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4. 3. 28. 선고 2023가합51070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 중 원고의 근로자지위확인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및 피고의 부속시설인 C자활센터(이하 'C자활센터'라 한다)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하 '기초생활보장법'이라고 한다) 제16조 제1항에 따라 보장기관인 보건복지부로부터 위탁을 받아 수급자 및 차상위자의 자활촉진에 필요한 사업을 수행하는 단체 및 그 기관이다.

나.

원고는 2021. 5. 17.부터 2021. 7. 31.까지, 2021. 8. 2.부터 2022. 12. 31.까지 피고의 사업장인 C자활센터에서 자활사업인 'D', 'E' 과정에 참여하고, 종이봉투접기, 수건접기, 농사용집게조립 등의 작업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원고는 2021년 경 차상위계층에 편입되었고, 건강을 이유로 자활근로를 제외받고자 하였으나 차상위계층은 자활근로를 해야 한다고 하여 어쩔 수 없이 자활근로를 신청하였고, C자활센터의 사업장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원고는 2021. 5. 17.부터 2021. 7. 31.까지, 그리고 2021. 8. 2.부터 2022. 12. 31.까지 그 사업장에 8시까지 출근하여 작업준비 후 9시부터 12시까지, 13시부터 18시까지 피고의 관리, 감독하에 ① 종이봉투접기, ② 수건접기, ③ 농사용집게조립 등의 작업에 참여하였으며 월급을 받았다. 그러므로 원고는 급여명세서에 적힌바와 같이 근로의 대가로 월급을 받은 것이 분명하고, 위 급여가 생계보조금의 성격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근로의 한 단면에 불과하므로, 원고는 근로자에 해당한다.

나.

원고에게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한 원고의 근로에 대하여는 최저임금보장법과 근로자퇴직급여법이 적용되어야 한다. 원고는 1년 이상 근로하였으므로 퇴직금을 지급받아야 한다. 그리고 원고의 실수령급여액이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였으므로 그 차액도 지급받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3,031,196원 및 최저임금과 실수령액의 차액인 9,540,590원 합계 12,571,786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근로자지위 확인의 청구에 관한 판단

확인의 소에서 '확인의 이익'이란 당사자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이를 제거하는 데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 인정된다(대법원 2022. 10. 27. 선고 2017다9732, 9749, 975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청구와 함께 피고와의 계약관계종료를 전제로 한 퇴직금 및 미지급되었던 임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근로자지위확인 청구는 원고가 현재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다는 확인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실제로 근로하였던 기간 동안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는 확인을 구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는 과거의 법률관계 내지 권리관계의 확인을 구하는 것에 불과하여 그에 대한 확인판결을 받는다 하더라도 원고의 현재의 법적 지위나 권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없으므로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에서 근로자지위확인 청구와 별도로 원고가 과거에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음을 전제로 퇴직금, 미지급 임금 등의 지급을 구하고 있어 이러한 이행청구로써 위 확인청구의 목적을 직접 달성할 수 있으므로 이 점에서도 확인의 이익이 없다. 원고 역시 변론기일에서 임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외에 근로자 지위확인을 받아야 하는 다른 현실적인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진술하였다(2024. 3. 7. 변론조서).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근로자지위확인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직권으로 이 사건 소를 각하하는 이상 피고 적격이 없어 각하되어야 한다는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더 나아가 살피지 아니한다.

4.

퇴직금 및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원고에게 근로자성이 인정되는지 살펴본다.

가.

관련 법리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 창출과 손실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2)

기초생활 보장법은 생활이 어려운 사람에게 필요한 급여를 실시하여 최저생활을 보장하고 자활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제1조), 이러한 취지에 따라 근로능력이 있는 수급자에 대하여는 자활에 필요한 사업에 참가하는 것을 조건으로 생계급여를 실시할 수 있으며(제9조 제5항), 차상위계층에 속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유급으로 근로(자활근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자활급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제7조 제3항, 제15조 제1항 제2호, 제4호, 같은 법 시행령 제5조의5, 제20조).

나.

구체적인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1)

원고가 참여한 자활사업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생활이 어려운 사람에게 필요한 급여를 지급하여 최저생활 보장 및 자활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하여 사회보장적 차원에서 행하는 사업으로, 자활사업에 참여한 '차상위계층'에게 지급되는 급여의 명목은 조건부수급자와 같이 사회보장제도의 일환으로 행해지는 생계보조금의 성격을 가지므로 근로의 대가라고 보기 어렵다.

2)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고의 사업장에서 종이봉투 접기, 수건접기, 농사용집게조립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피고로부터 업무 내용에 관한 지시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피고의 사업장에서 근로한 것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의 제공과 그 대가로서의 임금 지급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관계를 근거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수급자 등의 근로능력 향상 및 근로기회 제공을 위하여 피고 및 C자활센터가 보건복지부로부터 위임을 받아 실시하는 자활근로사업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3)

자활사업 참여 대상자는 법령 등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보이고, 특별히 피고가 자활사업 참여자를 스스로 모집하거나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제출된 바 없다. 피고에게 사용종속관계의 징표인 실질적인 노무지휘권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4)

원고에게 고용보험법이 적용 되지만, 이는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어서가 아니라, 원고와 같은 기초생활보장법상의 수급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적 목적으로 고용보험법 제113조의2에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음을 전제로 기초생활보장법상의 수급자에 대한 특례규정을 두어 예외적으로 피보험자격을 부여하였기 때문이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원고의 근로자지위확인청구에 관한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성수(재판장) 우영식 강화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