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2020. 12. 11. 선고 2019가합16676 판결

주문

1.

원고 B의 소를 각하한다.

2.

피고가 원고 B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 대하여 한 2019. 8. 8.자 징계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 B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위 원고가, 나머지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2항 및 피고가 원고 B에 대하여 한 2019. 8. 8.자 징계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법률구조법 제8조에 따라 설립된 법인으로 전국에 18개 지부, 41개 출장소를 두고 있는 단체이다. 원고들은 피고 지부의 지부장으로 재직하고 있거나 재직하였던 변호사들이다.

나.

원고들에 대한 징계의결

피고의 징계위원회는 2019. 8. 8. 징계심의를 실시하여 아래와 같은 징계사유로 원고들에 대하여 견책처분을 하되, 장기근속 등의 공적을 감안하여「소속변호사의 인사 및 복무규칙」(이하 '이 사건 복무규칙'이라고 한다) 제45조 제1항 제4호 및 [별표 2]에 의하여 불문경고(이하 '이 사건 불문경고'라고 한다)를 의결하였고, 피고 전임 이사장인 Q는 2019. 8. 16. 원고들에게 위 의결 내용을 통지하였다.

다.

이 사건 불문경고에 대한 재심 등

원고들은 2019. 8. 30. 이 사건 불문경고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였고, 피고는 2019. 10. 23. 임시이사회를 개최하여 위 재심청구를 기각하기로 결정하였으며, 2019. 11. 1. 원고들에게 위 결정을 통지하였다.

라.

관련 규정

이 사건과 관련된 피고 규정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7, 28, 29, 32, 33, 54, 55호증, 을 13 내지 1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달리 특정하지 않는 한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피고의 주장

가)

원고 B은 2020. 3. 1. 의원면직되었으므로, 이 사건 불문경고의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존재하지 않는다.

나)

이 사건 불문경고는 징계처분이 아니라 단순 사실행위로서 경고한다는 의미에 불과하여 이 사건 불문경고의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존재하지 않는다.

2)

원고들의 주장

가)

이 사건 불문경고가 경력증명에 기재될 염려가 있어 의원면직된 원고 B이 이 사건 불문경고의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존재한다.

나)

원고들은 이 사건 불문경고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불안과 위험을 제거하기 위하여 이 사건 불문경고의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존재한다.

나.

원고 B의 소에 대하여

1)

을 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B이 2020. 3. 1. 피고 소속 변호사의 지위에서 의원면직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와의 신분관계가 소멸한 이상 위 원고가 이 사건 불문경고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은 과거의 법률관계에 대하여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이어서 원칙적으로 확인의 이익이 없다.

2)

다만 과거의 법률관계라 할지라도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인정될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어야 그 법률관계의 확인소송은 즉시확정의 이익이 있다고 할 수 있다(대법원 2015. 6. 24. 선고 2014다234322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 불문경고가 위 원고의 경력증명에 기재될 것이라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위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불문경고로 인한 불이익(이 사건 불문경고의 경력증명 기재 등)은 사실상의 불이익이지 법률상의 불이익이라고 할 수 없어 이를 두고 권리나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위험이나 불안이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위 원고가 이 사건 불문경고의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존재하지 아니하여 위 소는 부적법하다.

다.

원고 B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이하 '나머지 원고들'이라고 한다)에 대하여

1)

확인의 소에는 권리보호요건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있어야 하고, 확인의 이익은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불안・위험을 제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 인정된다(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5다65042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불문경고는 이 사건 복무규칙에서 정한 징계의 종류에는 포함되지 않고(이 사건 복무규칙 제34조 제1항), 인사기록카드에 등재될 것이라고 볼만한 자료가 없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나머지 원고들에 대하여 장기근속의 공적을 고려하여 견책의 징계가 이 사건 불문경고로 감경되었는데, 동일한 공적에 대한 징계감경은 1회에 한하므로(이 사건 복무규칙 제45조 제1항), 이 사건 불문경고는 차후 다른 징계처분을 받게 될 경우 징계감경사유로 사용될 수 있었던 장기근속 공적의 사용가능성을 소멸시키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나머지 원고들에게는 이 사건 불문경고의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인정된다.

3)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절차상 하자의 존재 여부

1)

나머지 원고들의 주장

나머지 원고들은 이 사건 불문경고에 아래와 같은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존재하여 무효라고 주장한다.

