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을 징역 4년에, 피고인 B을 징역 2년 6개월에 각 처한다.
다만, 피고인 B에 대하여는 이 판결 확정일부터 4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각 업무상횡령의 점은 무죄.
배상신청인들의 배상신청을 모두 각하한다.
사건정보
광주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4고합54,2024
판결선고
2025. 12. 12.
범죄사실
[기초사실]
피고인 A은 한의사 면허를 받은 사람으로서 광주 서구 E에 위치한 F한방병원 사업자, G 주식회사,<1> H 주식회사, I 주식회사, 주식회사 J의 각 대표이사이고, F한방병원의 대표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위 병원 근로자들의 급여에서 국민연금,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고용보험에 관한 근로자 기여분을 공제한 다음 이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납부하는 업무를 총괄하였던 사람이다.
피고인 B은 H의 부속실장 직책을 맡아 피고인 A의 업무를 보조하며 ‘K 이사’로 호칭된 사람이다.
G, H, I, J, 주식회사 L, 주식회사 M, 주식회사 N는 피고인 A의 관계사인 법인들로 ‘O그룹’이라는 이름으로 통칭되었는데(이하 ‘O그룹’이라 한다), 위 관계사들의 2019년 당기순이익은 월 4,551만 원 규모였다.
P요양병원(사업자: Q), R요양병원(사업자: S)은 피고인 A의 채무 일부를 연대 보증하고, T한의원(사업자: 의료법인 U)은 피고인 A이 그 수익금을 관리한 관계 의료기관들로(이하 ‘V 관계의료기관’이라 한다), 위 의료기관들의 2019년 당기순이익은 월 8,831만 원 규모였다.
피고인 A은 F한방병원을 운영하면서 전국적으로 한방․양방 의료기관의 경영지원 컨설팅을 하고 의료기관 부동산을 개발하는 등의 사업을 하였으며, 이러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자금난으로 금융권 채무를 비롯하여 다수의 채권자들로부터 약 1,400억 원 규모의 채무를 부담한 끝에 2020. 11. 12.경 150명의 채권자 명단과 함께 서울회생법원에 일반회생 신청을 하고, 피고인 A의 배우자 W, R요양병원 사업자 S, P요양병원 사업자 Q, G, H, J, L, 주식회사 X도 같은 해 11월 중순경 각각 같은 법원에 회생 신청을 하게 되었다.
[범죄사실]
피고인들의 공동범행
피고인들은 2019. 12.경 광주 광산구 Y역 인근 불상의 카페에서 피해자 Z을 만나 고이율의 이자를 조건으로 ‘L의 연말 자본금을 맞춰야 하니 돈을 빌려 달라. 19억 원을 빌려주면 1월 안에 20억 원으로 상환하겠다’, ‘돈을 빌려줬다는 이야기를 하면 건설업계에 금방 소문나니, 다른 사람들에게는 말하지 말아 달라’, ‘다른 채무는 전혀 없다’ 등으로 거짓말을 하면서 자금 차용을 부탁하고, 이후에는 추가로 돈을 빌릴 때마다 피고인 B이 단독으로 피해자를 만나 차용금의 용도를 설명하면서 구체적인 차용 조건을 협의하기로 상호 공모하였다.
그러나 당시 피고인 A은 기초사실 기재와 같이 다액의 금융권 채무와 개인 채무를 부담한 결과, 686억 원 이상 규모의 채무(보증․상사채무 제외)를 부담하고 개인 채무(금융․보증․상사채무 제외)의 이자로만 월 8억 원 이상을 지출하고 있었던 반면, 피고인 A의 사업소득․근로소득(월 1억 622만 원)과 O그룹의 당기순이익(월 4,551만 원), V 관계의료기관의 당기순이익(월 8,831만 원)을 모두 합하여도 총합 월 2억 4,004만 원 정도였고 더 이상 담보 여력도 없었기 때문에 약속한 변제기일 내에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 A은 고이율로 돈을 빌려 그중 상당 부분을 기존 채무의 변제에 사용하는 이른바 ‘돌려막기’를 계속하여 재정 상황이 악화되었고, 피해금을 받더라도 정해진 용도가 아닌 채무 변제 또는 사업 자금 운용 등 다른 용도에 사용할 생각이었다.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9. 12. 27.경 피고인 A 명의 AA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19억 원을 송금받은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1 연번 제1 내지 14의 ‘기망행위’란 기재와 같이 피해자 Z을 기망하여 위 피해자로부터 합계 140억 원을, 별지 범죄일람표 1 연번 제15 내지 19의 ‘기망행위’란 기재와 같이 피해자 AB를 기망하여 위 피해자로부터 합계 6억 원을 각각 송금받아 편취하였다.
피고인 A의 단독범행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피고인은 2020년 1월 내지 2월경 불상의 장소에서 피해자 AC을 만나 고이율의 이자를 조건으로 ‘부산, 전주에 F한방병원 부동산을 개발하는 사업을 하는데 자금이 필요하니 돈을 빌려 달라. 20억 원을 빌려주면 이자로 20억 원을 주겠다. 이자는 매월 1억 원씩 현금으로 지급하고 남은 원리금은 2020. 11. 4.에 일시 상환하겠다’고 거짓말하면서 자금 차용을 부탁하고, 피해자가 ‘다른 채무가 있으면 정리하라’고 요구하자 ‘다 정리했습니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는 취지로도 대답하였다.
