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24. 2. 8. 선고 2023가합10097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 중 면직처분 무효 확인 및 임금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2019. 1. 15. 서품을 받은 사제이고, 피고는 천주교회 및 선교에 필요한 사업 등을 영위하는 종교단체이다.

나.

원고의 보좌신부로의 부임

원고는 피고의 사제 인사발령으로 2019. 1. 16.경 C성당 보좌신부로, 2021. 1. 15.경 D성당 보좌신부로, 2022. 1.경 E성당의 보좌신부로 각 부임하였다.

다.

이 사건 업무연락 메일

피고의 총대리주교(F)는 2022. 3. 15.경 수신인을 원고, 참조인을 사무처장(G), 성직자국장(H), E성당 주임신부(I)로 하여 아래와 같은 업무연락 메일(이하 '이 사건 업무연락 메일'이라 한다)을 전송하였다.

라.

이 사건 휴양명령

피고는 2022. 4. 4.경 사제 인사발령으로 원고에 대하여 2022. 4. 8.부로 휴양을 명하였고(이하 '이 사건 휴양명령'이라 한다), 같은 날 원고에게 '휴양에 연관된 결정사항통지'를 하면서 원고의 휴양 중 생활에 대한 방침을 전달하였는데, 그 주요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마.

이 사건 면직처분

피고는 2022. 12. 23.경 참사회의를 개최하여 원고의 불순명과 교회법 위반 행위 등에 관하여 논의하고, 2022. 12. 26.경 피고의 사제 인사발령으로 원고를 2022. 12. 31.자로 면직한다는 처분을 내렸다(이하 '이 사건 면직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12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 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내용

가.

면직처분 무효 확인 및 임금 청구

이 사건 면직처분은 근로자인 원고에 대한 실질적인 해고에 해당함에도 근로기준법상 절차도 준수하지 아니하였고, 정당한 이유 없이 이루어졌으므로 무효이다. 설령 원·피고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예비적으로라도 이 사건 면직처분은 보좌신부 위임계약의 해지의 의사표시에 해당하는데, 해지사유가 없음에도 해지를 한 것은 민법 제103조 위반 내지 신뢰보호 원칙에 위반하여 무효이므로,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면직처분의 무효 확인 및 그로 인한 임금의 지급을 구한다.

나.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피고의 총대리주교인 F가 이 사건 업무연락 메일을 전송함으로써 원고가 정신과적 문제가 있는 자라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유포하였고, 사무처장 G이 2022. 4.경 C성당의 신자 N에게 2회 전화를 걸어 '원고에게 정신과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 휴양의 징계처분이 내려지게 될 것이다', '원고는 신학생이던 시절 O성당에서 주임신부와 보좌신부 사이를 이간질로 갈라놓은 자이다', '원고는 지난 근무지인 D성당에서 보좌신부를 음해하고 안 좋은 소문을 퍼뜨려온 자이다', 'O성당, C성당, D성당 관계자들이 원고에 대하여 위기상황이 생기면 자기방어를 하며 공격적으로 거짓말과 사실왜곡을 하며 위기를 모면하려는 자라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원고는 신학교에 입학하던 2008년 당시 '사소한 결점이나 단점도 부인하고 방어함으로써 지나치게 자신을 좋게 보이고자 하는 상태이다. 이러한 사람은 일상생활에서 자기중심적이고 독선적인 경향이 있을 수 있으며, 지나치게 관습적이고 유연성과 융통성이 부족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한 지나친 자기경직성과 완고함 때문에 자신과 다른 사고방식이나 행동패턴을 가진 타인을 깊이 이해하거나 조화를 이루기가 어려운 특징이 있다'는 병원 정신과 임상심리사의 인성검사 결과를 받은 자이다", '정신과적 문제가 있는 원고는 거짓말과 사실왜곡으로 인하여 교회에 많은 문제를 일으켜 온 자이다'라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결국 피고의 소속된 이사 혹은 직원의 명예훼손 행위로 원고가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민법 제35조 혹은 민법 제756조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므로 이로 인한 위자료 3,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3.

이 사건 소 중 면직처분 무효 확인 및 임금 청구 부분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본안 전 항변 내용

이 사건 면직처분은 종교단체인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사제의 신분을 박탈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서 종교단체 내부에서 성직자인 사제에 대하여 한 종교적인 방법에 의한 제재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면직처분 무효 확인과 이를 전제로 하는 임금청구 부분을 법원의 심판대상으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나.

판단

종교 활동은 헌법상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의 원칙에 의하여 국가의 간섭으로부터 그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 따라서 국가기관인 법원으로서도 종교단체 내부관계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는 그것이 일반 국민으로서의 권리의무나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것이 아닌 이상 원칙적으로 실체적인 심리 · 판단을 하지 아니함으로써 종교단체의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여야 한다. 한편 종교단체가 그 교리를 확립하고 종교단체 및 신앙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교인으로서의 비위가 있는 사람을 종교적인 방법으로 제재하는 것은 종교단체 내부의 규제로서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의 영역에 속하는 것임에 비추어, 교인의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관한 분쟁이 있어서 그에 관한 청구의 당부를 판단하는 전제로 종교단체의 교인에 대한 징계의 당부를 판단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법원이 그 징계의 효력 자체를 사법심사의 대상으로 삼아 효력 유무를 판단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다32386 판결, 대법원 2013. 10. 11. 선고 2013다51124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면직처분은 종교단체인 피고가 원고에 대한 피고 소속 사제 신분을 박탈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서, 종교단체 내부에서 종교적인 방법에 의한 제재에 해당한다. 따라서 무효 확인 부분은 원고가 이와 같은 피고 내부의 종교적 징계처분인 이 사건 면직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임금 청구 부분은 종교적 징계처분인 이 사건 면직처분이 무효라는 판단을 필연적인 전제로 하는 청구에 해당한다. 따라서 위 임금 청구 부분은 종교상의 지위에 수반되거나 파생되는 것에 불과하므로 위 임금 청구 부분에 의하여 본체인 종교상의 지위에 관한 분쟁의 성질이 변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면직처분의 효력 및 그 무효를 당연한 전제로 한 임금 청구 부분을 법원의 심판대상으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므로, 위 부분 소는 부적법하다.

