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부동산개발 및 시행업을 목적으로 2019. 10. 7. 설립된 회사이다. [대표자는 설립 당시 사내이사 J였다가 2021. 9. 7. 대표이사 M으로 변경되었으나, 그 실제 사주는 H이다.]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은 부동산개발사업 등을 목적으로 2019. 5. 7. 설립된 회사이다. [대표이사는 R으로 되어 있으나, 실제 사주는 H이다.]
원고는 2019. 10. 14.부터 2021. 3.경까지 ‘본부장’의 직함을 가지고 C에 소속되어 있던 임원(이사) 또는 직원이다.
토지매입 용역계약
C은 대구 수성구 D 일대(사업지 41,111.96㎡, 진입로 1,749㎡, 국공유지 1,285㎡)에 공동주택을 개발하는 사업을 시행하기로 하고, 2019. 10. 23. 피고와 사이에 대금을 65억 원으로 정하여 위 사업구역 내 토지의 매입업무에 관한 용역을 위탁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2019. 10. 25. 주식회사 F(이하 ‘F’라 한다), 주식회사 G(이하 ‘G’라 한다)와 사이에 대금을 23억 원으로 정하여 위 토지의 매입업무에 관한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의 용역업무 수행 등
원고는 2019. 4.경부터 H의 요청으로 위 사업구역 내 토지매입 용역업무 일부를 수행하다가 2019. 10. 14. C에 사내이사 겸 본부장의 직책으로 입사하였다.
원고와 C의 전무 I는 2020. 4.경 계약 당사자를 원고 및 피고로 하여 ‘원고가 피고를 위하여 이 사건 사업구역 내 토지의 30%에 해당하는 약 12,333㎡를 총 매매대금 500억 원에 매입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위 용역의 대가로 15억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2019. 10. 8.자 ’부동산 매입 용역(프리랜서) 계약서‘(갑 제1호증, 이하 ’이 사건 프리랜서 계약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통보 등
C은 2021. 3. 16. 원고에게 ‘원고가 2021. 2. 15. 이후 현재까지 무단결근하고, 회사 소유의 차량을 무단 사용하였으므로 원고를 해고한다’고 통보하였다.
한편, 원고는 2021. 5. 7.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C의 위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6. 28.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8, 9, 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프리랜서 계약서와 같이 용역업무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른 용역업무를 모두 수행하였으므로, 피고는 위 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용역대금 15억 원과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이 사건 프리랜서 계약서는 피고에 대한 세무조사 중에 법인 자금을 인출하기 위해 원고와 합의하여 형식적으로 작성한 것에 불과하므로,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이다. 또한 공동주택 개발사업을 위한 토지매입 업무는 F가 수행하였고, 원고는 위 용역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없다.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갑 제14, 17, 18, 23, 25호증, 을 제9 내지 11, 13, 21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I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반대사정에 비추어, 이 사건 프리랜서 계약서는 단지 피고에 대한 세무조사에 대응하기 위하여 피고의 실제 사주 H의 요청에 따라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이므로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고, 갑 제12, 35호증의 각 기재와 당심 증인 S, T의 일부 서면증언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프리랜서 계약서 기재와 같은 내용의 용역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원고의 주장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프리랜서 계약서는 원고가 프리랜서로서 피고와 토지매입업무 용역계약을 체결한 것을 전제로 하고 있으나, 원고는 위 용역기간 중 대부분을 근로자 내지 임원으로서 C으로부터 급여와 차량을 지급받으면서 용역업무를 수행하였고, 출장이나 외근 경비 일체를 C으로부터 지급받았으며, 업무내용을 매일 C에 보고하였다. 이 사건 프리랜서 계약서 이외에 용역업무 수행에 관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별도의 대가를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는 자료는 찾아보기 어렵다.
