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14. 7. 17. 선고 2013노2609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3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이 적시한 사실은 단순한 의견의 제시에 해당하거나, 사실을 적시한 부분도 모두 진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어서 형법 제31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되므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설령 피고인이 적시한 사실이 허위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이를 진실이라고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이러한 점에서도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직권판단

검사가 당심에서 아래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공소사실을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 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는 이에 대하여 살펴본다.

3.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이 게재한 내용이 단순한 의견 제시에 불과한지 여부

피고인이 청와대 등 국가기관의 홈페이지에 게재하거나 피켓에 기재하였던 내용, 즉 D재단이 집에서 출퇴근하는 근로자들에게 한 달 월급을 1~3만 원밖에 지급하지 않았고 이 월급조차도 한 달 반이나 두 달 만에 주었다는 내용, D재단이 도장까지 위조하여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보관하였다는 내용, 근로자의 임금을 한 푼도 지급하지 않는다는 내용, 장애인인 피고인의 아들의 임금을 착취하였다는 내용 등은 현실적으로 발생하고 진위 여부를 증명할 수 있는 과거 또는 현재의 상태로서 사실에 해당하는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단순한 의견의 제시에 불과하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인이 적시한 사실이 진실인지 여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사회복지법인 D재단 E자립원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근로장애인과 훈련장애인으로 분류되는 사실, 직무수행이나 근로제공의 능력 차이로 인하여 근로장애인과 훈련장애인 사이에 작업의 수준이나 강도에 현저한 차이가 있는 사실, 훈련장애인은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다기보다 사회적응훈련 등의 차원에서 작업장을 이용하는 것이므로 임금이 아니라 훈련보조비를 지급받았고 근로장애인에게는 임금이 지급되었던 사실, 피고인의 아들은 근로장애인이 아니라 훈련장애인이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의 아들에게는 임금이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훈련보조비가 지급될 뿐이고 D재단과의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될 이유도 없으므로, 임금을 착복하였다거나 근로계약서를 위조하였다는 등 피고인이 적시한 사실은 허위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피고인이 적시한 사실이 진실이라는 피고인의 주장도 이유 없다.

다.

피고인이 적시한 사실을 진실이라고 믿은 데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이미 2004년과 2005년경에 대구지방노동청과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대구지사 등에 이 사건과 관련한 민원을 제기하여, 피고인의 아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것이 아니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 보기 어렵고 최저임금법에 위반한 임금을 받았다고 볼 수 없으며, 근로자가 아닌 훈련생으로서 주간보호나 단기 사회적응훈련 등의 차원에서 시설 작업장을 이용하면서 수당을 지급받은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의 회신을 받기도 한 사실, 피고인은 2004년부터 2006년 사이에 이 사건과 거의 동일한 내용의 허위 사실을 대구시청 공개게시판 등에 게시하고 위와 같은 허위 사실이 담긴 유인물을 배포하였다는 이유로 명예훼손죄가 인정되어 두 차례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하였던 사실이 인정된다.

이러한 경위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자신이 적시한 사실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를 진실이라고 믿은 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피고인의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은 앞서 본 것처럼 당심에서의 공소장 변경으로 더 이상 유지될 수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이를 직권으로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