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결정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2018. 2. 21.자 2018카합6 결정

주문

1.

채권자의 신청을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한다.

이유

1.

소명사실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사실이 소명된다.

가.

당사자 관계

채권자는 법률구조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법률구조법에 따라 설립된 법인이고, 채무자는 채권자 소속 일반직·서무직 직원 550명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이다.

나.

이 사건 분쟁의 경위

1)

채무자는 2017. 9. 27. 채권자에게 총 14개의 안건에 관한 2017년도 단체교섭을 요청하여 2017. 10. 26.부터 채권자와 단체교섭을 진행하였다. 위 단체교섭 안건 중에는 아래와 같은 4가지 사항이 포함되어 있었다.

①

사업수익 등 증가분의 10% 범위 내에서 일반직·서무직에게 3억 4,000만 원까지 지급하던 인센티브를 사업수익과 무관하게 10억 원으로 지급할 것

②

공단 직제규칙상 소속 변호사만이 지부장, 출장소장, 지소장 등을 할 수 있는 신분제적이고 차별적인 보직기준을 폐지하고 능력에 따라 누구나 지부장 등이 가능하도록 개정할 것

③

조합원 정년 연장

④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6,000시간으로 조정할 것

2)

채무자는 2018. 1. 3. 중앙노동위원회에 아래 ①, ②항목을 안건으로 하는 조정신청을 하였고, 2018. 1. 10. 아래 ③, ④항목의 안건을 조정신청 대상으로 추가하였다.

①

인센티브 10억 원으로 인상

②

지부장 등 기관장 보직기준 차별 폐지

③

일반직·서무직 직원의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연장

④

노동조합의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5,000시간에서 6,000시간으로 확대

3)

중앙노동위원회는 조정절차를 거친 뒤 '양 당사자 간의 의견 차이가 커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고 조정안을 제시하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조정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조정을 종료하는 결정을 내렸다(중앙노동위원회 2018. 1. 25.자 중앙2018조정4 결정).

다.

채무자의 쟁의행위 현황

1)

채무자는 2017. 12. 20.경 채권자 본부 건물의 정문과 후문 인근에 별지 1 목록 순번 8, 9의 1) ~ 3) 문구가 기재된 현수막을 총 6개 설치하였다. 이 현수막들은 현재까지 그대로 설치되어 있다.

2)

채무자는 2018. 1. 18. ~ 24.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 뒤, 2018. 2. 1. 채권자에게 '2018. 2. 8. 09:00부터 무기한 쟁의행위를 개시한다.'고 통보하였고, 소속 조합원들에게도 '2018. 2. 8.부터 쟁의행위를 개시하고 2018. 2. 21. ~ 22. 양일간 총파업 출정식을 개최한다.'고 안내하였다.

3)

채무자 조합원들 중 일부는 2018. 2. 8. 12:00 ~ 12:30경 채권자 본부 건물의 정문 앞에서 별지 1 목록 순번 8, 9의 1) ~ 3) 문구가 기재된 피켓을 들고, 함께 "파업 투쟁", "승리 투쟁" 등의 구호를 외치거나 노동가를 불렀다.

4)

채무자는 2018. 2. 21. 12:30 ~ 14:30경 채권자 본부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한 뒤 2. 22. 과천시 소재 법무부 청사 건물 정문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할 예정이다.

2.

주장 및 판단

가.

피보전권리에 관하여

1)

채권자의 소유권·점유권, 시설관리권, 업무(영업권)에 대한 불법쟁의행위 여부

가)

공무원의제조항 적용에 따른 쟁의주체의 불법 여부

⑴ 헌법은 근로자에게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자주적 단체행동권을 기본권으로 부여하면서(제33조 제1항), 다만 공무원인 근로자와 법률이 정하는 주요방위산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에 대하여는 법률상 제한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제33조 제2항, 제3항).

한편, 법률구조법은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법을 몰라서 법의 보호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자에게 법률구조를 함으로써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법률 복지를 증진하는 데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제1조), 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설립된 채권자의 임직원에 대하여 형법이나 그 밖의 법률에 따른 벌칙을 적용할 때 공무원으로 의제하도록 규정한다(제32조).

⑵ 그런데 법률구조법에는 채권자 소속 직원들의 자주적 단체행동권이나 노동운동 등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 행위를 직접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명문의 규정을 두지 않고 있고, 공무원의 노동운동 등 집단 행위나 쟁의행위를 금지하는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이나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공무원노조법'이라 한다) 제11조를 준용하는 규정도 두고 있지 않다.

나아가 법률구조법 제32조 및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 제84조의2, 공무원노조법 제11조, 제18조의 각 문언 내용과 위 각 법률의 전체 구조 및 체계 등을 살펴보아도, 위 조항들을 통하여 채권자 소속 직원들에게 공무원으로서의 집단 행위 금지나 쟁의행위 금지 규율이 당연히 적용되거나 준용된다고 해석할 만한 뚜렷한 근거는 찾기 어렵다.

