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등법원판결

대구고등법원 2022. 4. 29. 선고 2021누4640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B일자 출생한 사람으로 2000. 2. 28. 지방공무원으로 임용되어 근무하다가 2019. 1. 18. 지방사회복지주사로 승진하였고, 이후 봉화군 C면사무소에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2020. 7. 6. 피고에게, 명예퇴직 희망일을 2020. 8. 31.로 정하여 명예퇴직원 및 지방공무원명예퇴직수당 지급신청서 등을 제출하였다. 피고는 2020. 7. 9.부터 2020. 7. 15.까지 감사기관, 수사기관 등에 명예퇴직 제한사유의 유무를 조회하여 ‘이상 없음’을 확인하였다. 이에 봉화군인사위원회는 2020. 7. 23. 원고의 명예퇴직 신청에 대한 서면심의를 진행하여 원고를 명예퇴직대상자로 선정하고, 지방사회복지 사무관으로 특별승진한다고 의결하였다.

다.

원고는 2020. 8. 21. 피고에게 명예퇴직 신청을 철회한다는 내용의 명예퇴직승인 취소 요청서를 제출하였다. 봉화군 인사위원회는 2020. 8. 26. 원고의 명예퇴직 신청 철회에 관한 심의를 진행하여 원고의 명예퇴직 신청 철회에 대하여 ‘수용불가’로 의결하였다.

라.

피고는 2020. 7. 27. C면장에게 원고에 대한 명예퇴직대상자 승인사실을 통보한 다음, 2020. 8. 28. 원고에 대하여 2020. 8. 31.자로 지방공무원법 제39조의3 제1항 제4호에 의하여 지방사회복지 사무관으로 특별승진시키고, 같은 법 제66조의2에 의하여 면직하는 처분(이하 이와 같은 면직처분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마.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경상북도지방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하였으나, 2020. 12. 16. 청구기각 결정을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호증, 을 제1, 2, 4, 5, 9,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절차적 위법

가)

청문절차 미실시 및 의견제출 기회 미부여

공무원의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분을 할 경우 당사자를 참석시켜 청문을 하고 의견제출 기회를 부여하여야 함에도, 피고는 원고가 명예퇴직 신청의사를 철회한 후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도 원고를 상대로 청문을 하거나 의견제출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처분사유 및 불복절차 미고지

피고는 원고가 명예퇴직 신청의사를 철회하였음에도 원고에게 불리한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명예퇴직 신청의사 철회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유를 제시하지 않았고, 이 사건 처분에 이의가 있을 경우 소청제기가 가능하다는 사실과 그 제기기간을 고지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2)

실체적 위법

가)

신의칙에 반하지 않는 명예퇴직 신청의사의 철회

원고는 2020. 7. 26.부터 C면장 및 피고의 인사담당자를 통해 피고에게 명예퇴직 신청을 철회하였다. 위 철회는 신의칙에 반하지 않는 것으로 유효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고를 면직시킨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근로관계 종료 합의 전의 명예퇴직 신청 철회

명예퇴직은 근로자가 명예퇴직의 신청(청약)을 하면 사용자가 이를 승인(승낙)함으로써 합의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고, 이러한 합의가 있기 전에는 근로자가 그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다. 원고는 명예퇴직수당 지급대상자로 승인되었다는 통보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2020. 7. 26. C면장에게, 2020. 7. 27. 피고의 인사담당자에게 명예퇴직 신청철회 의사를 표시하였으므로, 원고의 명예퇴직 청약 의사표시에 대하여 피고의 승낙 의사표시가 도달하기 전에 명예퇴직 신청의사를 적법하게 철회한 것이 된다. 그럼에도 원고에 대하여 명예퇴직을 명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절차적 위법 주장에 대하여

가)

관계 규정 및 관련 법리

○

행정절차법 제21조, 제22조, 제23조, 제26조는,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처분의 원인이 되는 사실과 처분의 내용, 의견제출 관련 사항 등을 사전 통지하고, 필요할 경우 청문 등으로 의견청취를 하며, 처분의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고, 불복절차에 필요한 사항을 알려야 한다”는 취지를 규정하고 있다. 다만, 행정절차법 제3조 제2항 제9호는 “공무원 인사 관계 법령에 따른 징계와 그 밖의 처분 등 해당 행정작용의 성질상 행정절차를 거치기 곤란하거나 거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사항과 행정절차에 준하는 절차를 거친 사항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에 대하여는 행정절차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라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고, 그 시행령 제2조 제3호는 ‘공무원 인사관계법령에 의한 징계 기타 처분에 관한 사항’을 행정절차법 적용제외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행정절차법 제3조 제2항 제9호,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3호).

