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H이 2006. 9. 27. 주식회사 E(이하 'E'이라고 한다)에 재입사하기 이전인 2006. 5. 16. 작성한 확인서(H이 E의 자금 1,500만 원을 유용하였고, 이를 상환하겠다고 약속한 내용, 이하 '이 사건 1차 확인서'라고 한다)에 근거하여, 2009. 3. 13. 작성한 확인서(위 1,500만 원과 H이 입사 이후 당시까지 발생한 퇴직금채권과 상계한다는 내용, 이하 '이 사건 2차 확인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였는데, 이 사건 2차 확인서는 피고인과 H의 근로관계가 단절되기 이전에 작성한 1차 확인서에 기초하여 작성된 것이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퇴직금 미지급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점, ② H이 작성한 이 사건 2차 확인서는 근로자인 H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작성되었다고 볼 수 없는 점, ③ 원심이 들고 있는 '퇴직금 중간정산 약정'과 관련하여 퇴직금지급청구권은 퇴직이라는 근로관계의 종료를 요건으로 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한 퇴직금 지급의무는 발생할 여지가 없으므로 매월 지급받은 월급이나 매일 지급받는 일당 속에 퇴직금이란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지급하였다고 하여도 그것은 퇴직금의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은 약정은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위반되어 무효라는 측면(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0다27671 판결 등 참조)에서 이 사건 2차 확인서에서의 상계합의 또한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 무효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를 인정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에게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이 사실을 인정한 후, 이 사건 2차 확인서 상의 상계합의는 적법하고, 피고인과 H 사이의 퇴직금 중간정산의 효력은 무효라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퇴직금 18,837,270원 중 일부 금액에 대한 지급의무가 있기는 하나, H이 위와 같은 상계처리에 동의하였고, 2009. 12. 31. 및 2011. 5. 30. 기존의 퇴직금 수령에 대하여 이의가 없다고 한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H은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까지 전체 근무기간 동안의 퇴직금 지급을 요구해온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으로서는 H과의 퇴직금 중간정산이 유효하고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는 것으로 믿었거나 적어도 H이 요구하는 퇴직금 전액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고 믿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인이 H이 요구해온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있고, 결국 피고인이 H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이 자세하게 설시한 이유에다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검사는, 이 사건 2차 확인서가 피고인과 H의 근로관계가 단절되기 이전에 작성한 이 사건 1차 확인서에 기초하여 작성된 것이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퇴직금 미지급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1차 확인서는 H이 E의 현장소장으로 재직하면서 H 본인이 유용한 1,500만 원을 E에게 변제하겠다는 내용으로 H의 E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무를 확인한 것으로 피고인이 E의 H에 대한 위 1,500만 원의 부당이득반환채권과 H의 E에 대한 퇴직금청구권과의 상계를 주장하는 이상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퇴직금 미지급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할 수 없는 점, ② 이 사건 2차 확인서는 원심이 그 판시에 설시한 이유와 같이 H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에 작성된 것으로 보일 뿐이고, 근로자인 H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작성된 것이 아니라는 검사의 주장에 부합하는 별다른 증거가 제출되어 있지 아니하는 점, ③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무효일 뿐인데(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0다2767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2차 확인서의 기재에 의하면, "상기 본인은 E에 재직하면서 입사 후 현재까지의 퇴직금에 대하여 첨부한 확인서의 총 금액으로 상계 처리할 것을 확인하며"라고 기재되어 있는바, 이와 같은 기재내용은 H이 2006. 9. 27. E에 재입사한 이후 이 사건 2차 확인서의 작성당시까지의 퇴직금의 중간정산약정과 동시에 H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아 이루어진 상계합의라고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H이 요구해온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있어 피고인이 H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이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소결론
원심이 피고인에게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결국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경희(재판장) 임태연 손승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