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등법원판결

대구고등법원 2019. 12. 13. 선고 2019나23047 판결

주문

1.

원고와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 중 제1항 부분 일부를 다음과 같이 고치고, 원고가 당심에서 제출한 갑 제55호증을 사실인정의 증거로 추가하는 외에는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

제1심판결 4면 1~2행 "피고는 위 판결에 불복하여 대구고등법원에 항소하였고(2019나22211), 현재 항소심 계속 중이다."를 아래와 같이 고친다.

【피고는 위 판결에 불복하여 대구고등법원에 항소하였으나(2019나22211), 2019. 9. 20. 위 법원으로부터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받았다. 피고가 위 판결에 불복하여 대법원에 상고하였고(대법원 2019다274981), 현재 상고심 계속 중이다.】

○

제1심판결 4면 밑에서 4~5행 "피고는 이에 불복하여 대구고등법원에 항고하였고(2019라10136), 현재 항고심 계속 중이다."를 아래와 같이 고친다.

【피고는 이에 불복하여 대구고등법원에 항고하였으나(2019라344), 위 법원은 2019. 6. 26. '이 사건 소송의 제1심 본안판결이 2019. 6. 14. 선고되어 가처분결정의 효력은 그 가처분 기간 경과로 소멸하였으므로 그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피고의 항고를 각하하였다.】

○

제1심판결 4면 밑에서 3~4행 "N지부"를 "E지부"로 고친다.

2.

이 사건 전보발령이 무효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 주장

1)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 소속변호사들 중 상당수가 수도권 근무를 선호하여 전보 대상자가 수도권 근무를 희망하지 않는다면 비수도권에서 순환하여 근무하는 것이 통상적인 인사 관행이었다. 그런데 피고는 수도권 근무를 희망하지 않는 원고에 대하여 선행 전보발령을 취소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특별한 업무상 필요성이 없음에도 이러한 통상적인 인사 관행에 반하여 원고와의 아무런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원고에게 현저한 생활상 불이익을 입게 하는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발령은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2)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가 주장하는 인사 관행은 존재하지 않는다. 피고는 업무상 필요성에 의하여 피고의 '소속변호사의 인사 및 복무규칙' 및 '소속변호사 전보지침'에 따라 인사권자의 재량 범위 내에서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전보 발령을 한 것이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가)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보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두2963 판결 참조).

나)

사용자가 전직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요구되는 업무상의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두2044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전보명령 등에 있어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 절차란 사용자의 일방적인 전직 처분을 제한하기 위한 절차적 정당성을 말하는 것으로 그 내용으로는 전보의 필요성에 대한 설명, 고려기간의 부여, 대상조치(반대급부)에의 배려 등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기 위한 노력의 정도나 동의를 얻지 못한 경우에는 본인의 가정생활상의 사정을 어디까지 고려하였는지의 사정 등을 들 수 있다.

다)

한편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직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대법원 1996. 4. 12. 선고 95누7130 판결 등 참조), 전직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직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1997. 7. 22. 선고 97다18165, 18172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전보발령의 업무상 필요성 유무

가)

피고의 '소속변호사의 인사 및 복무규칙'에 의하면 "이사장은 인사교류의 필요가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소속변호사의 보직을 변경할 수 있고, 소속변호사의 동일직책에 대한 보직기간은 2년 이상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제27조), 피고의 '소속변호사 전보지침'에 의하면 수도권에서 3년 이상 근속한 자뿐만 아니라 비수도권에서 3년 이상 근속한 자를 원칙적인 전보 대상자로 규정하고 있으며(제2조), 동일 보직군 내 수도권과 비수도권간의 경향교류를 전보 기준의 원칙으로 정하고 있다(제5조).

제1심판결의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전보명령 당시 E 지부장으로 2년 이상 근무하였고, 비수도권에서 3년 이상 근속하였으므로 피고의 '소속변호사의 인사 및 복무규칙' 및 '소속변호사의 전보지침'에 의할 경우 원칙적인 전보대상자에 해당되기는 한다.

