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건물 관리 차원에서 현관의 셔터 문을 잠가 놓았을 뿐, 소속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개입할 의사는 없었다.
그런데도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판단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대구 달서구 C에 있는 D 합명회사 대표사원으로서 상시근로자 18명을 고용하여 택시운송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5. 7.경부터 2015. 12.경까지 매일 17:00 이후에 대구 달서구 C에 있는 D 합명회사 건물 현관의 셔터 문을 자물쇠로 잠그는 방법으로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대구지역본부 D분회 분회장 및 조합원들이 회사 건물 3층에 있는 노동조합 사무실을 자유로이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정당한 이유 없이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에 지배하거나 개입하였다.
원심의 판단
이에 대해 원심은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무릇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도8675 판결 등 참조).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매일 17:00 이후 이 사건 건물 현관의 셔터 문을 잠그는 방법으로 노동조합 사무실을 자유로이 이용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정당한 이유 없이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에 지배하거나 개입한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하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에 지배하거나 개입하였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D 합명회사에는 기업별노동조합(조합원 수 11명)과 산업별노동조합(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대구지역본부 D분회, 조합원 수 5명)이 있으며, 각 노동조합의 사무실은 피고인이 운영하는 D 합명회사 건물 3층에 위치하고 있다. 한편, 위 건물 1층은 정비실, 2층은 사장실과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으며, 위 건물의 현관문을 시정하는 경우 2층과 3층에도 출입할 수 없다.
이 사건 회사의 직원들은 17:00경 모두 퇴근을 하고, 이후에는 별도로 건물을 관리하는 사람이 없다. 이에 피고인은 평소 직원들이 퇴근한 17:00 이후에는 이 사건 건물 현관문을 잠그며, 직원들이 출근하는 09:00경 현관문을 다시 개방해 두는 방법으로 이 사건 건물을 관리하여 왔다(피고인은 새벽 근무를 하는 택시기사들을 위해 03:30경부터 06:30경까지 별도로 이 사건 건물 현관문을 개방해 둔다).
D분회 분회장 E는 원심 법정에서, '오후 5시 이후 노동조합 사무실에 출입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하거나 부탁을 해야 하고, 24시간 일을 하는 택시운전업무의 특성상 언제든 노동조합 사무실에 들어가서 휴식을 취할 수 있어야 하는데 오후 5시 이후에는 노동조합 사무실을 출입할 수 없어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많다.'고 진술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위 E의 진술에 따르더라도, 총회 등의 개최를 위하여 노동조합 사무실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피고인이나 경리직원에게 말을 하여 17:00 이후에도 출입이 가능하였다는 것이고, 이러한 경우에까지 피고인이 이 사건 건물 현관의 셔터 문을 잠그 고 노동조합 사무실의 출입을 금지하거나 방해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또한 D분회 소속 조합원 5명 중 위 E와 I을 제외한 나머지 J, K, L(2014. 8. 퇴사)은 근로감독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17:00이후 노동조합 사무실을 출입하지 못하는 것과 관련하여 불편함이 없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 건물 3층에는 산업별노동조합인 D분회 외에 기업별노동조합의 사무실이 같이 위치해 있는데, 이 사건 건물 현관문의 출입문을 잠금으로써 기업별노동조합 사무실에의 출입 역시 통제된다는 점에 비추어 피고인이 산업별노동조합인 D분회와 기업별노동조합을 차별하여 부당한 대우를 한 것으로 보이지도 아니한다.
특히, D분회의 조합활동이 위축되기 시작한 시점은 피고인이 이 사건 건물 현관의 셔터문 잠금장치를 변경하고 17:00이후 문을 잠그기 시작한 2013년경보다 훨씬 전인 2011. 7.경 복수노조가 설립되었을 당시로 보이는바,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위 노동조합의 조합활동이 위축된 것으로 보이지도 아니한다.
한편, 피고인이 이 사건 건물의 관리 등을 이유로 현관의 셔터 문을 잠금으로써 결국 노동조합 사무실의 출입을 제한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노동조합 측과 노동조합 사무실의 사용시간 제한이나 구체적인 방법 등에 대한 합리적인 협의절차를 거치지도 아니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이 사건 건물의 안전 및 화재예방에 대한 책임 등이 사용자인 피고인에게 있는 점, L, K는 근로감독관과 전화 통화에서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도박이나 음주를 한 적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D분회 분회장 E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과 노동조합 사무실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추가로 협의할 수 있느냐는 취지의 근로감독관의 질문에 대하여 '사용시간을 정하는 것보다 그냥 열쇠만 주면은 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답변하여 사실상 무제한적인 사용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단체협약서 제11조 제1항은 회사는 사내에 '최소한'의 노동조합 사무실과 비품, 통신시설, 집기 등의 대여 및 편의를 제공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건물의 관리를 위해 일부 시간이나마 그 사용이나 출입에의 제한을 가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직원들이 퇴근한 이후 회사 내 건물에의 출입을 제한함으로써 결국 노동조합 사무실을 자유로이 이용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에게 소속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에 대해 이를 지배하거나 개입하고자 하는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2)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무죄를 선고하여야 하는데도,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를 유죄로 인정한 것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다시 판결한다.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은데, 위 제2의 다.항에서 살펴본 것처럼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한다.
판사 차경환(재판장) 황지현 김동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