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원심판결을 대구지방법원으로 환송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원심의 형(징역 3년 6월)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직권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판단한다.
원심 2013합3호 사건의 공소사실은 공소제기 당시 합의부 관할 사건으로,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이하 '위 법률'이라 한다) 제5조 제1항 제1호, 법원조직법 제32조 제1항 제3호에 의하여 국민참여재판의 대상 사건이다. 또한 원심 2013고합53호 사건의 공소사실은 비록 합의부 관할 사건은 아니지만, 위 법률 제5조 제1항 제3호, 형사소송법 제11조 제1호에 의하여 국민참여재판의 대상 사건이다.
국민참여재판은 사법의 민주적 정당성과 신뢰를 높이기 위하여 도입된 제도로서(위 법률 제1조) 누구든지 법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지므로(위 법률 제3조), 법과 그 규칙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의 대상 사건은 국민참여재판의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아니하거나 위 법률 제9조 제1항 각 호의 사유가 있어 법원이 배제결정을 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국민참여재판을 하지 아니한다(위 법률 제5조 제1항, 제2항).
위와 같이 국민참여재판의 실시 여부는 일차적으로 피고인의 의사에 따라 결정되므로 국민참여재판 대상 사건의 공소제기가 있으면 법원은 피고인에 대하여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 여부에 관한 의사를 서면 등의 방법으로 반드시 확인하여야 하고(위 법률 제8조 제1항), 이를 위해 공소장 부본과 함께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국민참여재판의 절차, 위 법률 제8조 제2항에 따른 서면의 제출, 위 법률 제8조 제4항에 따른 의사번복의 제한, 그 밖의 주의사항이 기재된 국민참여재판에 관한 안내서를 송달하여야 한다(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규칙 제3조 제1항).
만일 이러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법원에서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에 관한 의사의 확인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통상의 공판절차로 재판을 진행하였다면, 이는 피고인의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에 대한 중대한 침해로서 그 절차는 위법하고 이러한 위법한 공판절차에서 이루어진 소송행위도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다만, 국민참여재판은 그 실시를 희망하는 의사의 번복에 관하여 위 법률 제8조 제4항에 따른 시기적·절차적 제한이 있는 외에는 피고인의 의사에 반하여 할 수 없으므로, 제1심 법원이 피고인에게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 여부에 관한 의사를 확인하지 아니한 채 통상의 공판절차로 재판을 진행하였더라도, 항소심에서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절차 등에 관한 충분한 안내와 그 희망 여부에 관하여 숙고할 수 있는 상당한 시간을 사전에 부여받은 뒤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아니한다고 하면서 위와 같은 제1심의 절차적 위법을 문제 삼지 아니할 의사를 명백히 표시하는 경우에는 그 하자가 치유되어 제1심 공판절차는 전체로서 적법하게 된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2도122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① 원심 2013고합3호 사건이 2012. 12. 31. 공소제기 되었고, 피고인이 위 사건에 관하여 2013. 1. 4. 국민참여재판 여부에 관한 안내를 받았으며, 피고인이 공소장 부본 등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법정기간인 7일 이내에 의사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음으로써 위 사건의 공소사실에 관한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간주된 사실, ② 원심 2013고합53호(원래 춘천지방법원 2012고단1028) 사건이 2012. 10. 24. 공소제기 되어, 2013. 2. 14. 원심 2013고합3호 사건에 병합되었지만, 원심이 2013고합53호 사건의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에 관한 피고인의 의사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공판절차가 진행되어 원심판결이 선고된 사실, ③ 당심에 이르러서, 피고인이 2013. 9. 6. 원심 2013고합53호 사건에 관한 국민참여재판 의사확인서 및 안내서를 교부받은 후, 2013. 9. 10. 이 법원에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한다는 내용의 의사확인서를 제출하였고, 2013. 9. 26. 당심 제2회 공판기일에서도 동일한 의사를 밝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심이 원심 2013고합3호 사건에 관하여 국민참여재판 의사 확인과 관련한 적법한 절차를 거쳤지만, 그 후 병합된 원심 2013고합53호 사건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에 관한 의사를 확인하지 아니한 채 통상의 공판절차로 재판을 진행하였으므로, 그 절차 전체가 위법하고 이러한 위법한 공판절차에서 이루어진 소송행위도 무효이며, 당심에서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힌 이상 그 하자가 치유되지도 않는다(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 여부에 대한 피고인의 의사 확인 방법은 피고인의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가 최대한 보장되도록 하여야 한다는 위 법률 제8조 제1항의 취지를 고려하면, 이 사건처럼 별개의 사건이 추가로 공소 제기된 경우 피고인으로서는 그때 비로소 국민참여재판을 받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여 국민참여재판을 원할 수도 있으므로, 피고인이 처음 공소 제기된 사건에 관하여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았다고 하여 추가로 공소 제기된 사건에 대한 별도의 안내절차나 피고인의 의사확인이 필요하지 않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심판결은 그 소송절차가 법령에 위반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어 이를 파기할 수밖에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는바, 국민참여재판에 관한 공판절차는 제1심법원에서 할 수밖에 없고(위 법률 제5조, 제6조, 제10조, 제11조 등 참조), 원심으로서는 위와 같은 절차상의 중대한 위법을 바로잡아 다시 재판할 필요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6조를 준용하여 이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한다.
판사 유해용(재판장) 성경희 안종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