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23. 1. 10. 선고 2021가단111463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시내버스 운수업을 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 소속되어 시내버스 운전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근로자들이다.

나.

피고에게 재정지원을 하여 주고 있는 포항시는 포항시 교통여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서비스 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중교통수단 및 시설의 개선·확충, 운영방안에 대한 종합적인 계획수립이 요구됨에 따라 2016. 10. 12.부터 ‘U’ 용역과 ‘V’ 용역을 발주주고 시내버스 정책개선을 위한 자문회의, 견학, 워크샾, 토론회를 거치고 포항시청 노선개편 추진상황실을 설치하여 시내버스 노선개편을 추진해왔다.

다.

포항시는 운송원가 절감 등을 통한 재정부담 완화를 위하여 대중교통육성및이용촉진에관한법률 제11조에 따라 기존 외곽지 노선 지선에 대하여는 마을버스(15인승 41대)로 전환하고 기존 시내노선을 확대개편(전기버스 18대 추가)하는 내용으로 노선개편을 확정한 후 2020. 7. 25.자로 시행하였고, 이에 기존 외곽지 노선에 새로운 법인인 (주)W가 72명의 운전기사를 신규채용하여 마을버스를 운행하게 되었으며, 피고는 여객 자동차운송사업계획 변경인가로 기존 외곽지 노선이 폐쇄됨에 기존 외곽지 노선의 운전기사 34명을 시내버스 노선으로 배치전환을 하게 되었다.

라.

피고는 포항시의 노선개편안이 확정되기 전인 2020. 5. 8. 노동조합에 기존 시내버스 노선과 기존 외곽지 노선이 전면개편되고 기존 외곽지 노선은 시내버스 면허에서 마을버스 면허를 변경되는 등의 사정을 통보하였고, 2020. 6. 1. 노동조합 내에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 X 신임 노동조합위원장)가 구성되었는데, 피고는 그 즈음부터 대표노동조합과 비공식적으로 배치전환에 대하여 논의를 시작하였고, 2020. 7. 15. 피고를 대표한 Y 총무부장, 노동조합을 대표한 X 위원장, Z사업소를 대표한 N, AA사업소를 대표한 Q가 협의를 하였다.

마.

노동조합은 2020. 7. 15. 운전기사의 배치전환에 따른 임금감소 및 퇴직금 감소 등을 고려하여 퇴직금 중간 정산 시행을 요청하였고, 피고는 이를 수용하여 퇴직금 중 도정산을 요청하는 운전기사 5명에 대하여는 관련법에 따라 DB를 DC로 전환하여 주는 방법으로 퇴직금중간정산을 하여 주었다.

바.

피고는 2020. 7. 20. 외곽지 노선에 근무하던 원고들에 대하여 시내노선으로 배치전환하는 내용의 인사명령(이하 ‘이 사건 인사명령’이라 한다)을 공고하였다.

사.

원고들이 가입한 피고 소속 노동조합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2018년도 단체협약서(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서’라 한다) 제12조(운전기사 인사 협의) 제1항은 ‘조합원에 대한 인사결정은 그 사우를 명시하여 5일 이내에 조합에 통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6조(근로시간 변경) 제1항은 ‘조합원의 근로시간을 변경하고자 할 때에는 노사가 사전 충분한 협의로 결정한다.’, 제3항은 ‘조합원의 근무형태 변경은 노사합의로 결정한다.’고 각 규정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증인 X의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단체협약서에 의하면 ‘근로시간 변경’은 ‘사전 노사협의’로, ‘근로형태변경’은 ‘노사합의’로 결정하도록 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이를 위반하여 일체의 노사협의 내지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원고들의 근로시간(1일 10시간에서 8.5시간으로) 및 근로형태(18일 만근에서 22일 만근으로)를 변경하는 이 사건 인사명령을 내렸고, 이로 인하여 외곽지 노선에 비하여 낮게 책정된 시내노선 기준으로 임금이 지급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원고들의 임금이 삭감되었으므로, 이 사건 인사명령은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종전 시급을 기준으로 재산정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인사명령은 사업장 내에서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 내용, 장소 등의 변경에 관한 사용자의 인사명령이어서 이 사건 단체협약서 제12조 제1항에 해당하는 인사명령일 뿐, 제26조가 규정한 근로시간 및 근로형태의 변경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이 사건 인사명령은 포항시가 대중교통육성및이용촉진에관한법률 제11조에 따라 시행한 2020. 7. 25.자 노선개편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서 외곽지 노선 폐쇄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여서 원고들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고 하여 위법하다고 할 수 없고, 더구나 피고가 2020. 5. 8. 노동조합에 이러한 사정을 통지하고 협의를 계속해 왔기 때문에 위법하다고 할 수가 없다.

3.

판 단

가.