그러나 당시 피고인은 기초사실 기재와 같이 다액의 금융권 채무와 개인 채무를 부담한 결과, 686억 원 이상 규모의 채무(보증․상사채무 제외)를 부담하고 개인 채무(금융․보증․상사채무 제외)의 이자로만 월 8억 원 이상을 지출하고 있었던 반면, 피고인 A의 사업소득․근로소득(월 1억 622만 원)과 O그룹의 당기순이익(월 4,551만 원), V 관계의료기관의 당기순이익(월 8,831만 원)을 모두 합하여도 총합 월 2억 4,004만 원 정도였고 더 이상 담보 여력도 없었기 때문에 약속한 변제기일 내에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 A은 고이율로 돈을 빌려 그중 상당 부분을 기존 채무의 변제에 사용하는 이른바 ‘돌려막기’를 계속하여 재정 상황이 악화되었고, 피해금을 받더라도 정해진 용도가 아닌 채무 변제 또는 사업 자금 운용 등 다른 용도에 사용할 생각이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20. 3. 4.경 피고인 명의 AA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10억 원을 송금받은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2 연번 제1, 2의 ‘기망행위’란 기재와 같이 피해자 AC을 기망하여 위 피해자로부터 합계 20억 원을, 별지 범죄일람표 2 연번 제3의 ‘기망행위’란 기재와 같이 피해자 AD을 기망하여 위 피해자로부터 5억 원을, 별지 범죄일람표 2 연번 제4의 ‘기망행위’란 기재와 같이 피해자 AE을 기망하여 위 피해자로부터 5억 원을 각각 송금받아 편취하였다.
국민연금법위반
피고인은 2020. 9. 21.경 위 F한방병원 사무실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피고인이 납부하지 아니한 연금보험료 61,697,050원을 독촉하는 내용의 통합고지서를 수령하였음에도 그 납부기한인 2020. 10. 10.경까지 이를 납부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21. 10. 10.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4 기재와 같이 12회에 걸쳐 납부독촉을 받았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납부기한까지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들의 각 일부 법정진술
증인 AB의 법정진술
제4회 공판조서 중 증인 Z의 진술기재
AE, AF, AB, AC, AG, AH, AI, AD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수사보고서(A의 신용거래의 확인 및 AJ 회신자료 첨부), 수사보고서(A 및 관계법인 부동산현황 종합), 수사보고서(V 관계 의료기관․회사 현황), 수사보고서(피해자 Z과(계좌번호 1 생략) 계좌 사이의 거래내역 분석), 수사보고서[Z이 입금받은 자금의 출처(입금자원) 분석], 수사보고서[피해자 AH, A(계좌번호 1 생략)과의 거래내역 – A 거래내역 順], 수사보고서[피해금(Z) 사용처 분석], 수사보고서(피해금 사용처 분석 종합), 수사보고서(Z 피해금 사용처 확인 – AK AL), 수사보고서(매출채권 담보 대출 관련), 수사보고서(Z 피해금 특정 - 수정), 수사보고서(O그룹 수익에 대하여 – 변제능력 관련), 수사보고서(피의자 A 회생채무 분석), 수사보고서(O그룹 부동산 담보설정내역 – 변제능력 관련), 수사보고서(통합계좌 분석②-3: A 월별 상환금 종합), 수사보고서(통합계좌 분석④: 피해금 180억 원 사용처 특정), 수사보고서(통합계좌 분석④-2: 피해금 180억 원 사용처 분석 상세․채무변제 용도), 수사보고서(통합계좌 분석⑤: B 이익금 관련), 수사보고서[리츠 관련, 변제능력 판단(보완)], 수사보고서[O그룹․V관계의료기관 이익(손실) 등 분석], 각 수사결과보고서, 수사보고서(회생법원 자료 등을 통한 채무내용 확인), 수사보고서[피해금 180억 원 사용처 특정(보완)], 수사보고서(보완수사), 수사보고서[국토교통부 리츠 담당자(AM) 전화조사], 수사보고서[본건 차용(5억 원) 당시, A의 채무규모 지출(채무변제) 규모 관련], 수사보고서(피해금 5억 원 사용처 특정), 수사보고서(B이 대리인으로 기재된 차용증서 관련), 수사보고서(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 검토 #5 – 국민연금 독촉고지 관련 추가 회신 자료), 수사보고서[피의자 두 번째 회생사건(서울회생법원 2021회단100081 진행내용 첨부)], 수사보고서(피의자 관계사 사업자 등록내역 첨부)
붙임3: 이체내역서 2장, 이체확인증, 카카오톡 대화내역(A, AC), 금융거래내역 발췌(A-AN, AO), 붙임1. 부산연제구 AP 프로젝트 자금집행 예정표, 2019. 10. 30. 계약 체결, 각 부동산을 A이 매수계약, 2019. 11. 1.자 AQ 부동산을 A이 매수, 2019. 11. 5.자 AR 부동산을 ㈜X 회사 법인이 매수, 붙임3-2: 영업등록 신청 반려 통보 공문, 붙임2: AS 명의 AT은행계좌 입출금거래내역, 붙임1-1: 금전차용증(3억 원, 2020. 1. 31.), 붙임1-2: 금전차용증(3억 원, 2020. 2. 5.), 붙임3-1: AS 통장 사본, 붙임3-2: AU 통장 사본, 붙임3-3: AV 통장 사본, 붙임1-1: O 부동산 현황자료(O 관계사), 붙임1-2: F 부동산 현황자료(A), (계좌번호 1 생략) 계좌 거래내역 발췌(거래상대방 Z), 부동산 매매계약서(전주 부지) 사본, 붙임1: 공정증서정본 사본(2020. 2. 20., Z), 붙임2: 입금확인증(2020. 8. 5. 15억 원, 2020. 9. 8. 40억 원), 붙임3: H㈜ AW저축은행 계좌정보(잔액 150억 원) 캡쳐화면 사진, 붙임: 인출요청서 사진, 붙임7: 회생채권 채권자목록, 붙임14: 2018, 2019년 종합소득신고서류(A), 리츠 수익, 회수금액 정리자료, 개인적인 차용거래 회생채권 55건 내역, 각 재무정보, 붙임2: 우편조서(한국부동산원), 붙임: 우편조서(국토교통부, 제2회), 우편조서[AX㈜], F 부동산등기부등본, 각 변호인제출자료 및 계좌분석보고서 등, 붙임: 거래내역, 붙임: 거래내역 발췌(B 중간수익 부분), 붙임: B이 대리인으로 기재된 차용 건 발췌, 붙임: 각 수사자료 협조요청 회신 공문(광주서부지사, 호남제주지역본부),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연금관리공단 자료, 피의자 제출 자료-급여대장, 변경된 범죄일람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들: 각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 형법 제347조 제1항, 제30조(피해자 Z에 대한 사기의 점, 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각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47조 제1항, 제30조(피해자 AB에 대한 사기의 점, 포괄하여)
