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C 주식회사의 자회사로서 수력 · 원자력발전소 등에 대한 경비 및 경호 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19년경 피고에 입사한 뒤 기획감찰부 등의 부서를 거쳐 2024. 1. 2.부터 경비운영부 부장으로 근무하였다.
피고는 2024. 6.경 소속 직원들로부터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및 직장 내 성희롱에 관한 신고를 받았다. 피고는 2024. 7. 2.부터 2024. 8. 20.까지 직장 내 괴롭힘 등에 관한 조사를 하고, 2024. 8. 26. 고충심의위원회를 개최하였는데, 심의 결과 총 22건의신고사항 중 아래 표 기재와 같이 8건의 직장 내 괴롭힘과 1건의 직장 내 성희롱 사실이 인정되었다(이하 각 인정된 사유를 아래 표 순번에 따라 '제○ 해고사유'라고 칭한다).
피고는 2024. 9. 5. 위 심의결과를 토대로 제1차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위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한 해임이 의결되었다. 이에 피고의 대표이사는 2024. 9. 6. 원고에게 아래와 같이 '해임'의 징계를 하는 내용의 징계처분장과 함께 그와 같은 사유로 2024. 10. 6.자로 해임됨을 통보하는 내용의 해임예고통보서를 보냈다(이하 위 2024. 10. 6.자 해임을 '이 사건 해고'라 하고, 위 해고의 의사표시가 기재된 징계처분장 및 해임예고통보서를 '이 사건 징계처분서 등'이라 한다).
<1> 라. 이에 원고가 항고하였으나, 2024. 9. 26. 개최된 피고의 제2차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의 항고를 기각하고 원처분을 유지하는 의결이 이루어졌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포함, 이
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해고는 다음과 같은 절차적 · 실체적 하자가 있어 위법하여 무효이다.
절차적 하자
이 사건 징계처분서 등에는 원고에게 8건의 직장 내 괴롭힘 및 1건의 성희롱 사실이 인정된다고만 기재되어 있을 뿐 구체적인 해고사유가 특정되어 있지 않다. 원고는 이 사건 소송을 통해 제출된 고충심의위원회 회의록 및 인사위원회 회의록을 확인하고서야 비로소 구체적인 해고사유를 알게 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의 구체적 이유제시의무를 위반한 채 이루어진 것으로 위법하다.
실체적 하자
해고사유의 부존재
이 사건 해고사유는 대부분 직원들의 미흡한 업무수행을 바로잡고 근무기강을 확립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원고의 지적과 질책을 허위 · 과장되게 진술하거나 발언의 전체적인 맥락을 무시한 채 선택적으로 발췌한 것인데다가 직장 내 괴롭힘이나 성희롱에 이를 정도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징계양정의 과다
설령 이 사건 해고사유가 인정되더라도, 그 사유의 발생 경위와 내용, 특히 처음에는 22건의 신고사항이 접수되었으나 그 중 인정된 해고사유는 9건에 불과하였던 점, 피고의 징계양정 기준, 원고의 평소 성실한 근무태도 및 표창 수여내역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해고는 징계양정이 과다하여 위법하다.
판단
절차적 하자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쉽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 내용을 기재하여야 한다. 다만 해고 대상자가 이미 해고 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하면 해고통지서에 징계사유를 축약해 기재하는 등 징계사유를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위 조항에 위반한 해고통지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다81609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 즉 ① 이 사건 징계처분서 등에는 '원고에 대하여 8건에 직장 내 괴롭힘 및 1건의 성희롱 사실이 확인되고 그 중 3건은 폭행으로 처벌될 수 있는 중대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대략적인 해고사유가 기재되어 있는 점, ② 원고는 신고 접수 후 이루어진 조사 과정에서 해당 사건을 담당한 노무사와 사이에 신고사실에 관한 문답을 통해 구체적인 해고사유를 확인하고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개진하였던 점, ③ 원고는 고충심의위원회에서 8건의 직장 내 괴롭힘과 1건의 직장 내 성희롱이 인정된 후 그러한 사실인정을 토대로 개최된 제1차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각 해고사유에 관하여 구체적인 반박을 하였고, 항고절차에 나아가기까지 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징계처분서 등에 앞서 인정한 것과 같이 해고사유를 기재한 데에 원고의 방어권을 침해할 정도의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절차적 하자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실체적 하자에 관한 판단
해고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직장 내 괴롭힘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각 사실과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사유는 모두 인정된다.
