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16. 12. 23. 선고 2016노177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E과 합의하여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일 뿐 해고한 사실이 없다.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운영하던 C은 2015. 1. 27.경 운영하고 있던 학습과목 전체에 관한 평가인정에 탈락하여 더이상 사업을 계속할 수 없는 상황에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E을 해고한 행위는 죄가 되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대구 중구 B 소재 C(현, D)의 실질 대표이다.

사업주는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되며, 육아휴직 기간에는 그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4. 10. 1.부터 2015. 3. 31.까지 육아휴직을 사용 중인 근로자 E을 육아휴직기간 중인 2015. 1. 30.자로 해고하였다.

3.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 판시 증거를 종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위 항소이유와 같은 피고인의 주장에 대하여는 ① 이 사건 경위에 비추어 볼 때 E과 피고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E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해고에 해당하고, ② 피고인이 평가인정 탈락 통지 후에도 2명의 직원을 남겨두고 업무를 계속한 사실, 이후 13개 학습과목에 관하여 인가를 받아 2016. 3. 10.부터 원격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사실을 들어 더 이상 사업을 계속할 수 없는 경우 즉, 폐업 또는 이에 유사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4.

당심의 판단

가.

합의에 의한 근로계약 해지라는 주장에 관한 판단

앞서 살펴본 것처럼 피고인과 변호인이 원심에서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주장을 하여, 원심은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이라는 제목 아래에 위 주장과 그에 대한 판단을 자세히 설시하여 이를 배척하였는바,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C이 사업을 계속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1)「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고 한다) 제19조 제3항에 의하면 사업주는 근로자가 육아휴직 중인 때에는 원칙적으로 해고할 수 없는바, 이는 육아휴직기간인 근로자를 실직의 위협으로부터 두텁게 보호함으로써 모성 보호와 여성 고용을 촉진하고 남녀고용평등을 실현함과 아울러 근로자의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려는 위 법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함에 있다. 다만 위 조항은 단서에서 예외적으로 '사업을 계속할 수 없는 경우'에는 해고를 허용하고 있는바, 위와 같은 남녀고용평등법의 입법목적, 위 법 제19조 제3항의 취지와 문언 등에 비추어 보면 단순히 경영이 악화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쉽게 위 단서규정에 해당한다고 볼 것은 아니고, 전체적인 사업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상당한 기간 동안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사업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해당 사업의 내용과 특성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2)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피고인이 운영하던 C은 평생교육법에 따른 평생교육기관으로서 2014년경까지「학점인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교육부장관으로부터 학점인정 학습과정으로 평가인정을 받은 학습과정에 관한 원격교육을 제공하고 수강료를 받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다.

나)

교육부장관은 2015. 1. 27. 피고인이 위 평생교육원에서 개설할 예정으로 평가인정을 신청한 55개 학습과정 전부에 대하여 운영여건 미달을 이유로 탈락 판정을 하였다. 학습과정이 평가인정을 받지 못한 경우에는 수강자가 그 학습과정을 수강하더라도「학점인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학점인정을 받을 수 없다.

다)

C의 손익계산서에 의하면, 2013년의 매출 총액은 2,616,415,894원이고 그 중 수강료수입은 2,584,964,609원, 2014년의 매출 총액은 3,946,691,037원이고 그 중 수강료수입은 3,914,051,037원으로 매출 중 수강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98.8%(2013년), 99.17%(2014년)에 이른다.

3)

위 인정사실에 따르면 2015년에는 수강생들이 C이 제공하는 과목을 수강하더라도 학점인정을 받을 수가 없게 되었는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학점인정을 받을 수도 없는 원격강의를 유료로 수강하려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고, 결국 2015년에는 위 평생교육원이 수강료 수입을 전혀 얻을 수 없게 될 것임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한편 위 평생교육원은 수강료가 사실상 수입의 전부였고, 차후에 새로이 학습과정 평가인정을 받는다는 등의 사정변경은 그 실현 여부가 불확실하여, 예상할 수 없는 상당한 기간 동안 위와 같은 기존의 사업으로는 정상적인 운영을 할 수 없게 되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사정은 일시적으로 경영이 악화된 것을 넘어서서, 전체적인 사업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상당한 기간 동안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인이 이 사건 해고 무렵 원래 고용하였던 근로자에 비하여 현저하게 적은 2명의 직원을 유지하였다거나, 이 사건 해고 이후 2016년도 개설 예정 학습과정 13개에 대하여 평가인정을 받아 사업을 재개하였다는 사후의 우연한 사정을 들어 이를 달리 볼 수는 없다.

4)

그렇다면 피고인에게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3항 단서에서 정한 '사업을 계속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이 E을 해고 한 행위는 같은 법 제37조 제2항 제3호 후단에 해당하지 않아 죄가 되지 아니한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위 법의 해당 조항에서 규정한 '사업을 계속할 수 없는 경우'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2항 기재와 같고, 위 제4의 나항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피고인의 행위는 범죄로 되지 아니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이상균(재판장) 사공민 김형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