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원심판결 중 이유무죄 부분에 관하여)
피고인은 적성검사를 1회 받은 적이 있으므로, 적성검사제도가 존재한다는 사실, 차회 적성검사의 대략적인 시기, 그 적성검사기간이 도과하도록 적성검사를 받지 않으면 운전면허가 취소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피고인이 실제 운전면허취소처분통지를 받지 못하였어도 이 사건 범행 당시 적성검사 미필로 운전면허가 취소되었다는 사실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무면허운전의 점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사실을 오인한 것이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15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수사기관 이래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무면허운전 당시 자신의 운전면허가 취소된 사실을 알지 못하였으므로, 무면허운전의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도로교통법 제152조 제1호, 제43조 위반죄는 유효한 운전면허가 없음을 알면서도 자동차를 운전하는 경우에만 성립하는 고의범이므로, 기존의 운전면허가 취소된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하였더라도 운전자가 면허취소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이상 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운전)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담당 경찰이 운전면허취소처분의 통지서를 발송하였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운전자가 면허가 취소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이 경우 운전자가 그러한 사정을 알았는지는 각각의 사안에서 면허취소의 사유와 취소사유가 된 위법행위의 경중, 같은 사유로 면허취소를 당한 전력의 여부, 면허취소처분 통지를 받지 못한 이유 등을 두루 참작하여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4도648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피고인은 1989. 4. 27. 제1종 보통자동차운전면허를 취득하고, 1995. 5. 1. 및 2003. 5. 1. 정기적성검사를 받았다.
대구지방경찰청장은 피고인의 운전면허 적성검사기간이 2010. 8. 1.자로 경과하자 2011. 8. 1.까지 적성검사를 받지 아니하면 운전면허를 취소한다는 내용의 운전면허조건부취소처분(취소개시일 2011. 8. 2.)을 하였다.
위 운전면허조건부취소처분의 1차 통지가 2011. 5. 19. 피고인의 주민등록지인 대구 동구 D로 발송되었고, 2차 통지가 2011. 5. 26., 3차 통지가 2011. 6. 1. 같은 주소로 각 발송되었으나, 수취인불명을 이유로 각 반송되었다. 이에 대구동부경찰서장은 2011. 6. 10. 피고인에 대한 위 운전면허조건부취소처분을 공고하였다.
피고인이 2008년경부터 도피생활을 하여 위 통지 당시 지인의 집이나 사찰 등을 전전하는 등 주민등록지에 거주하지 않았고, 그곳에는 피고인의 동생 E이 거주하고 있었다.
피고인이 이 사건 이전에 이와 같은 사유로 면허취소처분을 받은 전력은 없고, 이 사건 면허취소처분 이후 이 사건 무면허운전으로 단속될 때까지 교통법규위반으로 단속된 적도 없다.
위 인정 사실과 같이 피고인이 2차례에 걸쳐 정기적성검사를 받은 적이 있기는 하지만, 피고인이 면허취소처분을 받은 전력은 없고, 피고인이 주소지에 거주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고의 방식으로 운전면허취소가 통지된 점, 피고인이 8, 9년 전 면허증을 지갑과 함께 잃어버려 적성검사 기간을 확인하지 못하였으며, 소유하던 차량을 채무변제를 위해 처분한 후 운전할 일이 없어 적성검사에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적성검사를 받은 적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이 사건 운전 당시 면허취소 사실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조치는 정당하고,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몇 차례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피고인은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이 사건 범행 당시 피고인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84%로 그다지 높지 않다.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면서 재범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고 있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등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조건을 검토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연우(재판장) 이성 이아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