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2년 6월에 처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2015. 7. 31. F 주식회사(이하 'F'이라 한다)의 주식과 경영권 일체를 O에게 양도한 이후 F에 대한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지 않았고, 2015. 9. 25.경 O과의 경영권 양도계약이 파기된 이후 즉시 M에게 F의 경영권을 양도하였다. O이 2015. 8. 초순경 N에게 지시하여 이 사건 대출을 추진하였고, 이후 M이 F을 양수하면서 N을 통해 이 사건 대출을 계속 추진한 것이므로, 피고인은 이 사건 대출 전반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바 없으며, 단지 이 사건 대출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수동적으로도와준 것에 불과하다.
피고인이 피해자 은행에 G 소유의 2,500톤 유압프레스 기계를 담보로 제공한 것은 G의 실질적 소유자인 H로부터 담보제공에 관한 동의를 받았던 것으로서 적법한 담보제공이어서 기망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며, 이 사건 대출신청 과정에서 G의 공장부지, 건물, 기계설비 등에 대한 매매대금을 부풀린 매매계약서를 피해자 은행에 제출하였으나, 피해자 은행은 위와 같이 부풀려진 매매계약서만을 담보평가의 자료로 삼은 것이 아니라 자체 여신심사 기준에 따라 G의 공장부지, 건물, 기계설비에 대한 감정평가결과, F의 재무제표, 사업전망, 신용등급 등에 대한 종합적인 여신심사를 통해 이 사건 대출이 적정한 것으로 판단하여 대출을 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이 부풀린 매매계약서를 제출한 행위와 피해자 은행의 대출금액 산정 및 담보평가의 적정성 판단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
피해자 은행이 피고인이 부풀린 매매계약서를 제출한 행위로 인하여 적정 담보가치를 반영하지 못해 착오에 빠진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적정 담보가치 평가에 영향을 미친 부분은 신규 운영자금 대출 실행금인 3억 원일 뿐이고, 이 사건 대출금 중 대환대출로 이루어진 47억 원 부분에 대하여는 피고인의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의 편취액은 3억 원에 한정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사기죄에 있어서의 기망행위 또는 기망행위와 처분행위 사이의 인과관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설령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심의 형(징역 3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의 이 사건 대출 가담 여부 및 정도에 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심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대출 실행에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은 2015. 7. 31. O과 사이에 F의 주식 및 경영권 양도양수계약을 체결하고 O에게 F의 주식을 명의개서하여 주었으며, 그 직후 O이 자신의 후배인 N을 전무로 고용하여 2015. 8. 초순경부터 이 사건 대출을 추진한 것으로서 이 사건 대출이 계획될 무렵에는 피고인이 그러한 내용을 알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O이 2015. 9. 25.경 F의 주식 및 경영권 양수를 포기함으로써 F의 주식이 다시 피고인에게 환원된 이후부터는 N이 피고인에게 이 사건 대출과 관련한 보고를 하였고, 피고인이 중요 사항을 결정하는 등 F의 대주주로서 이 사건 대출에 적극 관여하여 왔던 것으로 보인다.