나)

그러나 다음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전보발령은 그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1)

갑 제11, 14, 21 내지 24, 26, 29, 50, 52, 5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및 사정에 의하면, 피고 소속변호사들 중 상당수가 수도권 근무를 선호하여 전보 대상자가 수도권 근무를 희망하지 않는다면 비수도권에서 순환하여 근무하는 것이 통상적인 인사 관행이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는 전보 대상자에 대하여 근무희망지에 관한 의견조회를 한 후, 계속하여 비수도권 근무를 원하는 경우에는 수도권 지부 및 출장소의 한정된 자리에 비해 수도권 근무를 원하는 자가 많은 상황을 고려하여 '소속변호사 전보지침'에 규정된 예외 사유인 '인사운영상 부득이한 경우' 또는 '근무희망자가 없고 계속 근무를 원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비수도권 내에서 전보하거나 유임하는 방식으로 인사발령을 하여 왔다고 판단된다(을 제1, 10, 12, 13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가)

피고의 수도권 지부 및 출장소의 자리가 한정되어 있고 본부 역시 비수도권(김천)에 있어 피고의 소속변호사들의 상당수는 생활근거지 등의 이유로 수도권에서 근무하기를 원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2017. 1. 15.부터 대전·대구·부산·광주 고등법원 관할 4개 지역(수도권, 강원, 제주 지역 제외)의 경우 지부장을 제외한 모든 소속변호사들을 대상으로 10년간 위 대상지역 내에서만 전보하는 '지역연고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는 피고의 소속변호사들의 상당수가 수도권 근무를 선호하여 수도권 경합에 따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나)

피고가 2019. 2. 21. 무렵 소속변호사들에게 공개한 '소속변호사의 전보지침' 일부개정지침안에 의하면, 비수도권에서 계속 근무하기를 원하는 경우를 전보 원칙 및 전보 대상자 예외로 추가하였는데, 이는 전보 대상자가 비수도권에서 계속 근무하기를 원하는 경우에는 비수도권에서 순환하여 근무하는 그 동안의 통상적인 인사 관행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다)

그리고 실제로 비수도권 근무를 원하지 않는 변호사들에 대하여 비수도권으로 전보한 사례는 상당수 발견되는 반면, 수도권 근무를 원하지 않는 변호사들에 대하여 수도권으로 전보한 사례는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피고는 당심에서 수도권 근무를 원하지 않는 변호사들에 대하여 수도권으로 전보한 사례(X, AP, R, W, AQ, AR, AS, AT, AU, AV, 원고)가 있다고 주장하나, ⅰ)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은 근무희망지의 2지망 내지 5지망으로 수도권을 기재하였던 사례들인 점(X, AP의 경우 각 3, 4, 5지망, R의 경우 4지망, W, AQ, AR, AS, AT, AU의 경우 각 2지망, AV의 경우 4, 5지망), ⅱ) 원고의 경우 연고지인 B에서 약 7년간 연속하여 근무한 상황에서 C지부로 전보된 사례로서 E에서 근무한 기간이 2년인 이 사건 전보발령과는 차이가 있는 점, ⅲ) 피고는 관련 가처분이의 사건에서 수도권 근무를 원하지 않는 변호사들에 대하여 수도권으로 전보한 사례로 Q의 사례를 언급하기도 하였으나, Q는 생활근거지, 친가, 처가가 모두 서울인데도 S출장소에서의 근무기간이 2년 미만이라 수도권 전보 대상자가 아니어서 수도권에서 가까운 원주, 천안, 서산을 근무희망지의 1지망 내지 3지망으로 기재한 것일 뿐 수도권 근무를 원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및 관련 가처분이의 사건에서 주장한 사례를 '수도권 근무를 원하지 않는 변호사들에 대하여 수도권으로 전보한 사례'라고 볼 수는 없다(피고는 근무희망지 1지망 또는 1, 2지망만을 근거로 수도권 희망 유무를 해석하고 있으나, 그렇게 해석하여야 할 근거가 없다).

