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지하수개발이용시공·장비임대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고, 피고는 토목 및 건축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건설기계임대차계약의 체결 등
원고는 2015. 11. 20. 피고와 원고 소유의 M50B형식 항타 및 항발기 1대(등록번호 C, 이하 '이 사건 기계'라고 한다)를 피고가 소외 효림종합건설 주식회사로부터 하도급받아 시공 중인 D 건설공사 현장에 임대하는 건설기계임대차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같은 날 피고에게 이 사건 기계를 인도하였다.
피고의 작업지시 및 E의 작업 등
원고는 이 사건 기계를 피고에게 임대하면서 운전자로 원고의 직원인 E을 피고의 공사현장에 투입하였고, E은 피고 측 직원의 작업지시에 따라 이 사건 기계를 조작하여 항타 및 인발 작업을 진행하였다.
이 사건 기계는 고도의 운전 기술이 필요한 전문 장비로서 피고의 직원 중에는 이 사건 기계를 운전하거나 조작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고, E에게 주로 작업지시를 한 피고 직원 F도 이 사건 기계를 운전하거나 조작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었다.
E은 위 F 등 피고 직원의 지시에 따라 작업을 진행하였는데, 위와 같은 지시는 주로 이 사건 기계를 이용하여 천공을 할 위치, 깊이, 수량 등에 관한 것이었고, 기계 자체의 조작, 운전, 수리 등에 관하여는 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다.
이 사건 기계의 파손 등
이 사건 기계에 의한 작업이 진행되던 중인 2015. 11. 27. 15:00경 이 사건 기계의 백스테이지 지지대 부분에 크랙이 발생되고 리더가 전도되어 기계 본체와 발전기 상·하오거가 파손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가 발생하였고, 사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속된 작업과 운전으로 인한 금속재질의 피로강도 상승이 사고 원인임이 밝혀졌다.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 2~3일 전 공사 현장에서 수도관 파손 사고가 있었는데, 위 사고로 인해 공사 현장이 물에 젖는 등 이 사건 기계를 이용해 작업을 해야 할 부분 노면에 문제가 생겼고 이에 피고는 물에 젖은 흙을 걷어내고 마른 흙으로 되메우기를 하는 등 복구 작업을 진행하여 공사 일정이 2~3일 정도 지연되었다.
[인정근거] 갑 제1, 2, 4,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3, 4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증인 E의 일부 증언, 증인 F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임차인으로서 이 사건 기계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서 관리하고 나아가 계약이 종료될 경우 원상태로 반환하여야할 의무를 부담하는데, 피고의 무리한 작업지시와 E의 운전 미숙 등으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여 이 사건 기계가 파손되었고, E은 이 사건 계약에 있어서 일종의 파견근로자로서 사용사업주에 해당하는 피고의 피용자의 지위에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기계 파손으로 인한 손해 210,709,000원(기계 수리비 146,120,000원 + 휴업손해 64,589,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기계가 파손된 원인은 기계 자체의 노후화나 결함에 의한 것일 수도 있으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사고 원인에 동의할 수 없으며, 가사 파손 원인이 운전자 E의 무리한 작업 또는 운전 미숙에 있더라도 E은 원고의 직원이므로 E의 운전 미숙으로 인한 이 사건 사고의 책임은 피고가 아닌 원고에게 있고, 피고가 E에게 무리한 작업 강행을 지시한 바도 없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판단
