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업무수행중 흙더미에 매몰되어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앓고 있다 하더라도 뇌실질 부분의 손상 등의 사정과 신경 및 정신기능의 장해가 없다면, 사고 후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제14급이 넘는 장해등급을 인정하기 어렵다(2005.04.06, 대구지법 2005구단253)
[요 지]
기억의 장애, 정서 불안, 수면 곤란, 우울증, 대인관계 회피 등의 장애를 앓고 있다고 하더라도, 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의 장해로서 원고에게 인정된 제14급을 넘는 장해등급이 인정되기 위하여는 뇌실질 부분의 손상내지 뇌위축, 뇌파이상 등의 사정과 이에 따른 신경계통의 장해 또는 이에 상응하는 정신기능의 장해가 있어야 할 것인데, 단지 원고가 사고 후 정신적 충격에 따른 정서 불안을 보이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러한 신경계통의 장해 또는 이에 상응하는 정신기능의 장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 사 건 / 2005.4.6 선고, 대구지법 2005구단253 판결 장해등급결정처분취소
* 원고 / 도○○
* 피고 / 근로복지공단
* 원심판결 / 대전지법 2004.3.30. 선고 2003구단730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처분의 경위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2, 제2호증의 1, 2, 제4호증, 을 제3호증의 1, 2, 제4, 5호증, 제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된다.
원고는 2000.10.7. 소외 ○○건설 주식회사에 단순노무자로 고용되어 근무하였는데, 2000.10.19. 10:30경 포항시 ○○면 소재 ○○논공단지 공사현장에서 굴삭기 터파기 작업을 하던 중 파형강관 매설을 위한 레벨체크를 하다가 흙더미에 매몰되는 재해를 당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승인을 받아 ‘다발성 늑골골절(우측 1번 내지 8번, 좌측 2번 내지 4번), 우측 쇄골 원위부 간부골절, 뇌진탕, 경추 염좌, 좌 척골 신경손상, 좌측 전완부상완부 다발성 좌상, 급성 결막염, 결막하 출혈’의 상병으로 요양치료를 받던 중, 2001.7.3.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추가상병 승인을 받아 요양치료를 받다가 2003.2.15. 치료를 종결한 다음, 2003.2.18. 피고에게 ‘우측 견(어깨)관절 운동 기능장해’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장해보상청구를 하였다.
이에 피고는 ‘우측 견관절 운동 기능장해’에 대하여는 오른팔 어깨관절의 운동 각도가 255도의 장해상태라고 보고 그 장해등급을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이하, ‘법 시행령’ 이라 한다) 제31조 제1항 [별표 2]의 제12급 제6호(한 팔의 3대 관절 중의 1개관절의 기능에 장해가 남은 사람)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하여는 외상 후 심인반응이 다른 장해라고 보고 그 장해등급을 위 [별표 2]의 제14급 제9호(국부에 신경증상이 남은 사람)로 각 산정한 다음, 법 시행령 제31조 제2항에 의하여 그 중 중한 장해등급인 제12급 제6호를 원고의 장해등급으로 결정하여, 2003.2.24. 원고에 대하여 장해등급 제12급에 따른 장해보상일시금 5,508,580원(평균임금 35,770원×154일분)을 지급한다는 보험급여결정 통지를 하였다(이하, 이와 같이 원고에 대하여 장해등급을 제12급으로 결정한 처분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당사자의 주장
피고가 위 처분사유와 관계법령을 들어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원고는, 현재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후유증으로 인하여 지하실 등 밀폐된 장소에는 극도의 공포감 때문에 출입할 수 없는데다가 빛이 없는 곳에서도 동일한 반응이 나타나 밤에도 불을 켜고 수면을 취하는 등 일상생활 적응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취업 가능한 직종 또한 많은 제한을 받고 있는 상태인바, 따라서 원고의 이사건 장해 중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하여는 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에 장해가 남아 손쉬운 노무 외에는 종사하지 못하는 사람에 해당하는 제7급 제4호로 장해등급을 산정한 후 이를 기초로 원고의 장해등급을 산정하여야 함에도, 피고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하여 제14급 제9호로 장해등급을 산정하여 이를 기초로 원고의 장해등급을 제12급으로 결정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다툰다.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 단
인정사실
다음 사실은 앞서 든 각 증거에다 갑 제3호증, 을 제1, 2호증, 제6호증, 제8호증의 각 기재와 이 법원의 경북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되고, 반증이 없다.
