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2024. 8. 13. 선고 2021가단10025 판결

주문

1.

피고의 원고에 대한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영주시법원 2021차39 공사대금 사건의 지급명령에 기한 강제집행을 불허한다.

2.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이 2021카정1002 강제집행정지 신청사건에 관하여 2021. 4. 17. 한 강제집행정지결정을 인가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항과 같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이 사건 공사계약의 체결 및 이행

1)

원고는 2019. 6. 20. 피고와, 원고가 김천시로부터 도급받아 김천시 G 일원에서 진행하는 ‘H 건축공사’ 중 철근콘크리트 공사 부분(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을 280,000,000원(부가가치세 별도)에 피고에게 하도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2)

피고는 2019. 6.경 C에게 이 사건 공사 중 형틀목공 부분을 재하도급하였고, C는 2019. 7.경부터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D, E, F 등을 고용하여 피고로부터 재하도급받은 공사를 진행하였다.

3)

피고는 2019. 11.경 이 사건 공사를 완료하였고,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공사대금으로 262,215,697원을 지급하였다.

나.

이 사건 지급명령의 확정

1)

피고는 2021. 2. 26. 원고를 상대로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영주시법원 2021차39호로 이 사건 공사대금 중 미지급 잔금 17,784,303원(= 280,000,000원 – 262,215,697원)의 지급을 구하는 지급명령 신청을 하였다. 위 법원은 2021. 3. 4. ‘원고는 피고에게 17,784,303원 및 이에 대하여 지급명령 정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 및 독촉절차비용 289,700원을 지급하라.’라는 내용의 지급명령(이하 ‘이 사건 지급명령’이라 한다)을 하였다.

2)

원고는 2021. 3. 8. 이 사건 지급명령을 송달받고도 이의신청을 하지 아니하여 2021. 3. 23. 이 사건 지급명령이 확정되었다.

다.

관련 소송의 경과

1)

근로자들의 원고에 대한 임금 지급청구 소송

가)

E, F은 원고와 C를 상대로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에 따른 체불임금 연대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2021. 10. 13. ‘원고와 C는 연대하여 E에게 8,259,000원, F에게 11,43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결이 선고되었다(대구지방법원 2020가소235785). 또한 D도 원고와 C를 상대로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에 따른 체불임금 연대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2021. 10. 5. ‘원고와 C는 연대하여 11,057,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결이 선고되었다(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2020가소33210).

나)

위 각 판결(이하 ‘관련 임금 판결’이라 한다)은 그 무렵 확정되었고, 원고는 관련 임금 판결에 따라 2021. 10. 29. D을 피공탁자로 하여 15,140,517원을 변제공탁하고(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2021년 금제917호), 2021. 11. 11. E에게 11,349,902원, F에게 15,707,638원을 각 지급하였다.

2)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등 소송

가)

원고는 2021. 12. 7.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공사대금 중 초과 지급된 부분의 부당이득반환 및 원고가 D, I, F에 대하여 위와 같이 직접 지급한 임금 등 상당의 손해배상 또는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대구지방법원 영덕지원 2021가단

11713). 위 법원은 2022. 11. 15. 피고의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면서, ‘피고는 원고에게 42,198,057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12. 21.부터 2022. 11. 15.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라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나)

피고가 위 판결에 대하여 항소하였으나 2024. 1. 17.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었고(대구지방법원 2022나331110), 피고가 상고하였으나 2024. 5. 9.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어(대법원 2024다220346) 위 판결이 2024. 5. 17.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손해배상 판결’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 내지 10호증, 을 제1, 3 내지 5, 8, 9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지급명령에 기한 강제집행의 불허를 구한다.

①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공사의 내용이 변경됨에 따라 공사대금을 261,686,210원으로 감액하기로 묵시적으로 합의한 사실이 있으므로 이 사건 지급명령에서 구하는 공사대금 잔금채권은 존재하지 않는다.

②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위 관련 손해배상 판결에서 확정된 바와 같은 손해배상채권을 가지고 있고, 이 사건에서 2023. 8. 7.자 준비서면의 송달로써 이를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가지는 공사대금 잔금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지급명령에서 구하는 공사대금 잔금채권은 상계로 모두 소멸하였다.

3.

판단

가.

공사대금 감액 합의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공사계약에 관하여 공사대금을 감액하기로 하는 변경계약이 체결되었다거나 변경된 공사내용에 따라 정산을 마치고 이를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해야 하는 공사대금에서 감액하기로 합의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상계 주장에 대한 판단

1)

상계는 상계적상에 있는 채권을 가진 채권자가 별도로 의사표시를 하여야 하는 것이고(민법 제493조 제1항), 그 의사표시 여부는 원칙적으로 채권자의 자유에 맡겨져 있는 것인바(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8다51359 판결 참조), 원고가 관련 손해배상 판결의 소송절차에서 상계의 주장을 하지 아니하였더라도 이 사건 소송에 이르러 얼마든지 상계의 의사표시를 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2)

쌍방이 서로 같은 종류를 목적으로 한 채무를 부담한 경우 쌍방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한 때에는 각 채무자는 대등액에 관하여 상계할 수 있다(민법 제492조 제1항). 상계의 의사표시는 각 채무가 상계할 수 있는 때에 대등액에 관하여 소멸한 것으로 본다(민법 제493조 제2항). 민법 제492조 제1항에서 정한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한 때’는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이행의 청구를 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하였음을 의미하고 채무자가 이행지체에 빠지는 시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대법원 2021. 5. 7. 선고 2018다25946 판결 등 참조).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권의 경우 그 성립과 동시에 이행기에 놓이게 되고(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1다287515 판결 참조),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채권은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권으로서 채권의 성립과 동시에 언제든지 이행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 그 채권의 성립일에 상계적상에서 의미하는 이행기가 도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자동채권인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은 원고가 근로자들에게 관련 임금 판결에 따른 금원을 최종적으로 지급한 2021. 11. 11.에는 성립하여 그 이행기가 도래하였고, 수동채권인 피고의 원고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은 공사가 완료된 2019. 11.경 이미 그 이행기가 도래한 상태였으므로, 결국 원고와 피고의 양 채권은 모두 이행기에 도달한 2021. 11. 11. 당시 상계적상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위 양 채권을 대등액에서 상계한다는 의사표시가 기재된 원고의 이 사건 2023. 8. 7.자 준비서면이 같은 날 피고에게 송달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원고의 상계의 의사표시에 따라 원고의 위 손해배상채권과 피고의 위 공사대금채권은 상계적 상일인 2021. 11. 11.에 소급하여 대등액의 범위에서 소멸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지급명령에서 확정된 피고의 원고에 대한 공사대금채권 17,784,303원 및 이에 대한 2021. 3. 9.부터 2021. 11. 11.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1,450,029원, 독촉절차비용 289,700원 등 합계 19,524,032원의 채권은 상계로 모두 소멸하였고,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은 22,674,025원(= 42,198,057원 – 19,524,032원) 및 이에 대하여 관련 손해배상 판결에서 확정된 바와 같이 2021. 12. 21.부터 2022. 11. 15.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이 남게 된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지급명령에 표시된 청구권은 모두 상계로 소멸하였으므로, 이 사건 지급명령에 기한 강제집행은 불허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고, 잠정처분과 가집행 선고에 관하여는 민사집행법 제47조 제1항, 제2항을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지선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