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을 각 벌금 3,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 B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들에 대하여 위 각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판결
사건
2021고정79
판결선고
2022. 6. 21.
범죄사실
피고인 B은 A주식회사 소속으로 안동시 C 일원에 있는 ‘D’ 현장에서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제반사항을 총괄하여 관리·감독하는 책임자인 현장소장으로서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이고, 피고인 A주식회사는 경주시 E에 본점을 두고 토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안동시로부터 위 공사를 발주받아 2019. 12. 23.부터 2022. 12. 6.까지 시공하는 사업주이다.
피고인 B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상
사업주는 차량계 건설기계를 그 기계의 주된 용도에만 사용하여야 하고, 차량계 건설기계를 사용하여 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운전 중인 해당 차량계 건설기계에 접촉되어 근로자가 부딪칠 위험이 있는 장소에 근로자를 출입시켜서는 아니 된다.
이러한 경우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에게는 차량계 건설기계를 그 기계의 주된 용도에만 사용하고, 위험이 있는 장소에 출입방지 조치를 취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0. 4. 7. 08:20경 위 공사 현장에서, 이를 게을리 한 채 차량계 건설기계로 주된 용도가 굴착작업 등인 굴삭기를 강관파이프 하역 작업에 사용하고, 위험이 있는 장소에 출입방지 조치를 취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 F(남, 60세)가 위 강관파이프 하역 작업을 도와주던 중 굴삭기에 매달려 올라갔다 바닥으로 추락하게 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함과 동시에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에게 약 1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제2요추 부위의 골절 등 상해를 입게 하였다.
피고인 A주식회사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피고인은 위 1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사용인인 위 B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 1항 기재와 같이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는 위반행위를 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들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F의 법정진술
사고보고서 및 작업계획서
진단서
공사계약서, 현장대리인변경신고서, 안전보건관리책임자 선임 및 교육서류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 B
산업안전보건법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1항, 제2항(안전조치의무 위반의 점), 형법 제268조(업무상 과실치상의 점)
피고인 A 주식회사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1항, 제2항(안전조치의무 관리감독 태만의 점)
상상적 경합(피고인 B)
형법 제40조,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형의 선택(피고인 B)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피고인 B)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각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산업안전보건법이 규정한 안전조치의무는 사업주와 실질적인 고용관계에 있는 근로자에 대하여만 적용되는데 피해자 F는 피고인 A주식회사(이하 ‘A’이라고 한다)에 소속된 근로자가 아니므로, 이 사건 추락사고는 산업안전보건법의 적용대상이 아니다.
굴삭기를 강관파이프 하역작업에 사용한 것을 두고 굴삭기의 주된 용도로 사용하지 아니하였다거나 그로 인해 근로자에게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고, 차량계 건설기계를 사용한 작업 시 접촉이나 충돌 위험이 있는 장소에 대한 출입제한은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위험예방조치인데 피해자는 실질적 고용관계에 있는 근로자가 아니므로, 피해자가 강관파이프 하역작업 도중에 트레일러에서 추락해 상해를 입은 사고에 관하여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한 과실이나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
구체적 판단
근로자 범위에 따른 산업안전보건법 적용 및 안전조치의무 위반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사업주의 안전조치의무를 규정한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1항은 행위객체를 실질적 고용관계가 있는 근로자로 한정하지 아니하고, 그에 대한 처벌조항인 산업안전보건법 제168조 제1호는 근로자의 상해나 사망이라는 결과 발생을 요하지 않고 단순히 사업주의 안전에 관한 기술기준 위반사실 자체를 구성요건으로 하는 추상적 위험범 형식으로 규정된 점(대법원 2008. 8. 11. 선고 2007도7987 판결 등 참조), ② 산업안전보건법이 목적으로 하는 ‘산업재해의 예방’과 ‘근로자의 안전·보건’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업주의 사업장에 편입되어 업무를 수행하는 자라면 사업주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가 아닐지라도 그와 상관없이 원칙적으로 산업안전보건법상의 보호객체로 포섭하는 것이 입법취지에 부합하는 점,<1> ③ 사업주는 근로자의 건강 및 안전을 유지·증진시킬 일반적 의무를 부담하는데(산업안전보건법 제5조 제1항), 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전부개정되어 2020. 1. 16.부터 시행된 산업안전보건법은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근로 자와 유사하게 노무를 제공하여 업무상의 재해로부터 보호할 필요가 있음에도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아니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또한 근로자에 포함시켜 보호객체를 확대시켰고, 화물자동차로 철강재를 운송하는 화물차주는 그러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하는 점(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67조 제13호), ④ 피해자는 2020. 