원고는 이 사건 사업구역 내의 토지매입 92건을 완성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실제사주 H)와 FㆍG 사이의 소송에서 그 중 78건은 F가 수행한 업무로 인정되어 이를 전제로 용역대금 정산이 완료된 바 있다. 나머지 14건 중 8건(갑 제5호증의 1 기재 제83 내지 90번 기재 용역) 역시 용역인원들이 해결하지 못하여 토지소유자들이 H의 사무실로 찾아와 매매대금을 정하고 법무사 입회 아래 계약서를 작성한 것이었으므로 원고가 그 매입에 특별한 기여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수사기관에서 토지매입 용역작업은 F와 G가 수행하였다고 진술한 바도 있다. 따라서 토지매입 용역작업에 대한 원고의 기여 정도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위 개발사업에 관한 PF대출이 실행될 즈음 피고(H)에게 용역작업 수행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면서 출근을 거부하다가 2019. 11. 30. 피고로부터 3,000만 원을 지급받고서 업무에 복귀하였을 뿐 원고의 용역작업개시일(2019. 4.경)로부터 1년이 지나도록 피고와 사이에 용역대가 지급에 관한 구체적 약정을 체결하지 않다. 그 후 피고에 대한 과세당국의 세무조사(2020. 2.경부터 2020. 5.경까지)가 진행 중이던 2020. 4.경 피고(H)의 요구 내지 지시에 따라 비로소 이 사건 프리랜서 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원고는 수사기관에서 위 계약서 작성경위에 관하여 “세무조사가 마무리될 즈음 피고 법인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없었던 H이 저(원고)에게 ’일단 피고 법인 자금을 토지용역비 명목으로 내려줄테니 그 돈을 내(H)가 사용하자‘고 지시했습니다. 2020. 2.경 H, I가 세무조사 대응방안으로 이 사건 프리랜서 계약서를 작성하고 계약서 작성일을 2019. 10. 8.자로 소급하여 작성하자고 저에게 제안하였는데, 저는 회장의 지시라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라고 진술한 바 있다.
이러한 사정에 의하면, 이 사건 프리랜서 계약서는 C 또는 피고의 법인자금을 합법적으로 인출하기 위한 외형 또는 수단으로서 피고(H)의 요청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위 이 사건 프리랜서 계약서는 F 및 G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용역계약서와 비교하여 사업지구에 관한 오기까지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는 반면 첨부서류로 기재되어 있는 부속서면(법인 사업자등록증 사본, 신분증 사본, 통장 사본, 토지매입조서)이 제대로 첨부되어 있지 않다. 나아가 C(H) 또는 피고가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부동산매입용역계약서(을 제1, 2호증)와 비교해 보아도 부동산매입금액, 부동산매입의 방법과 조건, 용역기간, 용역비의 지급방법 등이 누락되어 있어 위 계약서 작성 당시에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제로 토지매입 용역을 산정하여 대가를 지급하려는 구체적인 의사가 존재하였는지 의문스럽다.
피고(H)는 2019. 4. 4. FㆍG와 사이에 용역계약을 체결하면서 ’매매대금 총액 780억 원의 한도 내에서 2019. 5. 19.까지 사업구역 내 토지(진입로, 국공유지를 각 제외하고 총 35,041.48㎡)의 95%를, 2019. 6. 10.까지 위 토지의 100%를 매입하는 대가로 용역대금 23억 원을 지급하고, 그마저도 예정된 매매대금 총액을 10억 원 이상 초과하는 경우 용역비의 일부를 공제하도록 정하였다. 그런데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위 계약서에는 ‘매매대금 총액 500억 원의 한도 내에서 위 토지 중 12,436.37㎡(전체 토지의 36%)를 매입하는 대가로 용역대금 15억 원(FㆍG에 대한 용역대금의 66%)을 지급하고, 예정된 매매대금을 초과하더라도 용역비를 공제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어 용역대금 지급조건이 매우 이례적이다.
비록 원고와 피고가 원고의 노고에 대하여 사례를 지급하기로 암묵적으로 용인한 바 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원고의 지위나 역할에 비추어 원고의 기여 정도를 위 계약서에 기재된 15억 원으로 평가하고 그에 따라 이 사건 프리랜서 계약서를 작성하였다는 것은 현실성이 부족하여 믿기 어렵다(원고는 제1차 PF대출 직후인 2019. 11. 30.
3,000만 원, 이 사건 프리랜서 계약서 작성을 전후한 2020. 4.경 3,000만 원 등 합계 6,000만 원을 피고로부터 이미 지급받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손병원(재판장) 남명수 이도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