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들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도로 설치ㆍ관리, 그 밖에 이와 관련된 사업을 함으로써 도로 정비를 촉진하고 도로교통 발달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법인으로(한국도로공사법 제1, 2조), 주된 사무소(본사) 외에 8개<1>의 지역본부와 각 지역본부 산하의 지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도로공사법에서 정한 피고의 업무는 다음과 같다.
피고가 관리하는 고속도로 통행료수납시스템이 1994년경 종이 통행권 발급 방식에서 마그네틱 통행권 발급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통행료수납시스템을 비롯하여 도로의 각종 정보통신시설의 유지관리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성이 생겼고, 이를 위하여 피고의 100% 출자로 주식회사 F이 1996. 6.경 설립되어 정보통신시설의 유지관리에 관한 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정부의 1998년경 공기업 경영혁신 계획과 2001년경 자회사 정리계획 등에 따라 주식회사 F의 민영화가 추진되었는데, 피고와 주식회사 F은 아래 업무에 관한 사업권의 5년간 보장, 사업보장기간 동안 피고 지분과 우리사주조합 지분 합계 34% 확보, 직원 고용안정 유지 등을 조건으로 한 민영화 방안에 합의하였다. 이후 공개입찰을 거쳐 G 주식회사 컨소시엄이 2002. 1.경 피고의 주식회사 F 지분 66%를 인수하여 주식회사 F의 최대주주가 되었고, 주식회사 F의 상호는 2002. 3.경 H 주식회사로, 2005. 10.경 I 주식회사로, 2013. 3.경 현재의 상호인 J 주식회사로 각 변경되었다(이하 구별하여 특정할 필요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식회사 F, H 주식회사, I 주식회사, J 주식회사를 구분 없이 전부 ‘J’이라 한다).
J은 피고와의 위 합의에 따라 2002년부터 5년 동안 이 사건 각 업무 등을 위탁받아 수행하였고, 2006. 11.경 피고와 이 사건 각 업무 등의 위탁기간을 3년 연장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2009. 12.경까지 이 사건 각 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J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용역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2>
피고는 정보통신시설의 유지관리업무 등의 위탁과 관련하여, J과의 위탁기간이 종료한 2009. 12.경 이후부터는 전국 6개 본부, 3개 사업분야(ITS 유지관리 용역, 통행료수납시스템 유지관리 용역, 제한차량단속시스템 유지관리 용역)로 나누어 2~3년마다(2010년부터 3년간, 2013년부터 2년간, 2015년부터 2년간, 2016년부터 3년간, 2019년부터 2년간) 공개입찰 방식으로 담당할 사업자를 각각 선정하였고, 2016. 12.경 이후부터는 전국 7개 지역본부, 3개 사업분야로, 2018. 12.경 이후부터는 전국 8개 지역본부, 3개 사업분야로 나누어 사업자를 각각 선정하였다.
J은 위 입찰에 계속 참여하여 일부 지역본부, 일부 사업분야에서 사업자로 선정되어 해당 용역을 위탁받아 수행하였고, J 외에도 주식회사 K(이하 ‘K’이라 한다), 주식회사 L, M 주식회사, 주식회사 N, 주식회사 O, 주식회사 P 등이 위 입찰에 참여하여 각기 일부 지역본부, 일부 사업분야에서 사업자로 선정되어 해당 용역을 위탁받아 수행하였다.