M은 2015. 11. 10. 피고인과 F에 관한 사업양도 · 양수계약을 체결한 다음 2015. 12. 중순경 향후 F이 이전할 경주시 I 공장에 관한 증축공사를 본인 명의로 체결한 바 있고, 같은 달 11.에는 F의 대표이사인 B와 함께 F의 원청 업체인 Y 주식회사에 경영자로서 방문하여 위 회사의 구매부장인 Z와 납기 등 향후 운영방안을 협의하기도 하는 등 F의 경영 전반에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M은 적어도 이 사건 대출과 관련하여서는 피해자 은행의 대출담당자인 L에게 자신이 F의 인수예정자라는 사실을 밝히지 아니하였고(대출금 증액을 요청하러 B와 함께 피해자 은행에 방문한 적이 있지만 당시에도 본인을 F의 노조위원장으로 소개하였을 뿐이다), 대출실무를 관장한 N도 M으로부터는 대출 업무와 관련한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G 소유의 유압프레스 기계에 관한 담보제공 동의 유무에 관한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 은행에 대출신청을 하면서 매매대금이 허위로 기재된 매매계약서를 제출한 행위와 함께 F의 소유가 아닌 기계설비를 담보로 제공한 행위가 사기죄에서 말하는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앞서 항소이유의 요지 부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F의 소유가 아닌 기계설비를 담보로 제공한 것은 실질적 소유자인 H의 동의를 받은 것으로서 기망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하여 살펴본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유압프레스 기계의 실질적 소유자인 H가 F과 사이에 위 유압프레스 기계에 관한 매매계약 체결 당시 진정한 매매계약서와 별도로 은행제출용허위 매매계약서를 작성하여 줌으로써 F 측에서 위 유압프레스 기계를 피해자 은행에 담보로 제공하는데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이후 H는 M이 유압프레스 기계를 매수하지 않겠다고 하자 2015. 11. 25. 위 매매계약을 해제하면서 위 담보제공 동의를 철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N은 2015. 11. 10. H와 G 소유의 유압프레스 기계에 관하여 매매대금 3억 원, 매매대금 지급기일 2015. 11. 25.로 정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진정한 매매계약서와 별도로 은행제출용 허위 매매계약서(매매대금 5억 9,000만 원)를 작성하였다.
M은 2015. 11. 10. 피고인과 F에 관한 사업양도 · 양수계약을 체결하였고, 2015. 11. 25. H에게 위 유압프레스 기계를 매수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하였다. 이에 H는 2015. 11. 26. F에 위 유압프레스 기계에 관한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위 기계를 피해자 은행에 담보로 제공할 수 없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N으로부터 위와 같은 내용의 보고를 받은 피고인은 피해자 은행과의 대출협의 과정에서 G으로부터 매수한 경주시 I 공장부지, 건물뿐만 아니라 위 유압프레스기계 역시 담보로 제공하기로 하였으므로, H가 위와 같이 담보제공 동의를 철회할 경우 이 사건 대출이 무산될 것을 우려하여 2015. 11. 30. H에게 '유압프레스 기계를 일정기간 보관한 뒤 G이 처분하기로 합의한다. 2015. 11. 10.자 매매계약은 무효이므로 폐기한다.'는 취지로 합의하고 위와 같은 내용이 기재된 '사실확인 및 이행각서'를 작성 · 교부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2015. 12. 4. H에게 '유압프레스 기계는 G 소유임을 확인하고 F과 G이 협력하여 빠른 시일 내에 처분하기로 한다.'는 취지로 합의하고 위와 같은 내용이 기재된 '확인서'를 작성 · 교부하였다.
그러나 한편,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이 H에게 작성 · 교부한 2015. 11. 30.자 사실확인 및 이행각서와 2015. 12. 4.자 확인서의 내용은 F이 일정 기간 동안 위 유압프레스 기계를 보관하는 것을 전제로 이 사건 대출 이후에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위 기계의 반환을 책임지겠다고 약정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② H도 F에 2015. 11. 26.자 내용증명을 보내고, 피고인으로부터 2015. 11. 30.자 사실확인 및 이행각서를 작성 · 교부받을 당시 유압프레스 기계의 즉시 반환을 요구하지 않았던 점, ③ H가 피고인이 위 유압프레스 기계를 임의로 담보로 제공함으로써 횡령하였다고 피고인을 고소하였으나, 수사결과 H가 담보제공에 동의하였음을 전제로 불기소처분이 이루어졌고, 오히려 H가 무고로 기소되었으며{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2016고정174, 185(병합) 사건}, H는 위 무고사건의 수사과정에서 '2015. 11. 26.자 내용증명을 보낸 후에 피고인과 N이 위 유압프레스 기계가 담보에서 빠지면 전체적으로 대출이 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담보로 제공하는데 동의하여 달라고 요구하였고, 추후 다른 기계를 담보로 제공해서 위 유압프레스 기계를 반환해 준다고 하므로 위 유압프레스 기계를 담보로 제공하는데 재차 동의하였다.'는 취지로 거듭 진술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H는 2015. 11. 26. 담보제공 동의를 철회한 다음 이 사건 대출 실행 이전에 위 기계를 담보로 제공함에 다시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위 유압프레스 기계를 피해자 은행에 담보로 제공한 것이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이와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유압프레스 기계를 피해자 은행에 담보로 제공한 것이 기망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나 한편, 피고인은 매매대금을 부풀려 작성한 허위의 매매계약서를 제출한 행위가 사기죄에서 말하는 기망행위에 해당함은 다투지 않고 있으며, 다만 이러한 기망행위가 이 사건 대출실행에 있어 그 담보가치평가에 영향을 미친 바 없으므로 기망행위와 피해자의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다투고 있다. 따라서 이 부분 주장에 대하여 항을 달리하여 아래에서 살펴본다.