제1 해고사유
이 부분 해고사유의 피해자 D는 '거수경례를 하며 근무 중 이상 없음을 보고하자, 원고가 "근무 중 이상 없는 게 아니라 이상이 있다"며 "경계방향이 잘못된 거 아니냐"고 큰소리로 호통을 쳤고, "신입이 벌써부터 이딴 식으로 근무하면 되냐? 이런 식으로 하면 너는 아웃이다"라는 말로 질책하였으며, 양손으로 어깨를 4~5회 내리쳤다'라고 진술하였다. 위 진술은 그 경위, 상황, 내용 등에 관하여 매우 구체적일 뿐 아니라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진술하기 어려운 특징적인 사항까지 포함하고 있고, 현장에 있던 다른 직원 이창원의 진술과도 주요 부분이 일치한다.
사건 이후 피해자는 다른 직원 N에게 위 일을 언급하며 '심한 모멸감을 느꼈다'라는 취지로 말하였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피고에서 퇴사하였던바, 위 사건이 퇴사의 주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근무태도 지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행위라고 하나, 신입직원에게 '아웃이다'라는 등 근로관계 단절을 암시하는 부적절한 발언을 하고 어깨를 내리친 행위는 정당한 업무상 지적을 넘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제2 해고사유
이 부분 해고사유의 피해자 F은 '회사의 시차출퇴근제 시행에 따라 금요일은 07:00~16:00가 근무시간인데, 2024. 5.경 금요일 정해진 퇴근시간에 원고가 없어 16:30까지 기다리다 퇴근한 사실이 있다. 그런데 이후 원고가 사무실로 돌아와 직원들에게 "너네 팀장 벌써 도망갔냐"라는 말을 하였고, 매우 불쾌하였다. 원고는 시차출퇴근제 시행 이후 본인에게 "너는 왜 매주 집에 가려고 하느냐?"라는 말을 한 사실이 있다'라고 진술하였다. 현장에 있던 다른 직원 O도 '원고가 시차출퇴근제를 사용하여 금요일16시에 퇴근하는 피해자에 대해 자주 "도망갔다"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라고 진술하였고, 원고도 위와 같이 말을 한 사실을 크게 부인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원고의 발언은 정당하게 출퇴근하는 하급 직원에게 마치 업무를 소홀히 한다는 인상을 주어 정신적 부담을 지우는 것으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제3 해고사유
이 부분 해고사유의 피해자 G는 '원고가 2024. 6. 19. 21:40경 퇴근하는 피해자에게 얘기를 하자고 하며 1층 출입문 앞에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약 30~35분간 일방적으로 말을 하였고, 이야기 하는 도중 21:45경 및 22:15경 등 2차례나 오른손을번쩍 들어 피해자의 어깨를 "퍽"소리가 나도록 때렸다. 당시 상당한 통증과 함께 짜증이 났으나 참고 다음날 직속 부서장에게 관련 사실을 보고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 위 진술 역시 그 경위, 상황, 내용 등에 관하여 매우 구체적일 뿐 아니라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진술하기 어려운 특징적인 사항까지 포함하고 있고, 원고도 피해자의 어깨를 툭툭 쳤다며 피해자의 어깨에 유형력을 가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있다.