○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은 행정청이 처분을 하는 때에는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행정청의 자의적 결정을 배제하고 당사자로 하여금 행정구제절차에서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는 것이므로, 처분서에 기재된 내용과 관계 법령 및 당해 처분에 이르기까지의 전체적인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처분 당시 당사자가 어떠한 근거와 이유로 처분이 이루어진 것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어서 그에 불복하여 행정구제절차로 나아가는 데에 별다른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처분서에 처분의 근거와 이유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로 말미암아 그 처분이 위법한 것으로 된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7두20362 판결 등 참조).

○

행정절차법 제26조는 “행정청이 처분을 할 때에는 당사자에게 그 처분에 관하여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 여부, 그 밖에 불복을 할 수 있는지 여부, 청구절차 및 청구기간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을 알려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고지절차에 관한 규정은 행정처분의 상대방이 그 처분에 대한 행정심판의 절차를 밟는 데 편의를 제공하려는 것이어서 처분청이 위 규정에 따른 고지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경우에 따라 행정심판의 제기기간이 연장될 수 있음에 그칠 뿐, 그 때문에 심판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두66633 판결 등 참조).

나)

절차적 하자로 인한 처분의 위법 여부

앞서 본 인정사실과 원고의 절차적 하자 주장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은 원고의 명예퇴직 신청에 대한 면직처분에 관한 것으로, 위와 같이 행정절차법 적용제외 사항으로 규정된 ‘공무원 인사관계법령에 의한 징계 기타 처분에 관한 사항’에 해당하고, 원고의 명예퇴직 신청에 따라 진행된 명예퇴직 절차가 거의 완료된 단계에 이르러 표시된 신청철회의사를 받아들이지 않고 예정된 마무리 절차를 진행한 것에 불과하여, ‘해당 행정작용의 성질상 행정절차를 거치기 곤란하거나 거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사항과 행정절차에 준하는 절차를 거친 사항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행정절차법의 관계 규정들이 적용되지 않는다.

설령, 이 사건에 행정절차법의 관계 규정들이 적용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위 인정사실과 인용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이나 그 제출의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처분이 원고가 주장하는 절차적 하자로 위법하게 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어느 모로 보나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①

갑 제3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20. 8. 21. 피고에게 “명예퇴직 신청을 철회한다”는 내용의 명예퇴직승인취소 요청서를 제출하면서 그와 함께 철회사유서도 제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미 원고에게 변명과 유리한 자료를 제출할 기회가 부여되었다고 볼 수 있다.

②

피고가 원고의 명예퇴직 신청의사 철회 후에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명예퇴직 신청의사 철회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유를 제시하였다고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이미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적법한 행정구제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2)

실체적 위법 주장에 대하여

가)

명예퇴직 철회의 신의칙 위반 여부

⑴ 관련 법리

공무원이 한 사직의 의사표시는 그에 터잡은 의원면직처분이 있을 때까지는 원칙적으로 이를 철회할 수 있는 것이지만, 다만 의원면직처분이 있기 전이라도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한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철회는 허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1993. 7. 27. 선고 92누16942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인지 여부는, 사직원을 제출한 때로부터 철회하기까지의 기간, 사직원을 제출하게 된 경위, 사직의 의사를 형성한 동기, 사직의사를 철회하게 된 이유, 사직의사 철회 당시의 상황, 의원면직처분 절차 및 경과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⑵ 인정사실

다음의 사실은 위 인용증거들에다가, 갑 제5, 7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3, 6, 7, 8, 14, 17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 원고는 2020. 7. 6. 피고에게 명예퇴직원을 제출한 후, 2020. 7. 8.부터 2020. 7. 14.까지는 장기재직휴가를, 2020. 7. 15.부터 2020. 8. 31.까지는 퇴직준비휴가를 사용하고 있었다. 당시 피고는 2020. 7. 9.부터 2020. 7. 15.까지 감사기관, 수사기관 등에 명예퇴직 제한사유의 유무를 조회하여 ‘이상 없음’을 확인하였다. 이에 봉화군인사위원회는 2020. 7. 23. 원고의 명예퇴직 신청에 대한 서면심의를 진행하여 원고를 명예퇴직대상자로 선정하고, 지방사회복지 사무관으로 특별승진한다고 의결하였다.

