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19. 9. 4. 선고 2017가단12036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원고 회사는 치과기자재 도소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국내 임플란트 시장에서 5, 6위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2)

피고는 2012. 5.경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비등기 이사로 근무하다가, 2013. 3. 25. 사내이사로 취임하고 같은 해 4. 8. 등기를 마쳤다. 피고는 2016. 3. 25. 피고 회사의 사내이사로 연임되어 전무이사로 근무하면서 해외영업사무를 총괄하였다.

나.

원고 회사와 C의 전환사채 인수 거래

1)

원고 회사와 세계 매출 1위의 임플란트 제조업체인 C(C, 이하 'C'이라고만 한다)는 2014. 3. 31. 원고 회사가 2차에 걸쳐 발행하는 미화 30,000,000달러 상당의 전환사채를 C이 인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전환가격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산정하기로 정해졌다.

2)

원고 회사와 C은 같은 날 C이 원고 회사의 지분을 최대 51%까지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콜옵션 계약도 체결하였다.

3)

그러나 원고 회사와 C 사이에 전환가격을 정하기 위한 협상 과정에서 다툼이 생겨 원고 회사가 2016. 6. 21. D기관에 중재신청을 하였다. 원고 회사와 C은 2017. 1. 27.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기로 합의하였고, 원고 회사는 2017. 2. 28. 전환사채를 전액 상환하였다.

다.

피고에 대한 해임결의

원고 회사는 2016. 7. 22. 피고가 원고 회사의 경영회의 자료 및 영업비밀을 C에 무단 유출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에 대하여 대기 발령 조치를 하였고, 2016. 10. 20.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피고를 해임하였다.

라.

피고에 대한 형사재판

1)

원고 회사는 피고가 C의 한국 판매법인인 E 주식회사의 상무 F과 공모하여, C이 원고 회사의 주식을 헐값에 다량 인수할 수 있도록, ① 2014. 8. 22.부터 2016. 6. 8.까지 피고 회사의 해외 영업지역별 수주, 선적, 목표대금 결제정보를 담고 있는 총 23건의 해외매출 상세내역 자료(Daily Sales report, 영업일일결산서, 매출·수금 달성분석, 해외매출 상세내역, 출장보고서 등)를 이메일로 F에게 전송하고, ② 2016. 9. 1. 이메일로 'Daily Sales Report 문서'를 촬영한 사진 파일을 F에게 전송하고, ③ 2016. 9. 1. 이메일로 '2016. 8. 해외매출 상세내역(2016 Daily Sales Report) 문서'(이하 '이 사건 자료'라 한다)를 촬영한 사진 파일을 F에게 송부하는 방식으로, 원고 회사의 영업비밀을 누설하여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를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영업비밀국외누설등),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진정하였다.

2)

그러나 검찰은 ① 행위에 대하여는 원고 회사가 피고의 전송행위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고, 피고에게 부정한 목적이 있었다고 어려우며, 일부 자료는 영업비밀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② 행위에 대하여는 2016. 9. 1. 무렵에는 피고가 원고 회사를 나와 C에 취업하기 위해 노력하던 때로 피고에게 부정한 목적 및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2018. 1. 22. 원고에 대하여 혐의 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하였다. 다만, 검찰은 ③ 행위에 관하여 피고를 업무상배임죄로 기소하였다.

3)

그러나 제1심 법원은, F이 원고 회사의 사외이사로 취임하여 자료를 취득할 수 있었던 지위에 있었던 점, F은 피고 외에 원고 회사의 재경팀장, 상무로부터 영업 관련 자료를 받아 온 점, 피고는 대기발령 이전부터 원고 회사 대표이사의 포괄적 지시와 승낙 하에 'Daily Sales Report 문서'를 포함하여 훨씬 광범위한 자료를 여러 차례 F에게 보내온 점, 피고와 F 사이에 원고 회사의 중요한 자료를 은밀히 전달하려 시도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는 별다른 흔적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에게 업무상배임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자료 1장의 전달로 인해 피고 회사에게 어떠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2018. 5. 10. 피고에 대하여 무죄 판결을 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고단715).

4)

검사는 위 판결에 대하여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8노1419).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마.