당시 상황이 녹화된 CCTV에서도 원고가 피해자의 어깨를 치는 장면이 확인되고, 당시 사건을 조사한 노무사는 CCTV를 확인한 후 원고가 어깨를 내리친 강도가 상당하여 툭툭 쳤다고는 평가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이러한 원고의 행위는 하급 직원에게 신체적 · 정신적 고통을 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제4 해고사유
이 부분 해고사유의 피해자 F는 '2023. 3. 9. 오후 사무실에서 업무 통화를 하였는데, 통화가 끝나고 나서 그 당시 전략기획부서장이었던 원고가 피해자의 자리로 와서 목소리와 사투리를 지적하였고, 주위에 있던 직원들에게 "얘 목소리하고 사투리 쓰는 거 이상하지 않냐?"고 물었으며, 본인의 옆자리에 있던 H 주임에게 "이상하지않냐?"라고 다시 물었고, 이에 H가 "이상한 거 모르겠다"라고 답변하였다. 그 당시 정말 부끄러웠고 모욕적인 느낌이 들었으며, 다른 사람에게 연락해서 본인의 목소리가 크냐고 물어보기도 했다'라고 진술하였다. 위 진술 역시 그 경위, 상황, 내용 등에 관하여 매우 구체적일 뿐 아니라,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진술하기 어려운 특징적인 사항까지 포함하고 있고, 당시 현장에 있던 H도 '원고가 "울산 출신 F 주임의 사투리가 이상하지 않냐"라고 공개적인 장소에서 모두가 들을 수 있을 정도의 목소리로 이야기하였다. F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조롱성 언사로 받아들이기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진술하였다.
이처럼 공개적인 장소에서 큰 소리로 피해자의 목소리와 말투가 이상하다고 비하한 원고의 행위는 대상 직원으로 하여금 수치심과 모멸감을 주기에 충분한 것 으로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제5 해고사유
이 부분 해고사유의 피해자 I는 '수습기간에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퇴근시각 이후인 18:30경 퇴근하면서 병원에 가보겠다고 보고하고 다음날 출근하자, 원고가 " 지시한 업무인 벽에 액자 설치를 하지 않고 간 걸 보았다. 이렇게 책임감 없이 일할 거냐"라고 다그쳤고, 이에 피해자가 몸이 너무 좋지 않아 액자를 설치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으나, 원고는 "이렇게 책임감 없이 일할 거면 앞으로 일 같이 못한다. 이딴 식으로 할 거면 네가 알아서 나가 주는 게 서로 좋지 않겠냐"라고 말한 사실이 있다. 또 원고는 피해자가 작성한 보고서를 본 후 내용을 지적하며 "이런 식으로 일할 거면 나가는 게 너도나도 서로 좋지 않겠냐", "한심하다. 그 나이 먹고 대체 뭘 해 왔던 거야? 이런 거 하나 못하고" 등의 모욕적인 표현을 하였다. 뿐만 아니라 원고는 많은 직원들이 있는 1층 사무실에서도 본인을 옆자리에 불러 앉혀 1시간 이상 업무상 지적을 하며 모욕적인 말을 한 사실이 있다'라고 진술하였다.
다른 직원 P, H도 '원고가 피해자를 지적하고 질책하는 방식이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인격적으로 상당히 기분이 나쁠 만한 것이었다. 피해자에 대한 인격모독적, 감정적 업무지적이 일상적이었다. 원고의 발언 중 "한심하다", "장교로 군대생활 했으면서", "나이가 몇 살인데" 등이 기억난다. 저런 게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라는 등 피해자의 진술과 주요 부분이 부합되는 진술을 하였다.
위와 같은 원고의 발언은 정당한 업무상 지적을 넘어 하급 직원의 인격을 비하하여 정신적 고통을 준 행위로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제6 해고사유
이 부분 해고사유의 피해자 I는 '원고의 지시에 따라 주말에 출근하여 업무를 보던 중 원고가 "사장님이 출근을 하시니 사장님 나갈 때까지 잠시 나갔다 오라"고 지시하여 1시간가량 밖에 나갔다가 다시 돌아온 사실이 있다. 너무 유치하고 황당하여 짜증도 많이 났다. 피해자가 주말에 나와서 하는 일이 별거 아니고 사장님이 오시니 도망갔다가 오라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진술하였고, 원고도 위와 같은 지시를 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원고 본인이 사장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 정당하게 주말에 나와서 근무하는 하급 직원으로 하여금 나가 있으라고 한 것으로서 직위를 이용한 부당한 지시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제7 해고사유
이 부분 해고사유의 피해자 J은 '2023. 1. 11:30경 사장님이 오시기를 기다리던 중 원고가 쫄대 파일(종이를 고정하는 플라스틱 막대기)로 피해자의 팔뚝을 탁탁탁 소리나게 치면서 "네가 가서 사장님 모시고 와"라고 웃으며 장난을 친 사실이 있고, 피해자는 정말 따가워서 하지 말라고 했으나, 원고는 "이게 뭐가 아파?"라고 하며 두세 번 더 쳤으며, 피해자가 "여기 CCTV 있고 이건 직장 내 괴롭힘이에요. 감사팀에 얘기할거에요"라고 하며 CCTV를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원고가 그때서야 "뭐 이런 거 가지고 그러냐?"고 말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 위 진술은 그 경위, 상황, 내용 등에 관하여 매우 구체적일 뿐 아니라,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진술하기 어려운 특징적인 사항까지 포함하고 있다.
