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12. 5. 15. 선고 2012노2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①

E는 근로자가 아니므로 피고인은 E에 대해 임금지급의무가 없고, ② 가사 그 의무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E가 D회사의 레미콘 사업부장으로 근무하면서 발생한 미수금이 거액이어서 E가 그 미수금을 정리하고 퇴사하겠다고 하였으나, 미수금 중 일부가 회수되지 않아 피고인이 E에 대한 임금지급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므로, 피고인이 위와 같이 임금지급의무를 지체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어 근로기준법위반죄의 범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음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 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벌금 3,000,000원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

1)

①주장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①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②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③ 사용자가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제공하는 것인지 아니면 노무제공자가 자신의 비품 등을 이용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④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혹은 노무제공자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⑤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⑥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⑦ 사회보장제도에 관한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여야 하는지 여부, ⑧ 기타 양당사자의 경제, 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E는 2009. 2. 1. 주식회사 D회사(이하 'D회사'이라 하고, D회사에는 레미콘 영업부를 포함한 4개의 사업부서가 있다)에 입사하여 상무이사로 근무하다가 2009. 9.경 레미콘 사업부의 사업부장으로서 전무이사로 승진한 후 2010. 10. 15.까지 근무한 사실, 피고인은 D회사으로부터 월 3,400,000원을, 전무이사로 승진한 이후부터는 월4,000,000원(사업부장수당으로 지급된 금액을 포함한다)을 '급여' 명목으로 지급받았으며, 전무이사로 승진한 이후에는 D회사의 법인카드를 발급받아 업무추진비 등으로 사용하였던 사실, E는 D회사에 입사하여 레미콘 판매 기타 총괄관리업무를 담당하면서 레미콘의 판로를 개척하고 거래선을 확보하며 미처 추심하지 못한 레미콘 영업부의 채권을 추심하였고, 전무이사로 승진한 이후에도 같은 업무를 수행해 온 사실, E는 휴가, 외출 등 복무관리와 관련하여 피고인의 결재를 받았고, 근로소득세를 납부해 왔으며, 고용보험 등 4대 보험에 D회사의 사업장 근로자로 가입되어 있는 사실, 피고인은 D 회사의 실질적 운영자로서 매월 주간업무회의를 주재하였는데, 주간업무회의에서는 4개 사업부의 사업부장 등으로부터 주요사항 또는 직전 회의에 따른 계획의 실행 여부에 대한 보고를 받고, 추후 사업의 방향을 제시하며, 부서 간의 협조를 당부하거나 미결 건의 처리를 독려한 사실, D회사의 영업으로 인한 손해는 D회사이 부담하고, 그 영업으로 인해 발생되는 각 사업부의 순이익의 경우 그 중 30%는 각 부서에 배당하기로 한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에다가 피고인 스스로도 레미콘 사업부를 포함한 4개 사업부의 월말 보고서를 받아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하여 지시를 하는 등 피고인이 E의 업무 수행에 있어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행사한다고 진술한 점, 피고인은 E가 D회사을 퇴직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힌 이후에는 사업부장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는데, 이러한 삭감은 피고인의 전권사항이고 E의 동의를 받을 사항은 아니라고 진술한 점, E는 레미콘 사업부장으로서 일정한 범위의 업무에 관하여는 재량권을 행사하였으나 거래금액이나 규모가 커질 경우에는 피고인이나 대표이사인 H에게 구두로 보고하여 결재받은 점, E의 출퇴근 시간이 다른 일반 직원들보다는 자유로웠으나, E가 맡고 있는 영업업무의 특성상 외부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출근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매일 오전 8시경 출근하여 오후 6시경 퇴근하였던 점, E가 전무이사로 승진하면서 D회사 주식의 8% 가량을 보유하게 되었으나, 이는 E가 주주로서 D회사의 경영에 참여하기 위한 수단이라기보다는 근로의욕의 고취를 위해 받은 지분이라고 보이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E는 등기부상 이사로 등재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는 업무 수행에 있어 원칙적으로 피고인의 지휘·감독하에 있었다고 보이므로, E는 피고인과 사이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고용계약을 맺고 근로를 제공하는 자로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2)

②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의 주장대로 E에게 D회사의 레미콘 사업부장으로 근무하면서 발생한 미수금을 회수할 책임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한 감봉조치 등이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이상 E에 대한 별도의 손해배상채권이 성립함은 별론으로 하고 이로 인하여 피고인의 E에 대한 임금지급의무가 축소 내지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나아가 근로자에 대한 임금은 직접 근로자에게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초과 지급된 임금의 반환채권을 제외하고는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대출금이나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바(대법원 1999. 7. 13. 선고 99도 2168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E에 대하여 손해배상채권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은 피고인의 E에 대한 임금 부지급에 따른 근로기준법위반행위를 정당화할 수 있는 사유가 될 수 없다.

3)

소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

피고인은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은 없으나, 최근 10년간 이종범죄로 4회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 또한 이 사건 미지급액 합계가 10,000,000원을 넘는 큰 금액임에도 아직까지 청산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피고인은 E가 근로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그에 대한 금품지급의무를 계속하여 일체 부인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들에다가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모든 양형 조건을 참작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적정하고,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는 아니하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영수(재판장) 김윤희 장현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