허위 매매계약서 제출행위와 이 사건 대출 실행과의 인과관계 인정 여부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대출신청을 하면서 매매대금이 허위로 기재된 매매계약서를 제출한 행위가 사기죄에서 말하는 기망행위에 해당하고, 피해자가 위와 같은 기망행위로 해당 부동산 및 기계설비의 담보가치에 관한 착오를 일으켜 이 사건 대출을 실행하게 되었으므로 피고인의 기망행위와 피해자의 이 사건 대출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 은행에 대출신청을 하면서 부풀린 매매대금을 기재한 허위의 매매계약서를 제출한 행위는 피해자 은행의 이 사건 대출실행 여부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옳고,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해자은행의여신규정에는시설자금대출금액결정과관련하여'소요자금에대출비율을곱한금액이내에서정해진다.'(여신규정제13조)라고규정되어있고,여신규정에따라피해자은행의기업대출에관한업무처리사항을정하고있는기업대출세칙에도'시설자금의대출승인시에는소요자금을사정한다.'(기업대출세칙제13조제1항)라고규정되어있으며,피해자은행의여신지침에도공장및영업용건물의일괄구입과관련한영업용토지및건물등구입자금대출에대하여는소요자금에대하여'구입금액,감정금액,인근지역시세등을참작하여사정'하고,담보평가기준으로'감정가액×경락율과구입가액중적은금액을청산가치담보가액으로한다.'라고규정되어있다.
위여신규정등에따르면,이사건대출금50억원은자금용도를기준으로시설자금대출명목으로16억5,000만원,운영자금명목으로33억5,000만원으로이루어졌으므로,이사건대출의담보물로제공될G의부동산과기계설비의실제매매대금은대출이가능한최대금액의산정기준으로기능한다.
한편,시설자금의대출한도액산정과관련하여시설자금대출에관한담보가치평가에있어서는피고인이부풀린허위의매매계약서(합계29억4,000만원)가아니라진정한매매계약서(합계23억원)를제출하였다고하더라도감정평가에따른청산가치담보가액(감정가액×경락율)인17억1,500만원보다높아피해자은행의담보평가기준은허위의매매계약서가제출된경우와진정한매매계약서가제출된경우가모두17억1,500만원으로동일하다.
그러나 담보평가기준에 따라 산출된 청산가치 담보가액은 시설자금 대출금액의 상한, 즉 대출한도액으로 작용할 뿐이며, 그 자체로 대출금액 자체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고, 피해자 은행의 여신규정 제13조 즉, '소요자금에 대출비율을 곱한 금액 이내에서 정해진다.'는 규정 등에 의하면, 소요자금(공장부지, 건물, 기계장치 등 시설 매수대금)은 시설자금 대출금액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주는 요소이므로, 소요자금이 변동됨에 따라 시설자금 대출금액은 위 청산가치 담보가액의 범위 내에서 얼마든지 달라질 여지가 있다. 피해자 은행의 대출담당자인 L 또한 당심에서 '진정한 매매계약서가 제출되었다면 담보를 반영한 순신용금액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만큼 여신이 좀 줄거나 여신 승인금액이 조금 달라질 부분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라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실제로피해자은행은이사건대출심사과정에서위와같은여신규정등에따라피고인으로부터G의부동산과기계설비에대한매매계약서를제출받았을뿐만아니라,피해자은행이이사건대출여부를결정하기위하여작성한여신승인신청서에는소요자금및조달계획과관련한항목에"본건소요자금은회사가제시한공장구입매매계약서의매매가로서소요자금규모타당시되며,여신지침에의거소요자금사정서작성은생략함"이라고기재되어있는등피고인이제출한매매대금을부풀린매매계약서상의매매대금인29억4,000만원을기초로하여그중56.2%에상당하는16억5,000만원을시설자금대출금액으로결정하였다.