회사 동료 P도 '피해자로부터 그러한 이야기를 직접 들은 적이 있다. 피해자는 "아프기도 하였고, 다른 직원들이 있는 데서 그렇게 때린 것에 대해 기분 나쁘다"라고 하였다. 피해자가 본인에게 말할 당시 원고가 때리는 흉내를 내면서 말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
이처럼 원고가 다른 직원들이 있는 가운데 플라스틱 막대로 피해자가 따갑다고 느낄 수 있을 정도의 강도로 팔뚝을 때린 행위는 해당 직원에게 신체적 · 정신적 고통을 준 것으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제8 해고사유
이 부분 해고사유의 피해자 J은 '2024. 2.~3. 사업소 채용과 관련하여 보고하던 중 원고가 화를 내며 "누가 인원 관리를 이따위로 하래? 왜? 왜?"라고 말하였고, 반복하여 설명하였으나 듣지 않고 언성을 높여 "누가 인원 관리를 이따위로 하느냐고?누가? 누가?"라는 등의 말을 한 사실이 있으며, 경영관리부 K 팀장이 이를 목격하고 원고와 피해자를 막아서면서 원고에게 "말씀을 그렇게 하시면 안 된다"라고 하였다. 원고는 K 팀장의 뒤에서 뒷걸음치는 피해자를 보며 "너 이리 와봐!"라고 크게 소리치며 손짓하였고, 피해자가 가지 않자 "너 이리 와봐! 와보라고!"라며 소리쳤다'라고 진술하였다. 위 진술 역시 그 경위, 상황, 내용 등에 관하여 매우 구체적일 뿐 아니라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진술하기 어려운 특징적인 사항까지 포함하고 있으며, 원고도 분명히 기억나지는 않으나 그러한 취지의 일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있다.
원고의 위와 같은 언동은 사건 당시 다른 직원이 개입할 정도로 위협적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업무상 지시를 하는 과정에서 사회관념 상 용인될 수 있는 정도의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는 대상 직원에게 정신적 고통을 준 것으로 직장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직장 내 성희롱(제9 해고사유)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 · 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 ·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의 이 부분 발언은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발언이고, 또 그로 인하여 피해자가 실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으므로, 이 부분 발언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해자 J는 '2023. 10.경 원고와 L 주임을 만났는데, 원고가 L에게 다음 회식은 M에서 하자는 취지로 말한 적이 있어 피해자도 M에 가고 싶다고 하였고, 원고가 주말에 가자고 하였는데, L가 주말은 안 된다라고 하였다. 그러자 원고가 "그럼 다음에 가야겠다"라고 하였고, 피해자가 "저는 둘이 가도 안 어색해서 괜찮다"라고 하자, 원고가 "둘은 안 돼. 무슨 원조(원조교제를 지칭)도 아니고"라고 하였다. 이에 항의하자 원고는 "왜 맞잖아 원조! 너랑 나랑 무슨 원조도 아니고"라며 한번 더 "원조"라는 단어를 언급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 피해자의 위 진술은 그 주요 내용이 일관되고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라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으며, 뒤에서 보는 L의 진술과도 주요 부분이 일치하여 신빙성이 있다.