관련 법리

(1)

근로자에 대한 배치전환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와 내용 또는 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고, 이것이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을 것이며, 위와 같은 배치전환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배치전환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배치전환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및 근로자측과의 협의 등 그 배치전환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1998. 12. 22. 선고 97누5435 판결 등 참조).

(2)

사용자가 경영권의 본질에 속하여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사항에 관하여 노동조합과 ‘합의’하여 시행한다는 취지의 단체협약의 일부 조항이 있는 경우, 그 조항 하나만을 주목하여 쉽게 사용자의 경영권의 일부 포기나 중대한 제한을 인정하여서는 아니되고, 그와 같은 단체협약을 체결하게 된 경위와 당시의 상황, 단체협약의 다른 조항과의 관계, 권한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원칙에 입각하여 노동조합이 경영에 대한 책임까지도 분담하고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그 조항에 기재된 ‘합의’의 의미를 해석하여야 한다. 회사와 노동조합이 체결한 단체협약서의 전체 내용, 단체협약 체결 당시의 상황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노동조합과의 합의에 의하여 정리해고를 실시할 수 있다’는 취지의 단체협약 조항의 진정한 의미는 ‘회사가 정리해고 등 경영상 결단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노동조합과 사전에 합의하여야 한다는 취지가 아니라 사전에 노동조합에 해고 기준 등에 관하여 필요한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주고 그 의견을 성실히 참고하게 함으로써 구조조정의 합리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고자 하는 협의의 취지’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도11030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인사명령의 적법성

앞서 본 증거들에 갑 제3 내지 16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6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점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인사명령은 포항시의 노선개편에 따라 외곽지 노선이 폐쇄됨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로서 경영권의 본질에 속하여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사항이어서 반드시 원고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고는 노동조합과 외곽지 노선의 폐쇄에 따른 배치전환에 대하여 협의를 해 온 것으로 넉넉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인사명령이 무효라는 전제하에 종전 시급을 기준으로 재산정한 임금을 청구하고 있는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1)

피고는 2020. 7. 25. 노선개편 전에도 업무상 필요성이 있는 경우 외곽지 노선에서 시내노선으로, 시내노선에서 외곽지 노선으로 수시로 배치전환을 하여 왔으며, 이 경우 이를 근로의 종류, 내용, 장소 등을 변경하는 인사명령으로 보고 사유를 명시하여 5일 이내 노동조합에 통보하여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조합에 통보만을 하고 이를 시행해 왔다.

(2)

피고는 외곽지 노선과 시내 노선으로 구분하여 운영하여 오고 있고, 이 사건 단체협약서 제27조에 외곽지 노선과 시내 노선의 근로시간 및 만근일수를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으며, 2019년도 임금협정서 제2조 제2항 및 그 첨부 급호봉표에도 외곽지 노선과 시내 노선을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다.

(3)

피고는 외곽지 노선과 시내 노선을 그대로 두면서 교대제 변경(예 : 3조 3교대 → 3조 2교대 등)을 하거나 월 근로시간을 변경하거나 일 근로시간을 변경하는 경우에는 노동관계법령의 변화 및 노동조합 요구 등에 따라 이 사건 단체협약서 제26조의 근무형태의 변경과 근로시간 변경으로 보고 노동조합과 협의 또는 합의하에 실시해 왔는데, 이 사건 인사명령의 경우에는 시내 노선의 근무형태, 근무시간 등을 그대로 두면서 외곽지 노선 폐쇄에 따라 외곽지 노선 근로자를 시내 노선 근로자로 배치전환하는 것이고, 이는 근로의 종류, 내용, 장소 등의 변경에 해당될 뿐이어서 이 사건 단체협약 제26조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

(4)

뿐만 아니라 피고는 노동조합과 외곽지 노선의 폐쇄에 따른 배치전환에 대하여 협의를 하여 왔으므로 그 배치전환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다고 볼 수 있다. 즉, 피고는 2020. 5. 8. 노동조합에 기존 시내버스 노선과 기존 외곽지 노선이 전면개편되고 기존 외곽지 노선은 시내버스 면허에서 마을버스 면허를 변경되는 등의 사정을 통보하였고, 2020. 6. 1. 노동조합 내에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자 그 즈음부터 대표 노동조합과 비공식적으로 배치전환에 대하여 논의를 시작하였으며, 노동조합은 2020. 7. 15. Z영업소 소장실에서 운전기사의 배치전환에 따른 임금감소 및 퇴직금 감소 등을 고려하여 퇴직금 중간 정산 시행을 요청하여, 피고는 퇴직금 중도정산을 요청하는 운전기사 5명에 대하여 퇴직금중간정산을 하여 주었다.

(5)

원고들은 시내 노선 근로자들과 같은 노무를 제공하고도 원고들만이 외곽지 노선의 호봉표에 따라 더 많은 급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남녀고용평등과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8조 1항 상의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에도 반한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진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