4.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우선, F, G이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는지에 관하여 본다.

피고의 총대리주교 F가 2022. 3. 15.경 원고를 수신인, 사무처장(G), 성직자국장(H), E성당 주임신부(I)를 참조인으로 하여 이 사건 업무연락 메일을 전송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10호증, 을 제17, 18호증의 각 기재, 증인 N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의 사무처장 G이 이 사건 휴양명령 이후 N에게 전화하여 원고와 만남이 있었는지에 대해 물었고, N가 '예'라고 대답하자 G이 자매님을 위해서 원고를 만나지 않는 것이 좋을 거 같다는 내용으로 전화통화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

한편, 갑 제4, 10, 12호증, 을 제3, 4, 15 내지 1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N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인정사실만으로 F 및 G이 원고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F 및 G이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F가 보낸 이 사건 업무연락 메일은 원고에게 전문가와 지속적인 심리상담을 받고 성직자국장과 정기적으로 만날 것을 촉구하면서, 성직자국장 및 사무처장에게 이를 도울 것을 촉구하는 것이었는데, F는 피고의 총대리주교로서 신앙공동체의 질서 유지를 위해 사제인 원고가 적합한 사목활동을 할 수 있는 심리적 상태인지를 확인하고 이를 조력하고 지도할 위치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F에게는 명예훼손의 고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②

F가 이 사건 업무연락 메일을 원고와 성직자국장 및 사무처장 외에도 E성당의 주임신부인 I에게도 송부하였으나, 교회법이나 사제 직무교령 및 L 대교구 사제 생활지침에 의하면, I가 주임신부로서 보좌신부인 원고의 직무 수행을 지도할 책임이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그 내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③

원고는 이 사건 업무연락 메일의 내용 중 '원고가 어떤 억압된 감정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 감정을 해소시킬 수 있도록 전문 심리 상담가의 상담이 필요함을 느꼈습니다'라는 부분이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나, 위 부분은 구체적 사실 적시라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F가 원고와 면담을 한 뒤의 의견을 표명한 것이라고 보일 뿐이다.

④

이 사건 업무연락 메일의 전체적인 맥락이나 표현 자체에 의하더라도 위 메일 내용이 원고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큼 원고에게 정신과적 질환이나 문제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그동안 공동체 구성원들과의 잦은 갈등으로 불만이나 스트레스 등을 겪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메일의 내용이 허위사실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⑤

N 명의의 2022. 7. 5.자로 작성된 진술서(갑 제10호증의 2면)에는 "G이 4. 4.과 4. 5. 두 차례 연락이 와서 '원고는 신학교에 입학하던 2008년 당시 「사소한 결점이나 단점도 부인하고 방어함으로써 지나치게 자신을 좋게 보이고자 하는 상태이다. 이러한 사람은 일상생활에서 자기중심적이고 독선적인 경향이 있을 수 있으며, 지나치게 관습적이고 유연성과 융통성이 부족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한 지나친 자기 경직성과 완고함 때문에 자신과 다른 사고방식이나 행동패턴을 가진 타인을 깊이 이해하거나 조화를 이루기가 어려운 특징이 있다」 는 병원 정신과 임상심리사의 인성검사 결과를 받은 자이다', '정신과적 문제가 있는 원고는 거짓말과 사실왜곡으로 인하여 교회에 많은 문제를 일으켜 온 자이다'라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말하였다"고 기재되어 있으나, N는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위와 같은 진술서에 서명을 한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로부터 위와 같은 진술서에 서명을 요구받았으나 터무니없는 내용이라 서명을 거부하였다고 명확히 진술하고 있어 N가 위와 같은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G이 N에게 전화하여 위와 같은 내용의 이야기를 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⑥

원고는 2022. 5. 24.경 대구중부경찰서에 피고의 총대리주교인 F가 E성당 주임신부에게 원고의 심리상태가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허위 사실이 담긴 이 사건 업무연락 메일을 전송함으로써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면서 F를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으로 고소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구중부경찰서는 2022. 10. 20.경 F에 대하여 혐의없음으로 인한 불송치결정을 하였다.

⑦

나아가 원고는 2022. 5. 24.경 대구중부경찰서에 피고의 사무처장 G이 2022. 4. 5.경 C성당의 신자 N에게 '원고는 정신과적으로 문제가 있다. 원고와 어떤 관계에 있는 것 같은데 그 관계를 정리해라'며 전화하여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면서 G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구중부경찰서는 2022. 9. 26.경 G에 대하여 혐의없음으로 인한 불송치결정을 하였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면직처분 무효 확인 및 임금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현숙(재판장) 나소라 김다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