피고의 원고 회사에 대한 민사소송

1)

피고는 원고 회사를 상대로 주위적으로는 해고가 무효라는 이유로 해고의 무효확인과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하고, 예비적으로는 부당해임으로 인하여 받지 못한 이사의 보수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2)

제1심 법원은 2018. 11. 15. 피고가 근로기준법이 정한 원고 회사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위적 청구를 기각하되, 피고가 원고 회사에 대한 배신행위를 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어 피고의 해임은 부당하다는 이유로 원고 회사가 해임으로 인하여 피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보아 예비적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가합544124).

3)

원고 회사가 항소하여 항소심 재판이 계속 중이다(서울고등법원 2018나2074410).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21 내지 24호증, 을 제1 내지 3, 제10 내지 14, 1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배임행위 관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는 C이 전환가격 협상 과정에서 원고 회사의 주식을 헐값에 살 수 있도록 하거나 중재판정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도록 하기 위해 원고 회사의 임원으로서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영업상 중요한 자료를 C 측에 유출하였다. 이는 원고 회사에 대한 배임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의 보수청구권의 효력은 부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회사로부터 받은 보수를 부당이득이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민법 제741조는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당사자 일방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일정한 급부를 한 다음 그 급부가 법률상 원인 없음을 이유로 반환을 청구하는 이른바 급부부당이득의 경우에는 법률상 원인이 없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부당이득반환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다. 이 경우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자는 급부행위의 원인이 된 사실의 존재와 함께 그 사유가 무효, 취소, 해제 등으로 소멸되어 법률상 원인이 없게 되었음을 주장·증명하여야 하고, 급부행위의 원인이 될 만한 사유가 처음부터 없었음을 이유로 하는 이른바 착오 송금과 같은 경우에는 착오로 송금하였다는 점 등을 주장·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7다37324 판결 참조).

2)

판단

설령 피고가 한 행위가 원고 회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 회사에 대하여 상법 제399조 제1항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것을 넘어 보수청구권의 효력까지 당연히 소급하여 없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원고 회사의 주장은 이사·감사가 회사와 체결한 약정에 따라 업무를 다른 이사 등에게 포괄적으로 위임하여 이사·감사로서의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하지 않고 소극적인 직무만을 수행한 경우, 이사·감사로서의 자격을 부정하거나 주주총회 결의에서 정한 보수청구권의 효력을 부정할 수 있는지에 관한 판례(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다213308 판결 등)를 근거로 이사의 배임행위의 경우 보수청구권의 효력이 부정됨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②

그러나 위 판례의 취지는 이사·감사의 보수는 직무 수행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되는 대가로서 그 이사·감사가 회사에 대하여 제공하는 반대급부와 그 지급받는 보수 사이에는 합리적 비례관계가 유지되어야 함을 전제로, 실제 회사 업무를 전혀 수행하지 않아 구체적인 보수지급청구권이 발생하지 않음에도 회사의 자금을 유용하기 위하여 정기적으로 보수를 지급받아 배임죄가 성립하는 등(대법원 2007. 6. 1. 선고 2006도1813 판결 참조) 소극적인 직무 수행에 반사회적인 목적이 있고 그로 인하여 보수와의 합리적인 비례관계가 무너진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보수청구권을 부정하려는 것이지, 이사가 배임행위를 하였다는 것만으로 당연히 보수청구권의 효력을 부정하는 취지는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③

그런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직무수행을 하지 않은 것은 원고 회사의 대기발령에 따른 것이고, 원고 회사가 문제 삼는 피고의 배임행위는 소극적인 직무 수행으로 인한 것이 아니어서 위 판례가 설시한 법리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 회사의 청구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출처 : 상법 일부개정 2018. 9. 18. [법률 제15755호, 시행 2018. 12. 19.] 법무부 > 종합법률정보 법령)

3.

이사의 충실의무 및 선관의무 위반 주장에 관하여

원고 회사는 또한, 피고가 이사의 충실의무 및 선관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지급받은 보수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사가 충실의무 및 선관의무를 위반한 경우 위 상법 조항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보수청구권의 효력까지 부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 회사의 이 부분 주장 또한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원고 회사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영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