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은 대구 달서구 C에 있는 D의 대표자(실경영자)로서 상시 2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휴대폰판매업을 경영하여 온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근로하다 2012. 9. 28.에 퇴직한 근로자 E의 2012년 9월 임금 733,33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이 법원의 판단
쟁점
피고인은 경찰 이래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부인하고 있다. 임금을 미리 지급해준 것들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인센티브로 지급된 돈에 관해서는 E이 문제의 휴대폰 4대에 관하여 요금납부를 중단하는 바람에 오히려 피고인이 통신사에 더 많은 돈을 물어주어야 했기 때문에 E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이다.
검사의 주장은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에 따르면 상계가 금지되므로 미지급임금잔액에 관하여 피고인의 채무 자체는 존재하며,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12. 10. 12.에 피고인의 유죄는 이미 성립하였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그런데 다음과 같은 2가지 측면을 고려하면, 공소사실에 대하여 의구심을 갖게 된다.
고의 유무
첫째, 피고인이 E에게 2012. 9. 11. 10만 원, 같은 달 20일 19만 원을 지급하였는데 이는 공소사실 기재 임금의 일부를, 당초에 9월 임금의 지급일로 약정되어 있던 2012. 10. 20.보다도 훨씬 전에 지급해준 것으로 여겨진다. 증인 E은 그것이 인센티브였다고 진술하지만, E의 이러한 진술은 믿기 어렵다. 피고인이 위와 같이 2차례 지급한 돈을 합하면, 공소사실의 733,330원과 비교할 때 무시할 수 없는 액수이다. 더욱이, 임금이 아니기는 하지만, 피고인이 후술하는 바와 같이 지급한 1,325,960원의 인센티브는 당초 약정한 비율에 따른 액수보다 많았고, 휴대폰을 개통하면 다음 달에 통신사로부터 받지만 피고인은 E의 요청에 따라 미리 그 달에 선급해 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할 때, 피고인이 고의로 부지급한 것이고 가벌성이 있다고 과연 단정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위법성조각 여부
둘째, E은 자신의 가족 4인의 명의를 빌려서 여러 대의 휴대폰을 개통함으로써 2012. 9. 17. 피고인으로부터 인센티브 1,325,960원을 지급받았으나, 그 휴대폰의 월 사용료를 납부할 의무를 한번도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이로 인하여 피고인은 상당한 액수의 월 사용료를 대납하는 부담을 져야 했고 종국에는 단말기대금 등을 통신사에 반환하는 부담을 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부담한 액수는 공소사실 기재 임금액을 크게 상회한다. E은 월 사용료 납부의무를 인정하면서도, 피고인으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지 못했기 때문에 돈이 없어서 납부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변명하지만, 근로제공 을 중단한 것은 E이 스스로 한 행동이고, 그것도 일을 시작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서였다. 교통사고를 당해서 어쩔 수 없이 그만두었다는 E의 진술은 뒷받침할 만한 자료도 없는 등 신빙성이 부족하다.
이는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 이후에 비로소 피고인이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사후적 사정이긴 하지만, 퇴직시점에 돈을 완제하지 아니하고 일정 기간 지켜보면서 문제 없는지를 확인하려 하는 행동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여서 형법 제20조의 위법성조각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 왜냐하면, 휴대폰 판매점주가 근로자에게 휴대폰 판매에 따른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하였고 그 근로자가 휴대폰 요금을 납부하는 본건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근로자의 인센티브 청구권은 통신사 휴대폰 사용계약을 유지시킬 의무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그러므로 피고인으로서는 위와 같은 문제의 발생에 대비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보호의 법익을 아무리 고려한다 하더라도, E이 2012.
9. 6.부터 같은 달 27일까지 고작 22일간 일하고(결근한 날을 제외하면 이보다 적다), 덜컥 그만두고는 피고인에게 위와 같이 상당한 손해를 입혔으므로 E이 피고인을 상대로 본건 진정을 제기한 것은 정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결국, 과연 고의가 인정되는가 하는 측면과 위법성조각사유에 해당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측면에서, 공소사실에 대하여 의문을 품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할 만하다. 위와 같은 여러 사정을 놓고 보면, 증인 E의 법정진술, E이 작성한 진정서의 기재, F․E에 대한 근로감독관 작성 진술조서(대질)의 진술기재, 피고인․E에 대한 근로감독관 작성 진술조서(대질)의 진술기재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검사의 입증이 없다.
그렇다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오현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