⑶ 한편 공무원의 신분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되지만(헌법 제7조 제2항), 채권자 소속 임직원에 대한 인사, 보수, 복무, 징계 등은 법률구조법 등 법률이 아니라 채권자 내부규정인 정관과 각종 규칙에 의하여 정해지고 있음이 기록상 소명된다. 비록 채권자 소속 직원들이 수행하는 업무에 공공적 성격이 있고 그 내부규정이나 실제 운영에 관하여 국가공무원법의 규율 내용과 같거나 유사한 규율 내용이 적지 않다 할지라도, 위와 같이 법률에 의한 신분보장을 받지 못하는 채권자 소속 직원들의 신분보장 수준은 공무원과 달리 불안정하여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보장의 필요성은 높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법률구조법 제32조를 통하여 채권자 소속 직원들의 단체행동권이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금지·제한된다고 법률해석을 하는 것은 근로자의 자주적 단체행동권을 보장한 헌법과 법률구조법, 국가공무원법, 공무원노조법 등 관계법령의 체계에 반하고, 명확한 법률 없이 헌법상 기본권을 제한하며, 그 제한의 범위와 정도도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는 결과에 이른다고 볼 여지가 크다.

⑷ 앞서 본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채권자 직원들로 구성된 채무자에 대하여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집단 행위의 금지)이나 공무원노조법 제11조(쟁의행위의 금지)가 적용되거나 준용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채무자 쟁의행위에 주체에 관한 불법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나)

쟁의목적의 불법 여부

⑴ 쟁의행위의 주된 목적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채무자가 2017. 12. 13. 채권자에게 '광주지부장이 변호사 직렬만 옹호하여 직렬 간 위화감을 조성하고 직원간의 화합을 저해하는 행동을 하고 있으므로 광주지부장에 대한 징계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고 2017. 12. 19. 채권자와의 단체교섭 결렬을 선언한 사실, 채무자가 2017. 12. 27. 대의원 대회를 개최하여 '㉠ 일반직 5급 이하, 서무직 직원에 대한 근무평정권을 일반직에게 부여할 것, ㉡ 공익법무관에게 보직을 부여하지 않을 것, ㉢ 광주지부장을 보직에서 해임할 것'의 요구사항을 채권자가 수용하지 않을 경우 쟁의행위에 나아가기로 하는 조건부 쟁의결정을 하였고, 같은 날 채권자의 이사장 사퇴 및 광주지부장 해임을 요구하는 내용의 대의원 성명서를 작성, 게시한 사실이 소명되기는 한다.

그러나 채무자가 당초 2017년도 단체교섭을 요청하면서 "① 인센티브 인상, ② 지소장 등의 보직기준 폐지, ③ 정년 연장, ④ 근로시간 면제 한도 향상" 등을 안건으로 삼았고, 이후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 대상으로 신청한 안건도 위 4가지 사항이었으며, 현재도 위 4가지 사항을 그동안의 쟁의와 향후 쟁의의 목적으로 내세우고 있음은 앞서 살핀 바와 같다.

이러한 이 사건 분쟁의 경위와 채무자의 쟁의행위 현황에 관한 소명사실에 비추어 보면, 위 ① ~ ④항 안건이 채무자 쟁의행위의 주된 목적이고, 그 밖에 공익법무관의 보직부여 문제나 특정지부의 지부장 해임 요구 등은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단체교섭과정에서 쌍방의 분쟁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불거진 안건에 대한 채무자의 부차적 요구사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⑵ 채권자의 처분권한 보유 및 근로조건 유지·개선과의 관련 여부

㈎ 법률구조법은 채권자 소속 변호사의 임면과 그 밖의 운영에 관한 사항, 법률구조위원의 위촉과 그 밖의 운영에 관한 사항, 법률구조의 요건, 절차 등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법무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채권자의 규칙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19조, 제20조, 제22조), 채권자 정관도 정관 시행에 필요한 사항 중 공단의 직제·인사·임직원의 보수에 관한 사항을 정하는 규칙은 법무부장관의 승인을 얻도록 규정하고 있다(제40조). 이러한 법률 및 정관 조항에 따르면, 앞서 살핀 채무자의 주된 쟁의목적 사항에는 종국적으로 법무부장관의 승인 없이는 변경될 수 없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위와 같은 법률 및 정관 조항이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직제·인사·보수 중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의 단체교섭 자체를 금지하는 내용이라고는 볼 수 없고, 채권자와 채무자는 주무장관인 법무부장관의 승인을 조건으로 직제·인사·보수 중 근로조건 관련 사항에 관한 합의를 하거나 법무부장관이 승인하지 않을 경우 대안 등에 관한 보충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며, 나아가 법무부장관의 불승인처분에 대해서는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도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헌법재판소 2004. 8. 26. 선고 2003헌바28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 2004. 8. 26. 선고 2003헌바58, 65(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이러한 법리 및 법률구조법 등의 내용에다가, 채권자와 채무자가 이전에도 일반직·서무직에게 지급되는 인센티브의 지급 규모, 근무성적 평정제도의 개선, 서무직 직급의 확대·개편 등 채권자의 직제·인사·보수 중 근로조건 관련 사항을 단체교섭 대상으로 삼았던 점, 채무자 스스로 위 4가지 안건 중 "② 지소장 등의 보직기준 폐지" 안건에 대한 법무부장관의 불승인을 예상하여 대안으로 '1인 지소장 직무대리' 안건을 수정안으로 제시한 바 있고 채권자도 법무부장관의 불승인에 대비한 다른 협상안을 제시할 수 있는 점 및 앞서 살핀 이 사건 분쟁의 경위 등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나타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채무자의 쟁의목적 사항 중 법무부장관의 승인이 필요한 사항이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적어도 그 승인을 요청하기 위한 단체협약 안건의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채권자에게도 처분권한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 한편, 채무자 쟁의목적 사항 4가지 중 "① 인센티브 인상"과 "③ 정년 연장" 안건은 채권자 직원들의 근로조건 유지·개선과 관련성이 있음이 명백하다.