피고인 A: 각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47조 제1항(피해자 AC, AD, AE에 대한 각 사기의 점, 피해자 AC의 경우 포괄하여), 국민연금법 제128조 제3항 제2호, 제95조 제2항(연금보험료 미납의 점, 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경합범 가중
피고인들: 각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가장 무거운 피해자 Z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정상참작감경
피고인들: 각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집행유예
피고인 B: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들[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 관련]
피고인 A이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빌렸다가 이를 변제하지 못한 것은 맞지만, 병원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사업 자금을 장기간에 걸쳐 사실상 투자 개념으로 차용한 것으로 변제기가 도래하더라도 상환기간을 연장받을 수 있었고, 사업의 운영에 따른 계속적인 수익으로 변제하거나 보유한 부동산의 자산유동화를 통해 변제할 수 있었으므로, 피고인들에게 편취의 고의가 없다.
피고인 B은 피고인 A과 실행행위를 분담하거나 피해자들로부터 차용금을 편취할 공동가공의 의사가 없었다.
피고인 A(국민연금법위반죄 관련)
피고인은 회생 신청을 하여 2020. 11. 13. 포괄적금지명령을 받음에 따라 그 이후부터는 법원의 허가 없이 본인 명의 계좌에서 돈을 인출할 수 없었으므로, 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제3 내지 12의 경우 납부기한까지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하지 못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고, 그 범의는 확정적인 고의가 아닌 미필적인 고의로도 충분하며, 민사상의 금전대차관계에서 채무불이행 사실을 가지고 바로 차용금 편취의 범의를 인정할 수는 없으나, 피고인이 확실한 변제의 의사가 없거나 또는 차용 시 약속한 변제기일 내에 변제할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변제할 것처럼 가장하여 돈을 차용한 경우에는 편취의 범의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1986. 9. 9. 선고 86도1227 판결, 대법원 2011. 5. 13. 선고 2010도18139 판결 등 참조). 타인으로부터 돈을 차용하면서 그 돈의 용도나 변제할 자금의 마련방법에 관하여 사실대로 고지하였더라면 상대방이 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그 용도나 변제 자금의 마련방법에 관하여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고지하여 돈을 교부받았다면 사기죄가 성립하고(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도14242 판결 참조), 막연한 구상 외에 체계적인 변제계획 없이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하거나 돈을 차용한 경우에도 편취의 범의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5도741 판결의 취지 참조).
특히 계속적인 금전거래나 대차관계를 가지고 있으면서 일시적인 자금궁색 등의 이유로 그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게 되었다면 그러한 결과만으로 차용자의 행위가 편취의 범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단순히 차용금의 진실한 용도를 고지하지 아니하였다는 것만으로 사기죄가 성립된다 할 수 없으나, 이미 과다한 부채의 누적으로 변제의 능력이나 의사마저 극히 의심스러운 상황에 처하고서도 이러한 사실을 숨긴 채 피해자들에게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속여 돈을 차용한 후 이를 주로 상환이 급박해진 기존 채무의 변제를 위한 용도에 사용한 사실이 인정된다면 그와 같은 차용에는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1993. 1. 15. 선고 92도2588 판결 참조).
피고인 A의 변제의사 및 변제능력 여부
인정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인은 2019. 12. 27.부터 2020. 10. 21.까지 피해자들로부터 별지 범죄일람표 1, 2의 각 ‘기망행위’란 기재와 같이 자본금, 부산 또는 전주 한방병원 개발사업 자금, 회사 운영 자금, 급여 등 명목으로 돈을 빌렸으나, 그 상당 부분을 기존 채무의 변제에 지출함으로써 위 명목과 다르게 사용하였다. 피해자 Z, AB, AC은 피고인 또는 그를 대리한 공동피고인 B으로부터 피고인이 추진하는 부산, 전주 한방병원 개발사업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는 말을 듣고 해당 사업의 PF 대출 자금 또는 수익금으로 변제가 차질없이 이루어질 것임을 믿고 피고인에게 돈을 빌려주었고, 피해자 AD, AE은 피고인으로부터 매출채권을 담보로 제공받거나 조만간 자산유동화에 따른 수익이 발생할 것이라는 말을 듣고 피고인에게 돈을 빌려주었다. 그러나 피고인은 대부분의 차용금을 피해자들에게 고지한 변제계획대로 변제하지 못하였고, 일부 변제한 돈이 있으나 그마저도 다른 채권자들로부터 빌린 돈으로 변제하였을 뿐이다.