가)

피고 전임 이사장은 징계위원회의 징계심의 당일 오전에 징계요구사실을 변경하고 징계사유를 추가하는 내용의 추가의견서를 제출하여 나머지 원고들의 소명할 권리를 박탈하였고, 징계위원회는 이러한 추가의견서를 징계심의 과정에서 배제하겠다고 결정하였음에도 실제로는 징계의결에 반영하였으며, 이는 징계요구권자인 피고 이사장이 징계의결에 실질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나)

징계의결서에 징계이유가 기재되지 않은 상태에서 징계위원회 위원들이 서명날인을 먼저 하였고, 징계이유는 징계의결 당일이 아니라 사후에 작성되었다.

다)

이 사건 불문경고에 대한 재심절차에서 나머지 원고들에게 출석 및 진술권을 제대로 부여하지 않았다.

라)

① 재심은 임시이사회와는 구분되는 별도의 이사회를 개최하여 심의하여야 함에도 임시이사회에서 심의하여 결정하였고, ② 전체 이사 중에서 연장자가 재심 이사회의 의장이 되어야 하는데 이 사건 불문경고에 대한 재심에서는 출석한 이사 중 연장자가 의장이 되었으며, ③ 재심 이사회의 구성원이 아닌 감사가 재심 이사회에 참석하여 진술하는 등으로 심의에 관여하였다.

마)

재심 이사회의 의장이자 구성원인 S는 징계요구권자인 피고 전임 이사장과 같은 대학교의 동료 교수로 근무하였던 경력이 있어 특별 이해관계인인데도 재심 이사회에 참여하여 의결권을 행사하였다.

바)

이 사건 불문경고에 대한 재심 의결결과 인용의견 3인과 기각의견 3인으로 가부동수가 되었는데, 가부동수인 때에는 의장이 결정한다는 규정에 따라 의장이 최종적으로 재심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그러나 위 규정은 1인에게 2표를 부여하는 비민주적인 규정으로 징계절차에는 적용할 수 없다.

2)

판단

가)

추가의견서 관련 주장에 대하여

⑴ 징계위원회는 어디까지나 징계의결 요구권자에 의하여 징계의결이 요구된 징계사유를 심리대상으로 하여 그에 대하여만 심리・판단하여야 하고, 징계의결이 요구된 징계사유를 근본적으로 수정하거나 징계의결 이후에 발생한 사정 등 그밖의 징계사유를 추가하여 징계의결을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다100919 판결 등 참조). 다만 징계의결이 요구된 당초의 징계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는 징계사유를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 여기에서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 유무는 징계사유를 법률적으로 평가하기 이전의 구체적인 사실에 착안하여 그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한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두12514 판결 등 참조).

⑵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3, 29, 3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전임 이사장은 2019. 7. 24. 나머지 원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제1, 2 징계사유와 같은 취지의 징계사유로 징계의결을 요구한 사실, 피고 전임 이사장은 2019. 8. 8. 오전에 징계위원회에 위 징계사유에 대한 징계대상자들의 주장을 반박하거나 징계의결요구의 사실관계를 보충하는 내용을 담은 추가의견서를 제출한 사실, 피고의 징계위원회가 2019. 8. 8. 14:00 징계심의를 하여 나머지 원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불문경고를 의결하였고, 그 징계의결서에는 '징계요구권자는 집단적 공익신고서 제출은 징계대상 사실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추가의견을 제시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 사건 불문경고의 징계사유는 피고 전임 이사장이 나머지 원고들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면서 제시한 징계사유와 그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하고, 피고 전임 이사장이 제출한 위 추가의견서는 징계대상자들의 주장에 대한 반박이나 사실관계의 보충에 불과하여 징계사유를 추가한 것이라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제출시기에 관한 제한도 없으며, 위 징계의결서에 위 추가의견서의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피고 이사장이 위 징계의결에 관여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나)

징계의결서 관련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징계위원회가 징계를 의결하였을 때에는 징계의결서를 작성하여 위원장과 심의에 관여한 위원이 함께 징계의결서에 서명날인하여야 하는바(이 사건 복무규칙 제43조 제4항), 이 사건 불문경고의 징계의결서를 작성하면서 위원장과 심의에 관여한 위원이 서명날인을 한 후에 구체적인 징계의결이유가 기재되었다고 하더라도, 위원장과 위원이 징계심의 및 의결에 참여하여 위 징계의결이유 기재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불문경고를 의결한 이상, 그 징계의결의 효력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다)

재심절차의 출석 및 진술권 관련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나머지 원고들은 이 사건 불문경고를 받을 당시 개최된 2019. 8. 8.자 징계위원회에 참석하여 충분한 소명의 기회를 가진 사실이 인정되고, 피고의 규정 등에 징계처분에 대한 재심절차에서 징계대상자에게 출석 및 진술의 기회를 부여한다는 규정이 없는 이상, 설령 이 사건 불문경고에 대한 재심절차에서 징계대상자인 나머지 원고들에게 출석 및 진술의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불문경고가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5. 7. 14. 선고 94누11491 판결 등 참조).