"② 지소장 등의 보직기준 폐지" 안건은 인사와 관련된 사항이기는 하나, 현재 채권자 소속 변호사로 한정되어 있는 보직기준이 폐지되어 일반직 직원에게도 지부장·지소장·출장소장의 직위가 부여된다면 해당 일반직의 지위 상승 및 보수, 권한, 책임의 범위 등에 변동이 생긴다는 점에서 채권자 직원들의 근로조건과 무관하다거나 단체협약의 대상이 될 수 없다거나 사용자의 인사권에 전속하는 사항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④ 근로시간 면제 한도 향상" 안건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4조 제4항에 따라 지정된 근로자의 근로시간 면제 한도가 확대됨으로써 조합원을 비롯한 전체 직원들의 근로조건 유지·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각종 업무의 범위와 규모가 확대된다는 점에서 채권자 직원들의 근로조건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

다)

소결

채권자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채무자 쟁의행위 자체의 불법성을 소명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채권자의 소유권·점유권, 시설관리권이나 업무가 위법하게 침해된다거나 그러할 우려가 있다고 볼 자료도 없다.

2)

채권자의 인격권에 대한 불법적 침해 여부

채무자나 그 소속 조합원들이 2017. 12. 말경부터 별지 1 신청목록 순번 8, 9에 기재된 1) ~ 3) 문구나 '이사장은 퇴진하라', '파업 투쟁', '승리 투쟁' 등의 구호가 적힌 현수막, 피켓 등을 게시하거나 그러한 내용의 구호 또는 노동가를 집단적으로 외친 바 있음은 앞서 살핀 바와 같고, 곧 예정된 출정식, 결의대회 등의 쟁의행위 과정에서도 위와 같은 행위를 할 우려가 있음은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로 소명되기는 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문구나 구호 등은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채권자와 채무자의 견해 불일치를 비판하는 의견을 표명하거나 채무자나 그 조합원들이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결의를 다지는 내용으로 볼 수 있으므로, 그 주된 목적이 부당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위와 같은 문구나 구호 등은 (채권자 이사장 개인의 명예나 명예감정의 손상은 별론으로 하고) 채권자 자신이나 그 소속 임직원 전체의 명예 또는 명예감정에 현저한 손상을 가져온다고 볼 수 없고, 통상의 쟁의행위 과정에서 표현되는 노동조합 측 의견표명의 범주를 명백히 벗어났다고도 보기 어렵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채무자가 쟁의행위 과정에서 위와 같은 문구나 표현 등을 공연히 적시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채권자 자신의 인격권을 손상한다고 보기 어렵거나, 설령 달리 보더라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나.

보전의 필요성에 관하여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은 헌법상 권리이다. 노동쟁의의 유동성에 비추어 법적 간섭은 최소한도에 그치는 것이 분쟁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고, 노사의 이해 대립은 노사대등의 원칙에 입각하여 자주적으로 해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사용자의 노동조합 등을 상대로 한 임시지위가처분 신청사건에서 그 피보전권리의 보전필요성이나 방해배제 내지 방해예방청구의 필요성을 심리, 판단할 때에는 고도의 신중함을 요한다(대법원 2011. 2. 24. 선고 2010다75754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와 앞서 살피거나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서 드러나는 채무자 쟁의행위의 주체, 목적, 수단 및 방법 등에 관한 불법성 소명 정도,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단체교섭 진행 경과 및 종전 쟁의행위의 규모, 채무자의 향후 쟁의행위 계획, 법률구조 등 법률관련 사무에 종사하는 채권자 임직원 및 채무자 조합원들의 구성과 경력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설령 채무자의 쟁의행위 또는 향후의 쟁의행위 계획으로 인하여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업무나 시설, 인격권 등에 관한 방해배제 내지 방해예방청구권이 존재한다고 보더라도, 채권자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채권자의 업무나 시설 또는 인격권 등에 대하여 현저한 손해나 급박한 위험의 발생 또는 그러한 우려나 그 밖에 임시의 지위를 정할 필요가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도 부족하다.

3.

결론

채권자의 신청은 간접강제 부분에 대하여 살펴 볼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8. 2. 21.

판사 최우진(재판장) 이현석 김유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