원고의 주치의 허○○신경외과의원 의사 허○○ 소견(2001.12.31.자 장해진 단서) : 우 견관절의 운동가능범위가 총 255도(정상 500도){굴곡 70도(정상 150도)ㆍ신전 20도(정상 40도)ㆍ외전 70도(정상 150도)ㆍ내전 15도(정상 30도)ㆍ내회전 20도(정상 40도)ㆍ외회전 60도(정상 90도)}이다.
원고의 주치의 ○○병원 정신과 의사 김○○ 소견(2001.7.23.자 소견조회에 대한 회신) :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거의 모든 사람에게 외상으로 경험될 만큼 심한 감정적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산재 사고시 받은 충격이 발병원인이 되며, 산재사고의 정서적 스트레스에 의한 것으로 여겨지고, 최초승인상병과의 관련성은 적을 것으로 사료된다.
원고의 주치의 ○○병원 정신과 의사 김○○ 소견(2003.2.15.자 장해진단서) : 원고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2001.6.29.부터 2003.2.15.까지 외래치료를 받았고, 외상의 재경험시 불안감과 공포반응, 수면장애, 우울 등이 점차 호전되어 가나, 심리검사상 주의력 및 일상경험의 응용력이 저하되고 전체 상황에 대한 이해력과 계획능력이 부족하여 사회적 상황에서 적절한 용통성이 부족하고, 자책감과 우울감이 강하게 나타나며 추상적인 사고능력과 즉각적인 대처능력이 부족하게 나타났으며, 외상의 같은 경험은 계속 회피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태이다.
피고 자문의 소견 : ① 우측 견관절의 운동가능범위는 총 255도(굴곡 70도ㆍ신전 20도ㆍ외전 70도ㆍ내전 15도ㆍ내회전 20도ㆍ외회전 60도)이고 수상 부위에 상시 동통이 잔존하는 상태이다. ②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외상성 신경증으로서 정신의 학적 치료로 치유가 되지 않는 것에 해당하고, 외상을 입은 후 그로 인한 스트레스 장애의 상태가 지속되어 잔유 증상이 남은 상태로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증상은 특별한 뇌손상 없이 외상 후 심인반응으로 나타나는 것으로써 국부에 신경증상이 남은 상태로 볼 수 있다.
○○대학교병원 정신과 전문의 이○○, 오○○ 소견(2004.12.3.자 정신감정서) : 원고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감정을 실시한 결과, 원고의 증상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진단하였다.
원고의 자각증상 : 사고 당시의 생각이 자주 나고, 한 번씩 사고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는 식은땀도 나고 긴장이 되며,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낀다. 자다가도 사고와 관련된 꿈을 자주 꿔서 놀라 소리 지르며 깨는 일이 많다. TV보다가 사고가 많이 나는 장면이 나오면 사고 당하던 순간이 생각나면서 답답하고 불안해져서 집밖으로 뛰어나간다고 한다. 답답하고 불안해서 지하실 같은 곳에 들어가지 못하고,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한다고 한다. 사람들이 많이 탄 버스를 타면 가슴이 오그라드는 느낌이 있어 버스를 타지 않고 택시를 탄다.
정신상태 검사 : 자발적으로 말하였고 말의 흐름에 이상은 없었으며, 망상이나 환각은 없었고, 의식은 청명하였으며 지남력의 장애도 없었고, 기억력은 정상이었으나 다소 주의력이 떨어져 보였으며 판단력의 장애는 없었다.
임상심리검사
지능검사, 기억검사 : 전체 지능지수는 95로 평균 범위에 속하고, 언어성지능(96)과 동작성 지능(92)사이에 별 차이는 없었다. 비교적 지적 기능들의 효율성은 적절한 편이었으나 단순한 과제에서의 부주의성 때문에 주의지속력 및 사물에 대한 시지각적 관찰이 다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기억점수는 106으로 환자의 연령 및 학력 규준과 비교할 때 백분위 66에 해당하는 보통 범위로 평가된다. 현재 지적 능력 및 인지적 기능에는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우울증 검사 : 전체 점수는 49점으로 심한 우울 상태인 것으로 나타난다.