㈏ 원고는 2020. 7. 26.(일요일) C면장 F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송하였는데, 그 요지는 “명퇴금으로 수입식품판매사업을 하려고 하였는데 코로나로 어렵게 되었으니, 명퇴신청을 육아휴직으로 변경하고 좀 더 알아보고 안정된 다음 명퇴를 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해서 의논드린다.”라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송하였다. 당시 F의 답신은 없었다.

㈐ 원고는 2020. 7. 27.(월요일) 15:53부터 16:15까지 피고의 인사담당 주무관 E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 당시 원고의 질의 요지는 “어떤 일을 시작해야 하는데 경기가 너무 안 좋아서 어려우니 일을 구한 뒤에 퇴직결정을 하는 게 어떨까 한다. 명퇴신청과 퇴직준비휴가를 소급하여 육아휴직으로 변경하거나 결근 처리하는 방법이 있는지? 주무관이 행정안전부에 질의하여 달라. 그 답변에 따라 결정하면 될 것이다. 법적으로 규정으로 안 되면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다.”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E의 답변 요지는 “주사님 건은 절차가 다 끝났다. 8월달에 명퇴수당 지급될 것이다. 소급해서 휴직으로 변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퇴직휴가 사용한 것을 처리할 방법이 없다.”라는 것이다.

㈑ 원고는 2020. 8. 15. E에게 ”명예퇴직 신청 후라도 철회가 가능하다는 자료를 인터넷에서 찾았다. 검토 후에 연락 달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당시 휴가 중이던 E은 2020. 8. 19. 원고에게 ”명예퇴직 지급대상자 승인 결정과 통보가 완료되어 2020. 8. 31.자 명예퇴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명예퇴직 신청의 철회를 원하면 신청철회서를 정식으로 제출하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원고는 2020. 8. 21. 피고에게 ”명예퇴직 신청을 철회한다“라는 내용의 명예퇴직승인취소 요청서를 제출하였다.

㈒ 봉화군 인사위원회는 2020. 8. 26. 원고의 명예퇴직 신청 철회에 관한 심의를 진행하여 원고의 명예퇴직 신청 철회에 대하여 ‘수용불가’로 의결하였다. 이에 피고는 2020. 8. 26. 원고에게 ”원고의 철회요청은 ‘행정의 신뢰성 및 봉화군 행정조직의 안정성 확보’의 사유로 수용이 불가능하다“라고 회신하면서, 명예퇴직수당의 지급계획을 통지하였다.

㈓ 원고는 2020. 8. 28. E으로부터 ”명예퇴직수당을 송금 받을 금융기관 계좌번호를 알려달라“는 문자를 받고, 원고의 농협 계좌번호를 알려 주었다. 원고는 2020. 8. 31. 피고로부터 명예퇴직수당 109,233,720원을 지급받은 후 그 돈을 기존 대출금 상환에 전부 사용하였고, 퇴직 후 공무원연금을 일시금으로 지급받아 생활비로 사용하였다.

㈔ 원고는 이 사건 명예퇴직원을 제출한 후 2020. 7. 8.부터 2020. 8. 31. 위와 같은 장기재직 휴가 내지 퇴직준비 휴가를 사용하는 등으로 지금까지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았다.

㈕ 피고는 원고의 명예퇴직 신청에 따라 대체인력을 충원하는 절차를 진행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의 퇴직처리 직후인 2020. 9. 1. 원고의 후임자가 C면 주민복지팀 복지업무 담당자로 발령되었다.

