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채권자의 신청을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 사실이 소명된다.
채권자는 2000. 6. 5. 채무자 B조합에 입사하여 현재 전무로 재직 중이다.
채무자는 2019. 1. 11. 채권자에 대하여, 채무자 인사규정 제57조 제1항 제5호 및 제58조 제1항 제1호에 의한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채무자 인사규정 및 보수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별지] 기재와 같다.
주장 및 판단
채권자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처분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법․부당하여 무효이다.
채무자 인사규정 제57조 제1항 제5호(이하 ‘이 사건 인사규정’이라 한다)은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자의적이다.
채권자는 이 사건 인사규정에서 정한 위법․부당한 행위를 하지 않았다. 채무자는 위 인사규정을 남용하여 정당한 사유 없이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판단
이 사건 인사규정의 적법․유효 여부
기업질서는 기업존립과 사업의 원활한 운영을 위하여 필요불가결하다. 사용자는 이러한 기업질서를 확립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하고도 합리적인 것으로 인정되는 한, 근로자의 기업질서 위반행위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등의 관련 법령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를 규율하는 취업규칙을 제정할 수 있고(대법원 1999. 3. 26. 선고 98두4672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의 하나인 인사규정의 작성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인사규정을 작성할 수 있다(대법원 2005. 11. 25. 선고 2003두8210 판결).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인사규정은 “기타 위법․부당 행위자로 업무에 배제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자”에 대하여 이사장이 반드시 직위를 해제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러한 직위해제는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 또는 근무태도 등이 불량한 경우, 근로자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 근로자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등에 관하여, 해당 근로자가 장래에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해당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 조치로서의 보직해제를 의미하므로, 근로자의 과거 비위행위에 대하여 조직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와는 그 성질이 다르다(대법원 2005. 11. 25. 선고 2003두8210 판결 등 참조). 또한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한다 할 것이므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일정한 범위의 재량을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두5151 판결, 2007. 5. 31. 선고 2007두1460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사용자의 인사규정 작성에 관한 권한 및 그 의미와 직위해제 등의 취지 및 성질, 이에 관한 사용자의 재량 등에 관한 법리를 바탕으로, “위법․부당행위자로서 업무에 배제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자”에 대한 이사장의 필수적 직위해제를 정한 이 사건 인사규정의 내용을 살펴보면, 그 규정 내용이 지나치게 추상적이라고는 볼 수 없고, 비록 위 인사규정에 따른 직위해제에 이사회나 위원회 등의 심의․의결기관 개입절차나 대상 근로자의 내부적 불복절차가 마련되어 있지 않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 인사규정이, 사법적 심사를 벗어날 수 있는 이사장의 자의적 인사권 내지 합법적 재량 범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인사권까지 부여한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유효 여부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의 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되는데, 이러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채권자는 위법․부당행위를 하였거나 그러한 행위를 하였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인사규정에서 정한 “위법․부당행위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⑴ 채무자는 이 사건 처분의 사유로서 ① 채권자가 2008. 7. 22. ~ 2018. 6. 16. C단체에서 채무자에게 지급한 공제 지원금 164,906,630원을 수령한 후 채무자 직원의 배우자 명의 차명계좌에 입금하여 임의로 사용한 점, ② 위 지원금 중 36,673,800원은 채무자의 공제사업 활성화를 위하여 사용하지 않고 부당하게 사용한 점, ③ 시간제 업무 보조원이 퇴사하여 근무하지 않음에도 허위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후 급여를 지급한 점, ④ 채무자의 여신업무방법서 제210조 제2항 제2호를 위반하여 이사회 승인 없이 연체이자 42,955,330원을 감면한 점 등을 들었다.
⑵ C단체는 2018. 7.경 정기검사를 거쳐 채권자 등 채무자 직원들이 공제지원금을 차명계좌로 관리하고 그중 36,673,000원을 목적 외로 사용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차명계좌 관리에 관하여는 채무자 측에 주의조치를 내리고, 목적 외로 사용한 돈은 반환하되, 반환이 불가한 경우 업무관련자가 연대하여 변상하라는 내용의 시정조치를 내렸다. 이후 채무자는 2018. 8. 27. 채권자를 채무자의 제1지점장으로 전보하고, 2018. 10. 5. 이사회 의결을 거쳐 채권자에게 감봉 3개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위 징계를 의결하는 과정에서 채무자 이사들은 채무자에게 손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여 채권자를 고발하지 않는 방안을 논의하였다.