피고는 정보통신시설 유지관리 용역 위탁에 관하여 3개 사업분야(ITS 유지관리 용역, 통행료수납시스템 유지관리 용역, 제한차량단속시스템 유지관리 용역)로 나누어 공개입찰 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한 2009. 12.경 이후에도 사업자로 선정된 각 사업체와 용역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피고 측에서 작성한 과업지시서를 그 계약 내용으로 포함시켰고, 그 과업지시서는 사업분야의 분리와 관련된 사항 외에는 2004년 과업지시서와 그 주요 내용이 대체로 동일하였다[다만, 2004년 과업지시서의 ‘중정비(고장수리)팀’과 ‘지원팀(기술행정 및 부품관리)’은 각각 그 명칭이 ‘현장지원팀’과 ‘행정지원팀’으로 변경되었다. 이하 각 연도별로 작성된 과업지시서를 특정할 필요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피고가 정보통신시설 유지관리 용역 위탁과 관련하여 작성한 과업지시서를 통칭하여 ‘이 사건 과업지시서’라 하고, 중정비(고장수리)팀과 현장지원팀을 통칭하여 ‘현장지원팀’이라 하며, 지원팀(기술행정 및 부품관리)과 행정지원팀을 통칭하여 ‘행정지원팀’이라 한다].
J은 ITS 유지관리 용역을 담당하는 팀을 ‘ITS팀’으로, 통행료수납시스템 유지관리 용역 등을 담당하는 팀을 ‘ETS팀’으로, 이 사건 각 과업지시서상의 ‘현장지원팀’의 업무를 담당하는 팀을 ‘현장지원팀’으로 분류하여 운영하였다. K도 피고의 사업분야 분리와 이 사건 과업지시서의 내용에 따라 팀을 분류하여 운영하였다.
원고 A(1)는 2019. 1. 11.에, 원고 B(2)는 2016. 2. 29.에, 원고 C(3)은 2018. 11. 26.에, 피고로부터 정보통신시설 유지관리 용역 일부를 위탁 받아 그 계약기간 중에 있던 J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ITS팀 소속으로 피고의 강원본부 산하의 지사에서 ITS설비 유지관리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 D(4)는 2016. 4. 14.에, 원고 E(5)은 2016. 6. 20.에, 피고로부터 정보통신시설 유지관리 용역 일부를 위탁 받아 그 계약기간 중에 있던 K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ETC팀 소속으로 피고의 강원본부 산하의 지사에서 통행료수납시스템 유지관리업무를 수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1, 52호증, 을 제11, 12, 17 내지 22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들 주장의 요지
원고들은 실질적으로 피고의 지휘․명령을 받아 피고의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피고가 J, K 등과 체결한 정보통신시설 유지관리업무 등에 관한 용역계약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이 정하는 근로자 파견계약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파견법에 따라 직접 고용할 의무가 발생하는 원고들에 대하여 고용에 관한 승낙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다.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공개입찰절차를 통해 일정 기간 동안 사업자로 선정한 J 등에게 정보통신시설 유지관리업무 일부를 그 내용과 범위를 특정하여 도급하였고, 원고들은 J 등의 지휘·명령을 받아 도급 받은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피고는 도급인으로서 그 이행 여부의 확인과 검수를 하였을 뿐이므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 관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근로자파견관계의 인정 여부
관련 법리
파견법 제2조 제1호는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해당 근로자에 대하여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해당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과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해당 근로자의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필요한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3 내지 9, 12 내지 25, 37 내지 41, 45 내지 51, 53, 71 내지 7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위 원고들은 J과 K에 고용된 후 실질적으로 피고의 사업장에서 피고의 지휘·명령을 받아 피고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였다고 판단되므로, 위 원고들과 피고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가 위 원고들에 대하여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위 원고들에 대하여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고, 이는 도급을 위한 지시권의 한계를 넘은 것으로 판단된다.