⑶ 원고의 명예퇴직신청 철회 시기

위 인정사실과 인용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2020. 7. 26.부터 F나 E에게 ‘명예퇴직 신청과 퇴직휴가 사용을 소급하여 육아휴직 등으로 변경할 수 있는지’ 등을 문의하다가, 2020. 8. 21. 피고에게 명예퇴직 신청을 철회하는 내용의 명예퇴직승인취소 요청서를 제출함으로써 비로소 피고에게 명예퇴직 신청을 철회하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그 철회 시기가 2020. 7. 26.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행정안전부 명예퇴직제도 운영 매뉴얼에는 ”신청인이 명예퇴직철회를 요청할 시에는 철회사유서를 첨부하여 소속기관의 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을 제17호증). 원고가 F에게 명예퇴직 변경문제를 의논하려고 시도하거나 E과 명예퇴직 변경문제에 관하여 의논한 방식도 개인의 휴대폰을 통한 일방적인 카카오톡 메시지 전달이나 문자메시지 교환에 불과하여, 그것만으로 피고에 대한 명예퇴직 신청 철회의 확정적인 의사가 명확하게 표시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②

원고가 2020. 7. 26.(일요일) F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은 ”명예퇴직을 육아휴직으로 변경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의논하고 싶다는 것“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하여 F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카카오톡 메시지만으로 ”원고가 피고에게 확정적으로 명예퇴직 신청 철회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③

원고가 2020. 7. 27. E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도 ”명퇴신청과 퇴직준비휴가를 소급하여 육아휴직으로 변경하거나 결근 처리하는 방법이 있는지를 행정안전부에 질의하여 달라“는 것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하여 E은 ”이미 명예퇴직 절차가 다 끝났기 때문에 소급해서 휴직으로 변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답변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문자메시지만으로 ”원고가 피고에게 확정적으로 명예퇴직 신청 철회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④

위와 같이 원고는 2020. 8. 21.까지 피고 소속 공무원들과 개인적인 문자메시지 문답만 하였을 뿐, 정식으로 명예퇴직 신청철회서를 제출하는 등으로 철회의사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더구나 원고는 이 사건 명예퇴직원을 제출한 후 2020. 7. 8.부터 지금까지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퇴직휴가 사용을 육아휴직으로 변경하거나 결근 처리하는 방법을 문의함으로써 피고에 출근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였다.

⑷ 원고의 명예퇴직 신청의사 철회가 신의칙에 반하는지 여부

위 인정사실과 인용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명예퇴직 신청에 따른 이 사건 처분이 있기 직전인 2020. 8. 21. 피고에게 명예퇴직신청을 철회하였지만, 이는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는 철회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명예퇴직 신청에 따라 이루어진 적법한 처분이라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지방공무원법, ‘지방공무원 명예퇴직수당 등 지급 규정’의 관계 규정에 의하면, 명예퇴직수당은 예산의 범위 내에서 지급할 수 있는데, 명예퇴직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는 자는 공무원으로 20년 이상 근속한 자로서 정년퇴직일 전 1년 이상의 기간 중 자진하여 퇴진하는 경력직공무원(임용기간을 정하여 임용된 교육공무원은 제외)으로 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매년 2회 이상 명예퇴직수당의 지급대상ㆍ인원ㆍ신청기간ㆍ지급방법ㆍ지급일 기타 명예퇴직수당의 지급에 관한 사항을 명시하여 명예퇴직수당의 지급신청기간 개시일 20일 전까지 공고하여야 하며, 명예퇴직수당을 지급받고자 하는 자는 소정의 신청기간 내에 명예퇴직수당지급신청서에 명예퇴직원을 첨부하여 이를 소속기관의 장을 거쳐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제출하여야 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명예퇴직수당지급신청서를 받은 때에는 신청기간 경과 후 30일 이내에 당해 인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명예퇴직수당지급대상자를 결정하여야 한다.

위 규정들에 의하면, 명예퇴직수당은 정년이 보장됨에도 정년이 되기 전에 공무원 신분을 종료하는 자에 대하여 엄격한 요건 하에 공무원의 특별한 책임과 의무를 성실히 수행한 데 대해 생활보장의 일환으로 지급되는 것으로서, 법령의 요건에 해당하는 것만으로 바로 명예퇴직수당지급청구권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심사ㆍ결정에 의하여 비로소 명예퇴직수당지급청구권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명예퇴직 제도는 예산이 편성된 범위에서 엄격한 요건에 대한 심사ㆍ결정을 거친 대상자에 대하여 시행될 수 있을 뿐이므로, 일반 의원면직의 경우보다 더 엄격하고 제한된 절차에 의하여 운용될 수밖에 없는 제도적 특성이 있다. 따라서 그 절차 진행 중 당사자들의 신의칙 위반을 판단함에 있어서도 이러한 명예퇴직 제도의 특성이 고려되어야 한다.