⑶ 채무자의 시간제 업무보조원 D, E는 2017. 5. 17. 퇴직하였고, 2017. 5. 18. ~ 2017. 6. 20. 및 2017 10. 16. ~ 2017. 12. 15. 채무자 B조합에서 실제로 근무하지 않았음에도 채무자 소속 F은 상부 지시를 받고 위 업무보조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였다. 채권자는 위 업무보조원들이 위 각 기간에 채무자 B조합에 출근하였다는 내용의 출근부(소갑 제10호증의 1, 2)를 제출하였으나, 위 F은 2017. 12. 20. 위 업무보조원들이 채무자 B조합에 방문하였을 때 출근부에 도장을 받으라는 지시가 있어서 위 출근부에 도장을 찍었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이 법원에 제출하였다.
⑷ 채무자는 2010. 2. 24. G 소유의 구미시 H 임야 11,901㎡에 관하여 제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한 후 G에게 3억 5,000만 원을 대출하였고, 이후 G이 대출이자를 제대로 변제하지 않자 2014. 1. 7. 위 근저당권에 기하여 위 토지에 관한 임의경매(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I)를 신청하였다. 이후 채권자는 채무자 이사회의 승인을 받지 않은 채 채무자 소속 F에게 G의 대출금 이자를 감면 처리하라고 지시하였고, 위 F은 이에 따라 2014. 7. 30.자로 발생한 G의 연체이자 42,955,330원을 전액 면제하는 것으로 기안을 작성하여 채권자가 이를 결재하였다. 채무자는 그 다음 날인 2014. 7. 31. 위 임의경매 신청을 취하하였다.
⑸ 채무자의 여신업무방법서 제210조 제2항 제2호는 채무자가 회수 순위를 변경하지 않고 대출채권의 연체이자를 500만 원 초과하여 감면하는 경우에 이사회의 승인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고, 새마을금고법 제85조 제2항 제4호는 금고의 임직원이 이사회의 의결이 필요한 사항에 대하여 의결을 거치지 아니하고 집행한 경우 형사적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⑹ 채무자는 2019. 1. 11. 채권자가 위 ⑴의 ① ~ ④항 기재와 같이 위법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채권자를 업무상 횡령죄, 업무상 배임죄,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법률위반죄, 새마을금고법위반죄로 고소하였고, 현재까지 위 형사사건이 진행 중이다.
한편, 근로자에 대한 직위해제 처분의 정당성은 근로자에게 해당 직위해제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나 직위해제에 관한 절차규정을 위반한 것이 해당 직위해제처분을 무효로 할 만한 것이냐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05. 11. 25. 선고 2003두8210 판결 등 참조),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일정한 범위의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므로, 이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두5151 판결, 2007. 5. 31. 선고 2007두1460 판결 등 참조). 대기발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대기발령의 업무상 필요성과 그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와의 협의 등 대기발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대기발령이 권리남용에 해당되어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볼 수 없다. 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3다63029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와 위 가)항 및 1.항에서 살핀 소명사실 그리고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나타난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채권자는 채무자의 실무업무를 총괄하는 전무로 재직하면서 업무수행 중 행위로 인한 업무상 횡령․배임, 새마을금고법위반 등의 혐의로 채무자에 의하여 고소되었고, 그 수사절차가 진행 중인 점, 채무자 이사장은 위와 같은 위법․부당행위를 하였거나 그러한 혐의가 있는 채권자를 업무에서 배제할 필요가 있다고 보아 이 사건 처분을 내렸다고 볼 수 있는 점, 채권자가 위 혐의 중 일부분에 대하여 이미 징계처분을 받은 바 있으나, 징계처분과 형사처벌은 엄연히 구별되고, 채권자에 대한 수사 및 형사재판절차가 진행됨으로써 장래 채권자의 직무수행에 적지 않은 장애가 초래될 우려가 있는 점, 채권자가 이 사건 처분으로 직위를 부여받지 못한 채 휴게실에서 근무하게 되었으나, 채권자로서도 자신에 대한 수사절차 등에 충분히 대응․방어하기 위하여 채무자의 업무 또는 그 직무수행의무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운 지위에 있을 필요가 있는 점, 채권자는 채무자의 보수규정에 따라 이 사건 처분 이후에도 현재까지 그 이전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의 급여를 지급받고 있는 점, 채무자의 인사규정상 직위해제 기간은 6개월이고, 채무자 이사장이 이 사건 인사규정에 따른 직위해제 기간을 연장할 수 있기는 하나, 그 기간은 위 수사 및 재판 절차진행기간을 감안한 합리적 범위 내로 한정될 것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인사규정에 따른 이 사건 처분이 사용자의 인사명령에 관한 재량을 넘은 위법․부당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소결
이 사건 처분의 무효를 전제로 한 채권자의 피보전권리는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결론
채권자의 신청은 피보전권리에 관한 소명이 부족하므로, 더 나아가 그 보전의 필요성에 관하여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9. 2. 15.
판사 최우진(재판장) 봉지수 이현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