피고인의 채무(인적․물적 담보가 제공된 채무 제외) 규모는 피해자 Z으로부터 이 사건으로 돈을 처음 차용한 2019. 12. 27.경 686억 원이고, 이 사건의 마지막 차용일인 2020. 10. 21. 기준 1,162억 원으로 그 채무액이 계속하여 증가하였다. 반면, 같은 시기 피고인의 사업소득 및 근로소득은 월 1억 622만 원, O그룹의 당기순이익은 월 4,551만 원, 피고인이 관리하는 V 관계의료기관의 당기순이익은 월 8,831만 원 수준으로, 이들 수익을 전부 더하더라도 피고인의 총 수익은 월 2억 4,004만 원 정도이고, 피고인과 V 관계의료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각 부동산은 이미 담보 한도만큼 담보로 제공된 상태였다.
피고인은 2020. 8. 25.경 F한방병원, R요양병원의 매출채권을 담보로 90억 원 상당의 대출을 받아야 할 정도로 재정상태가 매우 악화되었고, 결국 2020. 11. 13. 개인회생을 신청하여 같은 달 30일 회생절차가 개시되었다.
한편, 피고인은 피해자들로부터 이 사건 돈을 차용하던 중 2020. 3.경 AY빌딩 [AZ본관, 위탁자 주식회사 BA, 수탁자 AT 주식회사, 수익자 BA(1순위), H(2순위)], BB신관(위탁자 피고인 A, 수탁자 주식회사 AA은행), R요양병원[위탁자 J(피고인 지분 100%), 수탁자 주식회사 BC]의 토지 및 건물을 부동산투자회사[약칭 ‘리츠’(REITS)]에 매도하여 자산을 유동화 하는 방법으로 변제 자금을 확보할 계획을 수립하였는데, 그 구체적인 계획은 아래 표와 같다. 피고인은 이를 위하여 위 토지 및 건물을 매수할 주식회사 BD 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의 영업등록 절차를 준비하였다(이하 ‘이 사건 리츠’라 한다).
[프로젝트 일정(증 제2호증 2020. 5. 22.자 이메일 및 첨부파일 중 일부)]
[상품 개요(증 제15호증의2 BD 투자자 대상 설명자료 중 일부)]
당시 시행 중이던 구 부동산투자회사법<2>, 그 위임에 따른 시행령<3> 및 예규<4>에 따르면 리츠 등록은 주주나 투자자 보호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없는지 등을 심사하여 등록 여부를 결정하고(구 부동산투자회사 등에 관한 인가 및 등록 지침 제17조의2 제1항 제4호, 제5호), 사업계획의 타당성 및 적정성 심사를 위하여 한국감정원에 검토를 의뢰할 수 있으며(구 부동산투자회사법 제9조의2 제6항, 제9조 제8항, 제2항 제2호, 구 부동산투자회사법 시행령 제8조 제9항), 위 심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등록을 거절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에 더하여 국토교통부는 2020년부터는 주주보호를 위한 적정성 검토의 일환으로 기초자산의 적정성까지도 검증하였다.
피고인이 이 사건 리츠 등록을 위하여 매각 대상 부동산에 대한 감정을 의뢰한 BE은 AY빌딩 약 580억 2,800만 원, BB신관 약 185억 5,500만 원, R요양병원 약 484억 3,300만 원의 합계 1,240억 원으로 그 가액을 평가하였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로부터 기초자산의 적정성 검증 의뢰를 받은 한국감정원은 위 BE의 감정평가가 ‘의료시설의 일괄 거래’에 해당하는 R요양병원을 실제와 다른 ‘소규모 1층 상가 거래 및 계획임대료’를 기준으로 감정하여 적절하지 않다고 평가한 후, 인근의 장례식장 일괄거래 사례 및 시장 평균 임대료 기준으로 위 부동산의 가치를 평가하여 위 부동산들의 적정매매가격을 합계 869억 원 내지 933억 원으로 추정하였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피고인이 제출한 부동산 매입액이 시장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투자자 보호가 곤란하다는 점을 들어 2020. 10. 12. 리츠 등록을 반려하였다. 국토교통부가 기초자산의 적정성을 검증하기 시작한 2020년도 리츠 신청 및 등록건수는 총 16회 신청 중 철회 1건, 반려 1건(이 사건 리츠)이고, 기초자산의 적정성 검증 이전의 2018년, 2019년 리츠 신청 및 등록건수는 총 23회 신청 중 1건의 철회를 제외하고는 모두 등록 승인된 상태로, 리츠 등록이 반려된 것은 이 사건 리츠가 유일한 경우였다.
다만, 피고인이 위 각 부동산을 당초 계획대로 이 사건 리츠를 통해 매도하였다고 하더라도 각종 필요경비와 위 각 부동산으로 담보된 대출금 상환 등으로 지출되는 금액을 제외하면 피고인이 최종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은 다음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379억 6,100만 원 정도였고, 여기서 O그룹이 인수하기로 한 리츠 보통주 130억 원, 보증금 70억 원 및 선납 임대료 21억 원 등 사용목적이 정해진 합계 221억 원을 제외하면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은 158억 6,100만 원 정도로 예상된 상태였다.
[리츠 수익, 회수금액 정리자료(수사기록 순번 213)]
판단
우리 대법원은 기업경영자가 자금 조달에 곤란을 겪고 있는 경우 도산에 이르지 않기 위해서라도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계속하여 차용하지 않을 수 없고, 도산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알리는 것은 스스로 신용을 저하시켜 사태를 악화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마지못하여 이를 숨기고 거래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기업경영자가 채무불이행의 가능성을 예견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태를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상당한 정도로 있다고 믿고, 성실하게 계약이행을 위한 노력을 할 의사가 있었을 때에는 편취의 범의를 쉽게 인정하여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판시해 오고 있다(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8도2893 판결, 대법원 2001. 3. 27. 선고 2001도202 판결, 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5도1809 판결 등 참조).