(라)

한편 2019년 근무희망지 조사에서 5지망까지 전부 비수도권으로만 기재한 변호사들은 비수도권에서 3년 이상 근무하였더라도 원고 이외에는 전부 비수도권 내에서 전보(AC, AD, AF, AG, AH, AI, AJ, AK, AL)되거나 유임(AM, AN, AO)되었고, 이들 중 AC, AF, AH은 지부장이었으며, 이들 중에는 피고에 입사한 이래 수도권에 한 번도 전보되지 않고 비수도권에서만 근무한 변호사들(위 괄호 안 합계 12명 중 AC을 제외한 11명)이 대부분이었다.

(2)

그렇다면 피고가 근무희망지로 E만을 기재함으로써 E지부장 유임을 원하면서 적어도 비수도권에서 계속하여 근무하기를 원한다는 의사를 강력히 표시하는 원고에 대하여 수도권으로 전보하는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한 것은 위와 같은 통상적인 인사 관행에 반하는 이례적인 조치라고 할 것이다.

(3)

그리고 피고가 G를 부장으로 전보발령하여 H지부장에 대한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이기는 하나, 갑 제13, 14, 18, 20, 26, 37, 4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및 사정에 의하면, 원고를 H 지부장으로 발령한 것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을 제1, 8, 9, 11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가)

2019. 3. 1.자 인사발령 대상자였던 변호사들 중 '소속변호사 전보지침'상대규모 그룹인 H지부의 지부장이 될 수 있는 법조경력 6년 이상의 1군 보직군인 변호사로 W, J, AC, T, AW, AX, AY, AF, AH, AZ, BA이 있었고, 그 중 원고처럼 지부장 경력이 있는 전보 대상 변호사들 중에는 수도권 근무를 희망하는 변호사들이 있었으며(W 등), H지부와 같은 대규모 그룹의 지부장으로서 수도권 근무를 계속 희망하는 자도 있었으므로(J 등), 수도권 근무를 원하지 않는 원고보다는 수도권 근무를 원하는 변호사들 중 1인을 H지부장으로 배치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보인다.

(나)

설령 피고가 3년 주기의 수도권과 비수도권간의 경향교류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수도권에서 3년 이상 근무한 변호사를 배제하고 비수도권에서 3년 이상 근무한 변호사를 선택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2019. 3. 1.자 인사발령 대상자였던 변호사들 중에서는 해당 기관에서 근무한지 2년 이상이면서 비수도권에서 연속하여 근무한 기간이 원고보다 긴 변호사들이 상당수 있었고, 심지어 피고에 입사한 이래 수도권에 한 번도 전보되지 않고 비수도권에서만 장기간 근무한 변호사들도 상당수 있었으므로, 이들을 전부 배제하고 비수도권에서 연속하여 근무한 기간이 이제 막 3년이 된 원고를 H지부장으로 보임한 것은 다른 특별한 업무상 필요성이 없는 한 적절하다고 볼 수 없다.

(다)

그런데 피고는 2019. 3. 1.자 인사발령에서 K지부장으로 전보하였던 J에 대하여 2019. 3. 25.자로 H지부 파견근무를 명하면서 H지부장에 보임하는 인사발령하였고, H지부장으로 전보하였던 원고에 대하여는 2019. 6. 28.자로 E지부 파견근무를 명하면서 E지부장에 보임하는 인사발령을 하였으며, 제1심 소송 중 원고에 대하여 B지부장으로의 인사발령을 권유하기도 한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보 발령 당시 피고의 이사장과 사이에 분쟁이 계속 중인 원고를 굳이 H지부장으로 전보발령하여야 할 특별한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특히 피고가 제1심 소송 중 원고에 대하여 B지부장으로의 인사발령을 권유하기도 한 사정은 이 사건 전보발령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피고 스스로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기도 하다).