라)

재심 이사회 관련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① 재심청구에 따른 심의를 별도의 이사회에서 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없는 이상 이를 임시이사회에서 다른 안건과 함께 심의하였다고 하여 무효라고 할 수 없고, ② 이 사건 복무규칙 제47조 제3항에서 이사 중에서 연장자가 재심청구에 따른 이사회의 의장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사회의 재직 이사 중 연장자가 아닌 재심 이사회에 출석한 이사 중 연장자가 의장이 되어 심의 및 의결을 진행하였다고 하여 이를 무효라고 할 수 없으며(나머지 원고들의 주장대로라면 재직 이사 중 연장자인 그 사람은 재심청구에 따른 이사회에 사실상 항상 출석이 강제된다는 결론이 되어 부당하다), ③ 감사는 이사회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는바(이사회 운영규칙 제6조 제1항), 감사가 재심 이사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한 것도 아닌 이상, 감사가 재심 이사회에 참석하여 의견을 진술하였다고 하여 이를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

마)

특별 이해관계인 관련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이사회의 심의사항에 대하여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이사는 그 의안에 한하여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으나(이사회 운영규칙 제4조 제2항), 재심 이사회의 심의 및 의결에 참여한 이사 S가 피고 전임 이사장과 같은 대학의 동료 교수로 함께 근무한 경력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불공정한 의결을 할 상당한 우려가 있다거나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바)

가부동수 관련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피고의 이사회 운영규칙 제4조 제1항 단서는 이사회 의결에서 가부동수인 경우 의장이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규정이 비민주적이어서 무효에 해당한다거나 재심절차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뒷받침할 아무런 근거가 없고, 재심 이사회의 의결결과 가부동수일 경우 이사회 의결에 관한 내용이 위와 같이 피고의 이사회 운영규칙에 규정되어 있는 이상 공무원 징계령 제12조 제1항<1>의 규정에 따를 아무런 이유가 없다.

3)

소결론

이 사건 불문경고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나머지 원고들의 주장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실체상 하자의 존재 여부

1)

당사자들의 주장

가)

나머지 원고들의 주장

나머지 원고들은 이 사건 불문경고에 아래와 같은 실체상 중대한 하자가 존재하여 무효라고 주장한다.

⑴ 이 사건 제1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집회의 참가를 금지하는 피고 전임 이사장의 지시는 정당한 직무상 명령이라 할 수 없으므로, 이를 위반하였다고 하여 이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⑵ 이 사건 제2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나머지 원고들은 피고가 연장한 근무평정기간 안에 근무평정업무를 이행하였으므로, 피고의 근무평정업무를 방해하였거나 근무평정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

피고의 주장

⑴ 이 사건 제1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피고 전임 이사장의 직무상 명령이 위법하다고 볼 만한 근거가 없다.

⑵ 이 사건 제2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나머지 원고들은 피고 전임 이사장이 지정한 근무평정기간 안에 근무평정업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2)

판단

가)

징계사유 존부 판단에 관한 법리

일반적으로 징계권자의 징계요구에 대하여 징계혐의자가 징계사실을 부인하는 경우 그에 대한 입증책임은, 비록 엄격한 형사소송법상의 증거법칙이 적용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징계처분이 징계대상자에게 미치는 효력과 입증책임의 일반원칙 등을 고려하면 징계사실을 주장하는 징계권자가 부담한다.

나)

이 사건 제1 징계사유 관련 주장에 대하여

⑴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7 내지 11, 5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 피고 소속 변호사로 구성된 'R 노동조합'(이하 'R 노조'라고 한다)의 대표위원장인 T은 2019. 4. 8. '특정 단체가 아님'을 명시하여 'U'라는 명칭으로 'P공단 운영 정상화 촉구(이사장의 위법행위 수사, 감사, 해임 등 촉구)'를 목적으로 2019. 4. 10. 옥회집회(이하 '이 사건 집회'라고 한다)를 개최하겠다는 취지의 신고를 하였다.

㈏ 피고 전임 이사장은 2019. 4. 9. '지부장들은 공단의 대외적 위상을 훼손하거나 이사장의 정책추진을 반대하는 등의 목적으로 외부기관을 방문하는 것을 삼가기 바라고, 위와 같은 목적으로 집회에 참석하는 것은 단체협약 및 쟁의절차에 위배되는 불법적인 것이므로 집단행동을 삼가기 바란다'는 취지의 업무지시를 하였다.