먼저 이 사건 계약에 있어서 E의 지위에 관하여 살피건대,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 제20조 제1항은 파견근로자가 종사할 업무의 내용, 파견사유 등 제20조 제1항 각호의 사항이 포함되는 근로자파견계약을 서면으로 체결할 것을 정하고 있고, 파견법 제5조 제3항은 근로자파견사업이 금지되는 업무에 대하여 규정하면서 제1호에서 '건설공사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업무'를 포함시키고 있다. 한편,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E은 원고의 직원이고, 원고와 피고가 E이 이 사건 기계의 운전자로서 피고의 공사 현장에 투입된 것과 관련하여 근로자파견계약을 서면으로 체결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파견법 규정상 이 사건과 같은 경우는 근로자파견사업이 금지되는 경우에 해당되어 원고와 피고가 E에 대하여 근로자파견계약을 체결할 수도 없는 것임이 분명하므로 피고가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E에 대한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 중 피고가 E의 사용자임을 전제로 한 부분은 이유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의 쟁점은 결국 피고에게 이 사건 사고 발생에 대한 귀책사유가 있는지 여부이다. 이 사건 기계와 같이 전문적인 운전기술을 요구하는 건설기계를 그 운전기사와 함께 임차하여 임대인의 피용자인 운전기사로 하여금 이를 운전하게 하는 경우, 건설기계의 운전 및 작업방법에 관한 결정은 고도의 전문적 기술을 요하는 것이므로, 임차인의 건설기계 운전기사에 대한 지휘·감독은 임차한 기중기의 사용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임대인으로부터 제한적으로 부여받을 뿐이고(임차인으로서는 작업 목적을 운전기사에게 정확하게 알리고 전반적으로 현장을 관리하는 책임은 있다고 할 수 있으나, 건설기계에 관하여 문외한이라 할 수 있는 임차인에게 건설기계의 운전과 관련한 구체적 작업방법에 관하여 그 운전기사를 지휘·감독할 책임이 있다고는 할 수 없다), 또한 건설기계가 설치될 장소의 지반의 안전성 여부, 사고 위험성 등 건설기계의 전반적인 상태 등은 운전기사만이 이를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판단할 수밖에 없으므로, 건설기계의 운전과 관련한 작업방법의 선택이나 그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할 주의의무는 건설기계를 직접 운전한 운전기사나 건설기계 임대업에 종사하면서 그 운전에 관하여 소속 운전기사를 1차적·직접적으로 지휘·감독할 책임이 있는 임대인에게 있고, 그 운전기사가 이러한 주의의무를 임차인의 구체적인 작업지시에 의하여 위배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인과 임차인과의 내부관계에서 임차인에게 운전기사의 주의의무위반으로 인한 건설기계의 파손책임을 지울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 기계는 고도의 전문적 운전 기술이 필요한 장비로서 F 등 피고의 직원 중에는 이 사건 기계를 운전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는 사실 및 E은 피고로부터 이 사건 기계를 이용해 천공할 위치나 깊이 등에 관한 작업지시를 받고 이 사건 기계를 조작하였으나 기계 자체의 조작, 운전 등에 관하여는 피고의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증인 E의 일부 증언, 증인 F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피고의 직원이자 공사현장 관리자인 F는 수도관 파손 사고로 인해 침수되었던 공사현장이 복구 되자 E에게 다시 작업을 할 것을 지시한 사실, ② E은 위와 같은 작업 지시를 받고 성토작업 외에 로울러 작업이나 바닥 다지기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아 노면이 견고하지 못할 수도 있음을 감안하여 휴대용 철판을 깔고 작업을 진행한 사실, ③ E은 휴대용 철판을 깔고 작업을 하더라도 노면이 견고하지 못할 경우 이 사건 기계가 전도되거나 파손될 위험이 있음을 알고 있었음에도 피고 측에 이러한 점에 대하여 얘기하거나 노면 견고화 작업을 요구한 적이 없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가 추가적인 노면견고화 조치가 없을 경우 사고가 발생할 위험성이 있음을 알면서도 무리하게 E에게 작업진행을 강요했다고 볼 수는 없고, 오히려 E이 사고 발생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피고에게 이를 알리지 않고 자체적인 판단 하에 이 사건 기계를 이용한 작업을 진행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E은 전도의 위험성이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자신의 경험상 노면이 더 견고하지 못한 경우에도 정상적인 작업이 가능한 경우도 있고, 현장에서 일일이 모든 조건을 다 따져가며 작업을 하지는 않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피고 측에 전도 위험성에 대해 얘기하지 않고 철판을 깐 상태에서 작업을 진행했으며, 작업 당시 사고위험성에도 불구 이 사건 기계가 파손될 것이라고까지 예상하지는 못하였다고 증언하고 있다), 피고에게 이 사건 기계 파손에 대한 귀책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어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남대하(재판장) 황성민 이준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