피고와 J 사이의 도로의 각종 정보통신시설의 유지관리업무 위탁에 관한 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2004년 과업지시서에 의하면, ① 과업대상 시설, 설비별 점검의 주기와 방법, 수행요령, 업무수행절차 등에 관하여 상세히 규정하여 이에 따라 일의적으로 과업을 수행하도록 정하는 한편, ② 광전송설비중 설치기간이 5년 이상 되었거나 입출력부의 고장이 년 2회 이상 발생하는 장비에 대한 원인파악, 유지관리 대상시설의 부분적인 단순철거 및 이설과 유지관리성 긴급업무등 유지관리와 관련한 부대적인 업무 등에 대하여는 피고 감독관이 직접 ‘지시’를 할 수 있도록 하고, ③ 점검결과 특별정비 필요성이 있는 경우, 교통량의 폭주 등으로 업무시간내 점검이 불가능한 시설(기기)의 경우, 축중기에 대한 정기점검 및 고장수리를 위한 편차점검 시, 영상식 VDS의 정기점검(고장수리 포함) 및 FTMS, TTMS 관련설비의 고소작업 시 작업차량이 필요한 경우 등에 대하여는 피고 감독원과의 ‘사전 협의’ 절차나 피고 감독원의 ‘사전 승인’ 절차를 거치도록 하며, ④ 일상적인 정기점검의 경우에도 피고의 감독원 또는 담당 센터에 ‘사전 통보’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⑤ 긴급상황발생에 대비한 설비별 긴급복구팀, 공휴일 및 명절연휴의 특별근무, 현장지원팀, 행정지원팀 등의 운영에 관하여도 구체적인 내용을 정하면서 피고 지역본부 내지 감독관의 지시·관리·감독이 가능하도록 규정하였다. 또한, ⑥ 매일 업무일지를 작성하여 제출하도록 정하였고, 이에 따라 위 원고들은 일일업무일지에 자신들이 수행한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인 업무 내용을 매일 기록하였고, 이를 J의 관리자가 아닌 피고 감독관에게 제출하여 피고 감독관의 확인 결재를 받았다. ⑦ 그 외에도 착수계, 점검결과현황표 및 고장수리실적 보고서, 월별 유지관리 계획보고서, 응급복구계획, 시설현황 및 노후·성능저하시설현황보고서 등 각종 보고서를 피고가 정한 시기마다 작성하여 피고 담당자에 제출하도록 정하였다.
J은 도로의 각종 정보통신시설의 유지관리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피고의 100% 출자로 설립되었다가 2002년경 민영화되었기는 하나, 그 민영화 직후에 작성된 2004년 과업지시서의 위 규정들을 살펴볼 때 피고와의 계약에 따라 정보통신시설의 유지관리업무를 수행하는 J의 ITS팀, ETC팀, 현장지원팀 소속 근로자들<3>은 피고가 과업지시서를 통해 일의적으로 정한 점검의 주기·방법·수행요령, 업무수행절차 등에 관한 규정에 구속되어 피고로부터 업무수행 자체에 관하여 지시를 받은 것과 다를 바 없이 위 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과업지시서에 일의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부분에 대하여도 피고 측 지시·관리·감독에 관한 과업지시서의 규정들을 통해 피고로부터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정도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위 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정보통신시설 유지관리 용역 위탁에 관한 사업자 선정을 공개입찰절차로 전환한 이후에도 사업분야가 3개로 분리되었을 뿐 2004년 과업지시서에서 정한 위와 같은 계약 내용들은 거의 변동이 없었고, 이에 따라 피고는 공개입찰절차 전환 이후에도 그 이전과 마찬가지로 J, K 등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이 사건 과업지시서를 통해 상당한 정도의 지휘·감독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공개입찰절차 전환이 이루어진지 7년여 경과한 2016년경부터 이 사건 소 제기 무렵인 2018년 상반기 사이에 있었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개인별, 팀별 문자메시지, 이메일 등의 내용을 살펴보더라도, 피고의 지역본부 내지 지사 별 감독관 등은 해당 지역본부 내지 지사에서 ITS 및 통행료수납시스템 유지관리업무 등을 수행하는 근로자들의 전부 또는 대부분이 참여하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이나 개인별, 팀별 문자메시지, 이메일 등을 이용하여 J, K 등의 과업책임자나 현장책임자 등의 중간관리자를 통하지 않고 J, K 등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업무에 관한 구체적인 지시를 하고 보고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이러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는 피고 감독관과 소속 팀 별로 소규모로 구성된 경우도 있었고, 소속 사업체나 소속 팀이 동일한지 여부와 관계없이 해당 지역본부 내지 지사에서 ITS 및 통행료수납시스템 유지관리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 전체로 구성된 경우(J의 ITS팀, ETC팀, 현장지원팀의 근로자가 소속 팀 구분 없이 참여한 경우, J과 K 근로자가 소속 사업체 구분 없이 참여한 경우 등)도 있었다].
