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02. 6. 28. 선고 2001노3365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충분할 뿐만 아니라 피고인에게 사회통념상 근로기준법이 정한 소정의 기간 내에 근로자들에 대한 상여금을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없었다고 할것임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는 것이다.

2.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D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인바, 1999. 11. 8. 위 회사에서 퇴직한 근로자 E에게 당사자간 합의 없이 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1998. 9.부터 1999. 10.까지의 상여금 3,008,440원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1999. 6. 21.부터 2000. 7. 31.사이에 퇴직한 근로자 20명(이하 이 사건 근로자라고 한다)에게 1998. 9.부터 2000. 1.까지의 상여금 합계 73,751,724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라고 함에 있다.

나.

이 법원의 판단

살피건대, 사용자가 기업이 불황이라는 사유만을 이유로 하여 임금이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체불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이 허용하지 않는 것이나, 사용자가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다거나,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도저히 지급기일 내에 퇴직금을 지급할 수 없었다는 등의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유는 근로기준법 제36조 위반범죄의 책임조각사유로 된다(2001. 2. 23 선고 2001도204 판결 참조)고 할 것인바, 이 사건에서 원심은 거시증거에 의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은 원래 피고인 경영의 F 주식회사(이하 F이라고 한다)에 근무하던 사람들인데, 섬유기계 제조판매업을 영위하던 F은 외환금융위기 이후 섬유산업의 극심한 불황으로 인하여 경영상태가 매우 악화된 사실, 이에 피고인은 1998. 3. 16.경 근로자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대신 노동집약산업인 철재침대 제조로 생산품목을 변경하기로 하여 전직원이 참석한 임시조회에서 회사의 경영사정을 설명하고 상여금 지급 중단방침을 밝힌 사실, 그 후 F은 금융기관으로부터 20억원을 차입하여 1998. 9. 1.경부터 본격적으로 침대생산에 돌입하였으나 수출부진과 낮은 생산성으로 말미암아 경영난이 계속되었고, 1999. 1. 11.부터 1999. 3. 31.까지 3회에 걸쳐서는 부분 휴업까지 실시하였으나 계속된 매출 급감 및 과다한 금융비용 지출 탓으로 1999년도에 17억원 가량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극심한 경영난을 겪었으며 결국 2000. 2. 1. 섬유기계생산업을 영위하는 D 주식회사(이하 D이라고 한다)에 흡수합병(피고인은 공동대표이사로 선임되었다)되기에 이른 사실, 그러나 합병 후 D 역시 전반적인 섬유경기부진으로 경영난이 계속되었고, 이에 2000. 7.부터 2000. 12.까지 6개월간 전면휴업을, 2000. 7. 31.에는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여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로 합의한 후 임원감축을 각 실시하였으며, 2000. 8. 21.에는 대구 서구 G 소재 공장부지를 매각하여 금융권부채를 상환하고, 기계시설을 대구 달성군 소재 H공장으로 이전하는 등 경영난 타개를 위하여 노력한 사실, 그럼에도 극심한 경기부진으로 인하여 2000. 1월 동안만 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자금사정이 여의지 못하자 2000. 12. 29.에는 I은행으로부터 운영자금 20억원을 차입하기에 이른 사실, 한편 F은 상여금지급 중단 방침 발표 이후 1998. 9월경부터 D에 합병되기 직전인 2000. 1월경 사이의 상여금을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이 사건 근로자들은 당시 이에 대하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을 뿐 아니라 공소사실 기재 일시에 D으로부터 퇴직한 이후 상당기간 동안 상여금의 지급을 요구하지 아니한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상여금을 지급할 수 없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우선 원심이 거시한 증거들 및 당심증인 J의 진술을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되는바, 위 인정과 같은 이 사건 상여금의 지급이 중단된 경위, 이 사건 근로자들이 퇴직일 전후의 F 및 D의 경영상태,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력실태, 그 후의 정황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회사의 부도를 막고 임금의 미불을 방지하기 위하여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불가피하게 이 사건 상여금의 체불에 이른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에 관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옳다고 보여지고, 여기에 검사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따라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2002. 6. 28.

판사 주호영(재판장) 권성우 김웅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