(라)

더구나 이 사건 전보발령 당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선행 전보발령과 관련한 소송이 계속 중이었는데, 피고가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한 2019. 2. 15. 직전인 2019. 1. 16. 선행 본안소송의 제1심에서 제출한 준비서면에서는 "원고가 공단(피고)의 소송사무 처리과정에서 의뢰인들에 대하여 불친절하고 고압적으로 권위적으로 대하여 진정민원을 받을 정도였다."라면서 원고의 공단에서의 근무태도에 문제가 많았다고 기재하였고(갑 제13호증 9면), 관련 가처분 사건에서 제출한 2019. 2. 25.자 답변서에서도 "원고의 평소 근무태도나 피고의 법률구조 정책에 반대하면서 비합리적이고 정당하지 못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라고 기재하였는데(갑 제18호증 6면), 위 내용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업무태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점에 비추어 보아도 피고가 원고를 대규모 그룹인 H지부장으로 발령할 업무상 필요성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3)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인한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 여부

가)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은 경제적 이익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정신적·육체적·사회적 불이익 등도 포함된다고 할 것인데, 제1심판결의 기초사실에서 본 다음의 사실 및 사정, 즉 ① 원고는 이 사건 전보발령 당시 아내와 어린 자녀 2명(2010년생과 2016년생)과 M에서 함께 거주하고 있었는데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인하여 갑자기 생활근거지를 H로 이동하거나 근무일 중에는 별거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 점, ② 피고는 18개 지부 중 13개 지부에 직원숙소를 마련하고 있는데 H지부에는 직원숙소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점(피고는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 직원숙소가 마련되어 있다고 주장하나, 갑 제4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직원숙소 입주 대상자는 숙소가 소재하는 기관에 근무하는 자로 규정되어 있고, 입주 순위는 하위직급자를 우선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을 제4, 5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위 행당동 소재 직원숙소에 입주할 수 있는지 분명하지 않다), ③ 원고의 생활근거지인 B와 H 사이에 거리가 멀어 원고가 가족들과 별거할 경우 생활비, 교통비 등이 추가로 지출되고 주말 이동 시간도 약 4시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될 생활상 불이익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나)

피고는 1군 변호사인 원고의 경우 생활근거지와의 거리를 고려하는 생활상불이익이 인사고려사항이 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피고의 '소속변호사 전보지침'에 의하면, 2군·3군 변호사에 대한 전보 시 '생활근거지와의 거리'를 고려사항으로 명시하고 있는 반면, 1군 변호사의 경우 '생활근거지와의 거리'를 고려사항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기는 하다. 그러나 생활상 불이익은 정신적·육체적·사회적 불이익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생활근거지와의 거리'도 이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므로, 위 전보지침상의 규정만으로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을 고려함에 있어 '생활근거지와의 거리'를 배제할 수는 없다.

4)

이 사건 전보발령의 업무상 필요성과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의 비교 형량

사용자의 업무상 필요성의 정도와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의 정도는 서로 상관관계를 갖는다. 즉 업무상의 필요성이 높을수록 근로자가 감수하여야 할 생활상 불이익의 정도도 높아지고, 반대로 생활상의 불이익이 클수록 보다 높은 업무상의 필요성이 요구된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인하여 원고가 감수하여야 할 생활상 불이익은 상당한 반면 원고를 H지부장으로 보임할 특별한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다가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가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를 전혀 이행하지 아니한 사정까지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인한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은 원고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났다고 봄이 타당하다.

5)

피고의 신의칙상 협의절차 준수 여부

가)

피고가 통상적인 인사원칙을 준수하여 전보인사를 행한 경우에는 '소속변호사 근무희망지'를 제출받은 것만으로 필요한 협의절차를 거쳤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1심판결의 기초사실과 갑 제23, 2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① 피고는 관련 가처분 사건에서 선행 전보발령이 정당한 이유 없이 징벌적 의미의 전보를 한 것이거나 인사권을 남용한 위법한 명령으로서 무효라는 이유로 그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결정을 받고 선행 전보발령을 취소한지 6개월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선행 본안소송이 제1심에 계속 중인 상황에서 원고에 대하여 상당한 생활상 불이익을 초래하고 통상적인 인사 관행에도 반하는 이례적인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한 점, ② 피고는 관련 가처분 사건을 통하여 앞서 본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인한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가 '소속변호사 근무희망지' 제출 당시 희망기관으로 1지망부터 5지망까지 모두 E라고 기재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전보발령 당시 선행 본안소송이 제1심에 계속 중이었으므로 최소한 원고에게 전보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고려기간을 부여하는 등의 협의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임에도 피고는 이러한 협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일방적으로 이례적인 이 사건 전보발령을 단행한 점, ④ 피고는 소속변호사의 근무희망지가 아닌 근무지로 전보발령을 할 경우에는 해당 변호사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하여 비희망지로 배치될 수 밖에 없는 사정을 설명하고, 선택 가능한 전보지역이 있는 경우에는 선택할 수 있도록 협의절차를 거친 사례도 있었던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원고로부터 '소속변호사 근무희망지'를 제출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전보발령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정도의 협의절차를 거쳤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전보발령 무렵 선행 본안소송이 계속 중이라는 이유로 '소속변호사 근무희망지' 제출 당시 희망기관으로 1지망부터 5지망까지 모두 E라고 기재하고 그 사유로 '현재 부당전보 소송 진행 중인바, 유임을 원함'이라고 기재하여 '협의 거부' 또는 '전보 거부'의 의사를 밝혔으므로, 피고로서는 추가적인 의견제출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없었다고 주장하나,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협의 거부' 또는 '전보 거부'의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소결론

