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법'이라 한다)에 의한 우성화약 주식회사(이하 '우성화약'이라 한다)의 보험자이다. C은 우성화약 소속 근로자이다.
피고 A은 D 무한궤도식 굴삭기(이하 '이 사건 굴삭기'라 한다)의 운전자이다. 피고 B은 이 사건 굴삭기의 소유자이다. 피고 현대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이하 '피고 현대해상'이라 한다)는 피고 B과 사이에 영업배상 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이다.
피고 B은 건설기계 대여업을 영위하면서 이 사건 굴삭기를 피고 A 과 함께 주식회사 삼호개발(이하 '삼호개발'이라 한다)에 임대하였다.
우성화약은 삼호개발로부터 발파공사를 도급받았다. C은 2013. 5. 8. 07:00경 화약 배달을 위해 경북 의성군 E 소재 F 공사현장에 도착한 후, 하차작업을 위해 화물트럭 적재함 위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피고 A은 그 현장에 있던 삼호개발의 화약류 관리 보안책임자로부터 위 화물트럭에 실려있는 화약 상자를 굴삭기 바가지로 내려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피고 A은 이 사건 굴삭기를 운전하여 화물트럭 쪽으로 다가가 7~8m 정도의 굴삭기 붐 대를 화물트럭 적재함 쪽으로 펴다가, 굴삭기 바가지로 화물트럭 적재함에 서 있던 C의 가슴 부위를 쳐 땅바닥에 떨어지게 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이로 인하여 C은 약 8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우측 외상성 혈기흉, 양측 다발성 늑골 골절, 우측 상완골 외과골절 등 상해를 입었다. 이에 원고는 C에게 산재법에 따라 요양급여(치료비) 17,508,320원, 휴업급여 8,786,880원, 합계 26,295,20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7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손해배상 책임의 발생
피고 A의 책임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피고 A은 이 사건 사고의 직접적인 불법행위자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C에 대하여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 원고는 C에게 휴업급여, 요양급여를 지급함으로써 산재법 제87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위 각 보험급여액의 한도 내에서 각 보험급여와 소송물을 같이 하는 C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을 대위하여 행사할 수 있다.
피고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 A이 산재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피고들은,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 A이 원고의 피보험자인 삼호개발 소속 현장책임자의 지시에 따라 굴삭기 작업을 하였으므로, 피고 A이 원고가 C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는 산재법 제87조 제1항의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산재법 제87조 제1항 본문은 "공단은 제3자의 행위로 인한 재해로 인하여 보험급여를 지급한 경우에는 그 급여액의 한도 안에서 급여를 받은 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을 대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제3자'라 함은 직·간접적으로 재해 근로자와 산업재해보상보험 관계가 없는 자로 피해 근로자에 대하여 불법행위 책임 등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 자를 말한다. 또한, 산재법의 규정에 의한 보험급여의 대상자가 되기 위해서는 재해 당시에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근로자이어야 한다고 할 것이고,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6다6079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따라 이 사건을 보건대, 피고 B이 이 사건 굴삭기와 함께 피고 A을 삼호개발에 임대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삼호개발 소속 직원의 지시에 따라 작업하였다고 하여도, 피고 A이 피고 B에 의해 삼호개발에 임대된 사람인 이상, 삼호개발 또는 우성화약으로부터 임금을 받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F 공사현장에 근로를 제공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피고 A이 피해 근로자인 C과 직·간접적으로 산업재해보상보험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는바, 피고 A은 산재법 제87조 제1항의 '제3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 A이 산재법 제87조 제1항 단서의 '사업주를 달리하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피고들은 삼호개발과 우성화약이 각기 행하는 작업내용은 다르다고 하더라도, 동일 장소에서 고속도로 건설이라는 하나의 사업을 같이 완성하는 관계에 있으므로, 이 사건 사고는 '동일한 장소에서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행하다가 그중 사업주를 달리하는 근로자의 행위로 재해가 발생한 경우'에 해당하고, 산재법 제87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원고는 피고 A에 대하여 