위 원고들이 피고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작업을 하는 등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원고들이 피고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공동 작업을 하고 있거나 이에 준하여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다.
위 원고들은 외부 점검 등을 나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신들이 업무분장상 소속된 피고의 지역본부 내지 지사 내 사무실에서 근무하였고, 같은 건물에서 근무하는 소속 지역본부 내지 지사의 담당 감독관으로부터 수시로 업무에 관한 지시·관리·감독을 받고 일일업무일지, 고장수리확인서 등을 통한 업무 보고를 상시적으로 하였으며 피고 감독관 등과 업무 협의를 위한 회의도 하였다.
피고 감독관 일부는 경우에 따라 소속 팀 근로자들과 함께 설비 점검 등의 업무 현장에 나가 업무에 관한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하면서 공동으로 작업을 수행하기도 하였다.
또한 위 원고들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소속 지역본부 내지 지사의 담당 업무 단위마다 개설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통해 피고의 감독관 등과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업무에 관한 연락을 수시로 주고받으며 유기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였다.
J, K 등이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과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J, K 등이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과 훈련, 작업·휴게시간,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는 이 사건 과업지시서를 통해 각 설비별 점검팀의 수와 투입인원 뿐만 아니라 긴급상황발생에 대비한 설비별 긴급복구팀, 공휴일 및 명절연휴의 특별근무, 현장지원팀, 행정지원팀 등의 편성과 배치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까지 정하였고, J, K 등은 이에 따라 팀과 인력을 편성 및 배치할 수밖에 없었다.
피고는 이 사건 과업지시서를 통해 투입인원의 교체, 교육 또는 휴가로 인한 임시 결원 발생 시의 과업수행계획 등에 관하여도 일정한 제한을 가하고 피고 지역본부 내지 지사, 피고 감독원의 사전 승낙 등의 절차를 거치도록 하였고, J, K 등은 이에 따라 투입인원 교체나 일시적 대체 등에 관하여 피고 감독원의 승낙, 사전 보고 등의 절차를 거쳤으며, J의 경우 피고 상급 관리자의 승인을 얻지 못하여 계획했던 투입인원의 교체를 실행하지 못하였던 사례도 있었다.
이 사건 과업지시서에는 피고가 과업수행에 지장이 있다고 판단하여 계약상대방에게 기술자의 교체를 요청하면 계약상대방이 조속히 교체하도록 의무를 부과하는 규정까지 두고 있었다.
피고가 이 사건 과업지시서를 통해 제공하는 일일업무일지 양식에는 업무 내용은 물론 출발·도착 위치와 시간, 점검시간까지 자세히 기록하도록 되어 있었고, 위 원고들은 이와 같은 양식에 따라 일일업무일지를 매일 기록하고 피고 감독관의 확인결재를 받았는바, 피고 감독관은 일일업무일지를 통해 위 원고들의 작업·휴게시간, 근무태도 점검 등을 하였다고 보인다.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위 원고들의 업무가 피고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필요한지
위 원고들이 수행하는 주요 업무의 경우 그 내용과 범위가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기는 하나, 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된 이 사건 과업지시서에 천재지변에 의한 불가항력 발생시, 피고의 방침 변경시, 피고와 계약상대방의 합의 변경시 과업을 변경할 수 있는 것으로 예정하고 있고, 피고가 ‘유지관리성 긴급업무등 유지관리와 관련한 부대적인 업무’, ‘기타업무’를 지시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비롯하여 피고의 포괄적인 지시 내지 관여에 관한 권한을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었다고 단정하기에 미흡한 측면도 존재한다.
