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12. 4. 19. 선고 2011가단6883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 A에게 17,304,719원, 원고 B에게 14,163,681원, 원고 C에게 11,730,813 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한 2011. 9. 3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각각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갑 제1호증 내지 갑 제11호증의 4(가지번호 포함), 갑 제13호증의 1 내지 11, 갑 제14호증의 1 내지 12, 을 제2호증의 1 내지 9의 각 기재, 증인 D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을 제1호증의 1 내지 6, 을 제4호증의 1 내지 8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러한 사실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며, 달리 피고의 반증이 없다.

가.

피고는 위탁에 의한 징수 대행, 계량기 검침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서 한국전력공사로부터 계기검침, 요금징수, 단전의 업무를 위탁받았다.

나.

원고 A는 2001. 9. 10.에, 원고 B는 2003. 8. 3.에, 원고 C는 2005. 1. 25.에 피고와 각 위탁계약을 맺고 위촉되었고, 여러 차례에 걸쳐서 계약을 1년 단위로 갱신하면서 근무하다가 원고 A는 2011. 2. 19.에, 원고 B는 2010. 6. 24.에, 원고 C는 2010. 7. 24.에 각각 해촉되었다.

다.

원고들과 피고가 맺은 위탁계약의 주요 내용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제2조(용역의 범위)

전기계기 검침, 청구서 송달, 자동이체영수증 송달, 1주택수가구 가구수확인 및 요금체납 해지시공 관련업무, TV자원실사, 그리고 이와 관련된 부대업무를 말한다.

제4조(수수료 지급)

①

갑(피고)은 을(원고)에게 위탁업무 수행의 대가로 매월 갑이 정한 기준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하며, 세법이 정한 바에 따라 원천징수한다.

제6조(계약해지)

갑과 을은 이 계약기간 중 해촉사유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언제든지 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다만, 을의 의사에 따르지 아니하고 이 계약을 해지하고자 할 때에는 해지 예정일로 부터 30일 전에 그 예고를 하여야 하며, 30일 전에 예고하지 아니한 때에는 직전 3개월간 지급한 수수료의 1/3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한다.

[해촉사유]

3.

갑으로부터 위탁받은 업무를 제3자에게 재위탁할 때

10.

사전 승인 없이 월 5일 이상 위탁업무를 수행하지 않았을 경우

제12조(단체상해보험)

갑은 을의 업무상재해를 대비한 단체상해보험을 가입하며, 보험료는 회사가 지급한다.

제13조(기타)

이 계약서에 정하지 않는 바는 따로 정한다. 이 계약에 따른 업무수행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가 아니며 따라서 이 계약의 갑과 을은 근로 종속관계가 아님을 서로 인정하고 계약서 2통을 작성하여 갑과 을이 각각 보관한다.

라.

원고들을 비롯한 위탁원들의 근무형태

(1)

위탁원들은 정규직과 마찬가지로 9:00까지 피고가 마련한 사무실에 출근해야 하고, 지각하면 사유서와 각서를 제출해야 하였다. 출근직후 피고의 직원인 담당 대리로부터 매일 전달사항 내지 지시사항을 들었다.

(2)

위탁원들은 현장 근무를 마친 후에 15:00경 내지 16:30경 사이에 사무실로 돌아가서 수행한 업무를 보고한 후 담당 대리의 결재 후 퇴근하였다. 목표치에 미달한 경우에는 담당 대리로부터 18:00시까지 마쳐놓도록 하는 지시를 받는 경우가 있었다. 위탁원들은 자동이체 확산, 고객만족도 향상을 위한 운동에 관하여 담당 대리의 지시가 있을 때에는 21:00 내지 21:30까지 사무실에서 남아서 고객들에게 홍보전화를 하여야 했다.

(3)

피고의 담당 대리, 과장 또는 지점장이 매주 월요일 9:00 사무실에서 약 20~30분간 위탁원들에게 검침 및 송달 업무와 자동이체 권유, 인터넷빌링 홍보, 해피콜 등에 관한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였다. 위탁원은 여기에 정시 참석할 것이 요구되었다.

(4)

위탁원들은 피고에 의하여 매달 주어지는 '검침업무 분장표, 송달업무 분장표'에 따라서 업무를 보았다.