4. 7. 트레일러 화물차로 강관파이프를 운송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에 진입하였고, 현장소장인 피고인 B의 작업 지시에 따라 이루어진 굴삭기를 이용한 강관파이프 하역작업에 있어 현장근로자가 이년재 1명뿐인 상황에서 하역을 위한 강관파이프 체인 결속작업에는 파이프 양쪽 끝을 담당할 작업자가 2명 필요함에 따라 신속한 하역작업을 위해 화물차 운송자인 피해자가 불가피하게 해당 작업에 투입되었던 점, ⑤ 통상 트레일러 화물차 1대에 강관파이프 6~7개 정도가 실려 하역작업에 약 30~40분 정도가 소요되고, 하역작업은 강관파이프를 트레일러에서 10cm 가량 들어 올려 지상에 옮기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강관파이프의 무게와 길이로 인해 회전이 발생하여 근처의 작업 근로자에게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수반하고, 이에 따라 일반적으로 트레일러 화물차 기사들은 하역작업에 관여하지 않고 대형업체가 운영하는 사업장에서는 대체로 그러한 현장업무를 허용하지 않는 작업관행(F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녹취서 제6면)을 고려할 때, 피해자가 수행한 작업 자체가 해당 사업장의 위험과 관련된 업무로 볼 수 있는 점, ⑥ 피고인 B은 이 사건 공사현장의 안전관리책임자로서 굴삭기를 이용한 화물 하역작업을 지시하였고, 화물운송자인 피해자가 트레일러 적재함에 올라가 체인을 체결하는 것을 육안으로 확인하였음에도 화물의 특성을 잘 알고 있는 화물운송자의 도움을 받는 편이 보다 수월하다는 판단하에 이를 제지하지 아니한 채 방치하다가 피해자가 추락하는 것을 확인하고서 즉시 다가가 물을 마시도록 조치를 취하는 등 자신이 지시한 하역작업 방식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던 점, ⑦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규칙’이라 한다) 제200조는 운전 중인 차량계 건설기계에 접촉되어 근로자가 부딪칠 위험이 있는 장소에 근로자 출입을 금지하면서 차량계 건설기계를 유도하는 유도자를 배치한 경우를 예외로 두고 있는바, 이 사건 작업현장에 근로자 접촉방지 업무를 담당하는 유도자가 배치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B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여 그에 따른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에게 판시와 같은 상해를 입게 하였고, 피고인 A은 그러한 업무상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다하지 아니한 책임이 인정된다.
주된 용도 사용기준 위반 여부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규칙 제2편 제1장은 기계 등의 안전기준을 규정하면서 제1절의 총칙에 이어 제13절까지 총 12개군의 기계를 주된 용도에 따라 분류하여 세부 안전기준을 정한 각칙을 두는 체계를 취하고 있고, 이 사건 하역작업에 사용된 굴삭기(굴착기)는 제12절 제1관의 차량계 건설기계에 포함되는 반면(규칙 제196조 별표 6 제6호), 이동식 크레인과 같이 중량물을 매달아 화물을 운반하는 양중기는 제9절에서, 지게차와 같이 화물자동차에 물건을 싣거나 내리는 작업에 쓰이는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등은 제10절에서 각기 다른 세부 안전기준을 정하는 점, ② 크레인이나 지게차와 같이 중량물을 운반하는 작업을 하는 기계에 적용되는 안전기준은 주로 정격하중을 유지하고, 지반이나 벽체의 지지를 견고하게 하여 화물 낙하 등의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취지인 반면, 굴삭기와 같은 차량계 건설기계에 적용되는 안전기준은 주로 기계의 이동이나 작업 과정에서의 접촉사고나 붕괴사고 등을 예방하는 취지인 점, ③ 규칙은 차량계 건설기계를 그 기계의 주된 용도에만 사용하도록 하고, 다만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없는 경우를 예외로 두고 있으며(규칙 제204조), 작업도구 등의 목적 외 사용금지는 제조 당시의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의미하는데(규칙 제96조), 통상적인 굴삭기의 제조 당시 목적은 건설현장에서 땅을 파는 굴착작업, 버킷으로 토사를 담아 운반하는 적재작업, 단단한 지면이나 암석을 부수는 파쇄작업, 지면을 정리하는 정지작업 등으로 구성되는 점, ④ 굴삭기는 부착물 종류(브레이커, 크러셔, 드릴 등)에 따른 용도 변경 형식을 포함하여 주된 용도를 판정하나, 부착물의 용도가 차량계 건설기계의 통상적인 용도를 넘어 양중기나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등의 별도의 안전기준을 적용받는 다른 건설기계와 사실상 동일한 작업기능을 수행하는 것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는 점, ⑤ 제조사에 따라 굴삭기에 로프를 체결하여 인양작업에 사용할 수 있는 부착물을 제공하는 경우, 구조물의 형태나 유압동력의 작동방식에 착안하여 이동식 크레인과 유사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편의성을 증대시키도록 설계·제조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방호장치 조정, 하중시험, 안전계수 기준, 경사각 조절 등 본래 양중작업 용도로 제작된 크레인에 적용되는 여러 안전성 요소가 담보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굴삭기의 버킷을 탈착하고 고리에 인양용 로프를 체결하여 강관파이프를 하역하는 작업은 차량계 건설기계의 주된 목적 이외의 사용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결론
피고인들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굴삭기를 주된 용도가 아닌 강관재 하역작업 용도로 사용하면서 충돌 우려가 있는 위험한 작업현장에 근로자의 출입을 금지하지 아니하여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안전기준을 위반하였고, 피고인 B의 부실한 안전조치에 따른 업무상 과실은 피해자가 하역작업에서의 불량한 작업방법으로 인해 상해를 입은 이 사건 추락사고와 인과관계가 인정된다. 피고인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판사 이민형
각주1) G, “안전조치의무위반죄의 성립요건과 형사책임”, 홍익법학 제14권 제1호 (2013), 298.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