C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을 대위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산재법 제87조 제1항 단서는 "다만, 보험가입자인 2 이상의 사업주가 같은 장소에서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각각 행하다가 그중 사업주를 달리하는 근로자의 행위로 재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단서에서 '하나의 사업'이라 함은 보험가입자인 2인 이상의 사업주가 각각 법 제5조 소정의 사업을 행하되, 동일 장소, 동일 위험권 내에서 같은 사업(목적물)의 완성을 위하여 행하는 것을 의미하고, '분할하여 각각 행하다'라는 것은, 2인 이상의 사업주 중 일방의 사업이 타방의 사업의 일부를 구성하지 아니하고, 그 각 사업이 서로 중복되지 아니하여 각 사업 자체가 분리되어 행하여지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6다32910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따라 이 사건을 보건대, 위 인정 사실과 위 각 증거에 의하면, F 공사현장에서 피고 A은 삼호개발에 임대되어 이 사건 굴삭기로 작업을 수행하고 있었고, C이 소속된 우성화약은 삼호개발로부터 도급받은 발파공사를 수행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삼호개발과 우성화약은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각각 행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한 피고들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피고 B, 현대해상의 책임
자배법상 면책 여부
피고들은 이 사건 굴삭기는 자동차 손해배상보장법(이하 '자배법'이라 한다)상의 자동차가 아니어서 피고 B을 자배법상 운행자라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 B은 면책되고, 피고 B의 손해배상 책임을 전제로 하는 피고 현대해상도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
자배법 제2조 제1호는 "자동차란 자동차 관리법의 적용을 받는 자동차와 건설기계관리법의 적용을 받는 건설기계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건설기계관리법의 적용을 받는 건설기계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과 관련하여 자배법 시행령 제2조는 타이어식 굴삭기만 포함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무한궤도식 굴삭기는 제외하고 있다.
을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굴삭기는 무한궤도식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자배법상의 자동차가 아니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 B을 자배법상 운행자라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 B은 자배법상으로는 면책되고, 피고 B의 이 부분 책임을 전제로 하는 피고 현대해상도 책임이 없는바, 피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사용자 책임 여부
지입중기회사 명의로 등록된 중기를 그 사실상의 소유자로부터 그 운전기사와 함께 일시 임차하여 공사현장에 사용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지입중기회사와 사실상 소유자의 위 운전기사에 대한 사용자로서의 지위는 위와 같은 일시 대여 상태에서도 유지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공사현장에서의 작업 중 위 운전기사의 과실로 인하여 망인과 그 유족들이 입은 손해에 대하여 위 지입중기회사와 사실상의 소유자는 사용자로서의 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다(대법원 1995. 4. 7. 선고 94다3872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따라 이 사건을 보건대, 피고 B이 이 사건 굴삭기와 함께 피고 A을 삼호개발에 임대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므로 피고 A이 공사현장에서 임차인인 삼호개발 소속 직원의 지시에 따라 작업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굴삭기의 소유자인 피고 B이 피고 A에 대한 사용자로서의 지위는 유지된다. 따라서 피고 B은 피고 A의 사용자로서 민법 제756조에 따라, 피고 현대해상은 피고 B과 사이에 영업배상 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로서, 각 C에 대하여 피고 A과 공동하여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
소결론
결국 피고 A은 직접 불법행위자로서 이 사건 사고로 C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 B은 피고 A의 사용자로서, 피고 현대해상은 피고 B과 사이에 영업배상 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로서, 피고 A과 공동하여 C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손해배상 책임의 제한
위 인정 사실과 위 각 증거,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사고에 관한 전체 책임 중 C과 우성화약 등의 과실을 감안하여 피고들의 책임을 80%로 제한하는 한편, C의 사용자인 우성화약의 과실 비율을 20%로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굴삭기 붐 대의 길이는 약 7~8m이고, 굴삭기의 작업 반경은 약 10m이므로, 그 작업 반경 내에 사람이 있을 경우, 보통은 '나가라'고 한 후 사람이 없을 때 작업을 한다.