㈐ R 노조의 대표위원장은 2019. 4. 10. 피고 전임 이사장에게 '이 사건 집회는 R 노조가 주최하는 집회가 아니다'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 나머지 원고들은 2019. 4. 10. 연차휴가나 조퇴를 사용하고 '육아휴직자 복직강요 재계약거부 웬 말인가', '직권남용, 인사보복, 갑질행태, 법무부는 V 해임하라'라는 현수막 및 '직권남용 인사보복 V OUT', '변호사 계약직화 철회하라', '공단 정상화 V OUT'이라는 피켓이 설치된 집회에 참여하여 위와 같은 취지의 구호를 제창하였다.

㈒ T이 노동조합법위반 및 업무방해, 국가공무원법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된 사건에서 2020. 9. 1. '이 사건 집회가 노동조합법의 적용대상인 쟁의행위라고 볼 수 없고, 헌법상 보장된 단체행동권을 넘어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 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없으며, 피고 소속 변호사에 대하여 헌법상 보장된 단체행동권이 금지・제한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기소처분(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19년 형제74541호)이 내려졌다.

⑵ 구체적 판단

㈎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발하는 직무상의 명령이 유효하게 성립하기 위해서는 상급자가 하급자의 직무범위 내에 속하는 사항에 대하여 발하는 명령이어야 하고 명백히 위법 내지 불법한 명령이 아니어야 한다(대법원 2001. 8. 24. 선고 2000두7704 판결,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도5329 판결 등 참조).

한편, 헌법 제2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하여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데, 표현의 자유는 인간이 그 존엄성을 지켜 나가기 위한 기본적인 권리이다. 법률구조법 제32조는 "공단의 임직원은「형법」이나 그 밖의 법률에 따른 벌칙을 적용할 때에는 공무원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 이 사건 제1 징계사유는 나머지 원고들이 피고의 대외적 위상을 훼손하거나 이사장의 정책추진을 반대하는 등의 목적으로 이 사건 집회에 참여하여 이를 금지하는 피고 이사장의 직무상 명령을 위반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법률구조법에서 소속 직원들의 자주적 단체행동권이나 노동운동 등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를 직접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명문의 규정을 두지 않고 있고, 공무원의 단체행동권 금지에 관한 규정<2>을 준용하지 않는 이상, 나머지 원고들에 대하여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가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금지・제한된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② 피고는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법을 몰라서 법의 보호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자에게 법률구조를 함으로써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나아가 법률 복지를 증진하는 데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설립되었고, 나머지 원고들은 피고의 법률구조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법률구조업무를 전담하는 소속 변호사로 채용되었는바, 피고의 설립 목적 및 나머지 원고들의 직무와 집회 참여 여부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집회에서 사용된 현수막, 피켓, 구호의 내용 및 그 집회신고서의 내용, 이 사건 집회의 성격, 집회에 이르게 된 경위, 개인적으로 연차휴가 등을 사용하여 이 사건 집회에 참여한 점 등에 비추어 나머지 원고들이 이 사건 집회에 참여함으로써 피고의 경영상 권리가 침해된다거나 법률구조사업의 수행에 지장이 발생된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나 그 소속 임직원 전체의 명예 또는 명예감정에 현저한 손상을 가져온다고 볼 수 없으며, 통상의 집회에서 표현되는 의견표명의 범주를 명백히 벗어났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전임 이사장의 집회참석 금지명령은 나머지 원고들의 직무범위 내에 속하지 않는 사항에 관한 것으로 나머지 원고들에 대하여 복종의무를 발생시키는 직무상 명령이라고 볼 수 없고, 나머지 원고들 단결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배되어 그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나머지 원고들이 이를 따르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직무상 명령 위반이라는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다)

이 사건 제2 징계사유 관련 주장에 대하여

⑴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17 내지 20, 22 내지 26, 50호증, 을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 피고 소속 변호사가 아닌 직원으로 구성된 'W 노동조합'과 피고는 2019. 2. 27. '직원근무평정규정 중 5급 이하 일반직 및 서무직 직원에 대한 지부단위 근무 평정자 중 구조부장, 개인회생파산 종합지원센터장을 고객지원부(팀)장으로 변경'하기로 합의하였다.

㈏ 이에 따라 피고의 직원근무평정규정은 2019. 7. 3. 서울중앙지부 이외의 기타 지부에서 '구조부' 소속 5급 이하 일반직 및 서무직 직원의 근무 평정자가 종전 '구조부장' 또는 '센터장'에서 '고객지원부장'으로 일괄 변경되는 것으로 개정되었다.

