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15. 9. 18. 선고 2014노2617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무죄 부분에 대하여)

피고인은 A으로부터 그가 운영하던 'L'(휴대폰 부품 제조업)의 영업을 양수한 자로서 늦어도 위 사업장에 대하여 피고인 명의로 'O'라는 상호에 의한 사업자등록을 한 2013. 1. 2.경에는 실제 고용승계 등을 포함한 영업양수가 이루어졌으며, 또한 그 이후인 2013. 1. 9. 위 사업장에서 퇴사한 F은 위 A에게 고용되어 지속적으로 월급을 받아온 위 'L'의 근로자였던 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구미시 K에서 'L'이라는 상호로 상시 4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휴대폰 부품 제조업을 운영하던 A으로부터 위 'L'의 영업을 양수하여 2013. 1. 2. 'O'로 상호를 변경하고 구미세무서에서 사업자등록을 한 후, 같은 장소에서 위 'L'의 근로자를 그대로 사용하여 휴대폰 부품 제조업을 운영한 사용자이다.

1)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원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 3의 연번 2 기재와 같이 2013. 1. 9. 위 회사에서 퇴직한 F의 2012. 6., 10., 12. 임금 및 기타금품 등 합계 4,417,089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도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3. 1. 9. 위 회사에서 퇴직한 F의 퇴직금 19,352,26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도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① 'L'에 관한 A과 피고인 사이의 영업양도는 F의 퇴직일(2013. 1. 9.) 전에 그 이행이 완료되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② F은 A과 함께 'L'을 경영한 사업자이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로는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관련법리

가)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러한 정도의 심증을 형성하는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4305 판결 등 참조).

나)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면에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사회·경제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다50034 판결 등 참조)

2)

F의 근로자성에 관한 판단

가)

살피건대, 이 부분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L'의 영업을 양수한 피고인으로부터 임금 등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는 F이 종속적인 관계에서 위 'L'의 사용자로부터 지휘감독 등을 받아 온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여야 하는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대조하여 기록을 면밀히 살펴보아도 피고인이 위 'L'의 직원으로서 위와 같은 성격을 지닌 근로자라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이지는 아니한다.

나)

오히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 및 증인 AN의 당심에서의 법정진술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A은 2003. 6.경부터 L이라는 개인업체를 운영하여 L의 연매출이 15억원을 넘어가게 되자 세제상 불리한 취급을 받을 우려가 있다고 보고 2007. 1.경 업태, 종목, 소재지가 모두 L과 동일한 I 주식회사(이하 'I'이라 한다)를 설립하면서 L 근로자의 소속을 모두 I으로 변경하고 I 명의로 사업을 운영해왔다. 그러던 중 I의 계좌가 2012. 4.경 국세체납처분으로 압류되자 A은 사실상 유일한 거래처인 Q 주식회사에 2012. 5.분부터는 다시 L 명의로 세금계산서 발행 및 납품대금 지급을 해달라고 요청하고 그 무렵 근로자들의 소속도 다시 L으로 변경하였다.

②

F은 2007. 1.경 A이 앞서 본 바와 같이 L과 사실상 동일한 업체인 I을 설립할 때 6,000만원 이상을 투자하여 I 주식 중 31%는 자신의 명의로, 20%는 시누인인 X 명의로(합계 51%) 보유하게 되었고, 나머지 49%는 A이 그 중 30%는 자신의 명의로, 19%는 매제인 R 명의로 보유하게 되었다.

③

그 후 F의 지분비율은 합계 20%(F 10%, X 10%)로 줄어들고 A의 지분비율은 합계 80%(A 61%, R 19%)로 늘어났으나, F과 A은 아직까지도 I의 사내이사로 재임 중에 있고 R는 2009년에 해임된 반면 X은 감사로 계속 재임 중이다.

④

F은 위 투자금 중 일부를 대여금으로 돌린 다음 그 변제 명목으로 2008년경 위 회사가 할부로 구입한 베라크루즈 차량을 타고 다니다가 2011년경에는 그 소유권까지 자신의 남편에게 이전하였고, 이후에도 I 또는 L의 경영이 어려울 때마다 A에게 계속 돈을 대여하고 이와 같은 돈의 변제 명목으로 2011년경 위 회사가 할부로 구입한 BMW 차량을 타고 다니던 중 최근 그 소유권도 자기에게 이전하였다.

⑤

F은 위 'L'의 관리이사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었으나 다른 근로자들과는 달리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출 · 퇴근시간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출근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으며, 출근하였더라도 일과시간 중 개인적인 용무 등을 위하여 자주 자리를 비우기도 하였다.

⑥

위와 같은 F의 근무태도 등에 대하여 당시 위 'L'의 대표였던 A으로부터 별다른 제재를 받은 적은 전혀 없다.

⑦

F은 평소 위 'L'의 다른 근로자들을 지시감독을 하는 등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왔고 실제 위 근로자들은 F을 A과 함께 위 'L'의 임원 내지 경영자로 인식하고 근무하였다.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F이 위 'L'에 등록된 직원으로서 일정한 액수의 월급을 지급받아 왔다고 하더라도 이는 F이 A에게 투자 또는 대여해 준 자금을 회수하거나 그 대가로 영업수익을 받아온 것에 불과한 바, F은 A과 공동으로 위 'L'을 경영해 온 사업자로 볼 것이지 종속적인 지위에서 사용자의 지휘감독 등을 받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로는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다)

따라서 같은 취지에서 한 원심의 무죄 판단 부분은 A과 피고인 사이의 위 'L'에 대한 영업양도 이행시점 등에 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지적하는 바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이와 배치되는 증인 A의 당심에서의 일부 법정진술은 위 증인과 F 사이의 인적 및 금전거래관계 등에 비추어 믿기 어렵다),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균(재판장) 오범석 박주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