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8,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4. 19.부터 2019. 9. 24.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9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토지관할이 없는 이 법원에 제기된 이 사건 소가 부적법하다고 주장하나, 금전채무는 원고의 주소지가 의무이행지이고(민법 제467조), 재산권에 관한 소는 의무이행지의 법원에 제기할 수 있으므로(민사소송법 제8조), 결국 원고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이 법원은 이 사건 소의 관할법원 중 하나이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본안 판단
사안의 개요
원고가 2017. 12. 11.경부터 피고에게 고용되어 피고가 운영하는 젖소목장에서 근무하다가 2018. 4. 19. 사료 배합 및 배분 작업을 하던 중 레일 위를 진행하던 사료배합기의 바퀴에 오른쪽 발이 말려들어가 족부열상 등으로 우측 족부 제3, 4, 5 족지가 절단된 사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노동능력상실률 24. 652%의 영구장해를 입은 외에 일반용 의족보조기 구매[비용 220,000원, 교체주기 3년, 평균수명 65세로 추정하였을 때 최초 구매 이후 11회 교체(총 12회 구매)]가 필요하게 된 사실, 원고와 피고는 2018. 6. 28.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별지 기재와 같이 합의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15,000,000원을 지급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 내지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이를 포함)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및 이 법원의 경북대학교병원에 대한 감정촉탁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된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및 제한
원고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경위에 관하여 시종일관 '5톤 정도의 무게인 사료배합기에 사료를 넣은 후 정해진 레일을 따라 사료배합기를 리모컨으로 작동하여 120마리의 젖소들 앞으로 지나가면서 사료를 나누어 주던 중 리모컨이 작동되지 않아 배합기에 원고의 오른쪽 발이 말려 들어갔다'는 요약된 주장을 반복할 뿐, 위 사료배합기의 구조, 작동원리 및 그에 따른 원고의 업무방식, 작동되지 아니하였다는 리모컨의 필요성 내지 기능, 그러한 리모콘의 부작동과 이 사건 사고 사이의 관련성 등 이 사건 사고 발생에 이르게 된 개별·구체적 사정에 관하여서는 [위 각 요소들에 대한 피고의 구체적 반박 또는 설명(1회 변론기일에서 진술간주된 답변서 및 3회 변론기일에서 진술간주된 2019. 5. 24.자 준비서면)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주장·입증을 하지 아니하였다.
한편, 사용자는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신체·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고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는 고용계약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신의칙상 인정되는 부수적 의무로서, 이를 위반한 사용자는 피용자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53086 판결, 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0다7301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앞서 본 사실관계나 증거에 따르면, 원고를 포함한 작업자들이 위 사료 배합기로 이동 작업을 하다가 그 바퀴와 레일 사이로 신체 일부가 끼어들어가 상해를 입을 위험이 상존함에도 불구하고 피고 운영 작업장에는 그러한 위험을 사전에 방지할 적절한 안전장치가 없었음을 알 수 있고, 나아가 피고가 외국인 근로자인 원고의 특성에 맞게 작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충분히 고지하고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한 사용방법 등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였다고 보이지도 아니한다. 그렇다면 피고는 사용자로서 사업장 내 기계 등에 관한 관리·정비나 원고에 대한 안전조치를 강구할 보호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고, 이러한 과실이 이 사건 사고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판단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만,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특수하고 구체적인 경위 자체가 불분명한 가운데, 작업장 특성에 비추어 위 사료배합기가 저속으로 이동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이상 원고로서도 필요한 안전거리나 작업공간을 확보하고 신속하게 이동함으로써 자신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었음에도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되고, 이러한 원고의 과실 또한 손해의 발생 및 확대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피고의 책임을 50%로 제한한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일실수입