위 발언 당시 원고, 피해자와 함께 있던 L도 '"원조"라는 말을 듣고 잘못 들었나싶어 "원조교제요?"라고 물어보았는데, 원고가 "그래. 원조교제"라고 하였고, 상황을 무마시키기 위해 "삼촌이 조카 밥 사주는 그런 거지. 무슨 원조교제입니까?"라고 하여 상황이 마무리되었다'라고 진술하였다.
'원조교제'의 의미는 '금전이나 기타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나이 어린 여성을 성행위의 대상으로 삼는 행위'이므로 원고에게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위 단어 자체만으로 상당한 성적 불쾌감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다. 원고의 주된 의도가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원고와 피해자가 단둘이 밥을 먹으면 주변에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취지라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원조교제'의 의미, 원고는 50대의 기혼 남성인 반면 피해자는 20대의 미혼 여성이었던 점, 위 발언이 이루어진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이는 피해자와 같은 20대의 평균적인 여성의 관점에서 그 자체로 성적 굴욕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성적 언동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피해자는 '원조'라는 말을 듣고 너무 불쾌하고 화가 나서 다른 직원에게 "어떻게 원조라는 발언을 같은 직원에게 할 수 있느냐, 성희롱적 발언 아니냐"라는 말을 한 사실이 있다며 위 발언으로 인해 성적 수치심과 불쾌감을 느꼈다고 토로하였다. L도 '사건 직후 피해자를 따라가 괜찮냐고 물어보았으나 수치스러웠다는 대답을 들었고, 피해자는 이후에도 "그 당시 너무 수치스러웠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진술하였다.
징계양정에 관한 판단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대법원 2017. 3.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여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해고사유는 모두 인정될 뿐 아니라 그 내용 또한 상급자의 지위를 이용하여 직원들에게 비인격적인 대우 및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서 그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 원고는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하급 직원들을 상대로 장기간 지속적인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였고, 그 수위도 건전한 상식을 벗어나는 수준이다. 다수의 피해 근로자들은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알리거나 신고할 경우 자신에게 가해질 불이익이 두려워 많은 정신적 고통을 받으면서도 오랫동안 이를 감내해온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이 사건 해고사유는 피고의 인사관리규정 제39조 제2항 [별표16의 1] 징계양정기준상 모두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경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경하고 중과실인 경우'로서 정직 내지 감봉에 해당하고, 1단계 가중하더라도 강등이 최고한도임에도 이 사건 해고를 한 것은 징계재량권을 일탈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해고에서 문제된 직장 내 괴롭힘의 내용과 정도, 반복성 등에 비추어 이를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경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경하고 중과실인 경우'로 볼 수 없고, 오히려 위 징계양정기준 2.의 다항 '조직 내 질서 존중 위반'에서 '직장 내 괴롭힘' 가운데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로서 '해임-정직'에 해당한다. 직장 내 성희롱의 경우, 위 징계양정기준 5.의 다항 '품위유지의무위반'에서 '성희롱, 성폭력 등 성비위 · 사생활 문란 행위' 가운데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경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경하고 중과실인 경우'로서 '감봉-견책'의 범위 내로 볼 수 있으나, 피고 인사관리규정 제39조 제3항에 따르면 서로 관련 없는 2개 이상의 비위가 경합하는 경우 책임이 무거운 징계양정기준보다 1단계 높은 기준을 적용할 수 있으므로, 결국 이 사건 해고는 피고 징계양정기준의 범위 내에 있다.
비록 원고가 이 사건 해고 이전에 특별히 징계를 받은 적이 없고 표창을 받은 사실도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사내기강의 확립이나 직장 내 괴롭힘 행위의 근절과 같은 공익이 이 사건 해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소결론
이 사건 해고는 절차적 · 실체적 하자가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경훈(재판장) 김재경 이은경
각주1) 당초 신고내용에는 원고가 피해자에게 "부모님도 네가 이렇게 일하는 거 알고 있냐", "부모님께 네가 이렇게 일한다고 자랑스럽게 보여드릴 수 있겠냐"라고 말하였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으나, 원고가 위와 같은 발언을 하였다는 데 대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만이 해고사유가 되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