벤더도형 검사 : 도형의 시지각적 형태의 조직화 및 구성기능에 별 문제가 없었고, 전체 9개의 도형 중 5개를 회상하여 즉각 회상력도 정상 범위에 속하였으나 다소 부주의하고 성급한 태도로 도형을 모사할 때 각(角) 혹은 개수가 정확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간이정신진단검사, 다면적 인성검사 : 심리적 불편감 및 스트레스에 대한 호소가 과장될 정도로 대부분의 척도 상승이 매우 높았다.
투사법 검사 : 건축현장이 무너질 것에 대한 두려움을 자주 언급하였으면, 현재 집에서 지내면서 제대로 된 가장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왕성한 사회적 활동을 하고 있는 친구들과는 달리 신체적 기능이 저하되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자신의 현재 모습에 대한 무기력감을 느끼며, 가족들과 친구들이 그러한 자신을 한심하고 답답하게 보지 않을까 신경이 매우 곤두서 있는 상태이다.
그림검사 : 자신 이외에는 가족들이 모두 바빠서 상실감과 가족 내에서의 소외감을 느끼며, 대인관계 속에서도 괜히 자신에 대해 쑥덕거리는 것 같아 위축되어 있고, 나서기를 꺼려하며, 현재 가장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부담은 많지만 현실적으로 제대로 역할 수행을 하지 못하는 죄책감과 의욕상실이 커서 정서적 적응과정에서 상당히 스트레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뇌 자기공명 영상검사(Brain MRI) : 특별한 이상 소견 없다.
단순 뇌파 검사 소견 : 뚜렷한 이상뇌파는 나타나지 않았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후유증 : 일반적으로 특히 만성형에서 증상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으며, 이런 경우 다양한 신체적 증상, 수면 곤란, 집중력 저하, 성마름, 불안, 우울증 등의 증상이 지속될 수 있다.
노동능력상실율 : 맥브라이드 장해등급표상 Ⅶ-B-2-b에 해당되어 28%의 노동능력 상실율이 예상된다. 국가배상법시행령 [별표 2] 노동능력상실표상 제10급과 제11급에는 정신과적 장애에 해당하는 항목이 없어서 제9급(40%의 노동력상실율)과 제 12급(15%의 노동력 상실율)의 중간 정도의 수준이라 하겠다.
판 단
‘우측 견관절 운동 기능장해’의 장해등급
우측 견관절의 운동가능범위가 총 255도로서 이는 정상운동범위 500도의 4분의 1 이상 2분의 1 미만으로 제한되는 장해상태이므로, ‘한 팔의 3대 관절 중 1개 관절의 기능에 장해가 남은 사람’에 해당하는 장해등급 제12급 제6호로 봄이 상당하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장해등급
앞서 본 바와 같이 비록 원고가 기억의 장애, 정서 불안, 수면 곤란, 우울증, 대인관계 회피 등의 장애를 앓고 있다고 하더라도, 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의 장해로서 원고에게 인정된 제14급을 넘는 장해등급이 인정되기 위하여는 뇌실질 부분의 손상내지 뇌위축, 뇌파이상 등의 사정과 이에 따른 신경계통의 장해 또는 이에 상응하는 정신기능의 장해가 있어야 할 것인데, 단지 원고가 사고 후 정신적 충격에 따른 정서 불안을 보이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러한 신경계통의 장해 또는 이에 상응하는 정신기능의 장해가 있다고 볼 수 없으며, 더욱이 원고의 지적 능력과 인지 기능은 평균 수준에 속하는 지능이고, 기억력은 정상이며 판단력 장애가 없고, 뇌 자기공명 영상검사(Brain MRI)상 특별한 이상 소견이 없으며, 단순 뇌파 검사상 뚜렷한 이상뇌파도 나타나지 않았고, 그 노동능력상실율 또한 28%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사건 재해로 말미암아 뇌손상을 입지는 않았고, 단지 사고 후의 충격에 따른 심인성(心因性) 반응으로서 정신의학적 요법으로는 치료되지 않는 상태에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국부에 신경증상이 남은 사람’에 해당하는 장해등급 제14급 제9호로 봄이 상당하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가 ‘우측 견관절 운동 기능장해’로 인한 장해등급을 제12급 제6호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한 장해등급을 제14급 제9호로 각 산정한 다음, 그 중 중한 장해등급인 제12급 제6호를 원고의 장해등급으로 결정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윤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