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당시 원·피고가 '위 포괄일당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고 퇴직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합의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도 없다),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또한, 피고가 2018. 10.부터 2023. 4.까지 원고를 위하여 납입한 건설근로자퇴직공제부금 4,908,700원을 위 미지금 퇴직금에서 공제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이하 '건설근로자법')의 입법 취지와 규정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법률에서 규정한 퇴직공제금제도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의 퇴직금과 별개의 제도일 뿐만 아니라, 1996. 12. 31. 법률 제5249호로 제정된 건설근로자법 제17조는 법정퇴직금에서 사업주가 납부한 공제부금을 미리 퇴직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보는 규정을 두고 있었으나 위 규정은 건설근로자법이 2002. 12. 30. 법률 제6848호로 일부 개정되면서 삭제되었는바, 2003. 7. 1.부터는 법정퇴직금에서 공제부금을 공제할 수도 없게 되었다. 따라서 건설근로자가 한 사업장에서 1년 이상 근무하여 퇴직금 지급의 대상이 될 경우에는 사업주는 퇴직공제부금 납부여부와 상관없이 퇴직금을 별도로 지급하여야 하므로, 이에 반하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현(재판장) 이민수 김정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