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 한다)에 의하여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무를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09. 12. 9. 피고와 사이에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2015. 12. 10.까지 6개월마다 위임계약을 갱신하면서 피고의 대구지사에서 채권추심 수임업무 및 신용조사 유치업무 등을 담당하였다.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체결한 위임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호증, 을 31호증의 1, 2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는 피고 회사에 근무하는 정규직 영업직과 동일한 업무를 하고 피고 회사에 종속되어 노무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청구취지 기재 금액 상당의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원고에게 채권추심 수임업무를 위임하였고 위임한 업무에 대해 지휘, 감독권을 행사하지 않았으며, 원고가 자신의 판단 하에 일을 처리하였고 피고 회사의 정규직 영업직과 달리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지 않았으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5두13018, 13025 판결,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다6998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1, 2, 4 내지 10호증, 을 11 내지 24, 28 내지 3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이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정할 만한 사정들이 인정되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를 피고의 근로자로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피고 회사에는 크게 채권자들로부터 채권추심을 수임하거나 신용조사를 유치하는 영업직과 그 채권을 배당받아 직접 채권을 추심하는 추심직 등으로 업무가 분화되어 있고, 그 중 영업직은 영업 정규직과 영업 전문위원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영업 정규직은 고정급이 있는 대신 영업수수료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고 취업 이후 특별한 해고사유가 없는 한 고용은 계속되며 근로소득세를 납부하는 반면, 영업 전문위원은 기본급이 없는 대신 영업수수료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6개월마다 위임계약을 갱신하며 사업소득세를 납부하고 있다. 원고는 2009. 12. 9.부터 영업 전문위원으로 피고 회사와 사이에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6개월 단위로 위임계약을 갱신하고 있는데, 위임계약서에 "위임직 채권추심인은 회사의 근로자가 아니며, 위임직 채권추심인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음은 물론 회사 정규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및 제반규정 등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명문으로 정하고 있다.
영업 전문위원인 원고는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지급받은 바 없고, 영업수수료 소득에 대하여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여 왔다. 원고가 영업으로 채권추심사건을 수임, 유치하였다 하더라도 그 사건을 배당받은 담당 추심직원에 의하여 실제 채권 추심이 이루어진 경우에만 회수된 채권금액에 일정한 수수료율을 적용하여 수수료를 지급받아왔으므로, 원고가 받는 수수료는 원고의 근무 내용이나 근무 시간에 관계없이 오로지 채권의 회수실적 등에 따라 좌우되었다. 실제 원고가 지급받는 수수료 액수는 매달 다르고, 그 편차가 무려 5,900,000원(최대 2011. 11.분 6,945,170원, 최소 2014. 4.분 1,068,050원)에 이르기도 하여 원고가 받은 수수료가 근로 자체에 대한 보상적 성격이라 보기는 어렵다.
또한 영업 전문위원인 원고에게는 피고의 취업(복무)규칙이 적용되지 않았고, 원고가 피고 회사로부터 영업 목표를 부과 받거나 영업 방법에 대한 지시나 통제를 받았다거나 영업 실적이 부진하다 하여 수수료 이외에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는 점을 인정할 자료가 없으며, 원고가 피고 회사로부터 근무태도, 근무장소, 출퇴근시간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지시나 감독, 통제를 받았다거나 그러한 지시, 감독, 통제에 불응하였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았다는 점 역시 인정할 자료가 없다.
다만, 원고는 피고 회사가 정한 '대구지사 영업직원 상담 당번제도'에 따라 피고 회사가 지정하는 날에 피고 회사가 정한 근무시간(08:30 출근, 20:30 퇴근) 동안 피고 회사가 지시하는 당번 업무(피고 회사에 걸려온 전화 중 채권추심 의뢰 전화를 연결받거나 추심 의뢰 내방고객을 응대하여 상담을 통하여 추심사건을 위임받고, 당일 광고우편물을 발송하는 업무)를 담당한 사실은 있다. 그러나 ① 위와 같이 당번 업무를 통하여 수임한 영업수수료도 영업직이 개별적인 영업활동을 통하여 수임한 사건의 수수료와 같은 비율로 지급되므로, 영업직 입장에서는 개별적인 영업 노력 없이도 계약 체결의 우선권을 부여받을 수 있는 당직 업무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점, ② 이에 각 지점에서는 지사장이 추심의뢰 전화 등을 일정 직원에게만 연결시켜 편파적으로 일정 직원에게 우선적으로 계약 체결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을 방지하고 영업직 모두에게 공정한 계약 체결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당번의 자격 및 지정에 있어 각자 나름의 기준을 마련하여 공평하게 운영하고 있는데, 대구지사에서도 영업직의 당번자격에 대하여 최근 3개월 평균 일정 수준 이상의 영업수수료 및 수주 건수를 달성한 영업직에게만 당번의 기회를 부여하는 내용의 기준을 마련함과 동시에 당번 업무를 구체적으로 정하여 통일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당번제도 운영은 영업직에게 공평하고 공정한 수임의 기회를 제공하고 당번 업무의 균질적 수행을 위한 방안 또는 그 기준으로 보일 뿐이고, 이로써 원고에게 출퇴근 시간을 강제하거나 업무내용, 방법 등을 지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한편, 피고 회사가 영업직에게 신입 전문위원 직무능력향상교육, 영업노하우 전수를 위한 교육을 하거나 신용관리사자격증을 취득하도록 독려한 사실이 있긴 하나, 이는 피고 회사의 업무 자체가 신용정보법의 적용을 받고 있으므로 불법적인 채권추심이나 개인 신용정보의 누출 등을 방지할 목적으로 법에서 정한 규제나 제한을 숙지함으로써 업무 진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하여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 회사가 "영업 수주에 관한 내부기준"을 마련하여 기존에 피고 회사와 거래관계에 있는 채권자가 새로운 채권의 추심을 의뢰할 경우, 이를 기존 거래관계에 있던 영업직에게 배정하도록 정한 사실이 있긴 하나, 이는 채권추심 수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영업직들 사이의 내부적 경쟁 또는 그로 인한 갈등을 최소화할 목적으로 그 배정기준을 정하여 운영한 것으로 보일 뿐 영업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지시, 감독을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또한, 피고 회사가 책상, 개인별 전산 아이디, 전화기 등을 제공하고, 채권관리 시스템을 마련하여 원고 등 영업직에게 개인별로 등록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접속한 다음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추심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신용정보법에서 정한 신용정보전산시스템에 대한 제3자의 불법적 접근을 방지하고(제19조), 타인의 신용정보 등의 업무 목적 외 사용을 금지하며(제42조), 이를 위반할 경우의 민, 형사상의 책임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조치라거나 위임업무 수행에 편의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방편에 불과할 뿐이므로, 이를 두고 피고 회사가 구체적, 개별적으로 원고의 업무를 지시, 통제, 감독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 회사가 영업 전문위원들에게 겸직을 제한하지 않았고, 실제 다른 업무나 개인 사업을 영위하는 채권추심인이 다수 있었으며, 원고 역시 지인들의 채권 추심을 개인적으로 도와준 점 등에 비추어 원고를 포함한 영업직 전문위원이 오직 피고 회사 업무만을 수행하였다거나 피고 회사에 전속되어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신명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