피고인은매매대금을부풀린허위매매계약서를피해자은행에제출한이유에대하여검찰에서"50억원을대출받기위한담보물의가액을맞추기위해서였다.
담보물의 가액이 높아야 50억 원의 대출을 받을 수가 있는 것이다. 실제 매매계약서를 제출하였더라면 아마 대출금이 줄어들었을 것이다. 50억 원을 대출받기 위한 담보물이 부족해서 2,500톤 유압프레스를 담보로 제공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N도 매매대금을 부풀린 매매계약서를 작성한 이유에 대하여 검찰에서 "피해자 은행에 제출하기 위하여 매매대금을 부풀린 매매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실제 금액을 제출하면 담보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매매대금을 부풀린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게 된 것이다. G의 부동산 및 기계설비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피해자 은행에 부풀린 매매대금으로 매매계약서 초안을 제출했기 때문에 그 금액에 맞춰서 매매계약서를 작성해야 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금융기관에서대출실행여부를결정하는요소는기본적으로담보물의가치,금융비용의충당가능성,대출금상환을위한재원등채권의보전과관련된사항일것이나,그외에도대출과정에서위법행위는없었는지,기타대출에필요한서류가적절히구비되었는지등과관련된절차적완결성,차주의신용,차주의도덕성역시중요한평가요소가된다고볼수있다.따라서피고인의위와같은행위는대출과관련한절차적완결성,차주의도덕성등대출실행여부를결정하는다른평가요소에대한기망행위에해당하고,피해자은행은그로인한착오에의하여재산적처분행위를하였다고볼수있다.
나아가 살피건대, 이 사건 공소사실에는 "F이 2015. 2.경부터 운영이 어려워져 직원들의 임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지 못하였고, 2015. 9. 하순경을 기준으로 F의 자산총액은 약 48억 원 상당에 불과함에도 부채 총액은 약 152억 원 상당에 이르러 부채가 자산 대비 3배가 넘는 상황이었고, 융통어음을 발행하여 운영자금을 충당하는 등으로 근근이 회사를 운영해 오던 상황이었으며, 2015. 12. 하순을 기준으로 만기 도래 예정에 있던 어음채무가 약 19억 원 상당이고, 2016. 1. 하순을 기준으로 만기 도래 예정에 있던 어음채무가 약 12억 원 상당에 이르는 등 재정상태가 매우 불량하였고, 회사의 영업수익만으로는 만기도래 어음채무를 감당하지 못하여 부도가 예상되는 상황이었음에도 피고인은 이러한 사실을 숨기고 '산업시설자금대출은 1년 동안 거치하고 거치기간 만료 후 4년 동안 상환하고, 산업운영자금대출은 1년 후 만기에 정상적으로 일시 상환하겠다.'라고 거짓말하였다."는 기망행위도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위 공소사실과 같이 악화된 재무상태를 숨긴 채 정상적으로 이 사건 대출금을 상환하겠다고 기망한 것인지, 또 그러한 기망행위와 피해자 은행의 이 사건 대출실행이라는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따져본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 있어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한다. 기망은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관한 허위표시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도5774 판결 등 참조)'는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대출을 신청함에 있어 부도가 예상되는 재무상태를 숨기고 마치 정상적으로 대출금을 상환할 것처럼 거짓말한 행위는 사기죄에 있어서 기망행위에 해당하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 은행이 F의 변제능력에 관한 착오를 일으켜 이 사건 대출을 실행한 것으로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F은N을통하여2015.8.중순경부터피해자은행과접촉하면서대출담당자인L에게'운영자금대출'과신규공장부지및건물,기계설비등의일괄매수를통한'시설자금대출'가능여부를타진하였는데,위L가2015.12.3.최종적으로작성한여신승인신청서에는F의2012년부터2014년까지의재무제표를기초로한재무건전성,시장성,수익성등에관한기업분석이이루어져있으므로(증거기록제2권173~184쪽),위L는F으로부터2012년부터2014년까지의재무제표를대출신청관련서류로제출받아F의재무건전성등을심사한것으로보인다.
