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 법인은 축산물가공업, 축산물판매 도소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농업회사법인이고, 원고는 2010. 10. 10. 피고 법인에 입사<1>한 이래 2024. 11. 9. 해고될 때까지 피고 법인에서 근무하였다.
이 사건 음주운전으로 인한 이 사건 면허취소처분
원고는 2024. 8. 21. 오전 6시경 지육 등 축산물의 납품을 위해 피고 법인 차량을 운전하던 중 서광산IC에서 음주운전단속을 받았는데, 당시 원고의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0.068%로 판정되어 면허취소처분<2>을 받았다(이하 '이 사건 면허취소처분'이라 하고, 그 원인이 된 음주운전을 '이 사건 음주운전'이라 한다)
이 사건 해고처분
피고 법인의 대표이사이자 징계위원회(이하 '이 사건 징계위원회'라 한다) 위원장인 C은 2024. 11. 6. 취업규칙 제68조 제26호에 근거하여 원고의 해고를 요청하는 내용의 징계의결 요구서를 이 사건 징계위원회에 제출하였다. 위 C은 2024. 11. 7. 원고에게 이 사건 면허취소처분과 관련한 경위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고, 같은 날 원고는 위 면허취소처분의 경위에 관한 확인서를 제출하였다.
이 사건 징계위원회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면허취소'를 징계혐의 사실로, 징계의 근거를 '취업규칙 제68조 제26호'로 각 기재하여 2024. 11. 7. 원고에게 2024. 11. 9.자 징계회의에 출석할 것을 통보하였다.
이 사건 징계위원회는 2024. 11. 9. 오전 9시 징계회의를 개최하여 취업규칙 제68조 제26호에 따라 원고를 해고하기로 의결하였고, 같은 날 원고에게 '취업규칙 제68조 제26호에 의거 이 사건 면허취소처분으로 인해 업무가 불가능하므로 위 징계회의에서 의결한대로 원고에게 1개월분의 급여를 지급하고 2024. 11. 9.자로 원고를 해고한다'는 내용의 징계처분통지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처분'이라 한다).
이 사건 취업규칙의 주요 내용
2021. 11. 1. 시행된 피고 법인의 취업규칙(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 중 이 사건과 관련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2, 을1 내지 12(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해고처분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위법·부당하다.
원고가 피고 법인에서 담당한 업무는 주로 영업관리 분야였으므로 원고가 운전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업무수행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피고 법인은 원고가 단순한 운전직이었음을 전제로 이 사건 해고처분을 하였다.
당초 피고 법인의 취업규칙에는 운전직 종사자의 운전면허취소로 인한 해고규정(이 사건 취업규칙 제68조 제26호, 이하 '이 사건 해고규정'이라 한다) 자체가 없었는데<3>, 그 후 피고 법인이 취업규칙을 개정하면서 이 사건 해고규정을 신설하였다. 그러나 이는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른 근로자의 동의가 필요함에도 그러한 절차가 거쳐지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해고규정에 근거한 이 사건 해고처분은 위법하다.
피고 법인의 주장
이 사건 해고처분은 이 사건 해고규정(이 사건 취업규칙 제68조 제26호)에 근거한 것으로서 적법하다. 나아가 원고는 피고 법인에서 차량을 운전하여 지육 및 부분육을 배송하는 업무를 주로 담당하였으므로, 원고의 업무수행에 운전면허는 필수 조건이다. 더욱이 피고 법인은 원고에게 운전면허가 필요하지 않은 다른 부서의 업무를 해보는것이 어떻겠냐는 제안까지 했지만 원고가 이를 거절하였다. 아울러 피고 법인이 2018.
1. 1. 원고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당시 시행 중이던 구 취업규칙 제70조 제26호도 이 사건 해고규정과 동일한 내용을 정하고 있었고, 2021. 11. 1. 위 해고규정을 포함한 이 사건 취업규칙으로 취업규칙을 개정할 때도 원고를 포함한 피고 법인 근로자들의 동의를 받았다.
판 단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 8.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에 갑3, 4, 을13, 14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다음의 사정을 알 수 있다.
