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17. 11. 24. 선고 2017노1055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을 벌금 400만 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들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각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들에 대하여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 B이 피고인 A으로 하여금 건설업자인 F 주식회사의 명의로 철근콘크리트 공사를 시공하도록 하고, 피고인 A은 피고인 B의 상대방이 되어 위 공사를 시공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의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건설업자는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이나 상호를 사용하여 건설공사를 수급 또는 시공하게 하거나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수첩을 빌려주어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 주식회사를 운영하는 피고인 B은 피고인 A으로 하여금 2013. 6. 12.경 의성군 H 건립공사를 도급받은 원효종합건설 주식회사와 위 공사 중 철근콘크리트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에 대한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고 2013. 6. 12.경부터 2013. 10. 19.경까지 F 주식회사 명의로 이 사건 공사를 시공하도록 하고, 피고인 A은 피고인 B의 상대방이 되어 이 사건 공사를 시공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 A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들어맞는 진술을 하게 된 경위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려운 점, ② 이 사건 공사의 공사대금 지급 계좌가 피고인 B의 지배·관리하에 있었던 점, ③ 피고인 B 및 F 주식회사가 이 사건 공사의 시공과정에 전혀 관여하지 아니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④ 하도급업체들이 F 주식회사를 상대로 공사대금의 지급을 독촉하거나 공사대금지급명령을 제기하기도 하였던 점, ⑤ 처분문서들의 계약 명의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3.

당심의 판단

가.

그러나,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B이 피고인 A으로 하여금 F 주식회사의 명의를 사용하여 이 사건 공사에 대한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도록 한 후 F 주식회사 명의로 이 사건 공사를 시공하게 하고, 피고인 A은 피고인 B의 상대방이 되어 이 사건 공사를 시공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①

피고인 A은 I으로부터 1억 원 이상을 차용하는 등으로 상당한 재원을 스스로 마련하여 이 사건 공사 비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 A이 지출한 내역에는 피고인 B이 주장하는 노무비 외에 레미콘 비용도 포함되어 있다.

②

반면 F 주식회사가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지출한 내역은 원청인 원효종합건설 주식회사로부터 입금받은 기성금을 피고인 A이 요청하는 곳에 지급한 것 외에 찾아보기 어렵고, 그 외에 F 주식회사의 직원이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수행한 업무도 별달리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인들은 원심에서 대표이사인 피고인 B이 여러 차례 현장을 방문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피고인들의 당심 진술에 의하면 이는 믿기 어렵다.

③

피고인 A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사건에서 피고인들은 명의대여 사실을 인정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증인 A은 당심법정에서 명의대여받은 사실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진술하였다.

④

피고인 A은 원청인 주식회사 원효종합건설의 이사로 재직하면서(증거기록 제2권 제81면) 이 사건 공사를 주도적으로 수주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관계를 고려하면 피고인 A이 주식회사 원효종합건설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받으면서, 건설업자 자격이 필요하여 F 주식회사의 명의를 대여받은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⑤

명의대여행위의 특성상 하도급계약 체결, 기성금 입금, 지급 등은 모두 명의를 대여한 건설업자의 명의로 이루어져야 하므로, 이 사건 공사 관련 기성금이 F 주식회사 명의 계좌로 입금되었다거나, 대금 지급이 F 주식회사 명의 계좌에서 이루어졌다거나, 이후 공사대금 지급에 관하여 분쟁이 발생하자 하도급업체들이 F 주식회사를 상대로 대금지급 등을 구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명의대여 사실을 부인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3. 12. 16. 선고 2003도5541 판결 등 참조).

나.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