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0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피고인은 피해자들로부터 건설기계를 임차할 당시 피해자들에게 임대료를 지급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으나, 공사 도중 거래처인 P의 부도, 겨울철 판매부진, 전기시설의 화재, 종전 하청업체로부터 인수한 기계의 노후화 등의 사정이 겹쳐 적자가 누적됨으로써 결국 피해자들에게 임대료를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들을 기망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원심이 선고한 위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의 변호인은 2014. 8. 12. 원심 제1회 공판기일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목록 순번 제10, 11, 13, 23번의 제1 내지 4회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제2회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피고인 진술 부분)에 관하여 내용을 부인하는 증거의견을 표시하였고, 원심은 위 각 증거를 채택하지 않는 결정을 하였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 각 증거를 유죄의 증거로 거시하였는바, 이는 증거능력이 없는 증거를 유죄의 증거로 삼은 것이므로, 원심판결에는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다만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위 직권파기 사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기계 임대료 상당액을 편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
피고인에게 공사를 발주한 주식회사 G(이하 'G'이라 한다)의 대표 F은 경찰과 검찰 및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의 회사가 매월 5억 원 정도의 골재를 생산해야 G이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는 상황이었고, 최소 2억 원 정도는 생산을 해야 정상적으로 회사 운영이 가능한 상황인데, 피고인 회사는 2012년에 이미 매월 1억 원 정도의 골재도 생산하지 못할 정도로 운영상황이 좋지 않아서 원청인 G과 피고인 회사가 모두 지속적으로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F은 검찰에서, 거래처인 Pl 부도가 난 것은 사실이나 그 무렵 P에서 물량을 다 가지고 가고 그 대금도 다 지불하였으며, G의 요구로 피고인이 전 하청업체로부터 인수한 기계가 노후하여 생산에 차질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피해자들에게 임대료를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결정적인 요인인지는 모르겠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수사기록 243-244면).
피고인은 검찰 조사시 '피고인 회사가 이미 2012년부터 매월 1억 원 정도의 골재도 생산치 못할 정도로 운영상황이 좋지 않아서 지속적으로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었다'는 취지의 F의 진술이 사실이고(수사기록 244면), "애초 골재 생산량 자체가 피해자들의 장비대를 지급하기에 턱없이 부족하였던 것이며, 겨울철 판매부진이나 전기시설 화재 등은 피해자들에게 장비대를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기도 하였다(수사기록 246면).
피고인은 2008. 11.경부터 각종 채무 원리금의 지급을 연체하고 있는 상태였고, 2011. 3.경 최소한 14억 원 상당의 금융기관에 대한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으며, 2012. 8.경 작업현장 인부에게 월급을 지급하지 못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처벌받는 등 경제상황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였다(수사기록 185, 248면).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감정평가액 18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등 자산이 있었다고 주장하나, 위 아파트는 피고인이 아니라 피고인의 아들 명의로 등기되어 있었으며, 또한 합계 약 21억 원을 채권최고액으로 한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고, 그 마저도 2012. 10. 8. 임의경매로 매각되었으며, 피고인이 G에 임차보증금 명목으로 지급한 보증금 2억 5천만 원 역시 피고인 회사와 G 사이에 계약이 종료되기 전에는 반환될 수 없는 것으로 실제 정산을 하면 절반 정도만 남고, 또한 여기에 피고인 회사의 채권자들이 추심명령을 신청해 놓은 상태였다(수사기록 247면, 공판기록 100-101면). 가사 피고인에게 그 밖에 다른 재고자산 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다른 장비 임대료나 유류대, 자재비 등 공사비용을 충당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임대료까지 모두 변제하기에는 부족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고 있으며, 특히 피해자 I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으로부터 회사의 운영상황에 대한 설명은 듣지 못하였고, 단지 이제 자리가 잡혀서 잘될 것이니까 아무 걱정 말고 일만 잘해달라고 해서 그 말을 믿고 주야로 일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경험칙에 비추어보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마치 임대료를 납부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것 같은 언동을 보이지 않았다면 피해자들이 임대료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면서 장기간에 걸쳐 계속적으로 피고인에게 기계를 임대할 아무런 이유가 없어 보인다.
피고인과 피해자들은 매달 임대료를 결산하기로 계약하였으나, 피고인은 첫 달부터 임대료를 지급하지 못하였으며,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 H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그 임대료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또 새로이 피해자 I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결론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검사와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