위 원고들이 수행하는 주요 업무는 피고가 이 사건 과업지시서에서 정하고 있는 과업대상 설비, 점검의 주기·방법·수행요령, 업무수행절차에 따라 자신이 담당하는 설비들에 대하여 주기적으로 순회하며 점검과 확인, 청소 등 비교적 단순한 작업을 반복하는 것이고 수리가 필요한 설비에 대하여도 장비 재가동이나 부품 교체 등의 경미한 정비를 제외하고는 수리의뢰를 하는 것에 불과하였는바, 정보통신설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업무라고 볼 수 없고, 정보통신설비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과 기술이 있다면 과업지시서 숙지와 관련 교육, 반복된 경험을 통해 비교적 용이하게 습득할 수 있는 업무였다고 보인다.
J, K 등이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J, K 등은 피고가 정보통신시설 유지관리업무의 지휘·감독을 위해 마련한 피고의 조직 구성, 피고가 이 사건 과업지시서를 통해 계약상대방으로 하여금 편성하도록 정한 팀의 종류와 구성, 선임하도록 정한 직책(지역본부 과업책임자 및 지사 현장책임자 등)에 따라 기업조직을 구성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위탁한 정보통신시설 유지관리업무의 특성상 근로자들이 각자의 업무분장에 따라 피고의 지역본부 내지 지사로 흩어졌기에 J, K 등이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설비를 갖추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고, 위 원고들은 각기 소속된 피고의 지역본부 내지 지사에 있는 피고의 사무실을 사용하고, 피고로부터 비품과 설비를 상당 부분 제공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직접고용의무의 발생 여부
파견법의 관련 내용 등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5호는 ‘사용사업주가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 없이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하는 자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경우에는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을 위반한 사용사업주는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담한다.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고용 의사표시를 갈음하는 판결을 구할 사법상 권리가 있고 그 판결이 확정되면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한다.
이 사건의 경우
원고 A(1)는 2019. 1. 11.에, 원고 B(2)는 2016. 2. 29.에, 원고 C(3)은 2018. 11. 26.에 피고로부터 정보통신시설 유지관리 용역 일부를 위탁 받아 그 계약기간 중에 있던 J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ITS팀 소속으로 피고의 강원본부 산하의 지사에서 ITS설비 유지관리업무를 수행한 사실, 원고 D(4)는 2016. 4. 14.에, 원고 E(5)은 2016. 6. 20.에 피고로부터 정보통신시설 유지관리 용역 일부를 위탁 받아 그 계약기간 중에 있던 K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ETC팀 소속으로 피고의 강원본부 산하의 지사에서 통행료수납시스템 유지관리업무를 수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J, K이 고용노동부 장관으로부터 근로자파견사업에 대한 허가를 받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원고들은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5호에 따라 파견근로를 개시한 날에 각 피고에 대하여 고용의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사법상의 청구권이 발생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A(1)에 대하여 2019. 1. 11.에, 원고 B(2)에 대하여 2016. 2. 29.에, 원고 C(3)에 대하여 2018. 11. 26.에, 원고 D(4)에 대하여 2016. 4. 14.에, 원고 E(5)에 대하여 2016. 6. 20.에 각각 위 원고들을 고용할 의무가 발생하였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 대하여 고용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모두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성균(재판장) 서청운 이규석
각주1) 지역본부는 2016. 12.경 기준 7개(강원, 경남, 경북, 수도권, 전남, 전북, 충청)였다가 2018. 12.경부터 충청본부가 충북본부, 대전충남본부로 분리되어 총 8개로 변경되었다.
각주2) 2008. 3.경 작성된 과업지시서에서 ‘현장책임자는 계약상대자의 사정에 의해 투입인원 교체 시 부득이한 사유(퇴직, 휴직 등)을 제외하고는 투입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교체할 수 없으며, 부득이한 사유로 교체 시에는 피고 감독원의 허락을 득한 후 교체하여야 한다’라는 내용으로 수정되었다.
각주3) 2004년 과업지시서에는 ITS, 통행료수납시스템 및 제한차량단속시스템 관련 설비를 구분하지 않고 과업대상 시설로 포함시키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