기업의 운영 초기 또는 확장 단계에서는 매출로써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상당한 기간 동안 적자 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그런 경우 기업의 계속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자금 차입이 필요할 수 있으며, 자금 차입을 통해 기업을 회생시키고자 노력하였음에도 실패하여 차입한 자금을 변제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한 모든 경우를 사기죄로 의율하는 것은 대법원이 판시한 바와 같이 발생한 결과에 의하여 범죄의 성부를 결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위축시켜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으므로 기업경영의 실패만 가지고 편취의 범의를 곧바로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편 위와 같은 논리로 기업경영자의 편취의 범의를 곧바로 부인하는 것도 경영실패에 면죄부를 부여하여 방만한 경영을 조장하고 건전한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으므로, 기업경영자의 차입금 경영에 있어 편취의 범의를 다른 일반적인 차용금 사기와 비교하여 대단히 좁게 해석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빌릴 당시 자신의 변제능력을 과장하였고 차용 명목대로 이를 소비하지 아니하였으며, 빌린 돈을 다른 채무의 변제에 사용하고 또 이를 갚기 위해 새로운 채무를 부담하기도 하였는바, 이는 전형적인 돌려막기 방식의 소비대차거래에 해당한다.
피고인은 이미 자신이나 V 관계의료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담보로 상당히 많은 대출을 받은 상태였고,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을 만한 담보가 부족하자 개인 사채업자로 보이는 피해자들로부터 고율의 이자를 약속하고 거액의 돈을 빌렸다. 그러나 O그룹이나 V 관계의료기관의 운영으로 얻는 수익만으로는 그 많은 채무를 감당할 수 없었고, 이에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새로운 채무를 부담하는 돌려막기에 이르게 된 것이다.
대부분의 기업경영자들은 기업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얻기 위해 현금투자자를 유치하거나 유상증자 또는 주식 발행 등의 방법을 통해서 자금을 조달한다. 그런데 피고인은 그와 같은 방법을 사용하지 아니하고, 더 이상의 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자 피해자들로부터 고율의 이자를 약속하면서 돈을 빌렸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확실하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아님에도 이 사건 리츠를 통해 조만간 유동자금이 들어올 것처럼 피해자들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피고인은 피해자 Z, AB로부터 돈을 빌렸을 무렵인 2019. 12.경 내지 2020. 1.경에는 이 사건 리츠를 막연히 구상만 하였을 뿐 구체적으로 계획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2020. 3.경에서야 비로소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는 하였으나 이 역시 그 절차에 비추어 리츠 등록이 보장된 것은 아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피고인은 이전까지 등록 승인이 거절된 사례가 없었음을 근거로 이 사건 리츠 역시 큰 차질 없이 등록될 것으로 기대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위 인정사실에서 보는 바와 같이 리츠 등록은 사업계획의 타당성 및 적정성, 기초자산의 적정성 등의 심사를 거쳐 그 승인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고, 국토교통부가 피고인으로부터 제출받은 감정평가결과와는 별개로 독립적인 기관인 한국감정원에 검증을 의뢰하여 그 결과를 심사자료로 삼기도 하므로, 리츠 등록이 당연히 승인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것은 무리이다. 2018년, 2019년 리츠 등록 신청 총 23회 중 1건의 철회를 제외하고는 모두 승인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리츠 등록 또한 반드시 승인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도 그 표본이 많지 않아 일반화하기 곤란하다.
더욱이 국토교통부는 기존에는 사업계획의 타당성 및 적정성만 검증하다가 피고인이 이 사건 리츠 등록을 신청한 2020년부터는 기초자산의 적정성까지 검증하였으므로, 기존의 사례만으로는 이 사건 리츠 등록이 당연히 승인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 나아가 리츠 등록이 완료된 것만으로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변제할 자금을 곧바로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부동산 매입 자금 마련을 위한 주식 발행, 금융기관 대출 심사와 실제 매각하는 절차까지 완료되어야 피고인이 그 매각 자금을 가지고 피해자들에 대한 채무를 변제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 당시까지 대출이 확실히 이루어질지 이루어진다면 어느 정도의 범위까지 승인이 될지 보장된 것이 없었고, 이 사건 리츠에서 발행할 예정이었던 총 930만 주(모집액 465억 원) 중 O그룹이 인수하기로 한 260만 주(모집액 130억 원)를 제외한 나머지 공모주 670만 주(모집액 355억 원)의 인수인도 전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었으므로, 설령 피고인이 이 사건 리츠 등록이 확실할 것으로 기대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가 필요로 하는 자금까지 곧바로 확보할 것이 상당한 정도로 보장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계획대로 모든 절차가 이행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막연한 기대일 뿐 평균적인 기업경영자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가능성의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정상적인 경영자들이라면 어느 정도의 가능성이 보장되었다고 하더라도 예측하지 못한 변수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여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두는 것이 일반적인데, 피고인은 만연히 이 사건 리츠가 당연히 등록될 것으로만 기대하면서 아무런 대책 없이 회생 신청 직전까지도 계속하여 피해자들로부터 자금을 차용하고 돌려막기 방식의 소비대차거래를 지속하였을 뿐이다. 이는 성실한 계약이행의 의사나 채무 변제의 노력과는 상반되는 정황이다.
