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대구 수성수 D에서 'E'을 운영하는 사람으로, F요양병원 증축 등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담당한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2015. 12. 4.부터 2016. 6. 2.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G의 임금 1,450만 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
판단
형사재판에서 유죄 판단을 하려면,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하다고 확신할 수 있을 정도의 증명력 있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
피고인이 임금을 미지급했다는 공소사실은,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현장소장으로 일하는 대가로 일당 25만 원을 받기로 했다는 G의 진술을 근거로 한다. G의 진술에 따르면, 2015년 12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140일을 일했는데, 임금으로 2,050만 원만 받고 나머지 1,450만 원[= 3,500만 원(25만 원×140일) - 2,050만 원)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반면 피고인은, G이 받기로 한 일당은 15만 원이었고 123일 일했을 뿐이며, 공사비용 명목으로 여러 번에 걸쳐 보내준 돈까지 합해 정산하면 그가 받아야 할 돈보다 2,407만 원을 더 주었다고 다툰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를 통틀어 보아도, 일당을 25만 원으로 약정했다는 G 진술을 뒷받침할 처분문서나 그에 맞먹는 가치를 지닌 증거는 없다. G의 진술에 따르더라도 임금 약정은 둘만 있을 때 구두로 이루어졌다(G은 이 법정에서,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일하기 시작했을 때는 임금에 관한 합의가 없었고, 2015년 12월 말경 피고인에게 그 금액만큼 일당을 달라고 요구해 승낙받았다고 하나 언제 어디서 그렇게 합의했는지 구체적으로 진술하지는 못했다). G은 피고인을 상대로 임금청구의 소를 제기했고, 확정된 이행권고결정에 대한 청구이의의 소가 계속 중이다(증거목록 순번 17, 21). 소송의 일방 당사자인 G의 말만 쉽게 믿고 피고인의 변소를 물리칠 수는 없다.
G이 수사기관에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첨부한 수첩 사본(증거목록 순번 5)은, 2015년 12월부터 2016년 6월 사이에 자신이 일한 날짜와 위와 같은 미지급 임금의 계산근거를 공책의 한 페이지에 손으로 적은 것이다. 언제 썼는지도 알 수 없고 피고인으로부터 확인을 받지도 않았으므로, G의 말 이상의 가치를 갖기 어렵다. 그 후 피고인과 대질조사를 받으면서 제출한 일한 날과 임금을 받은 내역을 정리한 문서(증거목록 순번 7, 기록 147쪽 이하) 역시 일방적으로 작성한 것임은 마찬가지이다.
수사관과의 전화통화에서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일한 목수팀장 H은 일당 27만 원을 받았다고 하고, 전기공사 하수급인 I은 자기 인건비를 1일 25만 원으로 쳐서 받으므로 현장소장인 G의 일당이 15만 원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증거목록 순번 11). 그러나 그들은 피고인과 G 사이 임금 약정을 직접 보거나 듣지 않은 사람이므로, 일당이 25만 원이라는 G의 주장을 뒷받침하기에는 부족하다(피고인은, 기술자가 아니고 자신의 지시를 받아 일할 뿐인 G에게 그만큼의 일당을 주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2015년 여름경에 다른 공사 현장에서 일을 시켰을 때는 일당으로 10만 원 내지 12만 원을 주었다고 주장한다).
G이 작성한 수첩 사본(증거목록 순번 16, 그 내용을 정서한 것이 증거목록 순번 7의 기록 151쪽 이하 문서이다)은 피고인으로부터 공사비용으로 받은 돈과 그 지출내역을 정리한 것일 뿐, 임금을 얼마 받기로 했는지는 알 수 없다. G은 자기 계좌 거래내역 중 피고인이 보낸 돈에 공사비용과 자신의 임금을 구분해 형광펜 등으로 표시해 놓았으나(증거목록 순번 5, 기록 20쪽 이하), 임금 약정 자체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아니다.
피고인과 G 사이 전화통화 녹취록(증거목록 순번 7)을 보면, 피고인이 G에게 주어야 할 돈을 제때 주지 못해 조금만 더 기한을 달라고 사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그 내용 전체를 통틀어 보아도, G이 임금을 못 받았다는 언급은 없다. 녹취록의 G 발언["그 사람들한테 얘기를 다시 또 해놓을 게예(기록 127쪽)", "이거 너무 오래 끌어와 가지고 나도 지금 그 사람들 보고 또 뭐라 캐야 될지를 모르겠어요(기록 139쪽)"]을 보면, 하수급인의 노임, 자재대금 등 공사비용에 관한 이야기로 이해된다. 그 내용만으로는 피고인이 G에게 임금을 주지 않았다는 공소사실을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뒷받침하지 못한다.
결론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는 공시하지 않는다.
판사 김은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