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별지 ‘퇴직금 산정표’의 ‘근무기간’란 기재 각 근무기간의 초일에 피고 운영기계부품제조업체에 입사하여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각 근무기간의 말일에 퇴직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퇴직금 산정표’의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해당 금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쟁점(원고들이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판단 기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이 근로자가 사용자에 대한 종속적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 시간․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를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도록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해 스스로 이윤을 창출하거나 손실 등 위험을 부담하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 인정되는지 등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인정 사실
기계부품제조업체를 운영하는 피고는 이른바 소사장(기업의 업무 중 일부 생산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사업자)인 용접기술자 E에게 용접업무를 위탁하였다. 원고들은 E의 알선으로 피고와 구술로 용접업무에 관한 노무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가 의뢰하는 용접업무 등의 용역을 제공하고 대가는 매월 작업한 양을 기준으로 정산하여 받기로 약정하였다. 당시 용역 수행 과정에서 의사결정 및 작업시간은 원고들이 E과 의논하여 정하도록 하였다.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용접업무 등의 용역을 의뢰받으면 자신의 형편에 맞추어 용역을 제공할지 여부를 결정하였다. 원고들은 용역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경우 E과 협의하여 업무내용과 작업시간을 정하여 업무를 수행하였고, 업무의 수행과정에서 피고로부터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아니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이 매월 작업한 물건의 품목과 개수 등을 기재한 ‘외주비정산내역서’라는 문서를 작성한 다음, 이를 토대로 매월 보수(= 작업한 물건의 품목별 개수 × 작업 단가)를 정산하여 지급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보수 이외에는 각종 수당이나 상여금, 휴가비 등을 전혀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들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원고들은 별지 ‘퇴직금 산정표’의 ‘근무기간’ 중 피고의 동의나 승인 없이 독자적으로 시장에서 고객과 접촉하여 동일․유사한 종류의 노무를 제공하고 그 대가를 받았거나 받을 수 있었고, 피고는 이에 대하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매월 보수에서 3.3%의 사업소득세만을 원천징수한 나머지 금액을 지급 받았고, 고용보험, 직장건강보험 등에 가입되어 있지 아니하였다.
원고들은 피고가 소속 근로자를 상대로 실시한 직무 관련 교육이나 회의에 참석하거나 참석을 요청받은 사실이 없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1, 2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판 단
위 인정사실 등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원고들은 피고와 명시적인 근로계약이나 고용계약 등을 체결한 적이 없고, 피고가 정한 취업규칙이나 복무(인사)규정의 적용도 받지 아니하였다.
피고가 작업할 물건의 품목과 개수를 기재한 생산계획표를 작성하여 원고들에게 교부한 것은 노무도급계약의 성질상 불가피한 것이었을 뿐, 이를 두고서 원고들이 일방적으로 업무의 내용을 정한 것이라거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원고들은, 피고가 소속 직원들에 대하여 정한 근무조건이나 근무시간에 구속받지 않았다.
원고들이 피고부터 받은 보수는 제공한 노무의 대가일 뿐이고 그 밖에 다른 성격이 있지는 않다.
원고들은 본인들에게 유리하다는 판단 아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노무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이고 전속적인 노무도급계약을 체결하여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한편, 정해진 근무조건이나 근무시간에 구애됨 없이 자신의 형편에 맞추어 자유롭게 일하면서 틈틈이 자신의 계산으로 별도의 사업을 영위함으로써 경제적 이익을 증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정을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이 피고에 대한 종속적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결 론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판사 권기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