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2025. 10. 16. 선고 2022가단38174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7,322,108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10. 17.부터 2025. 10. 16.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7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1986. 12.경 피고에 입사하여 피고 산하 구미공장에 소속되어 화학섬유제조업에 종사하던 중 2015년경 C 파트장으로 승진하였고, 2020. 12. 31. 퇴사하였다.

나.

원고는 2019. 12. 18. 위 공장 화학공정 증설작업 과정에서 현장 점검을 하던 중, 시운전을 진행하던 피고의 근로자가 개방한 밸브에서 분출된 황산 원액이 눈에 튀어 좌안 각막에 화상을 입는 사고를 당하였다('이 사건 사고').

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2020. 4. 27. 경북대학교병원 안과에서 좌안 군날개 절제술 및 자가결막판 이식술을 받았고, 2021. 5.경까지 지속적으로 안과 외래 통원치료를 받았다. 또한 이 사건 사고 후 재경험, 회피, 과각성, 수면 곤란, 부정적 인지등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으로 2021. 5.경부터 경북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외래 치료를 받고 있다.

라.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좌안 각막 화상 및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상병으로 하여 제14급 10호 장해판정을 받았고, 2019. 12. 18.-2023. 4. 23.까지 입원 및 통원치료 기간 동안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요양급여 3,418,920원, 휴업급여 40,076,170원, 장해급여 10,813,540원 합계 54,308,630원을 지급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기재, 경북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

가.

원고

이 사건 사고는 피고 공장 내 화학공정증설 작업이 끝나고 시운전을 하는 날 원고가 CH-930(황산 고체화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던 중 작업자가 CH-930 상단에 설치된 공기구멍을 잘못 열면서 분출된 황산 원액이 원고의 얼굴 전면에 틴 사고이다. 이러한 사고는 피고 소유 기계장비의 하자나 피고 소속 작업자의 조작 실수에 기인한 것이고, 보호안경 등 착용 지시를 하지 않은 피고의 책임이므로, 피고는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피고

피고는 입사자들에게 안전모 등 안전용품을 일괄 지급하고, 직원 안전교육에 만전을 기해 왔다. 원고는 해당 부서의 파트장으로서 관리감독 책임이 있었는바, 이 사건 사고는 원고 스스로 안전관리감독 책임을 방기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의 의무 위반이 인정되지 않는다.

3.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근로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 ·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하는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가 손해를 입었다면 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대법원 2021. 8. 19. 선고 2018다270876 판결 등 참조).

을 제1-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를 비롯한 구미공장 직원들에게 정기적으로 안전교육을 시행해 왔고, 원고는 파트장으로서 구 산업안전보건법상 관리감독자로 지정되어 관리감독자교육을 받았으며, 직접 직원들에 대한 안전운전 교육을 실시하기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가 원고에 대한 보호조치 의무를 다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①

원고가 파트장으로서 관리감독자라고 하여 피고가 그 소속 근로자인 원고에 대한 신의칙상 보호의무를 면제받는다고 볼 근거는 없다.

②

이 사건 사고는 새로 증설된 화학공정시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시운전을 하던 중 발생하였다. 신규 장비 설치 후 그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시운전 시에는 기계 결함이나 작동 오류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임을 피고 측에서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

③

실제로도 이 사건 사고는 새로 설치된 장비에 황산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그 이유를 알아보려고 원고가 CH-930이 설치된 4층으로 올라갔을 때 다른 작업자가 압력조정 밸브를 작동하는 과정에서 조정 밸브 외부로 소량의 황산이 분출되어 발생하였다.

④

조정 밸브 외부로 황산이 분출되는 사고는 기계의 결함 또는 작동 실수가 원인일 것으로 보인다. 만일 피고가 위험물질인 황산을 취급하는 화학공정시설 시운전 시의 위험을 강조하고 기 지급한 안전모(안면보호구와 보안경 일체형)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보호조치를 철저히 하였다면 이 사건과 같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나.

손해배상의 범위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구체적 손해배상액을 아래와 같이 계산한다. 다만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월 미만과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 현가 계산은 월 5/12%의 비율로 계산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그리고 당사자들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1)

소극적 손해

가)

인적사항

나)

후유장해 및 노동능력상실율

피고 회사에서 퇴직한 다음날인 2021. 1. 1.부터 계산함. 이 사건 사고 후 5년간 한시장해 16%

다)

구체적 계산

라)

공제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재해근로자가 가입 사업주나 제3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에,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액은 보험급여와 같은 성질의 손해액에서 먼저 보험급여를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를 하는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한편, 손해배상은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피해자로 하여금 근로기준법이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휴업급여나 장해급여 등을 이미 지급받은 경우에 그 급여액을 일실수입의 배상액에서 공제하는 것은 그 손해의 성질이 동일하여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것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따라서 피해자가 수령한 휴업급여금이나 장해급여금이 법원에서 인정된 소극적 손해액을 초과하더라도 그 초과 부분을 기간과 성질을 달리하는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할 것은 아니며, 휴업급여는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에 대응하는 것이므로 그것이 지급된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액에서만 공제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16240 판결 등 참조).

(2)

휴업급여가 지급된 휴업기간인 2019. 12. 18.부터 2023. 4. 23.까지의 원고 일실수입액 합계 12,105,792원(= 1,703,175원 + 1,717,035원 + 3,449,946원 +1,745,259원 + 3,490,377원)은 원고의 휴업급여 수령액 40,076,170원보다 적으므로, 이를 공제하면 위 기간의 일실수입은 없게 된다. 휴업급여 지급기간 이후의 원고의 일실수입손해는 8,776,268원(= 20,882,060원 - 12,105,792원)인데, 이 역시 원고의 장해급여 수령액 10,813,540원보다 적으므로, 휴업급여 지급기간 이후의 일실수입 역시 남는 것이 없다.

2)

적극적 손해

원고는 향후치료비 명목으로 7,289,100원의 지급을 구한다. 그러나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할 때, 위 청구는 이 사건 사고일로부터 5년간의 치료비 청구라고 판단되므로, 사고일로부터 5년이 경과한 현 시점에서는 변론종결일 이후에 장차 지출할 금원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위 치료비를 기왕치료비 청구로 선해하되, 여기에서 원고가 수령한 요양급여 3,418,920원을 공제하면 3,870,180원(= 7,289,100원 - 3,418,920원)이 남는다.

3)

책임제한 후 재산상 손해

이 사건 사고 발생 경위, 이 사건 사고가 피고 소유 설비의 결함 때문이거나 설비의 작동법을 숙지하지 못한 작업자의 실수 때문일 개연성이 큰 점, 한편 원고는 현장에 대하여 관리감독할 권한과 책임이 있는 파트장으로서 스스로 안전장구를 착용하여 안전을 도모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등을 지급받아 손해가 상당히 보전된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의 책임 범위를 60%로 제한한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재산상 손해액은 2,322,108원(= 치료비 3,870,180원 × 0.6)이 된다.

4)

위자료

이 사건 사고 발생 및 그 후의 경위, 그로 인한 원고의 상해 정도, 이 사건 사고 발생과 관련된 피고의 보호의무위반 정도,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각 급여의 액수 등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위자료를 5,000,000원으로 정한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으로 7,322,108원(= 재산상 손해 2,322,108원 + 위자료 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송달 다음날인 2024. 10. 17.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10. 16.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 론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오승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