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B은 2006. 11. 1. 원고가 운영하는 성인중증장애인 거주시설인 C요양원(이하 '이 사건 시설'이라 한다)에 간호사로 입사하면서, 외부 병원경력을 80% 인정받아 12호봉으로 초임호봉을 획정받았다.
B은 2014. 4. 1. 이 사건 시설의 원장으로 보직이 변경되었고, 원고는 2014. 4. 7. 대구광역시 및 피고에게 '4월 종사자 호봉승급보고'를 하면서 B의 호봉을 '간호사 19호 4월 호봉'에서 '원장 20호 4월 호봉'으로 보고하였다.
대구광역시는 2015. 9. 18. 피고에 대하여 2015년 정부합동감사 결과에 따라 '장애인 거주시설에 근무하는 종사자 중 유사경력 인정여부를 확인 후 사회복지시설 관리안내지침에 준하여 조치하라'는 통지를 하였다.
피고는 2016. 1. 18. 원고에게 대구광역시의 위 통지에 따라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한 경력으로 사회복지시설에서 간호사가 아닌 원장으로 근무한 경우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한 경력은 동일직종에 해당하지 않아 유사경력으로 인정할 수 없으므로 호봉재획정조치를 하라'는 취지로 아래와 같이 '장애인거주시설 유사경력 인정여부 확인조치 촉구'(이하 '이 사건 조치촉구'라 한다)를 하였다.
한편, 원고는 2016. 1. 21. 이 사건 조치촉구에 따라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시설의 원장 B의 호봉을 21호봉에서 11호봉으로 재획정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9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소송요건에 관하여
이 사건 조치촉구는 사회복지사업법상의 명령이어서 위 조치촉구에 따른 이행이 사실상 강제되어 있었다고 보아야 하고,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및 지방재정법 등 관련 법률에 따라 과다지급된 인건비에 대한 보조금 반환명령이 예정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조치촉구는 단순히 권고적 효력만을 가지는 비권력적 사실행위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고,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본안에 관하여
유사경력인정제도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로 신규채용될 때 초임호봉획정단계에서 문제되는 것이고, 호봉재획정은 새로운 경력을 합산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경우 또는 해당 종사자에게 적용되는 호봉획정 방법이 변경되는 경우 문제되는 것인데, B의 보직이 간호사에서 원장으로 변경되는 것은 호봉재획정을 하여야 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보직변경이므로, 당연히 기존의 호봉에서 승급되는 것이다.
이 사건 조치촉구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조건의 저하를 초래하는 것이어서 위법하다.
원고는 2014. 4. 1. B을 원장으로 보직변경 발령한 후 피고로부터 B에게 원장 20호봉을 적용하는데 대하여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고, 이는 공적인 견해표명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조치촉구는 신뢰보호원칙에 반하여 위법하다.
피고의 주장(본안 전 항변)
이 사건 조치촉구는 원고로 하여금 B의 호봉을 보건복지부지침에 따라 재획정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일 뿐 직접 B의 호봉을 재획정하는 것이 아니므로,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 변동을 초래하지 않아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호의 '처분 등'에 해당하지 않고, 위 조치촉구로 인하여 원고의 권리의무에 아무런 영향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원고적격도 인정되지 않는다.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
이 사건 조치촉구가 행정처분인지 여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 함은 행정청의 공법상의 행위로서 특정 사항에 대하여 법규에 의한 권리의 설정 또는 의무의 부담을 명하거나 기타 법률상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등 국민의 구체적인 권리의무에 직접적 변동을 초래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고, 행정권 내부에서의 행위나 알선, 권유, 사실상의 통지 등과 같이 상대방 또는 기타 관계자들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법률적 변동을 일으키지 아니하는 행위 등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대법원 1995. 11. 21. 선고 95누9099 판결, 대법원 1998. 7. 10. 선고 96누6202 판결 등 참조). 한편, 보건복지부장관,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사회복지사업을 운영하는 자의 소관 업무에 관하여 지도·감독을 하며, 필요한 경우 그 업무에 관하여 보고 또는 관계 서류의 제출을 명하거나, 소속 공무원으로 하여금 사회복지법인의 사무소 또는 시설에 출입하여 검사 또는 질문을 하게 할 수 있다(사회복지사업법 제51조 제1항).
앞서 인정한 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조치촉구는 원고로 하여금 '사회복지시설 관리안내 지침'에 따라 호봉재획정조치를 하라는 취지일 뿐 이로써 B의 호봉이 곧바로 변경되는 등의 법률효과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이사건 조치촉구는 사회복지사업을 운영하는 자에 대한 피고의 일반적인 지도·감독 권한에 근거하여 원고에게 호봉재획정조치를 요청한 것에 불과하고, 그와 같은 조치를 한 결과에 대하여 사회복지사업법 제51조 제1항 소정의 보고 또는 관계서류 제출명령을 동반하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원고가 이를 따르지 않는다고 하여 곧바로 어떠한 법률상의 효과가 발생한다고 보기도 어렵다(위 보고 또는 관계서류 제출명령의 경우, 정당한 이유 없이 보고 또는 관계서류를 제출하지 아니하거나 이를 거짓으로 하는 경우에 대하여는 위 법 제54조 제7호에 벌칙 규정이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조치촉구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소의 이익 유무
가사 이 사건 조치촉구가 원고에 대하여 B의 호봉을 재획정하여야 하는 의무를 부담하게 하는 행정처분으로 인정될 여지가 있다 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조치촉구 3일 뒤인 2015. 1. 21. 위 조치촉구에 따라 B의 호봉을 재획정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은바, 이 사건 조치촉구는 원고가 2015. 1. 21. B의 호봉을 재획정함으로써 그 목적을 달성하여 효력을 상실하였다 할 것이고, 위 조치촉구에 따른 의무가 더 이상 존재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가 당초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한 현실적인 필요는 이 사건 조치촉구에 따른 호봉재획정조치를 하지 않기 위한 데에 있었다고 할 것이나, 원고는 이미 위 조치촉구에 따라 스스로 B에 대한 호봉을 21호봉에서 11호봉으로 변경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에서 위 조치촉구가 취소된다고 하여 B에 대한 호봉이 자동으로 기존의 21호봉으로 회복되는 것이 아니므로, 더 이상 재판으로 이 사건 조치촉구의 위법을 다툴 실제적인 효용 내지 실익이 사라졌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소는 목적을 달성하고 효력을 상실하여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이 사건 조치촉구의 취소를 구하는 것으로서, 위 취소로 인하여 회복되는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결론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손현찬(재판장) 황형주 이아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