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C에 대한 사기의 점(2021고단1938)은 무죄.
피고인 B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사건정보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판결
사건
2020고단4012,2021
판결선고
2022. 6. 9.
대구지방법원서부지원
판결
범죄사실
『2020고단4012』
피고인 A은 2021. 12. 23.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21. 12. 31.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피고인 A은 대구 달서구 D 소재 ㈜E의 실질적인 운영자이고, 피고인 B은 위 피고인 A의 법률상 배우자로서 ㈜E의 사내이사이다.
피고인 A
피고인은 ㈜E의 운영과정에서 누적된 부채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되자, 사실은 빌려온 돈을 회사의 부채를 변제하는 목적으로 사용할 예정이었음에도 이러한 계획을 알리지 아니하고 자신의 배우자인 B에게 현재 ㈜E의 감사로 재직 중인 피고인의 친형 F을 감사직에서 물러나게 하기 위해서 돈이 필요하니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오라고 지시하였다.
이에 B은 2019. 1. 일자불상경 대구 달서구 G 소재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평소 소액의 생활비를 빌려주는 등 친분관계가 있는 피해자 H에게, “시숙인 F이 ㈜E의 감사로 재직 중인데, 하는 일도 없이 월급만 축내고 있다. 평소 시댁에서 나를 너무 무시해서 시숙인 F도 너무 보기가 싫고 회사에서 내보내고 싶다. 시숙이 남편에게 빌려준 돈을 갚아주어야만 감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하는데 5,000만원을 빌려주면 연 24%의 이자를 주고 원금은 2019. 10. 23.까지 꼭 갚을 것이며 남편과 함께 공정증서도 작성해주겠다. 남편회사의 운영이 잘 되고 있으니 절대로 돈을 못 갚을 일은 없다”라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의 회사는 2016년경 법인을 설립하면서 건물을 신축하느라 약 40억 정도의 대출을 받아 피해자로부터 금원을 차용할 당시 부채가 70억 원인데 반해 30억 원 상당의 미수금 채권이 회수되지 않고 있는 자금경색ㆍ채무초과 상태에 있었고, 2018년도 무렵에는 회사의 신용도가 떨어져 월 2,000만 원 상당의 대출이자를 부담하는 등 자금의 압박을 받고 있었으며, B이 피해자로부터 빌려온 감사인 F과 무관하게 회사의 채무를 변제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B을 통해 피해자를 기망하여, 2019. 1. 24. 피고인 명의 I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4,960만 원을 송금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 때부터 2019. 8. 30.까지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같은 방법으로 총 6회에 걸쳐 합계 1억 4,560만 원을 교부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재물을 편취하였다.
피고인 B
피고인은 2019. 10. 4.경 불상지에서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안동으로 가고 있는데 개인적인 용도로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 내일까지 반드시 갚을 테니 100만원만 빌려달라”라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당시 특별한 소득이나 재산이 없어 피해자로부터 금원을 차용하더라도 이를 다음날 정상적으로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피고인 명의의 기업은행 계좌(계좌번호 2 생략)로 100만원을 교부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재물을 편취하였다.
증거의 요지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 A의 법정진술
피고인 B에 대한 검찰 및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H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수사상황(피의자 B의 변소에 대한 고소인의 진술 확인)
판시 전과 : 범죄경력조회, 판결문[2020고단3444, 2021고단1269(병합) 근로기준법위반 등)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들 : 각 형법 제347조 제1항
형의 선택
피고인 A에 대하여 징역형, 피고인 B에 대하여 벌금형을 각 선택
경합범가중
피고인 A :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경합범처리
피고인 A :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선고유예
피고인 B : 형법 제59조 제1항(유예된 형: 벌금 50만 원, 초범인 점, 피해변제하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 참작)
노역장유치
피고인 B :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1일: 10만 원)
양형의 이유(피고인 A)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월∼10년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사기범죄 > 01. 일반사기 > [제2유형]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동종 경합범 처리방법에 따라 이득액을 합산한 금액 기준으로 유형 결정)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처벌불원 또는 실질적 피해 회복(공탁 포함)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 징역 6월20일∼2년6월(동종경합 합산 결과 1단계 상승으로 형량범위 하한의 1/3 감경)
선고형의 결정: 징역 1년
아래와 같은 정상 및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전후 정황 등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여러 양형요소를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유리한 정상 :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 이 사건 이전 동종전과가 없고, 이외 벌금형을 넘는 처벌전력이 없다. 피해자가 피고인과 원만히 합의하였다는 내용의 고소취하서를 제출하였다. 판결이 확정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과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에 해당하여 함께 재판받았을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한다.
불리한 정상 :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편취액이 1억 4,560만 원에 이른다. 피해자가 고소취하서를 제출하기는 하였으나, 피해회복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피해자와의 인적 신뢰관계를 이용하여 사기죄를 저질렀다.
무죄부분(2021고단1938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대구 달서구 D에 소재한 자동화기계 제조업체인 ㈜E(이하 ‘E’라 한다)의 운영자이고, 피해자 C은 대구 달서구 J에 소재한 기계 부품 제조업체인 K의 운영자이다.