피고인의 계획대로 유동자금이 확보되었다고 한들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은 158억 6,100만 원 가량이고,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리츠에서 발행을 예정한 주식 중 260만 주(모집액 130억 원)를 O그룹에서 인수한 후 보증금 70억 원과 함께 이를 다시 담보로 제공하여 약 200억 원 상당의 대출을 받더라도 합계 358억 원 가량인바, 이 금액으로 피고인이 부담하는 1,162억 원(2020. 10. 21. 기준) 상당의 채무를 변제할 수 없음은 명백하다. 더욱이 이 사건 리츠에 제공된 부동산 중 AY빌딩은 H가 그 지분을 가지고 있어 피고인이 임의로 그 자금을 사용할 수 없고, 피고인과 AI 등의 진술에 의하면 위 돈 중 상당 부분을 부산과 전주 한방병원 개발사업 등에 투입하려는 계획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이 채무 변제에 사용할 수 있었던 돈은 유동자금 중에서도 극히 일부에 불과했을 뿐이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피고인은 이미 과다한 채무를 부담하여 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구체적인 변제계획이나 방법도 없이 차용 용도나 변제능력 등을 속여 피해자들로부터 무리하게 돈을 차용하였다고 볼 것이므로 편취의 범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 B의 공모 및 편취의 범의에 관한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공동피고인 A의 채무 규모가 상당하여 피해자 Z, AB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이를 변제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였음에도 이를 묵인하고, 공동피고인 A과 공모하여 위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편취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은 공동피고인 A과 함께 또는 그의 지시를 받아 위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차용하였고 그 과정에서 차용증, 공정증서 등 차용서류를 위 공동피고인의 대리인으로서 작성하였으며, 차용 용도 및 변제계획 설명에 필요한 각종 사업자료를 피해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위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차용금을 편취하는 데에 직접적이고 필수적인 역할을 하였다.
피고인은 공동피고인 A을 대신하여 위 피해자들에게 차용원리금을 상환하거나 변제기를 연기하는 데에도 주도적으로 관여하였고, 특히 피해자 AB의 경우 위 공동피고인이 차용금의 이자로 지급하는 돈 중 일부만을 AB에게 지급하고 나머지는 자신이 수익하는 등 이 사건 사기 범행으로 인하여 일정한 수익을 얻기도 하였다.
피고인이 공동피고인 A과 함께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위 공동피고인의 대리인으로서 작성한 서류의 차용 규모만 2019. 12. 27. 기준 388억 5,250만 원에 이르는바, 비록 피고인이 위 공동피고인의 채무 규모를 정확히 알지는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차용 경위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위 공동피고인의 재정 상태를 충분히 가늠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피해자들에게 사실과 다른 용도를 대거나 확실하지 않은 변제방법이나 변제계획을 제시하고, 다른 채무는 없다고 적극적으로 거짓말하였다. 이와 같은 언동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는 공동피고인 A과 공모하여 위 피해자들의 돈을 편취할 의사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국민연금법위반죄에 관한 판단(피고인 A)
관련 법리
국민연금법 제128조 제3항 제2호에서 말하는 ‘정당한 사유’에는 천재․지변․화재․전화(戰禍) 기타 재해를 입거나 도난을 당하는 등 연금보험료 납부의무자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사유는 물론 연금보험료 납부의무자 또는 그 동거가족의 질병, 납부의무자의 파산, 납부의무자의 재산에 대한 경매개시 등 납부의무자의 경제적 사정으로 사실상 연금보험료 납부가 곤란한 사유도 포함된다. 정당한 사유의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위 처벌 조항의 입법 취지를 충분히 고려하면서 연금보험료 미납의 경위, 미납액 및 기간 등을 아울러 참작하여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6도6445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회생절차 개시 후 발생한 연금보험료 부분에 대하여 그 납부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 부진 등으로 이를 납부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결국 피고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위 보험료를 미납하였다고 볼 것이다.
피고인은 2020. 9.경부터 2021. 10.경까지 장기간 연금보험료를 납입하지 않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수차례 납부독촉을 받았음에도 체납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그 미납액이 470,728,770원에 달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2020. 11. 13. 보전처분 및 포괄적금지명령이 내려짐에 따라 한시적으로 변제가 금지되기는 하였으나 위 명령에 따라 변제 금지가 요구되는 것은 회생절차개시에 관한 결정이 있을 때까지이고, 같은 달 30일 피고인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됨에 따라 위 포괄적금지명령은 실효되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3조 제1항, 제45조 제1항). 따라서 그 이후 변제에 대하여는 위 명령에 따른 제한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80조 제1항에 따르면 연금보험료 등은 채무자의 근로자의 임금․퇴직금에 준하여 회생절차에 의하지 않고 채무자의 재산에서 수시로 변제할 수 있고, 피고인은 현재까지 병원을 운영하면서 일정 부분 수익을 얻고 있으므로 체납한 연금보험료를 납입하는 데에 어떠한 법률상 또는 사실상 장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연금보험가입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고질적인 체납을 해소하기 위한 처벌규정의 입법취지를 고려하여 보더라도 피고인에게 연금보험료를 납부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인은 병원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채무를 부담하는 등으로 자금 사정이 매우 악화되어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은 것인바, 자발적인 경영판단에 따라 초래된 자금 사정의 악화 및 그로 인한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연금보험료 체납에 정당한 사유가 될 수는 없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 A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2년 6개월∼22년 6개월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제1범죄[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유형의 결정] 사기 > 01. 일반사기 > [제4유형] 50억 원 이상, 300억 원 미만<5>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피해자에게도 범행의 발생 또는 피해의 확대에 상당한 책임이 있는 경우, 처벌불원 또는 실질적 피해 회복(공탁 포함)
