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18. 3. 21. 선고 2017나317639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2009년경 E으로부터 대구 북구 C에 있는 건물의 4층 점포(이하 '이 사건 점포'라 한다)를 보증금 3,000만 원에 임차하여 'D'라는 상호로 영업을 하고 있었는데, 원고가 2009. 12. 31. 피고로부터 이 사건 점포의 영업을 양수하면서, 피고에게 위 보증금 상당액 3,000만 원과 권리금 및 비품 등의 양수대금 7,000만 원의 합계 1억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나.

원고는 2010. 1. 22.까지 피고에게 위 1억 원 중 5,000만 원을 지급하였고, 나머지 5,000만 원의 지급을 위하여 2010. 1. 22. 피고와 함께 공증인가 법무법인 대구종합법률사무소에 공정증서 작성을 촉탁하였고, 위 법무법인은 같은 날 위 촉탁에 따라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이 사건 공정증서를 작성하였다.

다.

원고는 2010. 1. 22. 피고로부터 이 사건 점포를 인도받아 상호를 'F'로 변경하여 영업을 하다가 2010. 6. 1. 폐업하였고, 피고는 2010. 6. 1. 이 사건 점포의 사업자를 '피고'로, 상호를 'G'으로 변경하여 영업을 하였다.

라.

원고는 2010. 7. 8. H 명의로 1,000만 원의 수표를 발행하여 피고에게 교부하였고, 피고는 2010. 7. 9.부터 2010. 7. 19.까지 위 수표를 자금화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내지 4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원고는 2010. 6. 1. 피고에게 이 사건 점포를 다시 양도하면서, 원고가 8,000만 원을 투자한 이 사건 점포의 시설과 E에 대한 보증금반환채권 3,000만 원 및 비품 등을 피고가 인수하고, 원고가 피고에게 별도로 1,000만 원을 지급하면, 피고가 원고의 미납주류대금 900만 원과 미납 차임 1,000만 원을 대신 지급하기로 하였는바, 이로써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공정증서상의 채무는 모두 변제되었다.

나.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공정증서상의 채무는 상사채무로서 이행기인 2010. 1. 30. 이후 5년의 소멸시효기간이 도과하여 소멸하였다.

다.

위와 같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공정증서상의 채무가 소멸하였으므로 피고의 이 사건 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은 허용되어서는 아니 된다.

3.

판단

가.

변제 주장에 관한 판단

1)

원고가 2010. 1. 22. 피고로부터 이 사건 점포를 인도받아 상호를 'F'로 변경하여 영업을 하다가 2010. 6. 1. 폐업하였고, 피고가 2010. 6. 1. 이 사건 점포의 사업자를 '피고'로, 상호를 'G'으로 변경하여 영업을 한 사실, 원고가 2010. 7. 8. H 명의로 1,000만 원의 수표를 발행하여 피고에게 교부하였고, 피고가 2010. 7. 9.부터 2010. 7. 19.까지 위 수표를 자금화한 사실은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고, 갑3호증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2011. 4.경 원고를 사기 혐의(원고가 피고에게 거짓말을 하여 피고로 하여금 원고의 주류대출금 1,000만 원과 이 사건 점포의 차임 1,870만 원을 대신 갚게 하였다는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서, 대구지방검찰청 소속 검사가 2011. 6. 30. '임대인 E이 이 사건 점포를 피고가 2010. 6. 1.경부터 실제 운영하였다고 진술한 점, 피고가 2010. 6. 1.경 이 사건 점포를 양수한 후 200만 원을 빌려 인테리어 공사를 하였다고 진술한 점, 피고가 2010. 6. 1. 이후 아르바이트생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 근로기준법위반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는 점 등이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점포의 영업을 다시 양수하였다는 원고의 변명에 부합한다는 이유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그러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점포의 영업을 다시 양수한 사실을 인정하는 것을 넘어 원고와 피고가 위 영업양도 무렵 이 사건 공정증서상의 채무를 정산하여 모두 소멸시킨 사실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소멸시효 주장에 관한 판단

1)

앞서 본 기초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공정증서상의 채무는 이 사건 점포의 영업을 위한 점포 매매대금채무로서 상사채무에 해당하여 그 소멸시효는 5년이고, 원고가 이 사건 공정증서에서 정한 분할변제금 중 제1회 변제금을 그 이행기인 2010. 1. 30.까지 이행하지 못하여 이 사건 공정증서 제3조 제3호에 따라 원고가 그 기한의 이익을 상실함으로써 2010. 1. 30. 이 사건 공정증서상의 채무 전액에 대한 이행기가 도래하여 2010. 1. 31.부터 그 소멸시효기간이 진행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공정증서상의 채무는 위 2010. 1. 31.로부터 5년이 경과한 2015. 1. 31. 그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그러므로 피고의 이 사건 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은 허용되어서는 아니 된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직접 또는 채권추심을 의뢰한 신용정보회사를 통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공정증서상의 채무 이행을 독촉하였고, 원고는 그때마다 채무를 이행하겠다면서 위 채무를 승인하였으므로 위 채무의 위 소멸시효기간의 진행은 위 2015. 1. 31. 전에 중단되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1, 3 내지 6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위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을6호증은 이를 그대로 믿기가 어렵고, 을1, 3, 4, 5호증만으로는 원고가 2015. 1. 31. 전에 이 사건 공정증서상의 채무를 승인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고려신용정보 주식회사 소속 I가 작성한 채무승인확인서(을6호증)에는 '원고가 2014. 11. 5. 고려신용정보 주식회사의 추심담당자와 통화를 하였고, 그때 원고 본인의 전화번호가 맞다고 말하면서 채무도 인정하지만 갚을 형편이 되지 않으므로 기다려 달라고 말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위 확인서는 원고가 채무를 승인하였다는 위 2014. 11. 5.로부터 3년 이상의 시간이 지나 이 사건 소송이 계속 중이던 2018. 1. 8.에야 작성되었는바, 과거 위 회사에 채권추심을 위임하였던 피고를 위하여 실제와 달리 피고에게 유리하게 작성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위 회사가 원고에 대한 추심활동내역을 정리하여 둔 자료(을5호증)에는 위 회사 소속 직원이 2014. 11. 5. 원고와 통화한 내용으로 '원고가 J가 원고 본인의 전화번호라고 인정하였다'는 내용만 기재되어 있고 원고가 이 사건 공정증서상의 채무를 승인하였다는 내용은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채무승인확인서의 내용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②

