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19. 8. 28. 선고 2018가단70513 판결

2018

주문

1.

원고(반소피고)의 피고(반소원고)에 대한 2017. 10. 24. C의 추락사고 진료로 인한 피고(반소원고)와 관련된 부당이득반환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2.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본소 및 반소를 합하여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는 'D'라는 상호로 건축업을 영위하는 자이다. C은 원고와 친구사이로서 아래사고 발생 이전에 원고의 공사일을 따라가 잡일을 도와주고 소액의 돈을 받은 적이 있는 자이다.

나.

사고의 발생

C은 2017. 10. 24. 원고의 사무실에 놀러갔다가 그곳에 있던 E과 함께 원고를 따라 대구 북구 F 소재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의 옥상 지붕 구조물 보수 작업에 동행하였다.

C은 같은 날 11:00 ~ 11:20경 이 사건 건물과 옆 건물 옥상을 연결해 놓은 사다리를 통해 이 사건 건물 옥상 위 판넬 지붕 보수공사 장소로 올라가던 중 추락하였다(이하 이를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이로 인해 C은 강내로의 열린 상처가 없는 간의 손상, 강내로의 열린 상처가 있는 비장의 손상 및 상완골 몸통의 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고, 경북대학교병원과 G병원에서 건강보험을 통해 진료를 받았다.

다.

피고의 보험급여 지급

피고는 C의 총 요양급여비용 55,215,840원 중 C의 본인일부부담금 8,852,690원을 제외한 나머지 46,363,150원을 국민건강보험법 제44조에 따라 해당 요양기관에 지급하였고, 국민건강보험법 제44조 제2항에 따라 C이 2017년도 본인부담금 연간 상한액 256만 원을 초과하여 부담한 3,513,230원을 2018. 12. 31. 상한제사후환급금으로 C의 아들인 H에게 지급하였다.

라.

부당이득 반환 통지

피고는 2018. 6. 27.경 원고에게 원고가 C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에 의한 요양보상책임이 있다는 이유로 피고가 요양기관에 지급한 공단부담금을 부당이득으로 납부하라는 통지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7, 9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증인 C, E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C은 원고의 피용자가 아니므로 원고에게 피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

피고의 주장

C은 원고에게 고용된 근로자이고 이 사건 사고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므로, 피고가 C에게 요양급여를 지급함으로써 원고가 C에 대한 근로기준법상의 요양보상의무를 면하는 이익을 얻게 되었으므로, 원고에 대하여 요양급여에 해당하는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업무상 재해를 입은 근로자가 사용자가 아닌 제3자로부터 근로기준법 제78조 제1항 소정의 요양보상에 해당하는 급부를 받았다면 근로자로서는 사용자에게 더 이상 업무상 재해로 인한 요양보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으므로, 사용자로서는 근로자에게 요양보상에 해당하는 급부를 한 제3자에게 근로자에 대한 요양보상의무를 면하게 됨으로써 얻은 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한편,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또는 도급계약이든 그 형식과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며,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 복무규정 · 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 · 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 · 원자재 · 작업 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의 지위를 인정하여야 하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 · 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9. 6. 선고 95다35289 판결, 대법원 2005. 4. 28. 선고 2004다12660 판결 등 참조).

나.

먼저 C이 원고에게 고용된 근로자인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알 수 있다.

①

C은 이 사건 사고 당일 오전, 원고의 사무실에 놀러갔다가 술을 마셔 취기가 오른 상태였는데, 원고가 이 사건 건물 옥상의 판넬 지붕 보수공사를 하러 가게 되어 즉흥적·우발적으로 E와 함께 원고를 따라 나섰다. ② 당시 C은 원고와 사전에 일당 지급여부나 그 지급액수, 근로 시간, 근무조건 등에 대해 정하지 않았다. ③ C과 원고는 이전부터 알고 지낸 친구 사이이다. ④ 이 사건 사고 발생 이전 C이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일당을 받은 적이 있으나, 그러한 근로제공 빈도가 부정기적이고 일회적이었으며, 전속적인 관계도 아니었다. ⑤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가 시행한 공사는 이전에 원고가 설치한 옥상 지붕 판넬을 보수하는 정도의 소규모 공사였다. ⑥ 이와 같은 공사에서 C은 크지 않은 판넬 조각을 들고 원고를 따라 옥상으로 올라간 것 외에 원고에게 다른 업무에 관하여는 별다른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C이나 E에게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하였다는 자료도 없다. ⑦ 이 사건 사고 발생 직전, 원고는 이 사건 건물 옥상 지붕 판넬에서 용접 작업을 하고, C과 E은 옥상에서 별다른 일을 하지 않으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⑧ 이 사건 사고 당시 C은 원고가 옥상 지붕 판넬 위에서 일을 마쳤다는 말을 듣고, 보수공사를 잘 마쳤는지 구경도 하고 공구가 있으면 갖고 내려올 겸 올라가다가 떨어졌다고 증언하였다. ⑨ 그러나 당시 원고가 C에게 옥상 지붕 판넬 위로 올라오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비록 C이 내심으로는 원고로부터 소액의 돈이라도 받고 싶은 마음에 원고를 따라 이 사건 건물에 간 것이라고 하더라도, C이 원고에게 임금을 대가로 고용되어 그 지시·감독을 받으면서 근로를 제공한 원고의 근로자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가 C의 사용자임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이 사건 반소 청구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고, C의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한 진료로 인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하며, 피고가 이를 다투는 이상 원고로서는 그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심웅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