가중요소: 불특정 또는 다수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한 경우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 징역 3년∼6년
제2범죄(미설정범죄)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징역 3년 이상(양형기준 미설정 범죄와의 경합범)
처단형에 따라 수정된 권고형의 범위: 징역 3년∼22년 6개월(양형기준에서 권고하는 형량범위의 상한이 법률상 처단형의 상한과 불일치하는 경우이므로 법률상 처단형의 상한에 따름)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은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여 상당한 채무가 누적된 상태였고 보유한 재산으로 그 채무를 전부 변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구체적이고 확실한 변제계획 없이 피해자들로부터 각기 다른 명목으로 재차 자금을 융통하고 이를 또다시 기존 채무의 변제 등에 사용하였다. 편취한 총 금액이 176억 원에 달하고, 사기 피해자들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또한 피고인은 방만한 사업 운영으로 직원들의 생활의 기초가 되는 연금보험료도 납부하지 않았다. 피고인은 회생제도가 연금보험료 체납을 정당화하는 것이 아님에도 이를 이유로 자신의 책임을 면하려고 하면서 근로자들에 대하여 사죄하는 태도도 보이지 않고 있다. 피고인은 그 피해 규모에 상응하는 형사법적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
다만 피고인은 사기 피해금 중 현재까지 합계 100억 원 이상을 원금 및 이자 명목으로 피해자들에게 지급함으로써 그 상당 부분을 변제하였고, 나머지 부분도 회생절차를 통하여 갚아나가기로 하는 등 피해 회복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피고인은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는 과정에서 상환이 급박해진 운영 자금과 기존 채무를 변제하고 자금 경색을 해결하기 위하여 계속하여 돈을 빌림으로써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고, 여기에는 고리의 이율을 기대하며 확실한 채무 담보 수단 없이 거액을 빌려준 피해자들에게도 그 손해의 발생과 확대에 대한 책임이 있다. 피고인은 벌금형을 초과하여 형사처벌을 받은 전과가 없고, 현재 인가된 회생계획안에 따라 피해자들을 비롯한 채권자들에 대한 변제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점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할 만하다.
이러한 사정에 더하여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과 원활한 회생절차 진행의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으로 하여금 가능한 기간 동안 경제활동을 통하여 피해자들을 비롯한 채권자들에게 피해를 회복할 기회를 최대한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이므로,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하되 법정구속은 하지 않기로 한다.
피고인 B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2년 6개월∼22년 6개월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사기 > 01. 일반사기 > [제4유형] 50억 원 이상, 300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피해자에게도 범행의 발생 또는 피해의 확대에 상당한 책임이 있는 경우, 처벌불원 또는 실질적 피해 회복(공탁 포함)
가중요소: 불특정 또는 다수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한 경우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 징역 3년∼6년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은 공동피고인 A의 채무 규모가 상당함을 알면서도 이를 묵인하고 위 공동피고인이 피해자 Z, AB로부터 거액의 돈을 편취하는 데 가담하였다. 다만 피고인은 공동피고인 A의 부하직원으로서 그 지시에 따라 위 범행에 가담한 측면이 있는 점, 그로 인한 수익은 이자 수익의 일부로 위 공동피고인이 얻은 수익에 비하여 많지 않은 점, 피고인은 동종 전과나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피고인 A)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0. 9.경 위 F한방병원 사무실에서 소속 근로자 BF의 급여에서 원천공제한 국민연금 보험료 중 근로자 기여금 107,320원, 건강보험료 중 근로자 기여금 81,960원, 장기요양보험료 중 근로자 기여금 8,400원 등 합계 197,680원 상당을 위 근로자를 위하여 업무상 보관하던 중 그 무렵 임의로 위 병원 운영자금으로 사용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21. 10.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3 기재와 같이 소속 근로자들의 급여에서 원천공제한 보험료 중 각 근로자의 기여금(합계 608,554,562원)을 임의로 사용하여 횡령하였다.
피고인은 2020. 9.경 G 사무실에서 소속 근로자 BG의 급여에서 원천공제한 국민연금 보험료 중 근로자 기여금 155,340원, 건강보험료 중 근로자 기여금 139,600원, 장기요양보험료 중 근로자 기여금 13,910원 등 합계 308,850원 상당을 위 근로자를 위하여 업무상 보관하던 중 그 무렵 임의로 위 병원 운영자금으로 사용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24. 6.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5 연번 1 내지 7, 9, 11, 13 내지 15, 17, 19, 21, 22 기재와 같이 위 근로자의 기여금 합계 3,397,910원을 임의로 사용하여 횡령하였다.<6>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사용자 부담분을 마련하지 못하여 보험료를 납부하지 못한 것일 뿐이고, 근로자들의 급여에서 원천공제한 근로자 기여금은 그 상당액을 계좌에 그대로 보유하고 있었으므로 이를 횡령하였다고 볼 수 없다.
판단
관련 법리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이고, 횡령죄의 구성요건으로서의 횡령행위란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불법영득의사가 외부에 인식될 수 있는 객관적인 행위가 있을 때 횡령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4도5904 판결 참조). 위탁된 물건의 소비, 반출, 은닉 또는 반환의 거부 등이 횡령행위에 해당하고, 그중 은닉이란, 타인의 재물의 보관자가 위탁의 취지에 반하여 그 재물을 발견하기 곤란한 상태에 두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1999. 9. 17. 선고 99도2889 판결 참조).
국민연금법 제90조 제1항 등 규정에 의하여 사용자는 매월 임금에서 국민연금 보험료 중 근로자가 부담할 기여금을 원천공제하여 근로자를 위하여 보관하고 국민연금관리공단에 위 보험료를 납부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를 부담하게 되며,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근로자의 임금에서 원천공제한 기여금을 위 공단에 납부하지 아니하고 나아가 이를 개인적 용도로 소비하였다면 업무상횡령죄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대법원 2011. 2. 10. 선고 2010도13284 판결 참조). 국민연금법, 국민건강보험법,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등에서 각 보험료의 원천공제를 규정한 취지, 사용자․근로자․국가의 3면 관계의 유사성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법리는 근로자의 임금에서 근로자가 부담하는 건강보험료, 장기요양보험료 또는 고용보험료를 원천공제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보아야 한다.