F의회생절차개시신청서(증거기록제1권134~162쪽)에의하면,F의2014.12.기준자산총계는109억9,400만원이고,부채총계는61억2,200만원이었는데,2015.9.기준자산총계는48억4,500만원으로무려60억원이줄어들었고,부채총계는152억9,600만원으로90억원이늘어난것으로나타난다.단9개월만에자산과부채현황이극단적인변화를보이고있는것은단기간에자산과부채현황이변동된것이아니라F이과거의누적된부실을재무제표에반영하지아니한채자산은부풀리고부채는은닉하는분식회계를하여왔음에기인한것이고,결국이사건대출신청당시F이피해자은행에제출한2012년~2014년재무제표는F의재무상태를조작하여향후대출금을변제할능력이없다는사실을숨기기위한것이라고볼수밖에없다.
피해자은행의여신지침(증거기록제2권207~209쪽)에는여신절차상여신거래처의부채현황을확인하도록규정되어있고,차주는예금,적금등담보대출과정부,정부투자기관,지방자치단체,금융기관에대한대출,최근월말기준으로작성된부채현황표를기제출한기업을제외하고는차주가보유한모든부채(대출금,여신성유가증권,우발채무,회사채,리스,사채등)를피해자에게제출하도록규정하고있다.
L는 이 사건 대출과정에서 2015. 9. 24.경 F으로부터 대출심사사항 중 F의 부채내역 확인작업의 일환으로 어음발행내역서를 제출받았는데(금융권 여신은 2015. 10. 말 은행연합회 기업정보를 참고하여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는 F이 2015. 8. 31.에 주식회사 복구건설에 만기일을 2015. 12. 31.로 하는 액면금 4억 원의 융통어음 2매를 발행하였음에도 이를 제외한 지급어음현황 자료(증거기록 제2권 167쪽)를 피해자은행에 제출하여 위 융통어음 발행 사실을 숨겼다. N은 O이 발행한 융통어음이 실제로 할인되지 아니하였고, 만기 전에 위 융통어음이 회수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경리직원인 Q에게 위 자료에서 위 융통어음을 삭제하여 제출하라고 지시하였다고 수사기관에서 진술하였으나, 결국 위 융통어음이 회수되지 아니하여 F은 회생절차개시신청 당시 위 융통어음과 관련한 채무를 우발채무로 계상하였다. 위와 같은 사실은 F이 부도에 이른 2015. 12. 28. 이후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고 나서야 L가 회생절차개시신청서를 보고 알게 된 것이며, 피고인이나 실무자인 N은 위와 같이 융통어음을 발행하였다는 사실에 관하여 피해자 은행에 전혀 알리지 아니하였다.
피고인은2015.7.31.F의주식및경영권을O에게양도하기전까지는F의경영전반에관여하고있었으므로,F의재무상황이극도로악화된사정을잘알고있었으며,2015.8.이후에도F의운영수익만으로는어음채무를결제하지못하고,F을양수하겠다는O,M역시F의어음채무를결제하지못하여피고인이마련한자금으로2015.8.부터11.까지만기가도래하는어음을가까스로결제하여왔다.
원심공동피고인B는경찰및검찰에서자신이F의대표이사로실제로근무하기시작한2015.8.24.이후매월수입보다변제해야할어음금액이10억원이상많을정도로재정상황이매우좋지않았다고진술하였으며,피고인역시검찰에서2015.8.31.자로어음부도가난후부터는거래업체에서어음을받으려고하지않아회사운영이점점더어려워졌다고진술한바있다.
특히피고인은검찰에서,'어음을막기위하여이사건대출을낸것인데,운영자금이당초신청한10억원이아니라3억원밖에대출되지아니하여결국2015.12.만기가도래하는어음을막지못하여최종부도처리된것'이라고진술하였다.그런데,L의검찰진술에따르면,2015.11.25.경위B와피고인이L를찾아와운영자금10억원을대출해줄것을요청하였으나L는3억원만대출될것이라고알려주었고,다음날에는B와피고인이M과함께다시찾아와10억원의운영자금대출을요청했으나3억원만대출이가능하다고거듭고지하였던사실이있으므로,L로부터위와같은말을들은피고인으로서는대환대출로바로금융기관으로지급되는47억원외에즉시F이사용할수있는운영자금3억원만으로는2015.12.만기가도래하는어음을모두결제할수없어F이부도에이르리라는사정을예상하면서도2015.12.4.이사건대출신청을한것으로보인다.