②

원고는 2020. 7. 6. 피고에게 명예퇴직을 신청하면서 스스로 명예퇴직 희망일을 2020. 8. 31.로 지정하였음에도 2020. 7. 8.부터 명예퇴직을 전제로 한 휴가들을 사용하고 업무에 복귀하지 않고 있으면서, 명예퇴직 신청일로부터 1개월 15일가량이지나 명예퇴직 희망일자를 10일가량 남겨둔 2020. 8. 21.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명예퇴직신청을 철회하였다.

③

공무원의 휴가는 그 사유가 종료되었을 경우에는 휴가가 중단되어 공무원에게 출근할 의무가 발생한다. 원고가 명예퇴직 신청을 확정적으로 철회할 의사가 있었다면, 즉시 명예퇴직 신청철회서를 제출하고 휴가 사용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할 필요가 있었다. 그럼에도 원고는 계속 휴가를 사용하면서 오히려 E에게 ‘육아휴직이나 결근 처리의 가능성’을 문의함으로써 업무복귀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였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출근의사를 밝히거나 출근을 위한 노력을 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④

피고는 원고의 명예퇴직 신청에 따라 예정된 일정에 맞춰, 관련 예산을 편성하는 한편 감사기관, 수사기관 등에 명예퇴직 제한사유의 유무를 조회하여 ‘이상 없음’을 확인하고, 원고의 퇴직과 후임자 임용에 관한 인사위원회 의결 절차까지 진행하였다. 그런데 원고가 그 철회 의사를 확정적으로 표시한 시기는, 그러한 피고의 예산편성, 신원조회, 후임자 인사 및 인사위원회 의결 등이 사실상 완료된 시점이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원고의 명예퇴직 신청이 철회될 경우, 예산 등 행정자원의 낭비가 예상 외로 발생할 뿐만 아니라, 행정의 일관성이나 행정조직의 안정성을 크게 해칠 수 있다. ⑤ 원고는 명예퇴직을 전제로 지방사회복지 사무관으로 특별승진을 하기도 하였다. 또한, 원고는 2020. 7. 6. 명예퇴직을 신청하면서 명예퇴직수당 지급신청서를 함께 제출하였고, 2020. 8. 21. 피고에게 명예퇴직신청을 철회하였음에도 2020. 8. 28. E에게 명예퇴직수당을 지급받을 농협 계좌번호를 알려주었다. 원고는 2020. 8. 31. 피고로부터 명예퇴직수당 109,233,720원을 지급받아 기존 대출금 상환에 전부 사용하였고, 퇴직 후 공무원연금을 일시금으로 지급받아 생활비로 사용하였으며, 지금까지 이를 반환하거나 공탁한 사실도 없다. 이러한 원고의 외관상 행위는 그 주장과는 달리 명예퇴직 신청의사를 전제로 한 것으로, 아직까지도 그 신청의사를 확정적으로 철회하였는지를 의문스럽게 할 뿐만 아니라, 그 철회 주장의 신의칙 위반을 강하게 시사한다고 할 것이다.

⑥

원고는 ”페인트 도색사업을 제안받고 명예퇴직 신청을 하였으나, 그 사업 진행에 차질이 생겨 명예퇴직 신청을 철회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이러한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오로지 개인적인 사정으로 명예퇴직신청을 하였다가 그 상황의 변화 여부에 따라 신청의사 철회 여부나 시기를 저울질하였을 뿐, 피고나 피고 소속 공무원들이 이에 영향을 미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나)

근로관계 종료 합의 주장에 대하여

우선, 특별권력관계에 있는 공무원의 명예퇴직은 의원면직의 일종으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근로자들처럼 근로관계 종료 합의에 의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의 신분을 종료시키는 행정행위인 임면권자의 면직처분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따라서 근로자와 사용자의 합의에 의한 근로관계 종료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설령, 공무원의 명예퇴직 신청과 임면권자의 면직처분을 근로관계 종료 합의라고 선해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명예퇴직 신청철회 시기는 2020. 8. 21.일뿐, 원고 주장의 2020. 7. 26. 내지 2020. 7. 27.경이 아니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역시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태현(재판장) 원호신 정성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