구체적 판단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별지 범죄일람표 3 및 범죄일람표 5 연번 1 내지 7, 9, 11, 13 내지 15, 17, 19, 21, 22 기재와 같이 소속 근로자들의 급여에서 국민연금,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및 고용보험의 각 기여금을 원천공제한 사실이 일응 인정되므로 피고인은 각 공제 시점부터 위 각 기여금을 업무상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
검사는 피고인이 원천공제한 각 기여금을 그 납부시기에 납부하지 않았음을 들어 원천공제한 각 기여금 ‘전액’을 횡령으로 기소하였다. 기록에 의하면 비록 피고인이 원천공제한 각 기여금 상당액을 특정 계좌에 따로 보관하지 않고 다른 돈과 합하여 여러 계좌에 분산하여 보관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피고인이 그때그때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계좌에서 원천공제하여야 하는 각 근로자의 기여금을 제외하고 급여를 지급한 결과로 인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이를 정해진 용도와 달리 임의로 소비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납부 시기에 납부하지 아니하고 보관하고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피고인이 위 각 기여금을 보관하고 있는 지위에서 더 나아가 이를 발견하기 곤란하도록 은닉하였다거나 그 반환을 거부하는 횡령행위를 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다만 앞서 본 바와 같이 보관한 돈을 용도와 달리 소비하는 등 외부에서 불법영득의사를 인식할 수 있는 객관적인 행위가 있으면 횡령행위를 인정할 수 있는바,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원천공제한 각 기여금을 여러 계좌에 분산하여 보관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병원 운영자금 등 다른 용도로 지출함으로써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각 계좌의 실제 잔액의 합계액이 원천공제한 각 기여금의 총액보다 더 적은 경우(2020년 10월, 2021년 1월, 2월, 3월, 4월, 5월, 8월, 9월, 11월)를 초래하였다. 이는 피고인이 원천공제한 각 기여금 중 일부를 임의로 소비한 것이다.
그런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각 계좌에 산재되어 있는 각 기여금 중 일부를 임의로 소비하였다는 점만 확인할 수 있을 뿐, 피고인이 어느 피해자의 기여금을 어느 정도 규모로 어느 계좌에 보관하다가 임의로 사용하였는지는 특정이 되지 않는다. 위 표와 같이 각 계좌에 일부 금액이 잔존하였던 이상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금액을 모두 임의로 사용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피고인이 임의로 사용한 금액의 액수도 알 수 없으므로 결국 이 부분 공소사실은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피고인 A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위 피고인의 유죄를 전제로 한 배상신청인들의 배상신청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모두 각하한다.
판사 박재성(재판장) 홍정의 이서영
별지
각주1) 이하 회사를 표시할 때 ‘주식회사’와 같은 회사의 종류는 첫 기재 부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생략한다.
각주2) 구 부동산투자회사법(2023. 8. 16. 법률 제1968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9조(영업인가) ② 국토교통부장관은 제1항에 따른 영업인가(이하 "영업인가"라 한다) 여부를 결정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확인하여야 한다. 2. 사업계획의 타당성 및 적정성 ⑥ 부동산투자회사가 제1항에 따라 영업인가를 받으려는 경우에는 감정평가법인등이 사업대상 부동산에 대하여 실시한 감정평가결과를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다만, 국가ㆍ지방자치단체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으로부터 입찰ㆍ경매 또는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식으로 사업대상 부동산을 매입하는 경우에는 감정평가를 실시하지 아니할 수 있다. ⑦ 제6항에 따른 감정평가의 방법 및 절차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⑧ 국토교통부장관은 제2항 제2호의 사항을 확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에 검토를 의뢰할 수 있다. 제9조의2(등록) ① 제9조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요건을 갖춘 위탁관리 부동산투자회사 및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가 제21조 제1항 제1호부터 제5호까지에 대하여 같은 조 제2항 각 호의 업무를 하려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토교통부장관에게 등록하여야 한다. 다만, 부동산 취득을 위한 조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무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5.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을 갖출 것 ⑥ 제9조 제3항부터 제6항까지 및 제8항의 규정은 제1항에 따른 등록에 준용한다. 이 경우 "영업인가"는 "등록"으로 본다.
각주3) 구 부동산투자회사법 시행령(2020. 12. 8. 대통령령 제312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8조(부동산투자회사의 영업인가) ⑨ 법 제9조 제8항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이란 「한국감정원법」에 따른 한국감정원(이하 "한국감정원"이라 한다)을 말한다.
각주4) 구 부동산투자회사 등에 관한 인가 및 등록 지침(2021. 6. 23. 국토교통부예규 제3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7조의2(부동산투자회사의 등록) ① 국토교통부장관은 부동산투자회사의 등록이 적정한지 여부를 심사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의 사항을 확인한다. 4. 자산의 투자·운용에 관련한 기본적인 절차 및 기준이 법령에 위배되지 않고 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적정할 것 5. 기타 법령에 위반되거나 투자자 보호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지 여부
각주5) 동종 경합범이므로 편취금액을 합산한 금액을 기준으로 유형을 결정한다. 이하 같다.
각주6) 별지 범죄일람표 5 연번 8, 10, 12, 16, 18, 20에 관한 업무상횡령의 공소사실은 검사가 2025. 11. 21. 이 법원 제10회 공판기일에서 구두에 의한 공소장변경으로 이를 철회하였으므로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