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2022. 7. 7. 선고 2021고정210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은 경북 경주시 B 소재 ㈜C 대표로서 근로자 30명을 사용하여 서비스업을 행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8.08.01.부터 근무하다 2020.08.25. 퇴사한 D의 퇴직금 6,070,577원과 2019.02.09.부터 근무하다 2020.05.11. 퇴사한 E의 퇴직금 3,106,923원 등 2명의 퇴직금 합계 9,177,500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D은 2018. 8. 1.부터 2020. 8. 25.일 기간 동안 피고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가 아니고, E은 근로기간이 1년이 되지 않았으므로 모두 퇴직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나.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 있어서 공소된 범죄사실에 대한 거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1996. 3. 8. 선고 95도3081 판결,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도5255 판결 등 참조). 또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9. 7. 선고 2006도777 판결 등 참조).

다.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고인은 2018. 8. 1. D과 ‘입사일 2018. 8. 1.’, ‘근로계약기간 정함이 없음’, ‘기본급 300만 원’으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후 매달 D에게 급여 명목으로 300여만 원을 지급해온 사실, ② 피고인이 E에게 2019. 8. 1.경부터 2020. 5. 11.까지 매달 250여만 원을 급여 명목으로 지급한 사실, ③ D과 E이 4대 보험을 적용받아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D과 E이 피고인의 근로자인 것 같은 외관을 띠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위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들 즉 ① D과 E이 담당하는 업무는 감리업무로써 직접 건설현장에 나가 현장을 관리감독하는 것이 업무의 필수요소임에도 불구하고 D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시점인 2018. 8. 1.부터 2020. 8. 25.까지 한 번도 건설현장에 나가지 않았고, E 역시 2019. 2. 19.부터 같은 해 7. 30.까지만 건설현장에 나갔을 뿐 2019. 8. 1.부터 2020. 5. 11.까지 건설현장에 나가지 않은 점, ② 건설현장에 나가지 않는 기간 동안 피고인이 D과 E의 출퇴근을 관리하거나 업무지시를 한 바 없고 실제로 D과 E은 위 기간 동안 어떠한 업무도 하지 않은 점, ③ 업무 내용이나 범위, 근무 시간, 수당 등의 차이로 매달 급여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으나 건설현장에 나갈 경우와 비교하여 집에서 대기하고 있었다고 주장하는 기간 동안의 급여액에 상당한 차이가 있어 하나의 근로계약에 기하여 지급되는 급여로 보기에는 상당한 의문이 있는 점, ④ 비록 관련 법률에서 금지하고 있으나 자격증의 대여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D과 E이 아무런 업무도 하지 않은 채 매달 일정 금액(현장에 나갈 때와 비교하여 상당히 적은 금액)을 지급받았다면 이는 근로의 제공에 따른 대가라기보다는 자격증 대여에 대한 대가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할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현장근무를 하지 않은 채 급여 명목의 돈을 지급받기만 한 기간 동안 D, E이 피고인에게 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이를 전제로 한 퇴직금 지급의무 위반 역시 인정하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는 아니한다.

판사 우정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