이 사건 전보발령은 그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고, 원고로 하여금 통상 감수하기 어려운 현저한 생활상 불이익을 입게 하며, 피고가 원고와 신의칙상 요구되는 정도의 협의절차를 거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발령은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다. 한편 피고가 그 효력이 있다고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그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

3.

위자료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전보발령은 피고 이사장이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에 대한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감정 내지 추측에만 기대어 원고에게 불이익을 줄 의도를 가지고 행하여진 것으로 위법하게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한 것이 되어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인바,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로 6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전보인사가 정당하지 못하여 무효로 판단되는 경우에 그러한 사유만으로 곧바로 그 전보인사가 불법행위를 구성하게 된다고 볼 수 없고, 인사권자가 당해 공무원 내지 근로자에 대한 보복감정 등 다른 의도를 가지고 인사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음이 명백한 경우 등 전보인사가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도저히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그 전보인사는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당해 공무원 내지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6다33999 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6다16215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가)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전보발령이 무효라는 점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 및 을 제6,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 대한 보복감정 등 다른 의도를 가지고 인사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음이 명백한 경우 등 전보인사가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도저히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①

피고는 전국에 지부와 출장소를 두고 있는 법인으로서 피고의 소속변호사들은 일반적으로 피고에 입사할 때부터 피고의 '소속변호사의 인사 및 복무규칙' 및 '소속변호사 전보지침'의 적용을 받도록 예정되어 있다.

②

이 사건 전보발령 당시 원고는 피고의 '소속변호사의 인사 및 복무규칙' 및 '소속변호사 전보지침'에서 정한 원칙적인 전보 대상자에 포함되었다.

③

이 사건 전보발령 당시 H지부장이었던 G가 I부장으로 전보되면서 H지부장의 자리가 공석이 되었으므로 피고로서는 H지부장에 대한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었다. 비록 G가 자신이 희망하지 않았던 I부장으로 보임되기는 하였으나, G가 피고에게 지원서를 제출할 당시 "본부의 어떠한 직책을 맡겨주셔도 미진하다는 평가가 있을시 사직을 각오하고 직분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기재한 점에 비추어 피고가 원고에 대한 보복감정 등 다른 의도를 가지고 G를 H지부장에서 I부장으로 보임하고, 원고를 H지부장으로 보임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④

H지부장은 수도권의 대규모 그룹의 지부장으로 그 직위에 보임되기를 희망하는 변호사들이 많다는 측면에서 보면 이 사건 전보발령이 보복성 인사조치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⑤

피고가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하는 과정에서 원고에게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를 거치지는 않았으나, 이는 원고가 '소속변호사 근무희망지'에 희망기관으로 1지망부터 5지망까지 모두 E라고 기재한 것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

⑥

무엇보다 피고가 원고에 대한 보복감정 등 다른 의도를 가지고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나)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 중 이 사건 전보발령의 무효 확인 청구 부분은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위자료 청구 부분은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와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동명(재판장) 어재원 기진석

각주1) 을 제1호증과 동일하다.

각주2) 2지망으로 K지부를 희망하였다(갑 제26호증).

각주3) 4지망으로 K지부(유임), 5지망으로 C지부를 희망하였다(갑 제26호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