㈐ 나머지 원고들을 포함한 피고의 지부장들은 2019. 7. 9. '2019. 7. 3.자 직원근무평정규정의 개정은 지부의 구조부 소속 직원에 대한 구조부장의 근무 평정권을 박탈하고 직속 상급자가 아닌 고객지원부장에게 근무평정을 하도록 하는 것으로서 이는 직속 부서장의 적정한 평정을 요하는 근무평정의 기본원리에 반하고, 협조하고 화합하여야 할 소속 변호사와 일반직 및 서무직 직원 사이의 관계를 더욱 대립시키는 불합리한 개정이므로 즉각 철회되어야 하며, 이에 피고 지부장들은 위와 같이 불합리한 직원근무평정규정 개정이 철회될 때까지는 2019년 상반기 직원근무평정을 실시하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발표하였다.

㈑ 피고 전임 이사장은 피고의 지부장 등에게, 2019. 7. 3. 2019년도 상반기 근무평정기간을 2019. 7. 10.로 정하여 통지하였고, 2019. 7. 11. '소속 직원에 대한 근무평정기간이 2019. 7. 10.까지이나 근무평정을 완료하지 않은 기관이 있어 2019. 7. 12.까지로 그 기간을 연장한다'는 취지의 통지를 하였으며, 위 기간 안에 근무평정이 이루어지지 않자 2019. 7. 15. '근무평정 최종기간을 2019. 7. 16.까지로 지정하니 그때까지 평정을 완료하여 달라'는 취지의 업무지시를 하였다.

㈒ 원고 G, I, M 등은 2019. 7. 18. 피고 전임 이사장, 사무총장과 면담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협의를 하였다.

㈓ 피고의 행정국장은 2019. 7. 19. 피고의 지부장들에게 '근무평정기간이 2019. 7. 23.까지로 연장되었다'는 취지의 통지를 하였다.

㈔ 피고의 지부장들은 2019. 7. 22. '위 협의 내용을 수용하고 그 동안 미루어 왔던 근무평정업무를 실시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고, 2019. 7. 23.까지 근무평정업무를 완료하였다.

⑵ 구체적 판단

이 사건 제2 징계사유는 나머지 원고들이 연장된 근무평정기간 안에 근무평정업무를 이행하지 않아 피고의 근무평정업무를 방해하였다는 것이고, 나머지 원고들이 피고 전임 이사장이 지정한 근무평정기간인 2019. 7. 16.까지 근무평정업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의 직원근무평정규정이 W 노동조합과 피고 사이의 단체협약에 의하여 개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위 규정 중 평정자에 관한 부분은 평정자인 나머지 원고들의 업무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어 위 노동조합에 속하지 않은 나머지 원고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고, 나머지 원고들은 위 개정에 반대하는 의미로 근무평정업무를 이행하지 않았던 점, ② 피고 전임 이사장과 일부 지부장들은 위 개정의 취지와 앞으로의 개정방향 등에 대하여 협의하였고, 이에 지부장들도 그 후 근무평정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점, ③ 피고 전임 이사장이 업무지시로 정한 근무평정기간이 지난 상황에서 위 협의 다음날 다시 한 번 근무평정기간이 연장되었고, 그 기간 안에 나머지 원고들이 근무평정업무를 이행한 점, ④ 위 협의에서 근무평정기간의 연장에 관한 명시적인 논의는 없었으나, 지부장들은 종전의 입장을 변경하여 근무평정업무를 이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이에 맞추어 피고도 원만한 분쟁해결을 위하여 근무평정기간을 연장해 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나머지 원고들이 피고가 정한 근무평정기간 안에 그 업무를 이행하지 않아 근무평정의무를 불이행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나머지 원고들이 피고의 근무평정업무를 방해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이를 나머지 원고들에 대한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3)

소결론

이 사건 불문경고에는 그 징계사유 없이 이루어진 실체상 하자가 있어 이 사건 불문경고는 무효이고, 피고가 이 사건 불문경고의 유효성에 관하여 다투고 있는 이상 그 무효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도 인정된다.

4.

결론

원고 B의 소는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고, 나머지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각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성균(재판장) 서청운 이규석

각주1) 제12조(징계위원회의 의결)

①

징계위원회는 위원 5명 이상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되, 의견이 나뉘어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을 얻지 못한 경우에는 출석위원 과반수가 될 때까지 징계등 혐의자에게 가장 불리한 의견에 차례로 유리한 의견을 더하여 가장 유리한 의견을 합의된 의견으로 본다.

각주2)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은 ‘공무원은 노동운동이나 그 밖에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동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