피고인은 2018. 12.경 위 K 사무실에서 마치 정상적으로 물품대금을 지급할 것처럼 피해자에게 기계 부품을 주문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의 회사는 2015.경 법인을 설립하면서 공장을 신축하느라 약 40억 원 정도의 대출을 받아 피해자에게 기계 부품을 주문할 당시 부채가 약 55억 원인 데 반해 자동차 산업의 침체 및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L의 경영 악화로 매출이 크게 감소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다른 거래처에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직원들에 대한 상여금도 체불하는 하는 등 재정상태가 매우 열악하였기 때문에 피해자로부터 기계 부품을 납품받더라도 그 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9. 1. 8.경 7,700,000원 상당의 기계 부품을 납품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20. 1. 10.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와 같이 총 11회에 걸쳐 합계 100,853,500원 상당의 기계 부품을 납품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판단
관련법리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그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 행위 이후의 경제사정의 변화 등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채무불이행 상태에 이르게 된다고 하여 이를 사기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5618 판결 참조).
또한, 사업의 수행과정에서 이루어진 거래에 있어서 그 채무불이행이 예측된 결과라고 하여 그 기업경영자에 대한 사기죄의 성부가 문제된 경우, 그 거래시점에 그 사업체가 경영부진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사정에 따라 파산에 이를 수 있다고 예견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사기죄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발생한 결과에 따라 범죄의 성부를 결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설령 기업경영자가 파산에 의한 채무불이행의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태를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고, 계약이행을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었을 때에는 사기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6도1843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이 부분 각 공소사실 기재 기계 부품을 공급받을 당시 E의 자금 운영이 원활하지 않았고, E는 2020. 1. 14.경 법원에 회생신청을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기계 부품 납품 당시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거나 편취 범의가 있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E는 2019. 12. 31. 기준 자산 총액이 58억 1,800만 원, 부채 총액이 64억 1,100만 원에 이르는 작지 않은 규모의 회사이다.
E는 2019. 1.경부터 2020. 1.경까지 피해자로부터 임가공 기계를 납품받은 후 이를 제품 생산에 투입한 것으로 보이고, 그 무렵 자동차설비 등 제품을 꾸준하게 생산하고 있었다. 실제 2019년 매출액은 6,172,349,000원에 달하여 피해자에 대한 물품대금 채무액을 상회한다. E는 주식회사 L(이하 ‘L’라 한다) 미국법인, 한국법인, 인도법인과 체결한 자동차조립설비계약에 기하여 2019. 1. 15.까지 106만 달러 물품, 2019. 2. 15.까지 164만 달러 물품, 2019. 5. 15.까지 4000만 원, 2019. 7. 31.까지 9,000만 원, 2019. 8. 12.까지 5500만 원 등의 물품을 납품하고 있었다. 그 후에도 주식회사 M와의 자동차검사설비계약에 기하여 2019. 8. 28.까지 1억 9,000만 원 상당의 물품을 납품하는 등 지속적으로 기업활동을 하였다. 다만, 2019. 11. 1. L 중국법인과 사이에 2020. 1. 15.까지 24만 달러 상당의 자동차설비를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 2019. 9. 23. N 주식회사와 사이에 2019. 12. 30.까지 1억 7,800만 원 상당의 조립라인 개조 관련 물품을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각 체결하였으나, 이후 위 계약은 파기되었다.
피고인은 2018. 12.경 피해자 C이 운영하던 K 사무실을 찾아 와 기계 임가공을 부탁하였다. C의 이 법정 및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기계 임가공 대금 지급일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는 없었고, 제조업체의 상황을 고려하면 통상 기계 납품 후 3개월 정도는 대금 결제가 미루어질 수 있고, 6개월까지 미루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피고인이 기계 임가공을 해 주면 대금을 추후 지급하겠다고 이야기한 것 이외에 피해자에게 구체적인 지급능력, 거래조건 등 거래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사항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고지하여 적극적으로 기망한 바는 없었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2019. 4. 5. 770만 원, 2019. 8.경 1,485만 원, 이후 500만원을 추가로 변제하였다. 그중 2019. 4. 5.자 변제금 770만 원, 2019. 8.경 변제금 1,485만 원은 판시 공소사실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 제1, 3항 범행 편취금이다. 피고인은 실제 거래처로부터 수금을 하면 피해자에게 일부 변제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피고인의 사후 변제 노력에 비추어 보더라도 편취 범의가 있었음을 더욱 단정하기 어렵다.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한 물품대금을 변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으나, 주거래처인 L의 경영악화로 매출이 감소하고 L로부터 매매대금을 제때 회수하지 않는 바람에 변제를 할 수 없었고, 이후 E에 대한 회생절차가 폐지됨으로써 파산에 이르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실제 L에 대한 3억 원 상당의 미수금을 2020. 11.경에서야 지급받았고, 다른 거래처에 대한 미수금도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점, 위와 같이 L 중국법인, N 주식회사와 사이에 체결한 계약이 파기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피고인의 주장을 쉽게 배척하기 어렵다.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위와 같은 제반 사정들을 살펴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을 무렵 E의 재정상황이 악화되어 채무불이행의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태를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고 피해자에 대한 계약이행을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을 무렵부터 피고인에게 편취할 의사가 있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결론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그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한다.
판사 김여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