이 사건 해고처분의 근거가 된 이 사건 해고규정의 무효 여부에 관한 판단
피고 법인의 구 취업규칙(2016. 12. 1.부터 2021. 11. 1. 이 사건 취업규칙으로 개정되기 전까지 것, 을11-1) 제70조 제26호는 이 사건 해고규정과 동일한 내용을 정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원고를 포함한 피고 법인 근로자들이 2021. 11. 1. 이 사건 해고 규정(제68조 제26호)이 포함된 이 사건 취업규칙(을12-1)을 열람한 후 이에 동의한다는 취지의 동의서에 서명하였으므로(을12-2 참조), 이 사건 해고규정으로의 변경이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처분의 근거가 된 이 사건 해고규정이 무효라는 취지의 원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징계양정의 위법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와 피고 법인이 체결한 근로계약서에는 원고의 취업직종이 '영업 및 배송'으로, 원고의 직급이 '전무'로 각 기재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을1 참조), 피고 법인의 사업목적(축산물을 가공하여 이를 유통·판매하는 사업)과 규모(근로자의 수가 30인 이하<4>)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를 포함한 대부분의 피고 법인 직원들은 축산물의 배송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경리업무 등 단순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나 육류 가공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을 제외한다). 이에 대해 원고는 원고가 영업관리를 주로 하는 주요 임원이었다고 주장하지만, 원고가 담당한 업무 중 대부분이 영업관리였고 배송업무는 단지 일부에 불과하였다거나 운전면허가 취소되어도 원고가 담당하던 기존의 업무를 그대로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배송업무 비중이 미미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은 찾을 수 없다. 오히려 원고가 담당한 업무에 관한 원고와 피고 법인의 각 주장과 사실확인서(갑3 참조)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가공육 등 물품을 배송하는 과정에서 수반되는 거래처관리 등의 영업 관련 업무를 수행하기는 하였으나 기본적으로는 피고 법인의 차량을 운전하여 거래처에 물품을 배송하는 업무를 주로 담당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 법인이 원고를 운전직에 해당하거나 그에 준하는 직종에 있었다고
보아 원고에게 이 사건 취업규칙 제68조 제26호의 해고사유가 있다고 본 것이 부당하다거나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원고는 피고 법인의 업무를 수행하던 중 이 사건 음주운전을 하여 이 사건 면허취소처분을 받게 된 것이므로 그 비난가능성이 적다고 할 수 없고, 2018년 3월경 피고 법인의 차량으로 음주운전을 하여 면허정지처분(2025. 7. 2.자 원고 준비서면 2, 4쪽 참조)을 받은 전력이 있었는데도 또다시 이 사건 음주운전을 하여 이 사건 면허취소처분을 받았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도 원고에 대한 징계양정에 당연히 반영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에 대해 원고는 2018년 3월경 면허정지처분을 받아 운전을 하지 못하였음에도 원고가 업무를 수행하는데 별다른 지장이 없었으므로 이 사건 면허취소처분을 받더라도 원고가 피고 법인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가 2018년 3월경 면허정지처분을 받았을 당시에는 원고를 대체할 다른 사람을 찾기 어려웠던 피고 법인의 특수한 사정으로 별도의 징계조치 없이 근무를 계속했던 것으로 보이고(2025. 7. 8.자 피고 법인 준비서면 2쪽 참조), 원고의 업무가 운전 업무와 무관하게 수행될 수 있는 특성이 있었기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이므로, 위와 같은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소 결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 법인이 원고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과 특성, 이 사건 면허취소처분의 내용과 이로 인해 원고의 업무수행에 미치는 영향, 원고의 이전 음주운전 전력 등을 고려하여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해고규정에 따라 원고에 대해 이 사건 해고처분을 한 것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처분이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 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정영호(재판장) 노창현 장정연
각주1) 원고는 피고 법인이 현재의 농업회사법인으로 설립되기 전부터 근무하였던 것으로 보인다(2025. 2. 26.자 답변서 2쪽 참조).2) 2024. 10. 9.부터 2026. 10. 8.까지 2년간 면허가 취소되었다(을4 및 원고의 2025. 7. 2.자준비서면 4쪽 참조).
각주2) 다만 원고는 피고 법인이 2016. 11. 1. 시행된 취업규칙(이하 '구 취업규칙'이라 한다, 을11-1 참조, 구 취업규칙 제70조 제26호는 현행 이 사건 취업규칙과 동일한 내용이다) 이전의 취업규칙은 없었다고 하자, 구 취업규칙에 대해 설명을 들은적이 없다거나 이에 대해 동의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취업규칙에 관하여도 별다른 설명을 듣지 못하고 형식적으로 사인만 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각주3) 2025. 7. 8.자 피고 법인 준비서면 1쪽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