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14. 12. 10. 선고 2013가단3007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전제되는 사실관계

가.

원고는 강관 인발, 조관, 절단 가공업 등을 하는 회사이고, 피고는 1999. 4.경부터 2013. 7.경까지 원고 회사에서 근무하였다. 디엔에프스틸 주식회사(이하 '디엔에프스틸'이라 한다)는 2012. 1.경 설립되어 강관 생산 등을 하는 회사이고, 피고는 2013. 8.경부터 현재까지 디엔에프스틸에서 근무하고 있다.

나.

피고는 원고 회사에서 근무하던 중인 2012. 1. 17.경 원고와 합의서, 영업비밀 및 기밀 등 보호서약서를 각 작성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증인 B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의 동의 없이 임의로 사직하였고, 그 직후 원고와 동종업종을 영위하는 경쟁사인 디엔에프스틸에 입사하였으며, 원고 회사 근무 중 습득한 리듀싱공법 등의 조관기술을 디엔에프스틸에서 누설하였으므로,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원고에게 1억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약정은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어 무효이므로, 원고는 그 위반을 이유로 피고에게 약정금의 지급을 구할 수 없다.

다.

판단

1)

피고가 원고의 동의 없이 사직한 사실, 그 직후 입사한 디엔에프스틸이 원고의 업종을 하는 경쟁사가 될 수 있는 회사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2)

가) 그러나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경업금지약정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약정이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하며, 이와 같은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에 관한 판단은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경업 제한의 기간·지역 및 대상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유무, 근로자의 퇴직경위, 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말하는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이라 함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 정한 '영업비밀'뿐만 아니라 그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였더라도 당해 사용자만이 가지고 있는 지식 또는 정보로서 근로자와 이를 제3자에게 누설하지 않기로 약정한 것이거나 고객관계나 영업상의 신용의 유지도 이에 해당한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판결 등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1, 2, 7호증, 을 2호증의 각 기재, 증인 B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약정은 피고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에 해당되어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이고, 일부의 유효성을 인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①

원고가 피고가 누설하였다고 주장하는 리듀싱공법을 사용한 조관기술을 디엔에프 스틸에서도 마찬가지로 사용한다고 보기 어렵다.

②

피고가 원고 회사에서 익힌 위 리듀싱공법이 원고만이 가지고 있는 지식 또는 정보로서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③

피고는 사직 직전 원고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7개월간 32,492,770원을 임금으로 받았고, 디엔에프스틸에서 근무하면서는 5개월간 23,710,776원을 임금으로 받았는바, 원고 회사에서 받은 월 평균 임금인 약 464만 원과 디엔에프스틸에서 받은 월 평균 임금인 약 474만 원 사이에 큰 차이가 없고, 이는 10년 이상 경력을 가진 조관공의 업계평균임금 수준이며, 피고가 원고 회사에서 특별한 기술의 소유를 이유로 특별한 보수를 받거나 대우를 받은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디엔에프스틸에서도 마찬가지로 특별한 기술의 소유를 이유로 특별한 보수나 대우를 받지 않고 있다.

④

이 사건 약정의 경업제한 기간이 10년이고 지역의 제한도 없으며, 위약금으로 1억 원의 거액을 설정하고 있다.

⑤

피고가 원고 회사에서 계속 근무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약정을 체결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등 피고의 완전한 자유의사로 이를 체결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⑥ 원고가 (주)디에스시나 DHI(주) 등과 거래관계를 맺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다른 업체의 진입을 막고 거래를 독점할 권리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⑦

경업금지약정은 일반적으로 사용자에 비하여 경제적으로 약자인 근로자에 대하여 헌법상의 직업선택의 자유 및 영업의 자유를 제한하고 그 생존을 위협할 우려가 있고, 특히 쉽게 다른 직종으로 전직할 수 있는 기술이나 지식을 갖지 못한 피용자는 종전의 직장에서 습득한 기술이나 지식을 이용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할 경우 그 생계에 상당한 위협을 받을 수 있다.

⑧

이 사건 약정에 의한 공공의 이익이 피고들의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하여 얻는 이익보다 크다고 보기도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상혁

각주1) 피고는 이 사건 약정의 무효주장을 하면서 민법 제103조를 특정하지 않았으나, 주장의 전체적인 취지 및 제출·신청한 증거등에 의하여 위 주장도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