피고가 2011. 5. 4., 2013. 7. 6., 2014. 11. 20., 2016. 1. 28. 신용정보회사들과 각각 채권추심위임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신용정보회사들을 통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공정증서상 채권의 추심을 시도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시효중단사유로서의 채무승인은 시효이익을 받을 당사자인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권리를 상실하게 될 자 또는 그 대리인에 대하여 그 권리가 존재함을 인식하고 있다는 뜻을 표시하는 것이므로, 채무자인 원고가 아니라 채권자인 피고가 위와 같이 한 추심 시도는 시효중단 사유로서 '채무승인'이 아니라 '최고'에 불과하다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가 위와 같이 최고를 하는 과정에서 원고가 이 사건 공정증서상채무를 승인하였다고 인정할 증거는 없다(민법 제174조에 따라 위와 같은 최고는 6월 내에 재판상의 청구, 파산절차참가, 화해를 위한 소환이나 임의출석,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을 하지 아니하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는바, 피고가 위와 같이 최고한 후 6월 내에 원고를 상대로 재판상의 청구, 파산절차참가, 화해를 위한 소환이나 임의출석,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을 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③

피고는, 피고로부터 이 사건 공정증서상 채권의 추심을 위임받은 신용정보회사 직원이 2015. 10. 12. 원고의 모친과 통화할 당시, 원고의 모친이 "개인회생으로 갚기 전에는 못준다"고 말하였고, 위 직원이 원고의 모친과 2달 뒤에 다시 통화하기로 약속한 점을 보더라도 당연히 원고가 이 사건 공정증서상의 채무를 승인하였다고 미루어짐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정증서상의 채무는 2015. 1. 31.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으므로, 그 후인 2015. 10. 12. 소멸시효가 중단될 여지가 없다(설령 피고의 위 주장을 원고가 모친을 통하여 소멸시효완성의 이익을 포기하였다는 취지라고 선해하더라도, 원고의 모친이 2015. 10. 12. 당시 원고를 대신하여 이 사건 공정증서상의 채무를 승인할 대리권이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이 사건 공정증서상의 채무를 승인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④

피고는, 원고가 2011년경부터 피고와 신용정보회사들로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채무이행을 최고받았음에도 이 사건 소 제기 전까지 약 6년간 가만히 있었다는 점만 보더라도 이 사건 공정증서상의 채무를 묵시적으로 승인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시효중단사유로서의 승인은 채무가 존재함을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채권자에게 알리는 것으로서 이른바 '관념의 통지'에 해당하므로, 묵시적인 채무승인이라고 하더라도 적어도 상대방에 대한 표시행위는 있어야 하는바, 피고의 위 주장은 그 주장 자체로 원고가 아무런 표시행위를 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므로, 위 주장사실만으로 원고가 이 사건 공정증서상의 채무를 묵시적으로 승인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3)

또한 피고는, 원고의 주민등록상 주소지는 위장주소지였고, 원고가 숨어 사는 바람에 원고의 실주거지를 알 수 없었으며, 원고가 신용불량자로서 금융기관에 대한 예금채권 등도 없었기에 원고에 대하여 압류 등의 시효중단조치를 취할 수 없었던 것이고, 이는 법률상의 장애사유에 해당하므로 그러한 장애사유가 존재하는 동안 이 사건 공정증서상 채권의 소멸시효는 진행하지 아니하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살피건대, 소멸시효는 객관적으로 권리가 발생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동안에는 진행하지 아니한다. 여기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라고 함은 그 권리행사에 법률상의 장애사유, 예컨대 기간의 미도래나 조건불성취 등이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고, 사실상 그 권리의 존부나 권리행사의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거나 알지 못함에 과실이 없다고 하여도 이러한 사유는 법률상 장애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다15865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피고가 강제집행의 대상이 되는 원고의 재산을 찾지 못하여 원고에 대한 가압류나 압류 등의 시효중단조치를 취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나, 원고를 상대로 재판상 청구 즉, 이 사건 공정증서상 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였으므로, 피고가 2010. 1. 31. 이후로 이 사건 공정증서상의 채권을 행사할 수 없는 법률상의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오(재판장) 곽용헌 윤민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