원고는, 원고의 노동능력상실률 24.652%, 소득 월 1,700,000원을 각 적용하면 이 사건 사고일로부터 정년까지의 일실수입은 100,849,463원이 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일시적으로 국내에 체류한 후 장래 출국할 것이 예정되어 있는 외국인의 일실이익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예상되는 국내에서의 취업가능기간 내지 체류가능기간 동안의 일실이익은 국내에서의 수입(실제 얻고 있던 수입 또는 통계소득)을 기초로 하고, 그 이후에는 외국인이 출국할 것으로 상정되는 국가(대개는 모국)에서 얻을 수 있는 수입을 기초로 하여 일실이익을 산정하여야 할 것이고, 국내에서의 취업가능기간은 입국 목적과 경위, 사고 시점에서의 본인의 의사, 체류자격의 유무 및 내용, 체류기간, 체류기간 연장의 실적 내지 개연성, 취업의 현황 등의 사실적 내지 규범적 제요소를 고려하여 인정함이 상당하다(대법원 1998. 9. 18. 선고 98다25825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 하에, 원고는 스리랑카 국적의 외국인으로서 2012. 12. 24. 제조업 근로자 목적으로 최초 입국한 이래 2016. 5. 10. 출국하고서 2016. 10. 13. 재입국하였다가 현재는 체류자격 없이 이 사건 소의 진행을 이유로 출국기한 유예를 받은 상태로 이 사건 소가 종결되면 스리랑카로 출국할 예정인 점(이 법원의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포항출장소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을 고려하면, 이 사건 사고일로부터 3년간은 국내 소득을 기초로, 그 이후부터 가동연한까지는 스리랑카에서의 소득을 기초로 원고의 일실수입을 계산함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그런데 원고가 스리랑카에서의 수입에 관하여서는 (피고가 반복하여 원고의 가동기간 전체에 국내소득을 적용한 일실수입 산정이 부당함을 지적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입증을 하지 않고 있는 이상, 이 부분 손해액은 아래와 같이 국내 소득 상당 부분에 한하여 인정할 수밖에 없다(다만, 이러한 입증미비 사정은 위자료 산정에 참작하기로 한다).
이에 따라 원고의 입원기간인 2018. 4. 19.부터 2018. 6. 20.까지(갑 제5호증)의 노동능력상실률은 100%, 2018. 6. 21.부터 이 사건 사고일로부터 3년 후인 2021. 4. 19.까지의 노동능력상실률은 앞서 본 24.652%, 위 기간 동안 원고의 국내소득은 월 1,700,000원(적어도 원고의 위 국내소득분에 관하여서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을 적용하면, 원고의 일실수입액은 아래 계산표 기재와 같이 16,575,788원으로 산정된다.
보조구
편의상 원고가 앞서 본 의족보조기를 이 사건 변론종결일 다음날인 2019. 7. 10.부터 구입하는 것으로 보고 위 감정촉탁회신결과에 따라 일응 이 사건 사고 당시의 현가를 계산하여 보면, 아래 계산표 기재와 같이 1,524,622원이 된다.
소결(재산상 손해)
이상 원고가 재산상 손해로서 구하는 일실수입과 보조구비용을 계산하여 보면 합계 18,100,410원(= 16,575,788원 + 1,524,622원)이 되고, 여기에 앞서 본 피고의 책임비율 50%를 반영하면 9,050,205원(= 18,100,410원 × 50%)이 된다. 그런데 여기에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에게 '근로기준법상 요양, 휴업, 장해보상금'으로 지급한 15,000,000원을 공제하면(위 금액이 요양, 휴업, 장해보상 각 항목별로 구분되지 아니한 채 일괄 지급되었으므로, 원고의 전체 재산상 손해액에서 위 지급액 전체를 공제한다), 나머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위자료
이상 살펴본 원고의 나이, 피해 부위 및 정도, (확인 가능한) 이 사건 사고발생 경위, 쌍방의 과실 비율, 별지 기재와 같은 원·피고 간 합의 취지 및 규모, 원고 측의 스리랑카 현지 소득에 관한 입증미비, 그밖에 피고가 원고의 치료비로 6,417,880원을 지급한 사정(변론의 전 취지) 등을 참작하여 이 부분 손해배상액을 8,000,000원으로 정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8,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18. 4. 19.부터 이 판결 선고일인 2019. 9. 24.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국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