L는 F의 재무건전성을 파악함에 있어 F으로부터 제출받은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2014년의 당좌비율 185%, 부채비율 162% 등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태로 평가하였으나, F의 실제 재무상태가 고지되었다면 L 및 피해자 은행의 대출담당자들이 이와 같이 판단하지 아니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대출금의 액수가 현저히 줄어들거나 아예 대출승인이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L는 당심에서 '회계장부상에 저희가 2가지를 발견해서 분식 가능성에 대해서도 체크를 했었고, 다른 은행에도 여신이 좀 있는데 회계장부에 올라가지 않은 2건의 운영자금이 있었다. 그것을 회계적으로 맞춰 달라고 얘기했고, 그런 부분을 저희가 조금 중요하게 다시 한 번 봐야겠다고 생각해서 심사 쪽에서도 이걸 계속 문제삼았다. 그런 과정에서 주의를 했다.'라고 증언하였던바, 피해자 은행은 F의 재무제표를 대출승인의 중요한 요소로 삼아 면밀히 검토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은행이 이 사건 대출을 실행함에 있어 F 측으로부터 확보한 담보는 신규 I 공장 부지 및 건물과 기계설비 및 기존 AA 공장의 기계설비, 신용보증서 2매 등으로서 그 청산가치 담보가액은 합계 28억 6,900만 원 상당에 불과하여 피해자의 이 사건 대출의 금액 결정 및 승인 여부는 담보물의 확보보다는 F의 재무건전성, 수익성 등을 바탕으로 한 신용도, 즉 변제능력을 중요 요소로 보아 결정되는 것으로 보인다.
소결론
그렇다면,이사건공소사실에는피고인의기망행위로서허위의매매계약서를제출한것뿐만아니라악화된F의재무상태를숨기고마치정상적으로대출금을상환할것처럼거짓말한행위도포함되어있고,이러한기망행위와피해자의처분행위사이에는인과관계가인정된다고할것이므로결국피고인의이부분주장역시받아들일수없다.
대환대출된 47억 원 부분에 대한 기망 및 인과관계 인정 여부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운영자금 및 시설자금 합계 50억 원의 대출을 일괄 신청하였고, 앞서 본 바와 같이 매매대금을 부풀린 허위의 매매계약서를 제출하거나 F의 악화된 재정상태를 숨기고 마치 대출금을 만기에 일시 상환할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 사건 대출금 50억 원을 대환 또는 직접 교부의 방법으로 대출받았던바, 대환대출되었다는 사정은 대출금 교부의 한 방식에 불과한 것일 뿐, 이 사건에서 대환대출된 47억 원을 직접 교부된 3억 원과 달리 볼만한 사정이 없으므로, 이 사건 대출금 50억 원 전체에 관하여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편취한 금액은 무려 50억 원이며,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 사건 대출을 받은 후로부터 불과 24일만에 F이 부도에 이른 점, 피고인은 F의 대주주이자 실경영자로서 이 사건 범행에서 가장 핵심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었던 점, 분식된 재무제표 등을 대출서류로 제출한 기망의 수단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책임이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F이 이 사건 대출을 계획하고 추진한 것은 피고인이 O에게 경영권을 양도하고 난 직후이고, 피고인은 O이 경영권을 포기한 후부터 O과 N에 의하여 상당 부분 진척되어 있던 대출작업을 승계하여 추진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가 F이 이 사건 대출금의 담보로 제공한 기술신용보증기금의 보증서에 기하여 약 7억 2,750만 원 상당을 변제받았으며, 잔여 대출금 약 42억 7,750만 원 중 적어도 20억 원 정도에 관하여는 담보권자로서 F에 대한 회생절차에서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점, 피고인은 편취한 대출금을 개인적 용도로 유용한 것이 아니라 F의 기존 대출금 상환, 운영경비 등으로 사용한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요소이다.
이러한 여러 사정을 비롯하여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원심의 형은 그 책임에 비하여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새로고쳐쓰는판결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