이 사건 사고 당시 C은 피고 A에게 이 사건 굴삭기의 바가지를 자신이 서 있는 화물트럭의 적재함에 대라고 손짓을 하였는데, C이 서 있던 화물트럭은 이 사건 굴삭기로부터 6~7m 정도 떨어져 있었다.
피고 A은 그 현장에 있던 삼호개발의 화약류 관리 보안책임자로부터 화물트럭에 실려있는 화약 상자를 굴삭기 바가지로 내려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피고 B은 이 사건 굴삭기와 피고 A을 삼호개발에 대여한 굴삭기 소유자에 불과하고, 실제 공사현장에서는 우성화약이나 삼호개발에서 이 사건 굴삭기와 피고 A을 관리·감독한 것으로 보인다.
C은 이 사건 사고 당시 안전장비를 갖추고 있지 않았다. 또한 우성화약은 작업자를 위해 신호수를 배치하는 등으로 안전을 위한 주의의무를 다하였어야 하는데, 이 사건 사고 당시 공사현장에 신호수가 배치되지 않았다.
원고는 이 사건 소송에서 피고들의 책임 비율을 80%로, 사용자인 우성화약의 과실 비율을 20%로 각 산정하여 청구하고 있다.
손해배상 책임의 범위
C의 손해액
C의 손해액이 아래와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소극적 손해(일실수입) : 휴업기간(2013. 5. 8.부터 2013. 12. 20.까지) 중 4,878,171원
적극적 손해(치료비) : 17,508,320원
책임의 제한
소극적 손해 : 3,902,536원(4,878,171원×0.8,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
적극적 손해 : 14,006,656원(17,508,320원×0.8)
구상권 행사의 범위
산업재해가 보험가입자와 제3자의 공동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경우, 순환적인 구상소송의 방지라는 소송경제의 이념과 신의칙에 비추어 근로복지공단은 제3자에 대하여 보험가입자의 과실 비율 상당액은 구상할 수 없고, 구체적으로는 피해 근로자가 배상받을 손해액 중 보험가입자의 과실 비율 상당액을 보험급여액에서 공제하고(다만 구상할 수 있는 금액은 보험급여액과 손해액 중 적은 것을 한도로 하므로, 피해 근로자의 손해액이 보험급여액보다 적은 경우에는 그 손해액에서 보험가입자의 과실 비율 상당액을 공제하여야 한다), 차액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차액에 대하여만 제3자에게 구상할 수 있다(대법원 2002. 3. 21. 선고 2000다6232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우성화약의 과실 비율이 20%인 사실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다. 그러므로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C이 입은 손해액과 원고가 C에게 지급한 보험급여액 중 적은 쪽에서 C이 입은 손해액의 20%에 해당하는 금원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 범위 내에서 C을 대위하여 피고들에게 구상할 수 있다.
일실수입에 관한 구상금
원고가 지급한 휴업급여는 8,786,880원, C의 휴업기간 중 일실수입은 3,902,536원이므로 원고가 C을 대위하여 피고들에게 구상할 수 있는 이 부분 금액은 3,122,029원{=3,902,536원-(3,902,536원×0.2)}이 된다. 그런데 원고는 이 부분에 대하여 2,667,251원을 구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구하는 2,667,251원을 전액 인정하기로 한다.
치료비에 관한 구상금
원고가 지급한 요양급여 중 사용자의 과실 비율 상당액을 공제하면, 11,205,325원{=14,006,656원-(14,006,656원×0.2)}이 된다.
소결론
결국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13,872,576원(=2,667,251원+11,205,325원) 및 이에 대하여 위 보험급여 최종 지급일 다음날인 2013. 12. 27.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최종 송달일임이 기록상 분명한 2016. 5. 1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각 이유 있어 이를 모두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들의 항소는 각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허용구(재판장) 이인호 김나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