(5)

검침원인 원고들의 경우, 출근하여 PDA를 수령한 후 현장으로 이동하여 검침업무를 수행하였는데, 그 수행과정에서 전기 사용량 과다 · 과소 고객에 대하여 직접 면담 및 안내를 실시하고, 계량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봉인이 되어 있지 않은 등의 문제를 발견한 경우에는 피고에게 보고하여 처리하였으며, 피고가 실시한 친한전인화운동, 주택용고객 만나기 운동 등에 따라 고객을 만나 자신들의 업무를 홍보하였으며, 검침업무상 만난 고객들의 이름과 연락처 등을 기입하여 피고에게 제출할 해피콜점검리스트를 작성하였다. 현장에서의 검침업무가 종료한 이후에는 사무실에 복귀하여 현장에서 만나지 못한 전기 사용량 과다 · 과소 고객에 대하여 전화안내를 실시한 후 그 내용을 PDA에 입력한 다음 PDA를 피고에게 반납하고, 현장검침과정에서의 민원을 처리하는 등의 업무를 하였다. 그 후 당일 PDA 검침 기록을 토대로 전기 사용량 과다 · 과소 내역 및 원인, 그에 대한 조치사항 등의 내용을 담은 '심사대상 고객 내역'을 작성하여 담당 대리에게 제출한 후 퇴근하였다.

(6)

피고의 영업실적 평가는 사업소별로 이루어졌는데, 그 평가에 위탁원의 영업실적이 포함된다. 포항지점은 그 인원의 상당수가 위탁원이다. 한국전력공사의 장려금은 위탁원에 대해서도 책정되어 지급되었다.

(7)

위탁원들도 정규직과 마찬가지로 피고로부터 책상을 제공받았고, 각종 비품도 피고가 구입하여 제공해준 것을 사용하였다.

(8)

피고는 연 2회 체육행사를 개최하였는데, 위탁원에 대해서도 체육행사비를 책정하였다. 또한 위탁원은 시무식, 종무식에도 정규직과 마찬가지로 참석하였다. 피고는 위탁원들에게, 이러한 행사에 불참하면 결근으로 간주한다고 하면서 참석에 다소간의 강제성을 주었다.

(9)

원고들을 비롯한 위탁원들은 "한국전력공사의 업무를 수행하는 한전산업개발 검침, 송달, 단전 담당자임을 증명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피고 대표이사 사장의 직인과 한국전력공사 영업처장의 직인이 인쇄되어 있는 신분증을 교부받고, 한국전력공사의 로고와 함께 포항지점 검침사업소라고 인쇄된 명함을 소지하며, 한국전력공사 포항지점이라고 인쇄된 '고객방문증'이라는 플라스틱 카드를 교부받고, 유니폼 조끼를 입는다.

(10)

위탁원들은 실적평가에서 C등급이 2회 누적되면 재위촉대상에서 제외되었다.

2.

판단기준이 되는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代償的)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8. 5. 15. 선고 2008두1566 판결 등 참조).

3.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위탁원들의 구체적 업무수행 형태를 살펴보면 피고는 원고들을 포함한 위탁원들의 업무수행과정에 약간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기는 하나 상당한 정도로 지휘 · 감독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출퇴근시간에 어느 정도 구속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고, 위탁원들은 정규직과 마찬가지로 사무실에 출근하여야 했던 점, ③ 피고는 위탁원들에게 대외적으로 피고의 직원인 것처럼 여겨지게 하는 신분증과 유니폼을 제공하고, 업무용 책상, 그 외의 비품이나 업무수행에 필요한 도구 등을 제공하였던 점, ④ 운영부서장이 위탁원들의 업무처리사항을 감독하고 이와 관련한 법적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사전조치를 취해야 하며, 업무의 재위탁을 금지하고, 위탁원들의 수행실적을 평가하여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재위촉을 할 수 없으며, 계약기간 중이라도 사전승인 없이 5일 이상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경우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것이므로, 피고가 일정한 정도로 위탁원들의 근무실태를 관리 · 감독하는 점, ⑤ 위탁원들이 지급받은 실적 비례의 수수료는 노무제공 내지 노동에 대한 대가인 점 등의 모든 사정을 종합해보면,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노동을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한편, 피고가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부정하면서 그 근거로 삼고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들에게는 정규직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이 적용되지 않은 점, ② 원고들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고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는 점, ③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에 대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고, 원고들에 대하여 건강보험, 국민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가입신고를 하거나 그 보험료를 납부하지 아니한 점, ④ 이 사건 용역계약서의 일부 내용(제13조) 등은, 최근에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비정규직 근로자에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거나 사용자인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사실상 임의로 정한 사정들에 불과하므로, 위와 같은 사정들만으로는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부정하기 어렵다.

4.

원고들이 지급받아야 할 퇴직금의 액수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5조, 제8조 제1항에 따라서,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들의 근무기간에 대하여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 액수가 원고 A는 17,304,719원, 원고 B는 14,163,681원, 원고 C는 11,730,813원이라는 원고의 주장사실은 피고가 다투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 A에게 17,304,719원, 원고 B에게 14,163,681원, 원고 C에게 11,730,813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정정 신청서 송달 다음날임이 기록상 분명한 2011. 9. 30.부터(위 법 제9조 및 근로기준법 제37조에 정해진 지연손해금의 범위 내에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른다)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해진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각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현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