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4. 7. 11. 선고 2023고정569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대구 서구 B 소재 C 주식회사를 경영하는 사람으로, 상시 근로자 45명을 사용하여 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9. 5. 6.부터 2022. 6. 22.까지 기계조작원으로 근무하다 퇴사한 D의 연차수당 2,884,84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주장의 요지

C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는 근로자대표인 E와 근무일인 토요일을 휴무하고 연차휴가로 대체하기로 서면합의하였고, 실제 근로자가 토요일에 휴무하였으므로 피고인은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나.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62조는 사용자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에 따라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일을 갈음하여 특정한 근로일에 근로자를 휴무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법률 규정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연차 유급휴가를 무급휴일 휴무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근로자 대표의 서면합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다23149 판결 등 참조).

다.

구체적 판단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회사와 근로자대표 E 사이에 근로기준법 제62조에서 정한 연차유급휴가 대체에 관한 유효한 합의가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으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D에 대하여 연차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①

아래 사실 및 사정을 참작하면 E는 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들의 적법한 근로자대표라고 볼 수 있다.

㉮

이 사건 회사에서는 2017. 12. 27. E를 근로자들의 근로자대표로 선임하는 내용의 근로자대표 선임계가 작성되었는데, 그 선임계에는 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 총 33명 중 대표 선임에 동의하는 근로자수 24명의 서명이 기재되어 있다.

㉯

E는 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이 사건 회사에 2002년경 입사하여 근로자 대표로 있다가 퇴직하였다. 이후 2017년경 재입사하였는데 선임자가 그만두면서 회사에서 연륜과 경험이 있는 사람들로부터 근로자대표를 다시 할 것을 제의받았고, 2017. 12. 27. 근로자들의 동의를 얻어 근로자대표로 선임되었다. 회사의 다른 근로자들도 자신이 근로자대표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진술하였다.

㉰

근로자대표 선임계에 서명이 기재되어 있는 F은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E를 근로자대표로 선임하는 내용에 서명하였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근로자대표 선임계에 있는 서명은 본인의 필체가 확실하다’고 진술하였다.

㉱

검사는 E가 적법한 근로자대표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②

아래 사실 및 사정을 참작하면 이 사건 회사는 근로자대표 E와 사이에 근로기준법 제62조에 따른 적법한 유급휴가의 대체합의를 하였다고 볼 수 있다.

㉮

이 사건 회사는 2020. 3. 25. 근로자대표 E와 사이에 2교대 근무자에 한하여 매월 2째, 3째 주 토요일 야간은 휴무하고 연차휴가로 대체하기로 서면합의를 하였고, 2021. 8. 27. 근로자대표 E와 사이에 2교대 근무자는 매월 토요일 야간근무는 휴무하고 연차휴가로 대체하기로 서면합의를 하였다(위 각 서면합의를 합하여 ‘이 사건 각 서면합의’라고 있다).

㉯

E는 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근로자대표로 노사협의회에 참석하여 연차휴가 대체에 관해 서면합의를 한 사실이 있다. 당시 근로자들의 동의를 받았고 협의사실에 대해 부서장을 통해 공지하였다’고 진술하였다.

㉰

이 사건 회사 취업규칙에는 근로시간에 관하여 1주일의 근무일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6일로 하고(제20조 제1항), 연차유급휴가의 대체에 관하여 회사는 사원의 대표와 서면합의에 의하여 연차유급 휴가일에 대신하여 특정한 근로일에 사원을 휴무시킬 수 있는 것으로(제30조 제1항) 규정되어 있다.

㉱

이에 따라 이 사건 회사는 2009년경부터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에 따라 연차유급휴가 대체제도를 실시하여 왔다.

㉲

이 사건 회사는 표준근로계약서에서도 휴가에 관하여 사원과 합의에 의하여 연차유급 휴가일에 대신하여 특정한 근로일에 사원을 휴무시킬 수 있다고 기재하여 그 휴가 내용 합의에 관하여 근로자의 동의를 얻었으며, 실제 D도 이 내용에 동의하였다. ㉳ 검사는 이 사건 각 서면합의는 피고인이 업무편의를 위해 근로자들의 연차휴가 사용권 박탈하고자 서면회람이라는 요식행위를 거친 것뿐이므로 위 각 서면합의의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그 주장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③

따라서 이 사건 각 서면합의는 근로기준법 제62조에 따른 적법한 유급휴가의 대체합의이므로 피고인은 위 각 서면합의의 효력이 미치는 D에게 연차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는다.

판사 김여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